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391 - 챕터 400

1375 챕터

제391화

별장은 거의 텅 비어 있었고 동시에 발자국 소리가 들릴 정도로 크고 넓었다.늦은 밤이었지만 안에는 오직 오래된 벽부등이 몇 개 켜져 있었고 대부분은 어둠 속에 숨어 있었다.이 고요한 밤, 별장에서 피아노 소리가 울렸는데, 바로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아는 연주곡인 ‘꿈속의 결혼식’이었다.다른 곳에서 들으면 분명히 사람의 심금을 울리게 할 수 있는 곡이었지만, 지금 이 음산한 고성에서, 그것도 한밤중에 이것을 들으니 나름 섬뜩했다.백정일은 음악 소리를 들으며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독충의 이 신비한 리더가 이런 방식으로 자신을 만나는 것에 대해서 그는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정원에 남은 이도윤은 소리 없이 처마 밑에 숨었는데, 그는 이미 이 근처의 감시 카메라를 전부 찾아냈다.도윤에게 있어서 카메라를 해킹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간단한 일이었다. 몇 분 후, 그는 감시 화면이 여전히 원래의 화면에 머물도록 고장 나게 만들었다.그리고 도윤은 별장의 구조를 관찰한 다음, 1층의 파이프를 통해 소리 없이 별장 속으로 잠입했다.그는 마치 검은 표범이 어둠 속을 누비는 것처럼 몸이 날렵했다.그리고 도윤은 꼭대기 층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를 들었다.‘이렇게 노골적이게 움직이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종래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장미 부인일 거야.’독충의 실험실은 대부분 지하실에 설치되어 있었기에 도윤은 몰래 지하실로 들어갔다.아니나 다를까, 이 별장의 지하실은 매우 컸고, 지하는 수천 평을 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여러 층이 있었다.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도윤은 재빨리 계단의 모퉁이로 숨어들었다.다행히 위쪽의 벽부등은 어두웠고, 1남 1녀는 황급히 지나갔다.도윤은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다.“미스터 Y가 왜 지금 이 시기에 찾아오셨을까? 부인은 우리에게 그녀의 일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분부했고, 해당화와 레오는 약물 테스트하느라 바쁜데, 우리만 가서 접대하는 것은 너무 예의가 없는 거 아닌가?”“이 악물고 나서는 거 빼고 또 무슨 방법이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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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소지아는 소시후의 곁을 따라다녔고, 소시후는 그녀와 마찬가지로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었다.다만 그는 전에 끼던 사파이어 반지를 뺀 다음 오팔 에메랄드로 바꾸었다.이 고성에 들어서자, 지아는 꼭대기 층에서 전해오는 피아노 소리를 들었는데, 마침 까마귀 두 마리가 머리 위를 날아갔다.장미꽃 덩굴은 어두운 불빛 아래에서 무척 요염하고 다채로워 보였다. 바람이 불어오자, 분명히 여름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지아의 등에는 이유 없이 소름이 돋았다.소시후는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었다.“두려워하지 말고 날 바짝 따라와. 이따 지아 씨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말도 하지 마.”지아는 가볍게 응답했다. 결국 이번에 지아가 여기에 온 것도 단지 이예린의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고성에 발을 들이자마자, 그 피아노 소리가 뚝 그쳤다.온 세상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고, 이때 맞은편에서 1남 1녀 두 사람이 발걸음을 재촉하며 다가왔다.그들이 가까이 다가와서야 지아는 이 두 사람을 똑똑히 볼 수 있었는데, 두 사람은 각자 반쪽의 가면을 쓰고 있었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아는 한눈에 남자가 오정인이고 여자가 문청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이 두 사람을 다시 만난 지아는 자신의 얼굴에도 가면이 있단 것을 다행이라고 느꼈다. 가면은 그녀의 흥분된 표정을 가렸다.이 두 사람이 여기에 있다는 것은 그녀와 이예린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두 사람은 거의 뛰어서 왔는데, 숨을 헐떡였지만 여전히 소시후와3미터 떨어진 곳에 서서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오셨어요, 미스터 Y.”지아는 소시후의 우뚝 솟은 뒷모습을 주시했다. 정원의 가로등은 그의 그림자를 아주 길게 만들었다.그는 손을 뒤로 하고 있었고, 비록 얼굴의 표정을 똑똑히 볼 수 없었지만, 몸에서 차갑게 발산되고 있는 카리스마는 사람으로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보아하니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신분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소시후의 눈빛은 두 사람에게 떨어졌고, 그 두 사람은 즉시 안절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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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곧 문밖에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고, 지아는 긴장을 느끼며 옷소매를 꽉 잡았다.전에 이예린이 암암리에 모든 것을 조종해왔지만, 지금은 두 사람의 입장이 뒤바뀌었고, 이예린은 지금 아직 지아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진실이 바로 지척에 있었으니 지아는 또 어떻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문이 열리자, 하얀 치마를 입은 여자가 들어왔는데, 몸매는 늘씬하지만 매우 야위었다.그리고 비록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밖으로 드러난 피부는 눈처럼 하얬다.몸매만 봐도 지아는 그 가면 아래 숨겨진 얼굴이 얼마나 예쁜지 알 수 있었다.그녀의 다리는 정상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고의로 다리를 절뚝거리는 청소 아주머니로 위장한 다음 또 일부러 얼굴을 검게 칠하여 사람들을 속인 것 같았다.바람은 여자의 하얀 치맛자락을 하늘하늘 불고 있었고, 얼굴을 보지 않으면 매우 부드럽고 착한 여자일 것 같았다.그녀는 3미터 되는 거리에서 멈추었고, 두 손은 자연스럽게 몸 옆에 놓으며 약간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저를 찾으셨어요?”이것은 아마도 여자의 본래의 목소리인 것 같았다. 전과 달리, 듣기 좋은 편은 아니었고 심지어 성대에 손상이 생긴 것처럼 들렸다.소시후는 두 다리를 겹치며 천천히 보석 반지를 돌렸고, 저도 모르게 강하고 차가운 기운을 내뿜었다.그는 그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나가.”문청과 오정인은 비록 걱정의 기색이 역력했지만 소시후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고 그저 문을 밀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방안에는 세 사람만 남았고, 지아는 자신의 흥분된 마음을 달랬다.그녀는 소시후가 한 말을 명심했다. ‘오늘 난 단지 이예린의 신분을 확인하러 왔을 뿐이야.’이예린이 얼마나 신중한지 알고 있는 지아는 심지어 일부러 호흡까지 통제했다.비록 방안에는 이예린만 남았지만, 그녀는 꼿꼿이 서 있었고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이때, 소시후가 일어나더니 한 걸음 한 걸음 이예린을 향해 걸어갔다.그리고 그는 이예린 앞에 멈추더니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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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방 안의 밝지 않은 빛이 여자의 얼굴에 떨어졌다. 그전에 지아는 이예린의 모습을 무수히 상상해 봤다.그런 잔인한 일들을 계획했으니, 그녀의 얼굴은 마땅히 흉악하고 심지어 일그러져야 했다.그러나 이예린은 이씨 집안의 완벽한 유전자를 이어받았기 때문에 생김새는 이도윤 어머니와 많이 닮았다.뚜렷한 이목구비는 도윤과 조금 비슷했지만, 가장 닮은 것은 바로 그 눈이었다.눈매든 눈빛이든, 모두 도윤과 똑같았다.이예린의 이목구비는 매우 정교했고, 긴 머리까지 하늘하늘 날리고 있어 유난히 청순해 보였다.그녀가 그런 일을 한 주모자란 것을 몰랐다면, 지아는 이곳에 서 있는 이예린이 그야말로 깨끗하고 순진한 대학생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이제 비밀이 낱낱이 드러났고, 지아의 추측은 틀리지 않았다. 그 장본인은 바로 이예린이었다!소씨 집안, 소계훈, 그리고 자신이 이 2년 동안 겪은 모든 고통을 생각하자, 지아는 당장이라도 가서 이예린의 심장을 파내 그녀의 뼈까지 갉아먹고 싶었다.‘난 그녀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대체 왜 이런 짓을 한 거지!’특히 자신의 아버지가 아직도 침대에 누워 깨어나지 못한 것을 생각하자 지아는 화가 나서 호흡이 거칠어졌다.소시후의 목소리는 그녀의 초조한 마음을 달랬다.“많이 컸구나.”이예린의 얼굴은 약간 빨개졌고, 그녀는 입을 열어 무언가를 설명하려 했지만 결국 참고 한쪽으로 물러났다.“선생님께서 저를 무슨 일로 부르셨는지 모르겠네요.”“별일 아니야. 최근에 마침 A시에 왔는데, 너희들도 여기에 있다는 것을 듣고 그냥 네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서 이렇게 보러 왔어.”이예린은 입술을 오므렸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떠난 일로 절 원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그것은 너 자신의 선택이니 난 너를 탓할 이유가 없어. 오늘 너를 보러 오는 것 외에, 의학적인 문제에 대해 좀 묻고 싶어서 그래.”의학에 관한 얘기를 언급하자, 이예린의 눈은 순식간에 밝아졌다.“말씀하세요.”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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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백정일은 여자의 곁으로 다가간 다음, 약간 초조한 기색을 보였다.“내 딸 지금 당신 손에 있는 거죠?”여자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고, 악귀 모양의 가면은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여자는 평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연주가 끝나면 알려줄게요.”백정일은 용솟음치는 분노를 억지로 참았다. 독충의 사람들이 독하고 악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감히 여자를 자극하지 못했다.여자가 몸을 옆으로 좀 옮기는 것을 보고 백정일은 그녀의 옆에 앉았다.그는 당연히 피아노를 칠 줄 알았지만, 그 수준은 단지 악보를 보고 더듬거리며 한 곡정도 연주할 수 있을 뿐이었다.여자의 인솔하에 이미 오랫동안 건반을 만지지 않았던 백정일은 천천히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가까스로 연주가 끝나자, 그는 계속 물었다.“당신이 내 딸을 납치한 거죠?”여자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은 백혈병을 치료하기 위해 나를 찾아온 것 같은데. 지금 당신의 부인은 아직도 중환자실에 있잖아요?”“그녀를 구할 방법이 있는 건가요?”“물론이죠,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날 찾아온 이유가 없었겠죠?” 여자는 자연스럽게 대답했다.백정일은 이를 듣고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고 오히려 경계하며 물었다.“무슨 조건이 있는 거죠?”여자는 낮은 소리로 웃더니 그에게 다가갔다.“확실히 조건이 하나 있네요.”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백정일은 여자의 몸에서 나는 향수 냄새를 똑똑히 맡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매우 짙은 장미의 향기였다.그녀가 다가올 때, 꽃향기를 띠고 있는 여자의 머릿결은 저녁 바람에 백정일의 얼굴에 떨어졌고, 백정일은 바로 뒤로 피했다.그러나 여자는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았고, 체온은 정상인보다 조금 낮았다.“조건이 뭐죠?”여자는 또박또박 말했다. “나와 하룻밤을 보내는 거예요.”백정일은 눈이 점차 휘둥그레졌는데, 아마 이 여자가 이런 요구를 제기할 줄은 생각지도 못한 모양이었다.“뭐, 뭐라고요?” 백정인은 심지어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여자의 손은 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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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이예린은 미스터 Y가 자신의 죄를 물으려고 찾아온 줄 알았지만, 사실상 소시후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냥 그녀를 돌려보냈다.백채원도 이 성에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안 두 사람은 떠나지 않았고, 오정인의 안내에 스위트룸으로 들어갔다.소시후는 방에 도청 설비가 전혀 없다는 것을 검사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이제 마음대로 물어봐도 돼.”“그녀가 누군지 알고 있었던 거예요?”“응, 내가 그녀를 구해줬거든. 다만 그때의 그녀는 많이 불쌍했지. 몸이 대부분 화상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얼굴까지 절반 이상 화상을 입었기 때문에 처음에 나도 지아 씨가 찾으려는 사람이 그녀인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했어.”지아는 아연실색했다.“어쩐지 그녀의 목소리가 좀 이상하더라니.”“그 아이는 화상을 입은 것 외에 몸에 많은 상처가 있었어. 내가 그녀를 주웠을 때, 그녀는 겨우 숨이 붙어있는 상태였고 뼈만 남을 정도로 말랐어. 온몸에 성한 곳이 하나도 없었는데, 반년 정도 휴양한 후에야 본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었고.”그때를 생각하니 소시후는 고개를 저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반역자를 따라 천웅을 떠났고, 나도 더 이상 이 아이를 본 적이 없었어. 말하자면 나와 그녀도 몇 번 본 적이 없는 것 같군.”지아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대표님은…….”“이미 짐작했겠지? 그럼 나도 이제 솔직하게 말할게. 나는 천웅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이야. 내가 전에 말한 것처럼, 처음에 나의 초심은 더 많은 사람을 돕는 것이었어. 그러나 일이 뜻밖에도 오늘처럼 될 줄이야. 비록 독충은 이미 스스로 다른 조직을 세웠지만, 그녀들도 감히 천웅과 정면으로 맞설 엄두가 없어. 내 체면을 봐서라도 말이야.”지아는 그제야 상황을 똑똑히 파악했다. ‘내가 무심결에 구한 사람이 뜻밖에도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니.’“이번엔 정말 고마워요. 이제 시간도 늦었으니 먼저 쉬세요. 대표님 휴식하는 거 방해하지 않을게요.”“여기에 남아서 백채원을 찾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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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백채원은 마음속으로 엄청 내키지 않았지만, 지금은 더욱 좋은 방법이 없었기에 하는 수없이 사실을 전부 털어놓았다.지아는 자초지종을 들은 다음 안색이 돌변했다.“그러니까, 넌 우리 엄마와 골수가 일치하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다? 근데 왜 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 일을 숨긴 거야? 더구나 우리 엄마의 상태가 악화되는 걸 그냥 지켜보고 있었어. 그런데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왜 이제야 이 사실을 밝히려는 거야? 너 정말 양심이 없구나? 내 엄마를 빼앗아 가서 십년 넘게 사랑을 독차지했는데, 왜 또 무슨 불만이 있어? 이게 정당한 이유라고 생각하는 거야?”지아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그야말로 속이 터질 것 같았다.‘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매정하고 악독한 사람이 있을 수 있지?’“그 십 년 동안 개 한마리를 키웠어도 너보단 훨씬 나았겠지!”백채원은 흐느꼈다.“나도 이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는 것을 알아. 하지만 지금은 이런 말을 할 때가 아니야. 네가 진심으로 나를 구하고 싶다면, 얼른 방법을 생각해서 날 데리고 나가. 나 가능한 한 빨리 엄마한테 골수를 기증해야 한단 말이야. 더 늦으면 큰일 날 거라고.”지아는 백채원의 뺨을 때리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으며 심호흡을 하면서 진정을 되찾으려고 했다.“안심해, 널 꼭 구할 테니까. 하지만 이건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엄마를 위해서야. 그리고 지금은 아직 안 돼. 난 여기에 몰래 잠입해 들어왔거든.”백채원은 계속 말했다.“그럼 빨리 우리 아빠 좀 구해줘. 우리 엄마, 아니, 그 여자는 이미 미쳤어. 그녀는 우리 아빠를 후회하게끔 만들기 위해 십여 년이나 기다렸다고!”“그때 우리 아빠는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그녀와 결혼했는데, 기억을 회복한 후, 마음속에는 여전히 우리 엄마밖에 없었거든. 그래서 그 여자는 한을 품고 날 병원에서 훔쳐가 자신의 딸로 키우며 어릴 때부터 나에게 우리 진짜 엄마가 우리 집안을 망친 주모자라고 세뇌했어. 그래서 그녀가 ‘죽은 후’, 난 여전히 원한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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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지아는 의문을 가지고 재빨리 떠났지만, 소시후는 갑자기 그녀의 입을 막더니 그녀를 끌고 한쪽으로 숨었다.소시후의 몸에는 은은한 훈향이 났기에 지아는 그라는 것을 알고 크게 놀라지 않았고 그저 그가 이러는 이유가 궁금했다.소시후는 지아에게 아래를 바라보라는 눈빛을 주었다.‘밑에 뭐가 있는 거지?’그들은 2층 테라스에 있었고, 1층의 잔디밭에는 어느새 두 사람이 서 있었다.설령 그중 한 사람이 자신을 등지고 있다 하더라도, 지아는 한눈에 상대방을 알아볼 수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이도윤이었다.그리고 그는 몸매가 가녀리고 하얀 치마를 입은 여자의 손목을 잡고 있었다.그것은 방금 그들과 만난 이예린이었다.‘이도윤의 목적은 독충을 일망타진하는 것인데, 설마 그는 진작에 그 사람이 바로 이예린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단 말인가?’이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자 지아는 등골이 오싹해졌다.그러나 지아는 또 고개를 저었다. ‘이도윤은 그래도 날 사랑하고 있었으니 틀림없이 이런 일로 날 속이지 않을 거야.’‘이건 그냥 우연일 거야. 그도 최근에 무언가를 눈치챈 거야.’그러나 다음 순간, 지아는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이거 놔!” 이예린의 차가운 목소리가 전해왔다.“예린아, 너 이예린 맞잖아.” 도윤은 씁쓸하게 말했다.“부인할 필요 없어. 만약 날 관심하지 않았다면, 넌 레오가 날 죽이는 것을 막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지 않았을 테니까. 난 이미 조율과 다시 유전자 검사를 했어.”이예린은 도윤을 등지고 있었고, 가면으로 가린 얼굴은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왜 굳이 날 찾으러 온 건데? 그냥 여동생이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라고.”이 말은 즉 자신이 바로 이예린이란 것을 묵인한 것과 다름없었다.위층의 지아는 실망을 느끼며 온몸이 차가워졌다.‘이도윤은 심지어 나보다 더 일찍 이 사실을 알고 있었어.’‘조율의 무덤을 건드린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이도윤이었어.’‘근데 웃기게도 그는 줄곧 날 속이고 있었다니. 심지어 내가 진실을 조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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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지아는 계속 듣고 싶지 않아 몸을 돌려 떠났다.그곳에 남아있는 그 자체가 바로 그녀 자신에 대한 모욕이었다. ‘그동안 이도윤에 대한 나의 사랑, 정말 보잘것없군.’비록 이예린은 소씨 집안과 지아의 인생을 망쳤지만, 도윤은 여전히 그녀를 자신의 착한 여동생이라 여기고 있었다.지아는 그날 밤 이예린이 자신에게 독약 주사를 놓아주려고 한 일을 떠올렸다. 그녀는 하마터면 이 세상을 떠날 뻔했다.그래서 아래층에 있는 도윤이 숨 쉬는 것조차 지아는 징그럽다고 느꼈다.‘전에 내 앞에서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나 대신 끝까지 조사할 거라고 말했지만, 결국 증거를 없애버려 내가 영원히 진실을 알 수 없게 하려고 작정했던 거야.’‘이게 바로 이도윤의 진심이란 말인가?’지아는 떠날 때 테라스에서 돌을 하나 주웠는데, 한순간, 그녀는 정말 도윤의 머리에 그 돌을 던지고 싶었다.지아는 심호흡을 하며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떠났다.이예린의 목소리는 전보다 많이 굵어졌고, 이번에 그녀는 위장하지 않았다.“네 여동생은 이미 죽었어. 지금 네 앞에 있는 난 단지 시체일 뿐이야.”이예린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감정도 없었다. 도윤은 어릴 때의 이예린이 무척 귀엽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분명히 꽃 같은 나이의 소녀인데, 왜 죽어가는 사람처럼 말을 하는 것일까?’“예린아, 너 내 동생 맞잖아. 오빠한테 말해봐. 그동안 왜 집에 돌아오지 않은 거지? 그리고 분명히 지아가 네 새언니란 것을 알고 있으면서 왜 또 그런 일을 한 거야?”이예린은 그에게서 벗어났다.“다 내가 한 거 맞으니까 그녀를 위해 복수하고 싶다면 그냥 날 죽여. 어차피 나도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으니까.”말을 마치자 이예린은 목을 꼿꼿이 치켜세웠고 두려운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도윤은 더욱 어리둥절해졌다.“넌 지아와 전혀 모르는 사이인데, 왜 소씨 집안을 망치려고 한 거지?”요 며칠 도윤은 머릿속으로 이예린과 다시 만나는 장면을 수도 없이 상상해왔지만 유독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이예린은 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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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백정일은 아직 여기에 있었기에, 이 결정적인 순간에 도윤은 백정일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이예린을 자극하지 않았다.이예린을 만났을 때의 모든 복잡한 감정은 결국 실망으로 변했다. 도윤은 어릴 때 분명히 그렇게 귀여운 여자애가 어떻게 오늘처럼 변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너 성형했어?”심지어 이예린보다 조율이 더 이씨 집안사람 같았다. 도윤은 지금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았다.“응.” 이예린은 오히려 솔직하게 말했다. 도윤이 묻는 한, 그녀는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왜?”그녀는 도윤의 시선을 피했다.“이제 나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여긴 안전한 곳이 아니니까 그만 떠나고, 날 본 적 없는 걸로 해”하지만 도윤은 이예린의 앞을 가로막았다.“넌 집에 돌아가려 하지도, 나란 오빠를 인정하려 하지도 않고 심지어 지아에게 상처까지 줬어. 그러니 적어도 설명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무엇 때문에 억울한 사람들을 죽인 거지? 넌 어렸을 때 기르던 새끼 고양이가 죽어도 슬퍼서 며칠 동안 밥을 먹지 않았잖아. 근데 어떻게 지금 이런 모습으로 된 거지?”도윤은 그때 이예린이 얼마나 괴로워했는지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후에 지아가 줄곧 기르던 하루조차 데려오지 못하게 했다. 그 슬픈 일을 떠올릴까 봐.이예린은 가볍게 웃었다.“내가 정말 고양이가 죽었기 때문에 슬퍼한 거라 생각한 거야?”그녀는 턱을 치켜들며 입가에 도윤이 본 적이 없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내가 새끼 고양이에게 수면제를 먹였거든. 매일 밤 울부짖어서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 근데 정말 아깝군. 겨우 약을 3일 먹였을 뿐인데 바로 죽었다니.”지금의 이예린은 그 익숙한 눈동자 외에 완전히 낯선 사람 같았다!그래서 그녀는 도윤의 곁에 몇 년 동안이나 있었지만, 그는 알아보지 못했다.“왜 죽인 거야? 싫으면 그냥 남에게 주면 되잖아.”“그럼 누가 나랑 놀아주는데? 오빠는 그때 무척 바쁘지, 엄마는 또 가끔 정신병이 발작하지, 아빠는 일 년 내내 얼굴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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