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에게 고스톱으로 굴욕을 당한 심가은은 집으로 돌아와 모든 옷을 자르는 것으로 기분을 풀었다.모든 옷을 자른 그녀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이먼 스웨이가 한 말을 다시 곱씹었다. “엄마, 제가 윤이서한테 줘야 하는 돈, 엄마가 대신 내주시면 안 돼요?”심가은은 하이먼 스웨이에게 애교를 부렸으나, 하이먼 스웨이는 처음으로 그녀의 부탁을 거절했다. “가은아, 너는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야. 책임이라는 걸 져야 할 나이라고.”하이먼 스웨이의 말에 담긴 뜻은 분명했다.‘그러니까, 나를 대신해서 돈을 내 줄 수 없으시겠다?’가은은 버럭 화를 내고만 싶었다. 그러나 하이먼 스웨이의 단호한 옆모습을 본 그녀는 그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그래, 이대로 엄마의 눈 밖에 나버린다면, 지금까지 누리던 것마저 빼앗길 수도 있어.’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두려움을 느낀 가은은 어쩔 수 없이 꼬리를 내려야 했다. “알겠어요, 엄마. 제가 스스로 해결해 볼게요.”차 안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자 하니, 가은은 이서를 죽이지 못한 것이 더욱 한스럽게 느껴지는 듯했다. ‘안 봐도 뻔해, 윤이서가 엄마를 꼬드긴 거야.’‘지독한 X, 대체 어떻게 또 엄마를 꼬드긴 거지?’‘이래서 장희령이 윤이서랑 엄마를 만나게 하면 안 된다고 했던 건가?’‘처음에는 지엽 씨를 얻기 위해서 윤이서를 죽이려 했지만, 이제는 아니야.’‘나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윤이서를 없애버려야겠어!’‘윤이서의 꼬드김에 넘어간 엄마가 또 윤이서랑 모녀 같은 관계를 맺게 된다면, 엄마의 모든 유산을 빼앗기게 될지도 몰라.’이 가능성을 생각하면 할수록 가은의 마음은 더욱 조급해지는 듯했다. 바로 그때, 가은의 머릿속에 그 의문의 여자가 떠올랐다. 그녀는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어 그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는 곧 연결되었다.“저기...”심가은이 변태남이 일을 그르친 것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던 찰나, 수화기 너머에서 박예솔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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