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의 모든 챕터: 챕터 111 - 챕터 120

1519 챕터

제111화 실망하게 하지 마

그녀가 직접 선물을 들고 문에 들어섰고, 집사의 안내하에 정 노인을 만나게 됐다.양다인은 얼굴에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듣기 좋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아저씨, 안녕하세요. 오늘 아저씨 초대를 받고 이렇게 찾아 뵙습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허리를 살짝 굽혔다.정 노인은 그런 양다인을 훑어보며 웃음기 없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앉아.”양다인은 선물을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건네고 소파에 앉았다.“오늘 너를 부른 것은 네가 강하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어서 불렀다.”그 말에 양다인은 잠시 침묵을 지키며, 이런 때 정유준의 약혼녀로서 넓은 도량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아저씨, 강하영 씨도 3년 동안 유준 씨를 따라다니면서 공도 많이 세웠고, 고생도 많았다고 생각해요.”“강하영이 지금 유준이 곁에 붙어있는데 너는 아무렇지도 않더냐?”“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그건 단지 유준 씨 일이니 알아서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믿어요.”정 노인이 양다인을 떠보는 식으로 묻자, 양다인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마음이 참 넓은 아이로구나, 네 자리를 빼앗길까 봐 두렵지도 않아?”“만약 빼앗기게 되면 그건 다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해요.”양다인은 이해심 많은 역할을 제대로 구현했지만, 그녀의 대답에 정 노인의 눈가엔 경멸의 빛이 스쳤다.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여자는 역시 자기 며느리가 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그 정부와 비교할 수 없었다.정 노인은 미소를 거두고 양다인을 자극하기 시작했다.“보아하니 너는 우리 집안에 들어올 생각이 없어 보이는구나.”그 말에 양다인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고 부인하기 시작했다.“그런 뜻이 아닙니다, 유준 씨를 사랑하기 때문에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그놈이 난처한 건, 네가 그놈한테 굽실거리며 많은 여지를 줬기 때문이다. 제거할 사람은 진작에 제거하고 네가 내조를 잘했더라면 이런 문제가 생겼을 것 같아?”정 노인의 꾸짖음에 양다인은 조금 놀라고 말았다.“아저씨, 아저씨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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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과거에 대해 알고 싶지 않아?

남자의 목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란 강하영은 바로 고개를 돌렸다.‘유준 씨가 언제 곁에 누운 거야? 전혀 몰랐는데.’강하영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고 눈을 내리깔았다.“악몽을 꿨어.”그 말에 정유준이 일어나 앉더니 그녀를 위로하기 시작했다.“꿈은 반대니까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돼.”강하영은 입술을 오므리며 말을 돌렸다.“언제 들어왔어?”“새벽 3시쯤에, 너무 늦은 시간이라 깨우지 않았어.”정유준은 이불을 들추고 침대에서 내려왔다.다소 피곤해 보이는 남자의 얼굴을 보며 강하영이 물었다.“소씨 집안과는…….”“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니까 몸조리에나 신경 써.”정유준은 입고 있던 가운을 정리하고 드레스룸으로 향했다.강하영은 입술을 깨물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정유준 씨, 예전에 양다인한테 한 얘기 진심이야?”정유준은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렸다.“어떤 얘기?”“정부한테 당신 아이를 갖게 하지 않을 거라는 얘기말이야.”강하영이 시선을 맞추며 얘기하지 정유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무슨 얘기가 하고 싶어?”강하영은 긴장한 표정으로 이불을 움켜쥐며 입을 열었다.“만약 내가 당신 아이를 가졌다면 어떻게 할 거야?”정유준이 입술을 달싹이며 입을 열려고 할 때 휴대폰이 울렸다.눈살을 찌푸리고 침대 머리맡에 있는 휴대폰에 시선을 옮긴 순간 화면에 뜬 이름을 보고 눈빛이 흔들렸다.갑자기 정유준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고 의아함을 느낀 강하영이 시선을 휴대폰으로 돌려 확인하려던 순간, 정유준이 휴대폰을 가져갔다.전화기 너머의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정유준의 표정이 바로 진지하게 변하더니 낮게 깔린 목소리도 대답했다.“그래, 지금 갈게.”강하영이 무슨 일인지 묻기도 전에 남자는 곧장 드레스룸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은 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났다.사라지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강하영의 마음이 왠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그녀는 한숨을 내쉬더니 아쉽다는 듯 고개를 숙여 배를 어루만졌다.“이번에도 말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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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무슨 속셈일까?

강하영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양다인이 또 무슨 짓을 꾸미는 거지?’양다인이 일부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궁금한 건 왜 굳이 자기한테 알려주려 하는지 의심이 갔다.서암동의 파롤로 카페는 번화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양다인이 아무리 간이 부었다고 해도 많은 사람 앞에서 손을 쓰진 못할 것이다.저녁.강하영이 일을 처리하고 나니 저녁 11시 30이 되었다.한참 기다렸지만 정유준은 돌아오지 않자, 임씨 아주머니가 묵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문틈으로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이 보이자 강하영은 문을 두드렸다.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강하영을 발견하고는 얼른 방으로 맞이했다.“왜 아직도 안 잤어요?”아주머니는 강하영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주니, 강하영이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열었다.“아주머니, 저 내일 잠깐 다녀올 곳이 있어요.”그녀의 말에 아주머니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밖으로 나간다고요? 두 집안이 두렵지 않으세요?”“두려워요. 정유준 씨가 돌아오면 얘기해주려 했는데,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니 오늘은 집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네요.”“오늘 사장님이 나가실 때 보니까 표정이 많이 안 좋아 보였어요.”아주머니가 한숨을 내쉬며 얘기했다.강하영은 정유준이 어디로 갔는지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유독 그녀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내일 양다인이 그녀에게 해줄 얘기였다.아주머니한테 인사를 하고 강하영은 자기 방으로 돌아가 녹음 펜을 찾아 충전하고 나서야 씻고 누웠다.다음날.알람 소리에 잠이 깬 강하영이 세수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아주머니가 그녀에게 다가왔다.“하영 씨, 사장님이 확실히 어젯밤에 집에 들어오지 않으셨어요.”강하영이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요, 제가 늦게 연락해 볼게요.”아주머니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강하영도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집을 나선 뒤 콜택시를 불러 카페로 향했다.2층으로 올라가자 양다인 혼자 창가에 앉아 여유롭게 물을 마시고 있는 것을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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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정 어르신이라고?’귓가에 들리던 양다인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졌고,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강하영은 자신의 셋방 침실에 있었다.공기 중에 짙게 풍기는 피비린내에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바로 몸을 일으켰다.침대에서 내려오려는데 손에 딱딱한 것이 느껴져 고개를 숙이니 피에 물든 비수가 손에 쥐어져 있었다.강하영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바로 비수를 내던졌고, 이와 동시에 자신의 몸에 대량의 혈흔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순간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에 그녀는 온몸을 떨며 침대에서 내려와 거실을 향해 천천히 발길을 옮겼다.그러자 바닥에 두 눈을 부릅뜬 채 피투성이가 된 남자를 발견하고는 순간 다리가 풀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갑자기 복도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이어 총을 든 형사들이 방안으로 뛰어들었고, 형사를 보는 순간 강하영은 깨달았다.이 모든 건 바로 양다인이 짠 판이었다.형사들은 이내 강하영을 제압해 경찰서로 데려갔다.같은 시각, 난원.임씨 아주머니는 날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불안한 마음에 허시원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다급히 물었다.“허 비서님, 혹시 사장님과 함께 계십니까?”“대표님은 아직 바쁘시니 이따가 다시 연락할게요.”허시원은 전화를 끊고 침대 옆에 앉아 있는 정유준을 바라보았다.“대표님, 임씨 아주머니 전화입니다.”“조용히 해!”정유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허시원 쪽을 쳐다보며 고함을 치자 허시원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말이 끝나자마자 소 노인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정유준은 침대에서 조용히 잠든 여자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린 뒤 방에서 나와 전화를 받았다.“정유준! 네놈이 키우던 여자가 내 손녀를 죽일 뻔했어! 이번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줄 알아!”소 노인은 전화기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자기 할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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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또 누구랑 잤어?

정유준은 턱이 뻐근해질 정도로 고개를 젖히고 차가운 어조로 물었다.“강하영이 한 짓이라고 생각해?”“대표님, 강하영 씨는 그럴 사람이 아니지만 지금으로선…….”허시원은 말을 하다말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지금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경찰서로 가자.”정유준은 그 말을 남기고 몸을 일으켰다.경찰서.강하영은 몇 시간 동안 쉴 틈도 없이 심문을 받았는데, 형사가 던진 질문에는 하나도 대답할 수 없었다.강하영도 자신이 도대체 어떻게 카페에서 유림 아파트까지 와서 임해진을 죽이고, 양다인까지 찔렀는지 알고 싶었다.그저 정신을 잃기 전에 양다인이 그녀에게 했던 말만 기억날 뿐이었다.양다인이 주범이라는 것을 알아도 증거가 없었다. 모든 증거와 물증이 그녀가 범인이라고 가리키고 있으니 지금은 그저 정유준이 자신을 구해주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한창 생각하고 있을 때 유치장 문이 열리며 여경이 입구에 서서 말했다.“강하영 씨, 나오세요.”강하영의 머릿속에 정유준의 모습이 떠오르며 바로 여경을 따라 나서자, 여경은 그녀를 데리고 방 밖으로 나갔다.문을 여는 순간,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온몸에서 싸늘한 기운을 풍기고 있는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강하영이 방에 들어서자 문이 닫혔고, 이어 그를 맞이한 것은 남자의 차가운 시선이었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강하영은 그의 앞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내가 한 짓이 아니야.”강하영의 피곤한 기색과 미세하게 떨리는 그녀의 몸을 보며 정유준의 심장 한 구석이 옥죄어오기 시작했다.하지만 강하영이 임신했다는 사실에 마음 속의 연민은 분노로 완전히 뒤덮이고 말았다.“그걸 어떻게 믿어?”남자의 화난 어조에 강하영은 주먹을 꽉 쥔 채 미간을 찌푸렸다.“증거는 없지만, 어제 양다인이 먼저 연락이 와서 카페로 나를 불러낸 거야. 내 신분에 대해 얘기해 준다면서…….”강하영은 어제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유준에게 들려줬다.“이렇게 된 거야.”“그래서 복수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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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낭패

“죽게 내버려 두지는 않아, 그런데 앞으로 나를 배신한 결과가 어떨지 잘 생각해 봐!”말을 마친 남자는 차갑게 일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강하영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눈을 감았고, 흐르는 눈물이 뺨을 적셨다.처음부터 그랬듯 그는 그녀를 믿지 못했다.……보름 뒤.정유준이 청해온 변호사의 변호하에 법정에서 판결을 내렸다.임해진은 몇 차례 살인미수 전과가 있었고, 강하영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과잉방위에 의한 과실치사로 인한 살인으로 판명 받고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다.감옥으로 보내진 어느 날 오후.양다인이 강하영을 찾아왔다.두 사람은 유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는데, 양다인은 강하영의 망가진 몰골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꼴이 말이 아니네.”강하영은 그런 그녀를 싸늘하게 응시했다.“양다인, 그들이 한밤중에 너한테 찾아가 목숨이라도 앗아갈까 봐 겁나지 않아?”양다인은 조금도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그럼 어쩔 거야? 네가 감옥에 있는 모습만 봐도 나는 기분이 좋거든! 오늘은 그날 미처 얘기하지 못했던 사실을 알려 주기 위해서 찾아온 거야. 사실은 네가 바로 소씨 집안에서 잃어버린 손녀야. 나는 그저 너와 소예준의 머리카락으로 DNA 감정을 했을 뿐이지. 좋은 팔자로 태어났지만 아쉽게도 나를 만난게 잘못이지 뭐.”강하영은 멍하니 있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어?”강하영이 이성을 잃은 것을 보고, 양다인은 더욱 크게 웃기 시작했다.“흥분하지 마, 내 얘기 아직 안 끝났어. 네가 왜 갑자기 기억을 잃었을까? 왜 하필이면 정유준을 구해줬던 일을 잊었을까? 다행히도 나는 네가 그때 정유준을 구한 장면을 기억해 뒀는데, 덕분에 이렇게 나한테 기회가 왔지 뭐야.”미친 듯이 웃다가 점차 일그러지는 양다인의 얼굴을 보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찬물을 뒤집어 쓴 것 같았다.양다인의 말이 그녀의 심장을 찔렀고, 그 고통에 온몸의 전율이 멈추지 않았다.그녀가 바로 정유준을 구해준 사람이었다!양다인은 그저 수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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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곁에 있는 줄도 모르고

“그게 무슨 말씀이죠?”정유준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우리 아들이 해외에 있는데 7개월 전에 어떤 사람이 연락이 와서는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하더군요. 아들의 전화도 통하지 않아 바로 해외로 갔는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몸에 지닌 모든 물건을 빼앗기고 말았어요. 뭐, 좋은 일도 아닌데 얘기해서 뭐 하겠습니까? 저는 왜 찾으신 거죠?”정유준은 순간 경계심이 일기 시작했다. 7개월 전이라면 바로 그가 원장을 찾아 확인 하려했던 시기였다.하필이면 그 시기에 원장이 사기꾼에게 속아 해외로 떠나다니, 우연치고는 너무 이상했다.심지어 원장의 행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정유준은 자신의 의심을 억누르며 강하영의 어릴 때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다.“혹시 이 아이를 기억하고 계십니까?”고 원장은 사진을 들고 자세히 살펴보더니 한참 뒤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기억나네요! 이 아이가 당시 저희 보육원에서 고생을 참 많이 했습니다. 일부 아이들이 항상 이 아이를 괴롭히며 때렸거든요. 우리도 복지기관으로서 다른 아이들을 쫓아낼 방법이 없기에 그저 그 아이한테 좀 더 관심을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제일 인상 깊었던 일은 그때가 아마 겨울이었을 겁니다. 그 아이가 온몸이 흠뻑 젖어서는 저한테 달려와 물에 빠진 남자아이를 구했다고 얘기했죠. 보육원에서 멀지 않은 버려진 창고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달려가 그 남자아이를 병원에 보냈어요. 돌아와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려 했는데, 고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보고 병원에 보내려던 참에 한 여자가 나타나 이 아이를 입양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때는 왜 하필 몸도 좋지 않은 아이를 입양하려 했는지 이해가 안 갔어요.”원장의 말에 정유준의 얼굴이 점차 굳어졌고, 목소리마저 떨려오면서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그녀가 확실합니까?”“확실해요! 아이 귓불에 빨간 점이 있었어요. 맞죠?”“당시 보육원에 귓불에 점이 있는 아이가 또 있었습니까?”“없었어요, 제가 비록 이렇게 나이가 들었어도 그건 확실합니다. 보육원에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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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돌아오다

“정유준! 당신은 정말 뼛속까지 쓰레기네! 강하영 가진 세쌍둥이는 당신 아이였어. 당신 아이란 말이야!! 미친 양다인이 강하영과 당신의 세 아이를 해쳤어!”우인나의 말은 마치 비수처럼 정유준의 가슴을 한 번 또 한 번 찌르는 것 같았다.그는 핏기가 전혀 없는 입술을 깨물며 두 주먹을 꽉 쥐었다.정유준은 믿을 수 없었다. 그녀의 시신을 직접 보지 못했기에 그녀가 이렇게 떠났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내가 너 찾지 못하게 단념시키려고 다들 거짓말을 하는 거지? 그렇지?’‘강하영은 죽지 않았으니까, 반드시 찾아낼 거야!’……5년 후-회의실 문이 열리고 정유준이 나오자마자 허시원이 남자를 맞이했다.“대표님, G가 우리 회사와의 계약을 거절했습니다.”정유준은 발걸음을 멈추고 눈살을 찌푸리며 허시원을 보았다.“아직 그에 대해 알아낸 건 없어?”“그저 존슨 선생님의 유일한 제자라는 것만 알려졌을 뿐, 나머지 자료는 얻을 수 없었습니다.”정유준은 눈을 가늘게 떴다.3년 전,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 존슨이 은퇴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그가 패션계에서 물러나기 전에 그의 애제자인 G가 그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소식을 발표했다.모든 사람은 G는 그저 존슨의 명성을 등에 업고 돈을 긁어모으러 나왔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그가 디자인한 의상이 세계 패션계의 난다긴다하는 인재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옷은 평범해 보이지만 사람들에게 알 수 없는 편안함을 전해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이 옷을 보면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댓글이 무수히 달렸다.옷이 출시되고 낮은 가격은 전 세계가 미친 듯이 강탈하는 사태에 빠지기도 했고, 그 열기는 반년 동안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계속 지속됐다.이것이 바로 정유준이 그를 발굴하고 싶은 원인이지만, 아쉽게도 G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른다.그저 연락할 수 있는 메일 주소만 있는데 IP주소도 찾을 수 없었다!“계속 연락해 봐!”말을 마친 정유준은 성큼성큼 사무실로 들어갔다.사흘 뒤.판타지아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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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원수와의 만남

강하영도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아니야, 나도 금방 도착했어. 오빠, 거기 서 있지 말고 이쪽으로 와서 앉아.”소예준이 세희를 안고 자리에 앉아, 선물 중 하나를 세준이에게 건네줬다.“세준아 네가 갖고 싶다던 주문 제작한 CPU야.세준은 웃으며 선물을 받았다.“삼촌, 감사합니다.”그리고 자신의 작은 가방을 열더니 컴퓨터와 공구를 꺼내 조립하기 시작했다.아이의 뒷모습을 보니, 강하영의 가슴이 시큰거렸다.그녀는 세쌍둥이를 임신했었는데 출산할 때 난산에 처했었다.혼수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의사가 그녀에게 세 번째 아이는 불행히도 세상을 떠났다고 얘기했다.만약 그 아이도 지금 살아있다면, 틀림없이 세희와 세준이처럼 활발하고 건강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강하영은 비통한 감정을 억누르고 소예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오빠, 임씨 아주머니 티켓도 샀지?”“모레 아침 비행기야.”소예준이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하자 강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테이블 위의 선글라스를 챙겼다.“화장실 다녀올게.”작고 예쁜 얼굴에 커다란 선글라스를 쓰는 모습을 보는 순간 소예준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당시 그가 강하영이 바로 자신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일찍 증명할 수 있었더라면 양다인의 모함에 감옥에 들어가지도 않았을 것이다.그날 밤, 난산에 처한 하영이를 위해 그는 거금을 들여 교도소 사람들을 매수해 대외적으로 강하영은 난산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알렸다.그는 우인나에게 부탁해 그날 밤 시신을 화장하러 보낸 뒤, 강하영을 데리고 떠났다.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강하영은 진작에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룸에서 나온 강하영은 화장실로 향하던 중 모퉁이에서 실수로 누군가와 부딪쳤다.그 충격에 강하영은 뒤로 두 걸음 물러섰고, 미처 고개를 들기도 전에 날카로운 욕설이 들려왔다.“똑바로 보고 다녀요. 앞에 사람이 있는 게 안 보여요?”익숙한 목소리에 강하영의 몸이 굳어졌다.재가 되어도 잊을 수 없는 목소리에 강하영은 고개를 들고 선글라스를 통해 6년 동안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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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의뢰

소예준이 고개를 들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혼자서 괜찮겠어?”“항상 오빠가 나 따라다닐 수 없잖아. 그리고 사립 유치원에도 가보고 싶어서 그래. 세희와 세준이도 이제 유치원에 가야지.”귀국하기 전에 그녀는 인터넷에서 학교 자료들을 많이 찾아보면서 한 곳을 정하고 바로 가기로 했지만, 아무래도 직접 학교에 가서 살펴보는 게 시름이 놓일 것 같았다.“그래, 그럼 나는 함께 가지 않을게. 보는 눈도 많으니까.”소예준의 어쩔 수 없다는 얘기에 강하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갈 준비를 한 뒤 두 아이와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문이 닫히는 순간, 강세준은 세희와 함께 소꿉놀이하느라 바쁜 소예준을 살핀 뒤 뽀얗고 앙증맞은 손으로 재빨리 키포드를 두드렸다.게임 페이지에서 바로 소프트웨어 로그인 화면으로 전환되더니 해커 조직의 플랫폼이 컴퓨터에 나타났다.빠르게 팝업창으로 메시지가 떴는데, 보낸 사람의 닉넴임은 Ang였다.Ang:“돈은 얼마든지 상관없으니 도와주세요.”간단명료한 말이었다.강세준은 작은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무슨 도움이 필요하시죠?”Ang:“어머니를 찾아주세요.”강세준:“어머니 성함이 어떻게 되죠?”Ang:“몰라요.”강세준:“나이는 어떻게 되나요?”Ang:“몰라요.”강세준:“어떻게 생겼죠? 혹시 사진은 있나요?”Ang:“모르겠습니다.”강세준의 입가가 실룩댔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지금 공기를 찾으란 말인가?그는 작은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죄송하지만, 이런 의뢰는 받을 수 없습니다.”문자를 보내자마자 상대편에서 메시지를 보내왔다.“천만 원 드릴게요.”순간 강세준의 커다란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콜!”천만 원짜리 의뢰라니, 사람이 아니라 시신이라도 찾아줄 수 있을 것이다.자동차 대리점.강하영은 돈을 지불하고 그녀가 예약했던 벤츠 G클래스를 인수 받은 뒤, 차를 몰고 에이스 국제 유치원으로 향했다.유치원에 도착한 강하영은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미리 연락을 주고받았던 선생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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