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1375 챕터

제401화

이예린은 도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응, 그런 괴로운 나날을 참을 만큼 참았으니까. 그래서 도망갔어. 바깥 세상을 보러 가고 싶었다고. 다만 그때의 나는 여전히 순진했고, 이 세상에 엄마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모두 착하다고 생각했어…….”여기까지 말하자 그녀는 멈추더니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도윤은 계속 물었다.“설사 어머니가 널 괴롭혔다 하더라도, 지아는 무슨 죄가 있는 거지? 그녀를 그렇게 괴롭힌 이유가 대체 뭐야?”“지아, 지아, 그놈의 지아.” 이 이름을 듣자 이예린의 눈빛은 갑자기 으스스해졌다.그녀는 흥분해지더니 심지어 도윤의 옷깃까지 잡아당겼다.“내가 오빠 찾으러 돌아간 적이 없을 거 같아? 그때 오빠 눈에는 나란 여동생이 있긴 한 거냐고? 오빠 마음속에는 그녀밖에 없었지. 난 오빠가 그녀에게 웃고, 그녀를 아끼는 모습을 보았어. 마치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그리고 그녀는 얼마나 행복하게 웃던지…….”억지로 참았던 눈물은 이 순간 뺨을 따라 떨어졌고, 이예린은 소리를 질렀다.“오빠는 내가 그동안 어떤 나날을 보냈는지 알아? 오빠를 다시 볼 수 있기 위해 내가 무엇을 겪었는지 아냐고?”따뜻한 눈물은 도윤의 손등에 떨어졌다.“내가 그 어두운 굴레에서 도망쳐 나와 목숨을 걸고 오빠를 찾으러 갈 때, 오빠는 오히려 그 소지아만 사랑했어. 분명히 내가 오빠의 가족인데 말이야. 오직 나만이 오빠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이예린은 편집증적인 모습을 드러냈고, 도윤은 그 모습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그는 자학적인 어머니에게서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발병할 때마다 이예린과 같은 눈빛을 보였다.정신병은 유전될 수 있었고, 이예린은 또 어릴 때부터 줄곧 어머니의 학대 속에서 자랐다. ‘설마 그녀에게도 이런 증상이 생긴 건가?’“예린아, 넌 내 여동생이자 내 가족이고, 지아는 내 아내이자 네 새언니이니 그녀도 너의 가족이지. 넌 그녀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사랑해야 해.”“사랑?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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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뽀얀 피부와 대조를 이룬 그 상처는 무척 끔찍해 보였다. 도윤은 즉시 이예린의 소매를 위로 걷어 올렸다. 팔 전체에 상처가 있는 것을 보자 그는 또 그녀의 다른 손을 살폈다.도윤을 놀라게 한 그것은 그 한두 개의 흉터뿐만 아니었는데, 이예린이 일부 화상까지 입었단 것이었다. 피부에 가득한 그 구불구불한 흉터는 보기만 해도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어쩌다 이렇게 다친 거야?”이예린은 맹렬하게 도윤에게서 벗어났고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오빠와 상관없어. 날 죽이지 않을 거면 난 이제 떠날 거야. 앞으로 내가 죽든 살든, 오빠와 상관없는 일이라고.”말을 마치자 이예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고, 도윤은 막고 싶었지만 막지 못했다.그는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요 몇 년 동안 예린은 밖에서 도대체 무엇을 겪은 거야?’……방안의 지아는 어두운 얼굴로 말을 하지 않았고, 그저 물끄러미 자신의 손가락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소시후는 작은 소리로 물었다.“이제 볼일 다 봤겠지? 이곳은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니니 내가 바래다 줄게.”지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더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무슨 일인데?”“대표님, 날 도와 백채원을 구해 주실 수 있나요?”소시후는 고개를 저었다.“지아 씨는 어머니를 구하고 싶은 거지? 백채원의 골수가 지아 씨 어머니와 일치하더라도 그녀는 병원의 요구대로 정상적인 상태에서 기증해야만 하거든. 지금의 백채원은 거의 죽어가고 있었으니 신체기능은 일반인과 비교할 수가 없지. 이런 상태에서 다시 골수를 기증하는 것은 그녀를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야. 지아 씨도 의대 나왔으니 나보다 더 잘 알 텐데.”“만약 지아 씨 어머니에게 남은 시간이 아직 좀 있다면, 백채원이 회복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지만, 지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가장 좋은 방법은 백채원의 목숨으로 지아 씨 어머니의 목숨을 살리는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아 씨 어머니는 반드시 나을 수 있는 게 아니거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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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소시후는 씁쓸하게 웃었다.“전 세계에 인구가 그렇게 많았으니 신장을 하나 찾는 것은 확실히 어렵지 않지만, 어려운 것은 합법적인 신장을 찾는 거야.”이 말을 듣자 지아는 바로 깨달았다. 천웅과 독충 두 조직의 의견이 점차 갈라진 것도 협력 이념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었다.자발적으로 장기를 기부하는 사람들은 결국 소수였다. 대부분은 암시장의 사람들이 수단을 가리지 않고 멀쩡한 사람을 잡아와서 장기를 팔았던 것이다.소시후는 품성이 훌륭했기에 당연히 그런 신장을 원하지 않았다.“대표님, 떠나시기 전에 나와 신장이 일치하는지 검사해보는 건 어때요?”“지아 씨, 그게 무슨 말이야?”지아는 가볍게 웃었다.“대표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나도 대표님과 아주 특별히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 우리의 신장이 일치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만약 정말 일치하다면, 난 대표님과 거래를 하고 싶은데.”소시후는 눈살을 찌푸렸다.“지아 씨, 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은 거지? 직접 나에게 말해봐. 내가 도울 수 있다면 반드시 도울 테니까.”“신장이 일치하면 그때 다시 이야기해요. 괜찮아요. 사람마다 신장이 두 개 있으니 하나 정도 없어도 아무런 영향이 없잖아요?”하물며 지아는 이미 불치병에 걸렸으니 죽기 전에 최대한 남을 돕고 싶었다.세상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거저 얻어먹을 수 있는 그렇게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소시후는 앞에 있는 이 여자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분명 겨우 21살밖에 안되는 나이였지만, 지아의 눈빛은 희망이 없어 보였고,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이 아팠다.그 순간, 소시후는 심지어 지아가 자신의 친여동생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그는 그녀를 제대로 관심하고 보호할 수 있었다.“대표님, 그래도 될까요?” 지아는 재삼 부탁했다.소시후는 어쩔 수 없었다.“지아 씨가 원한다면.”어차피 소시후는 요 몇 년 동안 줄곧 적합한 신장을 찾지 못했기에, 그는 지아의 신장이 자신과 일치할 거라 믿지 않았다.그는 앞에 있는 소녀가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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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도윤은 지아의 말을 그다지 믿지 않았다. 만약 병원에 가는 것뿐이었다면, 지아는 굳이 한밤중에 떠날 필요가 있었을까?그러나 이예린의 일은 그로 하여금 지아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했다. 도윤은 이미 전처럼 지아를 거칠게 대할 수 없었다.그래서 그는 지아 곁으로 걸어간 다음 부드럽게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한밤중에 집에서 나온 거야? 경호원까지 따돌리고. 그러다 위험에 부딪히면 어쩌려고? 내가 말했잖아, 밖은 아직 위험하니까 어딜 가던 경호원 데리고 있으라고.”지아가 소시후의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니 도윤도 지아의 불만을 불러일으킬까 봐 더 이상 물어보지 못했다.“잠이 안 와서 나왔어.”도윤은 자신의 손등을 만지며 지아를 떠보았다.“소시후의 차에 올랐다고 들었는데, 그와 친한 사이야?”“아니. 단지 우리의 모두 성이 소씨이기 때문이야. 게다가 난 그를 구한 적이 있어서. 마침 그도 병원에 가는 길이라 날 태워줬을 뿐이야.”지아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간단하게 말했다.“너 어젯밤에 독충의 기지에 갔다며? 뭐 좀 알아냈어?”지아의 눈빛은 도윤의 그 잘생긴 얼굴에 떨어졌는데, 이는 그녀가 도윤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였다.도윤은 대답을 하려 했지만, 머릿속에는 이예린의 그 상처투성이로 된 팔이 떠올랐다.그는 아직 이 일을 처리할 가장 좋은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했다. 적어도 도윤은 지아를 다치게 하지 않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그러나 도윤은 중요한 일을 잊어버렸다. 그가 지아에게 모든 사실을 숨기기로 결정했을 때, 이것이 바로 그녀에게 가져다주는 가장 큰 상처란 것을.“한 고성에 찾아갔는데, 그곳은 현재 독충의 비밀 기지야.”지아는 도윤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그의 표정을 조금도 놓치지 않았다.“그래? 뭘 발견했는데?”“그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몰래 찾아갔는데, 확실히 아주 큰 정보를 얻었어. 독충으로부터 많은 비밀 연구 개발 자료를 복사했거든. 이미 기술부에 넘겨 처리하라고 했어.”“자료 말고, 다른 사람 못 봤어?”도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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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도윤은 지아의 몸에서 나는 차가운 기운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예전 같으면 그는 강제적으로 그녀를 데려갈 수 있었다.그러나 이런저런 일들이 발생한 후, 도윤은 그저 전의 잘못을 메우고 싶었고, 심한 말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차가운 눈빛조차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지아야, 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발생해서 네 기분이 나쁘다는 거, 나도 잘 알아. 안심해. 난 가능한 한 빨리 네 아버지를 구해올 테니까 그는 괜찮을 거야.”지아는 도윤을 등진 채 계속 냉담한 말투로 말했다.“우리 아빠를 찾아오면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거야? 그 주모자를 찾지 않으면 돌아와도 다시 다른 사람에 의해 죽겠지. 전에 나 대신 조사해 주겠다고 약속했잖아. 언제 결과를 알려줄 거야?”만약 예전의 도윤이라면 단호하게 지아에게 말할 수 있었지만, 이 순간 그는 아무런 저력이 없었다.그는 지아에게 그녀의 가족을 다치게 한 것은 자신의 친여동생이란 것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예린을 포기해?’그러나 이예린은 도윤의 가족이었다. 어릴 때부터 애지중지하게 여긴, 그것도 그동안 줄곧 헤어져 가까스로 찾은 그의 친여동생이었다.도윤은 지아에게 모든 것을 밝히고 싶었지만, 지금은 적어도 이 모든 일의 자초지종에 대해 알고 싶었다.그는 마른 입술을 핥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지아야, 이 일은 네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내가 너와 약속했으니 당연히 잘 조사할 거야. 그러니까 우선 조급해하지 말고 나와 함께 집에 가서 푹 쉬어.”지아는 코웃음을 쳤다.“나 요 며칠 아무 데도 가고 싶지 않아. 우리 엄마와 함께 있을 거야.”그녀가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을 보고, 도윤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았기에 계속 여기에 남아 지아와 함께 있을 수 없었다.도윤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었다. 지금 두 사람의 컨디션이 모두 좋지 않았기에 계속 대화하는 건 좀 위험했다.“여기에 남아있어도 되지만 진봉을 곁에 두고 있어. 무슨 돌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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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만약 전에는 단지 추측일 뿐이었다면, 지금 도윤은 이미 이예린의 정체를 완전히 확신할 수 있었다. 이제 이 일의 모든 전말을 안 이상, 지아는 피해자로서 사건의 진실에 대해 알 권리가 있었다.도윤은 눈을 뜨지 않았다.“아직은 안 돼. 예린이가 최근 몇 년 간 많은 일을 겪은 것 같아.”진환은 그를 쳐다보더니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대표님,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지만, 이 2년 동안 대표님과 사모님의 사이는 배신과 오해로 가득했습니다. 작은 아가씨의 경력 때문에 대표님은 마음 아파하실 수도, 또 아가씨가 밖에서 고난을 겪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것은 모두 사모님을 다치게 하는 이유로 될 순 없습니다. 이는 이씨 집안이 사모님에게 빚진 것이니까요.”도윤은 갑자기 눈을 뜨더니 백미러를 통해 진환과 눈을 마주쳤다.“그럼, 지아 대신 복수하기 위해 내가 예린이를 죽일까? 예린이가 수백 번 수천 번 죽어도 이미 발생한 그 어떤 일도 바꿀 수 없어.”진환은 입을 벌렸지만 결국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는 일이 지금 이 지경으로 된 이상, 무엇을 해도 늦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진환은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피해자인 지아가 이 모든 것을 알았다면, 얼마나 큰 절망을 느낄까.도윤은 분명히 그녀를 사랑했지만, 이것은 확실히 마땅한 방법이 아니었다. 이렇게 되면 지아는 점점 도윤을 멀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대표님, 이 일은 잘 처리하셔야 합니다.”진환은 이 말을 마친 후,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이는 그가 도윤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충고였다.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해도 이미 늦었을 것이다.도윤은 마음이 더욱 초조해졌다.“너와 내가 말하지 않는 한, 그녀는 모를 거야.”‘앞으로 기회가 많으니, 지아를 잘 위로하면 돼. 그녀에게 빚진 거, 천천히 갚아주자.’“독충 이쪽의 일은 속도 좀 내. 예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최대한 빨리 알아내고. 참. 아저씨 쪽은 아직 소식이 없는 거야?”“아직입니다.”도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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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진수련은 백정일의 표정을 감상하며 미소를 지었다.“내가 약을 먹고 일부러 죽은 척했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왜?”백정일은 충격을 받았다.“왜 죽은 척을 한 거지? 요 몇 년 동안 당신은 또 어디에 있었고? 어떻게 독충과 관계가 있는 거야?”정정한 얼굴을 한 남자를 보고 진수련은 가볍게 웃었다.“당신은 여전히 예전처럼 쉽게 넘어오는군요. 이렇게 오래 지났는데도 어쩜 조금도 달라진 게 없는 거죠?”“무슨 뜻이지?”진수련은 천천히 일어나 손가락으로 백정일의 볼을 쓰다듬었다.“백정일, 당신 그거 알아요? 내가 오늘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그녀가 말할수록 백정일은 더욱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는 예전의 그 상냥한 여자가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몰랐다.“난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채원이 교통사고 당한 거, 당신이 한 짓이지?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그녀는 당신 친딸이잖아!”“친딸?”진수련은 코웃음을 쳤다.“백정일, 우리 사이에는 확실히 아이가 하나 있었지만 그 아이는 이미 죽었어요.”백정일은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이 일을 모르는 것 같았다.“뭐라고?”“훗, 가끔 난 정말 당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평생 변진희 외에는 아무것도 개의치 않았으니까.”진수련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당신은 아마 30년 전에 전쟁터에서 구한 그 소녀를 벌써 잊었을 거예요.”백정일은 젊었을 때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적지 않은 전쟁터에 나갔는데, 그가 구한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기에 그는 확실히 아무런 인상도 없었다.그러나 백정일은 몰랐다. 그때부터 진수련이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그와 변진희는 어릴 때부터 죽마고우였는데, 그의 마음 속에는 오직 변진희 한 사람밖에 없었다.그 후, 한 전투에서 백정일은 실종되었고, 사람들은 모두 그가 죽은 줄 알았다.진수련이 위험을 무릅쓰고 그를 구했는데, 그녀의 세심한 보살핌에 백정일은 드디어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났다.그의 머리는 폭발로 인해 잠시 기억을 잃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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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런 당신을 원망하지 않았어요. 나는 항상 시간이 지나면 당신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 믿었거든요.”“날 무시해도 상관없어요. 난 아이를 잘 키울 계획이었으니까요. 우리는 한 가족이니 당신도 틀림없이 이 아이를 사랑하게 될 거예요.”“그러나 아이의 숨결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때, 난 당신이 미웠어요! 당신의 매정함이 미웠다고요. 당신은 어쩜 이렇게 잔인한 거죠? 차라리 모든 사랑을 그 천한 여자에게 줄지언정, 나와 아이에게 조금의 관심도 기울이지 않다니. 그래서 나는 당신을 평생 후회하게 만드리라 속으로 맹세했어요!”여기까지 말하자, 진수련은 눈에 독기를 품었다.“후에 난 변진희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난 아이를 잃었는데, 그녀는 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녀를 사랑하는 가족과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나는 이 모든 것을 계획했고, 그녀가 아이를 낳은 후 그 아이를 훔쳐왔어요.”백정일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그 아이가 바로…… 채원이야!”“맞아요, 당신은 그 천한 년을 그렇게 사랑했잖아요?”진수련은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러나 난 당신을 너무 높게 봤어요. 그 아이는 우리 아이보다 훨씬 어렸지만, 당신은 뜻밖에도 의심한 적이 없었더군요. 하긴, 내 아이였으니 당신이 또 무슨 관심을 하겠어요?”“그래서 나는 백채원에게 엄청 잘해 주었죠. 그리고 일부러 백채원이 아주 어릴 때부터 그녀에게 아버지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었어요. 증오는 마치 씨앗과 같죠. 마음속에서 뿌리를 내리면 싹을 틔울 때까지 기다리면 되거든요.”“나는 밤낮으로 백채원의 마음에 심은 증오의 씨앗에 물을 주었고, 그녀가 무사히 자라도록 보호했어요. 그리고 그녀가 당신과 변진희에 대해 원한을 품었을 즈음에, 난 죽는 척을 했던 거예요. 내가 예상한 바와 같이, 내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당신은 기다릴 수 없단 듯이 변진희와 결혼을 했죠.”백정일은 어색함에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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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진수련은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고, 잔혹한 현실은 직접 백정일의 뺨을 내리쳤으며 백정일은 일시에 절망을 느꼈다.그는 현실을 받아들일 시간이 전혀 없었다. 가슴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마치 바람을 넣은 큰 풍선처럼 곧 폭발할 것 같았다.“당신 꼭 이렇게까지 해야 했어?” 그의 눈동자는 핏빛으로 변했고, 목소리는 더욱 차가웠다.“아직은 부족하죠. 난 당신에게 두 번째 큰 선물까지 준비했으니, 잘 즐겨봐요.”진수련은 간드러진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요? 당신이 변진희와 사랑을 속삭이는 매일 밤, 나는 벌레가 내 마음을 갉아먹고 있는 것만 같았어요! 이런 고통, 당신도 천천히 느껴봐요.”말이 끝나자 진수련은 다리를 번쩍 들고 백정일의 배를 향해 세게 차더니 쉽게 그의 통제에서 벗어났다.백정일이 배를 안고 일어설 때, 그녀는 이미 3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백정일, 난 이미 예전의 그 당신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바보가 아니에요.”진수련은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귀함이 묻어났지만, 눈 밑에는 미친 기색이 역력했다.“난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 하나하나 죽는 것을 지켜볼 거예요!”백정일이 급히 병원에 도착했을 때, 백채원은 확실히 이미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만 의사는 방금 그녀에게 신체검사를 해주었다.비록 백채원이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변진희의 친딸인데다 자신이 그동안 키웠으니 백정일은 여전히 좀 걱정이 됐다.“의사 선생님, 내 딸은 어떻게 됐어요?”의사는 고개를 저었다.“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아요. 온몸 여러 곳에 분쇄성 골절이 있는데다 장기가 손상되어 바이탈이 약하네요. 비록 잠시 생명의 위험은 없지만, 지금 엄청 취약해서 휴식을 취해야 해요.”“그럼 골수를 이식하는 건…….”백정일은 단지 이 얘기를 꺼냈을 뿐이지만 의사는 바삐 고개를 저었다.“골수 이식이요? 그건 안 돼요, 아가씨는 이미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또 그녀의 골수를 뽑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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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입구에 서서 아직 들어가지 않은 소지아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그저 웃기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도대체 어떤 집안으로 시집을 간 거야?’백정일 말고 진심으로 변진희를 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니.전에 그녀는 최선을 다해 어르신을 모셨지만, 그는 오히려 그녀를 가족으로 여기지 않았다.결국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은 백정일일 뿐이었다. 만약 그가 백채원의 목숨으로 변진희을 살린다면, 변진희는 깨어난 후 절대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하물며 백정일은 어렸을 때부터 백채원을 키웠고, 이미 그녀를 자신의 친딸로 여겼다.그러니 그는 대체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아무리 선택해도 결과는 고통스러웠고, 백정일 역시 평생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다.이때 간호사가 달려왔다.“변 사모님 가족분들 맞죠? 환자분 이미 깨어났는데, 지금 가족분들 만나고 싶어해요.”백정일은 즉시 고개를 돌려 간호사를 따라갔고 지아도 재빨리 따라갔다.주치의가 입구에 서서 당부했다.“환자분의 뜻에 따르면 지금 중환자실에서 나와 남은 시간을 가족분들과 함께 보내고 싶다네요. 물론 결정권은 가족분들에게 있죠.”중환자실에서는 병문안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매번 응급처치를 할 때마다 변진희의 몸에 엄청난 상처를 입혔다. 아무튼 그 안에 있으면 무척 괴로웠다.이런 방식으로 구해낸 환자도 오래 살진 못했다.백정일은 지아를 바라보았고, 지아는 슬픔에 잠긴 남자를 부축하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엄마의 뜻대로 해요.”변진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기에 지아는 적어도 그녀가 편하게 떠났으면 했다.이때 변진희가 밀려나왔다.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녀는 엄청 수척해졌고, 얼굴은 손바닥의 크기밖에 되지 않았다.비록 그녀는 많이 아파보였지만,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진희야, 많이 고생했지.”“엄마.”지아도 변진희의 이런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유난히 괴로웠고, 전의 원한은 이미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그녀는 몹시 아팠지만, 아직 백채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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