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의 모든 챕터: 챕터 121 - 챕터 130
1016 챕터
제121화 왠지 싫지 않은 그녀
쿵- 소리와 함께 강하영은 낮은 신음을을 뱉었다.강하영의 품에 안겨 있던 정희민도 뻣뻣하게 몸을 굳혔다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번쩍 들었다.아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란 눈으로 강하영을 쳐다봤고, 강하영은 한 손으로는 정희민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바닥에 부딪쳐 아픔이 밀려오는 등을 문질렀다.강하영은 벌떡 일어나 가장 먼저 정희민이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살펴봤다.“꼬마야, 괜찮아?”정희민은 머리로는 빠르게 반응할 수 있었지만, 몸은 정지된 것처럼 굳어져 움직일 수 없었다.강하영에게서만 풍기는 독특하고 옅은 향기를 맡으며 마음속에 오랫동안 쌓여있던 불안감이 점차 평온을 되찾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희민은 다른 사람들과 신체접촉을 하는 것을 가장 싫어했는데 이 사람은 왠지 싫지 않았고, 게다가 강하영도 함께 넘어졌으면서도 자신한테 괜찮냐고 묻는다…….강하영은 의아한 듯 다시 한번 그에게 물었다.“꼬마야, 어디 아픈 곳이라도 있어?”순간 정희민의 눈빛이 차갑게 변하더니 황급히 강하영 몸에서 일어나 입술을 오므린 채 고개를 숙이고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한마디 뱉은 뒤 몸을 돌려 떠났다.강하영도 눈살을 찌푸리며 계단에서 일어섰다.‘저 아이…… 성격에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은데?’강하영이 생각에 잠겨있을 무렵 아래층에서 익숙한 고함이 들려왔다.“도련님, 사장님께서 이곳의 환경이 마음에 드시는지 물어보라고 하셨어요.”그 목소리에 강하영은 눈꺼풀을 파르르 떨며 계단 손잡이로 몸을 살짝 내미니 허시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이어 시선에 들어온 사람은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잘생긴 얼굴에 미간엔 타고난 고귀함을 지닌 남자였다.그는 반듯하고 꼿꼿한 몸매로 강의실 입구에 들어섰는데, 침착하고 힘찬 발걸음에는 무시할 수 없는 위엄이 배어 있었다.그 남자를 보는 순간 강하영의 심장이 옥죄어 오기 시작했다.강하영은 황급히 몸을 뒤로 빼고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5년 만이네…….’하영은 정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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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그놈한테 절대 너를 보여줄 수 없어
“기다려, 지금 당장 갈게!”“우인나!”우인나의 말에 강하영이 다급하게 외쳤다.“그 사람 주변인들한테 들키지 마!”우인나는 전화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정유준의 그렇게 참을성이 많은 인간인지 몰랐네! 네 무덤에 자란 잡초를 벌써 5년이나 뽑았는데, 어떻게 아직도 집착을 버리지 않는 거야?”“미안해, 괜히 나 때문에.”“너도 참, 그냥 해본 소리야. 어차피 정유준도 우리가 연락하는 것도 알아낼 수 없잖아.”우인나의 말에 강하영도 웃으며 대답했다.“위치 보내줄게, 만나서 얘기하자.”“좋아.”전화를 끊고 문을 열자마자 강세희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강하영은 입꼬리를 올리며 거실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강세희를 보며 입을 열었다.“세희야, 엄마 왔어.”강세희가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려 강하영을 발견하자 바로 손에 든 인형을 버리고 달려왔다.그리고 앙증맞은 두 팔을 뻗으며 입을 열었다.“엄마, 어서 와요! 제가 다닐 유치원은 정해졌어요? 저도 오빠랑 같은 유치원에 다닐 수 있어요?”강하영은 몸을 웅크려 강세희를 안아 올렸다.“정해졌지! 세희야, 예전에 엄마가 너희한테 해준 얘기 기억해?”강세희는 동그란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다.“유치원에 가서 낯선 사람에게 엄마 얘기 꺼내지 않는 거요. 저는 기억하지만 오빠가 기억할지 모르겠네요.”갑자기 디스 당한 강세준은 고분고분 노트북에서 시선을 옮겨 강세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그럼 괜히 너한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유치원에 가지 않을게.”눈이 휘둥그레진 강세희는 몸을 돌려 강하영의 목을 껴안았다.“엄마, 방금 한 얘기는 농담이었어요.”강하영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정말 두 보물단지를 낳았다니까.’강하영이 소파 옆으로 다가가 자리에 앉자, 소예준도 옆에 앉으며 물었다.“어때? 일은 순조로워?”강하영은 강세희의 작은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려 주며 가서 놀라고 하니, 강세희가 다른 곳으로 뛰어갔고, 그제야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오빠, 나 그 남자를 만났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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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죽은 사람처럼
저녁.저녁식사에 우인나를 초대한 강하영은 소예준과 함께 푸짐한 음식을 준비했다.우인나가 집에 오자마자 강세희는 바로 우인나한테 달라붙었다.“이모!”세희의 귀엽고 앙증맞은 부름에 우인나는 재빨리 강세희를 껴안았다.“어이쿠, 우리 세희! 이모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이모한테 뽀뽀해 줘!”강세희도 아주 협조적으로 자신의 작은 얼굴을 갖다 대며 뽀뽀를 했고, 우인나는 다음 목표물로 강세준한테로 시선을 돌렸다.“이놈 자식, 이모가 왔는데도 가만히 서 있어? 세희 좀 따라 배울 수 없어?”우인나가 짐짓 화난 척하자 강세준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대답했다.“엄마가 남녀칠세부동석이라고 하셨어요.”“……”‘이 자식 표정을 보면 점점 정유준을 닮아가네.’“마마보이.”“이건 제가 엄마를 사랑한다는 뜻이니, 저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우인나의 비아냥거림에도 강세준은 침착하게 대답했다.그 정교하고 우아한 작은 얼굴에 아주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자 우인나는 씩씩거리며 눈을 부릅떴다.“강하영! 아들 교육을 대체 어떻게 한 거야!” 강하영은 마지막 요리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웃으며 말했다.“그만하고 어서 와서 밥 먹어.”우인나는 두 아이를 데리고 손을 씻은 뒤 식탁 앞에 앉았고, 소예준은 와인 한 병을 꺼내며 슬며시 웃었다.“우인나, 오랜만에 만났는데 가볍게 마실래?”그 말에 우인나는 호탕하게 컵을 건넸다.“따라줘!”같은 시각, 난원.양다인은 휴대폰을 정희민 앞으로 던졌다.“아빠한테 전화 걸어.”정희민은 고개를 푹 속이고 한참 있다가 손을 내밀었다.“행동 좀 빨리할 수 없어?! 왜 죽은 사람처럼 꾸물거리는 거야!!”화가 난 양다인의 고함에 정유준은 약간 몸을 굳히며 입술을 깨문 채 정유준의 번호를 눌렀다.금방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온 정유준은 양다인한테서 걸려 온 전화를 보자, 눈빛이 싸늘하게 변하면서 눈가엔 짙은 반감이 떠올랐다.만약 양다인이 희민을 낳지 않았다면 절대 난원에 남겨두지 않았을 것이고, 더욱이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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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무슨 일이죠?
9월 1일.강하영은 아침 일찍 두 아이한테 아침밥을 차려준 뒤 그들을 에이스 국제 유치원에 데려다주었다.유치원 대문에 도착하자 강하영은 두 아이를 데리고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가는 길에 끊임없이 울면서 보채는 어린이들과 달리 강세희와 강세준은 유달리 얌전했다.강세희는 강하영의 손을 살짝 잡아끌며 물었다.“엄마, 유치원은 무서운 곳이에요? 왜 다들 우는 거죠?”강하영이 막 설명하려 할 때 강세준이 앞서 대답했다. 세준은 입가에 옅은 웃음을 띤 채 강세희를 보며 대답했다.“유치원에는 사람을 잡아먹는 선생님도 없고, 회초리를 휘두르는 원장 선생님도 없으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그 말에 강하영은 이마를 짚었다.‘지금 세희를 위로하는 거야, 겁주는 거야?’이때 강세희도 작은 얼굴을 쳐들며 대답했다.“오빠 또 나 놀리는 거지? 나는 겁쟁이로 자라지 않았어!”그 말에 강세준이 웃으며 놀렸다.“그럼, 너는 어려서부터 이불에 지도를 그리면서 자랐잖아.”강세희는 말로는 당해낼 수 없었는지 고개를 들어 강하영에게 도움을 요청했다.“엄마! 오빠 너무 나빠요!”“…….”하영도 세희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세준이 틀린 얘기를 한 것도 아니니 그저 어색하게 다른 곳을 바라보며 말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교실에 도착하자 강하영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두 아이에게 당부했다.“명심해, 다른 사람한테 절대 엄마 이름을 얘기하지 말고, 엄마가 데리러 오지 않으면 낯선 사람을 따라가서도 안 돼. 알겠지?”강하영의 말에 두 아이가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자, 강하영도 안심한 듯 몸을 일으켰다.“그래, 우리 귀염둥이들이 즐거운 유치원 생활을 시작하길 바라면서 엄마 먼저 갈게.”말이 끝나자마자 교실 입구에 갑자기 커다란 그림자가 나타났고, 강하영이 위로 쳐다보는 순간 몸이 갑자기 굳어지고 말았다.강세준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하영의 시선을 따라 문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그 남자를 보는 순간 세준도 덩달아 멍해지고 말았다.‘나랑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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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그녀를 보았다
하영의 목소리를 들은 정유준의 눈빛이 순간 움찔했다.“그쪽은 누구시죠?”그 말에 강하영은 어이가 없었다.‘미친 거 아냐? 낯선 사람한테 다짜고짜 누구냐고 물어봐?’“저희가 아는 사이도 아닌데, 초면에 그런 말씀은 너무 무례한 것 아닌가요?’하영의 말에 정유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을 바꾸었다.“제 아이가 여기 유치원에 다니거든요. 그저 얼굴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수상한 여자가 있으니, 제 아이의 안전을 위해 물어볼 자격 정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정말이지 빈틈없는 핑계였다.“죄송합니다! 최근 얼굴에 알레르기 증상이 있어서 괜히 다른 사람들이 놀랄까 봐 숨긴 거예요. 만약 제가 누군지 궁금하시면 원장님께 여쭤도 상관없어요.”그 말을 끝으로 강하영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어차피 신청 서류에는 다른 이름을 기재했고, 거주지도 가짜로 적었으니, 정유준이 알아내도 크게 겁날 게 없었다.하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정유준의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강하영과 너무 많이 닮았어.’정유준은 급히 유치원에서 빠져나와 차에 오른 뒤 허시원을 보며 분부했다.“희민이와 같은 반 학생과 그 학부모의 자료를 조사해 봐.”그 말에 허시원은 깜짝 놀랐다.“대표님, 위험한 사람입니까?”“그녀를 봤거든!”‘그녀?’정유준의 낮은 목소리에 허시원은 여전히 의아했다.“대표님, 그녀가 누굽니까?’“강하영 말이야!”허시원은 순간 멍해졌다가 차마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주저하며 입을 열었다.“대표님, 강하영 씨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시신 확인했어?”정유준이 차가운 눈빛으로 백미러를 통해 허시원을 바라봤다.“아니요.”“강하영이 죽은 그날 밤, 우인나가 하영의 시신을 바로 화장한 뒤 묻었다고 했어.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왜 우리한테 미리 알리지 않았을까?”정유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분석하기 시작하자 허시원은 한숨을 내쉬었다.대표님이 5년 동안 이 일을 벌써 몇 번이나 언급했는지 모른다. 심지어 사람을 시켜 우인나 쪽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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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사생아
휴대폰에 찍힌 번호를 보고 강하영은 얼른 전화를 받았다.“네, 선생님.”“세희 어머님, 죄송하지만 학교에 좀 와 주실 수 있나요? 그게 세희가 한 남자아이와 싸우다가 상대방 아이가 얼굴이 긁혀 피가 났어요.”그 말에 강하영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세희는요? 우리 세희는 괜찮아요?”“세희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지금 바로 갈게요.”전화를 끊은 강하영은 황급히 유치원으로 향했다.회사는 유치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으므로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강하영은 유치원에 들어서 빠른 걸음으로 교무실로 향했다.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한 여자가 욕설을 퍼붓는 소리를 밖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대체 애들 관리를 어떻게 하는 겁니까? 이렇게 교양도 없고 소질도 없는 아이도 받아주는 겁니까?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니까, 상대방 학부모가 제대로 배상해야 할 겁니다!”뚱뚱한 여자는 실컷 욕설을 퍼붓더니 또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애비도 없는 사생아 주제에!”강하영이 주먹을 꽉 쥐고 차가운 표정으로 교무실에 들어서자, 소파에는 뚱뚱한 여자가 자기 아들을 안고 기세등등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아이 얼굴에는 확실히 긁힌 자국이 나 있었고, 선생님은 옆에 서서 연신 허리 굽혀 사과하고 있었다.강세희와 강세준은 여자 옆에 서서 아무 말 없이 상대방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특히 강세희의 예쁜 눈망울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작은 손으로 주먹을 꽉 쥐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강하영을 발견한 송 선생님이 얼른 앞으로 다가왔다.“세희 어머님, 오셨네요!”강세희와 강세준도 고개를 돌려 강하영을 발견했고, 이어 강세희는 울음을 터뜨렸다.“엄마, 저는 사생아가 아니에요.”그러더니 울먹이면서 남자아이를 가리키며 소리쳤다.“저 아이가 먼저 사람을 괴롭혔단 말이에요! 오빠랑 닮은 남자아이한테 정상이 아니라면서 정신병자라고 놀렸어요.”세희의 설명을 듣고 강하영은 대충 사건의 경과를 알 것 같았다.하영의 두 아이는 정유준의 아들과 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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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뚱뚱한 여자는 콧방귀를 뀌었다.“정신적 피해보상을 하셔야죠! 많이도 필요 없어요. 5천만 원이면 돼요!”여자의 말에 강하영은 웃으며 답했다.“아드님의 정신적 피해보상금으로 5천만 원이면 비싸지는 않네요.”“정말 줄 수 있어요?”강하영의 말에 뚱뚱한 여자는 조금 놀란 듯했다.“물론이죠. 그런데 이제 우리 아이들의 정신적 피해 보상금도 계산해야 하지 않을까요?”뚱뚱한 여자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그쪽 집 아이들은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그게 무슨 말씀이죠?”강하영은 고개를 들어 교무실에 있는 CCTV를 보았다.“제가 CCTV를 확인해 볼까요? 방금 댁 아드님이 분명 우리 아이들한테 애비도 없는 사생아라고 얘기한 것 같은데. 언어폭력도 폭력이죠. 저도 많이는 필요 없어요. 두 아이의 정신적 피해 보상으로 1억이면 될 것 같아요.”뚱뚱한 여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강하영을 향해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그쪽 집 애들이 먼저 우리 아이를 괴롭혔는데 지금 나한테 보상을 하라고?”“그럼 제가 계산해 보죠.”뚱뚱한 여자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교무실 입구에서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목소리에 강하영은 몸을 움찔하며 교무실에 들어서는 남자를 힐끗 쳐다봤는데,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우뚝 솟은 남자의 모습에 위엄마저 느껴져 사무실 안에 있던 사람들도 덩달아 마음이 무거워지게 했다.이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모두 재벌이나 꽤 지위가 있는 집안 자식들이니 뚱뚱한 여자도 남자가 누군지 바로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정, 정 대표님.”뚱뚱한 여자가 깜짝 놀라 소리 지르자 정유준이 싸늘한 눈빛으로 뚱뚱한 여자를 바라보았다.“우리 아이가 입은 정신적 피해 보상은 어떻게 할 생각이죠? 1억? 2억? 아니면 오씨 그룹을 담보로 잡을 건가요?”뚱뚱한 여자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정 대표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한번만 봐주세요! 제 아들이 잘못한 일이니 지금 당장 사과드리라고 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내가 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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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엄마는 모르는 사람이야
강하영은 피식 웃고는 허리를 굽혀 두 아이의 손을 잡았다.“세상에 비슷한 사람은 많이 있어요! 별일 없으면 다시는 이런 어이없는 질문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말을 마친 강하영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정유준을 스쳐 지나갔다.세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정유준의 눈빛이 시릴 정도로 차가웠다.아무리 상대방이 인정하지 않아도, 그는 여전히 그 여자가 바로 강하영이라고 생각했지만, 끝까지 하영의 선글라스를 벗기지 못했다.그는 상대방의 얼굴이 결국 낯선 얼굴일까 봐 두려운 것이다.강의실 건물 밖.강하영은 아이들을 데리고 빠른 걸음으로 차 안으로 돌아온 뒤, 시동을 걸고 떠나려 했지만 기어가 계속 잘못 걸리자, 세희가 눈살을 찌푸렸다.“엄마, 왜 그래요? 온몸이 떨리고 있어요. 그 아저씨는 누구예요? 엄마 친구분이세요?”강세희의 질문에 강하영은 부자연스럽게 대답했다.“친구 아니야! 엄마는 모르는 사람이야!”강세준은 한쪽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모르는 사람이라면서 왜 긴장하는 거지? 이따가 집에 가서 알아봐야겠군.’아크로빌 별장.집에 돌아온 강하영은 몸을 돌려 주방으로 들어갔고, 강세준과 강세희는 빠른 속도로 위층에 있는 그들의 방으로 향했다.강세준은 방문을 잠그고 컴퓨터 앞에 앉아 두 손으로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고, 강세희는 까치발을 하고 책상에 엎드려 강세준에게 물었다.“오빠, 그 아저씨 왜 오빠랑 똑 닮았을까?”강세희는 혹시 그 사람이 아빠가 아닌지 묻고 싶은 것이다. 엄마가 예전에 아이들에게 아빠 무덤에 풀이 그들의 키보다 더 높게 자라났다고 얘기해준 적이 있었다.강세준은 스크린의 코드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세희야, 엄마가 우리한테 아빠 사진 보여준 적 없었지?”“맞아. 진작에 불태워 버렸다고 했잖아.”“엄마는 왜 사실을 숨기는 걸까?”강세희는 작은 입을 삐죽 내밀고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어쩌면 아빠가 너무 못생겨서 숨기신 게 아닐까?”세희이 말에 강세준의 입꼬리에 경련이 일기 시작했다.“그래,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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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너무 닮았어
강하영은 임씨 아주머니를 보며 사실대로 말했다.“그 사람이 곧 저를 알아볼 것 같아요.”임씨 아주머니의 손이 움찔하더니 깜짝 놀라며 물었다.“정 사장님 얘기하는 거야?”강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오늘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빠짐없이 얘기하자, 아주머니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하영아,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야. 나는 알려지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그래도 강하영은 걱정이 태산 같았다.“제 복수를 막을까 봐 걱정이에요. 그래도 양다인은 유준 씨 아이의 생모잖아요.”아주머니는 강하영의 손을 잡아끌어 의자에 앉혔다.“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아. 예전에 네가 정 사장이 한때 매우 힘들어했다고 했잖아. 누군가에게 마음이 생기면 무슨 일을 하든 응원해 줄 거야. 여러 가지로 걱정하고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엔 네 편을 들어줄 거야.”그 말에 강하영은 침묵했다. 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하영은 여전히 그때 일들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정유준은 하영의 배 속에 아이를 의심했고, 심지어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하영의 아이를 빼앗아 가려 했다.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에 대한 원망을 지울 수 없었다.“아주머니, 저 배고파요. 오늘 저녁 뭐 먹을까요?”“너도 참…….”강하영이 말을 돌리자 임씨 아주머니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수요일.캐리가 팀을 데리고 김제에 도착하자 강하영은 버스를 대여해 공항에 마중하러 갔다.20여 명 정도 되는 캐리의 팀원들이 위풍당당하게 공항에서 나왔고, 그들을 발견한 강하영은 바로 차에서 내려 맞이했다.“캐리!”캐리가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강하영을 발견하자, 잘생긴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G!”캐리는 강하영 앞으로 뛰어와 강하영을 껴안았다.“한동안 못봤더니 얼마나 보고싶었지 알아?”강하영은 그런 캐리를 밀쳤다.“숨 막히잖아!”캐리는 팔을 풀기 전에 강하영의 얼굴에 가벼운 뽀뽀를 했다.“역시 나는 네 몸에서 풍기는 부드러운 엄마 냄새가 참 좋아.”캐리의 말에 강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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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나랑 친구 하기 싫어?
정희민은 작은 손으로 옷깃을 꽉 쥐고는 세희희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희민은 그들에게 양다인이 자신을 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정희민이 또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세희는 커다란 눈을 굴리기 시작했다.“너는 나랑 친구 하기 싫어? 진작에 그런 줄 알았으면 지난번에도 도와주지 않았을 거야!”강세준은 웃음을 참으며 세희가 상대방을 약 올리는 수법을 지켜보고 있었다.이때 눈썹을 찡그리던 정희민의 얼굴엔 약간의 양심 가책과 당황스러운 기색이 스쳤다.“난원, 토요일에 놀러 와.”강세희는 이내 생글생글 웃으며 정희민을 향해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그럼 약속한 거다? 토요일에 놀러 갈게!”정희민은 세희의 손가락을 보고 멍해졌다가, 긴장한 듯 손을 움츠리더니 천천히 자기 손가락을 걸었다.“응.”저녁.허시원은 알아낸 자료들을 정유준에게 건네주었다.하나는 학교 학부모의 자료이고, 다른 하나는 강하영의 자료였다.정유준은 강하영의 자료를 받아 살펴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강주희?”“네, 대표님. 이 여자의 이름은 강주희이입니다. 그동안 영국에서 살다가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저희 회사 맞은편 건물을 인수해 회사를 설립하려는 모양입니다.”정유준은 자료를 책상 위에 놓았다.“사진은?”“대표님, 이 여자의 사진은 없었습니다.”그 말에 정유준은 눈을 가늘게 떴다.“사진이 없다고? 일부러 숨기려 하지 않은 이상 찾을 수 없을 리 없어. 주민등록증은 알아봤어?”“직원들이 알아낸 주민등록증은 모자이크가 처져 있었어요.”정유준은 피식 웃었다.‘도둑이 제 발 저린 셈이니, 그 여자는 강하영이 틀림없어!’정유준이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이 빨아들인 뒤 입을 열었다.“지금 사는 곳이 어딘지 알아봐.”“대표님, 주소도 차단되어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강하영 씨 곁에 능력이 뛰어난 해커가 있는 것 같아요.”허시원의 말에 정유준은 눈살을 찌푸렸다.“사람을 보내 그 여자를 잘 지켜보라고 해.”“네!”허시원에 방에서 나가자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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