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봉변을 당한 장지완은 30초 뒤에야 정신이 되돌아왔다. 그녀는 눈을 감고 얼굴의 물방울을 훑어냈다.그리고 손을 들어 이서의 뺨을 한 대 후려치려 했다.이서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차가운 소리로 그녀에게 따지고 들었다.“부총괄님이 말했잖아요, 사소한 일을 크게 만들지 말자고!?”앞서 한 얘기가 있다 보니, 장지완은 화를 억누르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속이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 그녀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윤이서!”이서는 입꼬리를 씨익 올리고는 몸을 돌려 모든 구경꾼들에게 말했다.“내가 디자인팀에 있는 한 직장 따돌림이나 괴롭힘이 일어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또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알아서 짐 싸서 나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동종업계에 퇴사이유를 다 뿌릴 테니까요!”말을 마치고, 심소희를 보았다.“가자.”심소희는 존경심 듬뿍 담은 눈으로 이서를 바라보다가, 이서가 저 멀리 가서야 꿈에서 깨어난 듯 총총걸음으로 이서를 따라갔다.사무실에 들어서자, 심소희는 우상을 보는 듯 말했다.“언니, 방금 짱 멋있었어요.”이서는 살짝 웃었다.“소희 씨, 앞으로 이런 일 당하면 되갚아 주는 걸 배워야 해. 사람이 착하면 괴롭힘 당해. 정글의 법칙 같은 사회에서 살아 남으려면 반드시 다른 사람보다 더 모질어야 해. 알겠어?”심소희는 이서를 몸에서 발산되는 아우라를 느꼈다. 그녀는 감동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네, 언니, 언니가 한 말 잘 기억해 둘게요.”“그래, 가서 일봐.”……장지완의 사무실.이서가 나가고 한참이 지나서야 강수지가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얼른 문을 닫고 아직 충격에서 깨어나지 못한 장지완에게 말했다.“언니, 괜찮아요?”장지완은 얼굴의 물을 훔치며 말했다.“윤이서! 이번 경합이 끝나면, 내가 널 반드시 서우에서 쫓아 버린다!”강수지는 급히 각티슈 몇 장을 뽑아 장지완에게 건네주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래요, 언니, 윤이서 정말 해도 너무해요. 어디 머리에 피도 안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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