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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백정일은 아직 여기에 있었기에, 이 결정적인 순간에 도윤은 백정일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이예린을 자극하지 않았다.

이예린을 만났을 때의 모든 복잡한 감정은 결국 실망으로 변했다. 도윤은 어릴 때 분명히 그렇게 귀여운 여자애가 어떻게 오늘처럼 변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너 성형했어?”

심지어 이예린보다 조율이 더 이씨 집안사람 같았다. 도윤은 지금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았다.

“응.”

이예린은 오히려 솔직하게 말했다. 도윤이 묻는 한, 그녀는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왜?”

그녀는 도윤의 시선을 피했다.

“이제 나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여긴 안전한 곳이 아니니까 그만 떠나고, 날 본 적 없는 걸로 해”

하지만 도윤은 이예린의 앞을 가로막았다.

“넌 집에 돌아가려 하지도, 나란 오빠를 인정하려 하지도 않고 심지어 지아에게 상처까지 줬어. 그러니 적어도 설명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무엇 때문에 억울한 사람들을 죽인 거지? 넌 어렸을 때 기르던 새끼 고양이가 죽어도 슬퍼서 며칠 동안 밥을 먹지 않았잖아. 근데 어떻게 지금 이런 모습으로 된 거지?”

도윤은 그때 이예린이 얼마나 괴로워했는지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후에 지아가 줄곧 기르던 하루조차 데려오지 못하게 했다. 그 슬픈 일을 떠올릴까 봐.

이예린은 가볍게 웃었다.

“내가 정말 고양이가 죽었기 때문에 슬퍼한 거라 생각한 거야?”

그녀는 턱을 치켜들며 입가에 도윤이 본 적이 없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내가 새끼 고양이에게 수면제를 먹였거든. 매일 밤 울부짖어서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 근데 정말 아깝군. 겨우 약을 3일 먹였을 뿐인데 바로 죽었다니.”

지금의 이예린은 그 익숙한 눈동자 외에 완전히 낯선 사람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도윤의 곁에 몇 년 동안이나 있었지만, 그는 알아보지 못했다.

“왜 죽인 거야? 싫으면 그냥 남에게 주면 되잖아.”

“그럼 누가 나랑 놀아주는데? 오빠는 그때 무척 바쁘지, 엄마는 또 가끔 정신병이 발작하지, 아빠는 일 년 내내 얼굴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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