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201 - Chapter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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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그냥 그렇게 됐어요. 그런 일을 했으니 당연히 자신이 한 짓에 책임져야죠.”강현수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처럼 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임유진은 흠칫 놀랐다. 설마…… 김선아는 연예계에서 매장당한 것일까? 심지어 강제로 은퇴했을 수도 있다.그 후로 화려함은 사라지고 평범해야 한다.다만 이 세상에 평범함을 달가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히 화려함을 맛본 적 있는 사람은 평범한 일반인이 되는 것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왜 그래요? 지금 그녀를 동정하는 거예요?”현수는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날, 김선아가 유진 씨에게 예의 없게 굴었잖아요.”“동정하지 않아요. 그녀는 아마 내 동정이 필요하지 않을 거예요.”유진이 말했다.“그리고 그쪽도 사과의 의미로 밥을 살 필요 없어요. 저는 빨리 S시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해요.”“그런데 제가 하필 밥을 사주고 싶은데 어떡하죠?”현수가 말했다.그러자 유진이 덤덤하게 말했다.“밥 사는 것도 억지를 부릴 수 있어요?”“평소엔 억지를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은 나쁘지 않아요.”현수는 말하며 유진의 손을 잡고 주차장 방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강현수 씨, 뭐 하는 거예요?”유진이 소리 질렀다.“단지 유진 씨와 밥을 먹고 싶을 뿐이에요.”현수가 담담하게 말했다.진짜 밥만 먹으려는 걸까? 현수 같은 남자가 여자와 같이 식사를 하고 싶다면 같이 할 여자가 넘칠 것이다. 이렇게 억지로 싫다는 유진과 식사 할 필요는 전혀 없다.유진이 생각을 하는 사이 두 사람은 이미 현수의 차 앞에 왔다.현수가 조수석의 차문을 열고 유진에게 말했다.“강현수 씨, 전 정말 같이 식사할 시간이 없어요. 마지막 버스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요. 그 시간을 놓치면 오늘 밤 S시로 돌아갈 수 없어요.”칠흑 같은 눈동자가 유진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만약 당신이 정말 저와 밥을 먹기 싫다면 당신은 어떻게 해도 그 버스에 탈 수 없을 거예요. 장담해요.”유진은 어이가 없었다. 현수의 능력으로 전혀 어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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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임유진은 강지혁과 관계를 끊기를 간절히 바랐던 것이 아닌가? 지혁의 존재가 한때 유진에게 악몽과도 같았다. 하지만 방금…… 유진은 지혁이 구하러 오기를 바랐다!“왜 여기 있었던 거예요?”갑자기 차 안에 강현수의 목소리가 울렸다.“외할머니가 아프셔서 병문안을 왔어요.”유진이 말했다. 어차피 유진이 말하지 않아도 현수는 조금만 조사해도 알아낼 수 있다.“할머니가 이 마을에 살아요?”현수가 물었다.“네.”“그럼 유진 씨도…… 여기에서 살았어요?”현수의 목소리는 머뭇거리는 듯했다.“어렸을 때 이곳에서 잠시 살았지만, 나중에는 S시로 돌아갔어요.”유진이 말했다.“그래요? 그럼 유진 씨가 여기 살았을 때 특별한 일이 있었어요?”현수는 질문을 하면서 운전대를 잡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현수 씨가 말한 특별한 일이 뭘 얘기하는지 모르겠네요.”유진이 대답했다.“게다가 제가 여기에 살았을 때는 나이가 어려서 정말 특별한 일이 있었더라도 아마 기억하지 못할 거예요.”현수는 침묵하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식당 입구에 도착하자 차가 멈추었다.유진이 그 식당을 보자 그 마을에서 유명한 아주 작은 식당이었다. 보통 현지인들만 그곳을 찾았고 외지인들은 그곳을 아예 몰랐다.그리고 그 마을은 관광지가 아니다. 자연히 관광업이 발달한 곳처럼 외지인이 특별히 찾는 식당이 아니다.유진도 어렸을 때 이곳에 여러 해 머물렀기에 알게 되었다. 이 작은 가게는 문을 연 지도 아주 오래되었다. 그 당시 유진이 외갓집에 살았을 때도 이 식당이 있었다. 외할머니가 가끔 유진을 데리고 이곳에 와서 한 끼 먹었다.유진은 다소 의외였다. 현수가 이곳을 알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여기는 음식이 괜찮은데, 환경이 좀 누추해요.”차에서 내린 후 현수가 무심코 다시 말했다.“유진 씨도 이곳에서 잠시 살았다고 했잖아요. 이 식당에서 먹어 본 적 있어요?”“먹어봤어요.”유진이 말했다.“여기 음식 좋아해요?”현수가 물었다.“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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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그렇군요.”임유진은 대답을 하면서 강현수가 일부러 자신에게 들려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강현수는 칠흑 같은 눈동자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그 병원에서 한 사람과 헤어졌어요. 그 사람이 나한테 이 식당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해 저는 매년 그녀와 헤어지던 날만 되면 여기에 와서 밥을 먹어요.”“그럼 그 사람은 현수 씨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겠네요.”현수의 말투를 들으니 아주 그리워하는 것 같았다.“맞아요, 중요해요. 나한텐 그녀는 목숨처럼 중요해요.”현수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을 말하는 것처럼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유진은 깜짝 놀랐다.현수가 헤어진 사람을 이토록 신경 쓸까? 현수는 여자친구를 자주 바꾸고 헤어질 때면 조금의 미련도 남기지 않기에 감정 면에서 아주 무관심한 사람 같았다.현수의 마음속에서 감정은 아주 잔잔한 물결처럼 흘러가고 흘러간 뒤에는 흔적도 찾을 수 없는 것 같았다.하지만 지금 현수는 헤어진 그녀가 자신의 목숨처럼 중요하다고 한다. 만약 기자들이 그 말을 들었으면 어떻게 생각할까.“그렇게 중요하면 왜 찾지 않았어요?”유진이 물었다.그러자 현수는 싱긋 웃으며 유진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처럼 유진을 바라보았다.“찾았어요. 당연히 찾았죠. 하지만 그 시대에는 병원과 이 작은 마을에 CCTV가 설치되지 않았고 게다가 저는 며칠이 지나서야 그녀를 찾기 시작해 결국 찾을 수 없었어요.”현수의 말투에는 아쉬움이 있다. 몇 년 동안 현수는 줄곧 찾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 점점 가능성이 희박해졌다.심지어 현수는 가끔 영원히 그녀를 찾을 수 없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그럼 빨리 그 사람을 찾았으면 좋겠어요.”유진이 말했다.“맞아요. 저도 빨리 찾았으면 좋겠어요.”그때 그가 다시 말문을 열었다.“그럼 유진 씨는 그때 이 마을에서 특별한 경험을 한 적 있어요? 예를 들면…… 사람을 구한 적 있다든지, 누구에게 이 식당의 음식이 맛있다고 했던지.”유진이 피식 웃었다.“저는 그때 아마 많은 사람에게 이 식당의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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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그 당시 강현수가 이 작은 마을에서 그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다.다만 지금 이렇게 물어보니 오히려 현수가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아니에요.”현수가 담담하게 말했다. 임유진은 그 사람이 아니다.뭐가 아니라는 걸까?유진은 조금 당황스러웠다.그때 가게 주인이 음식을 올리자 현수가 말했다.“드세요. 술 먹을래요?”유진은 강지혁 앞에서 취했던 생각이 떠올라 얼른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난 음료수를 마시면 돼요.”하여 현수는 사장에게 음료수 두 병을 가져오라고 했다.“현수 씨도 술 안 마셔요?”유진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이따가 운전해야 하니 안 마실래요.”현수가 말했다.그때 갑자기 유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유진이 판결받을 때 음주운전이었지만 유진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다!“참, 유진 씨도 음주운전 때문에 사고가 났죠.”갑자기 현수의 목소리가 울렸다.“그래서 환경미화원이라는 일을 찾은 거예요?”“적어도 일할 수는 있잖아요.”유진이 씁쓸하게 말했다.“제가 환경위생과에 얘기해서 좀 편한 자리로 조정해 줄까요?”“아니에요.”유진은 곧바로 거절했다. 현수의 호의를 쉽게 받을 수가 없다.현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처음으로 자신이 주는 걸 거절하는 사람이다. 만약 유진의 얼굴이 기억 속의 사람과 닮지 않았다면 주동적으로 이런 제안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유진은 고개를 숙이고 그릇에 있는 음식을 먹고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도 현수가 가끔씩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치 무엇을 연구하고 있는 것 같았다.마침내 식사가 끝나자 현수가 말문을 열었다.“내가 데려다줄게요.”“아니에요, 버스 타고 가면 돼요.”유진이 말했다.“이 시간에 버스 정류장에 가더라도 S시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을 거 같아요?”유진은 시간을 보니 이미 8시 반이었다. 설령 유진이 지금 택시를 타고 달려간다 하더라도 마지막 버스를 놓칠 것이다.그리고 기차는 내일 아침이 되어야 있다.“내가 데려다줄게요.”현수가 담담하게 말했다.“싫으면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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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최근 며칠, 임유진은 낮에는 일을 해야 하고, 밤에는 장갑을 짜는 것을 연구하느라 바빠 매일 자는 시간이 매우 적다. 그리고 오늘 이른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 왔고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다.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유진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강현수는 유진이 잠든 것을 힐끗 보고 음악 소리를 줄였다.유진이 잠들자 오히려 기억 속의 그녀와 더 닮은 것 같았다. 사실 유진이 눈을 뜨고 있을 때도 닮았다. 다만 눈을 뜨고 있을 때는 산전수전 다 겪은 것 같은 느낌이 있어 기억 속의 그녀와 조금 차이가 있었다.그 사람의 눈빛은 맑고 투명하여 마치 끝없는 희망으로 가득 찬 것 같았다.유진이 깨어나자 차는 이미 유진의 월세방 앞에 세워졌다.유진은 갑자기 난감한 표정으로 서둘러 안전벨트를 풀었다.“제가 얼마나 잤어요?“괜찮아요. 얼마 되지 않았어요.”현수가 말했다.유진은 서둘러 차에서 내린 다음 자신의 좌석 옆에 놓은 가방을 들려고 했다. 하지만 실수로 가방 안의 물건이 모두 차 안에 쏟아졌다.유진은 땀을 뻘뻘 흘리며 얼른 가방에서 쏟아진 물건을 주웠다.갑자기 한 손이 유진보다 빠르게 유진이 짠 장갑을 집어 들었다.“장갑을 만들고 있어요?”현수는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네 심심해서 만드는 거예요.”유진은 아무렇게나 핑계를 대고 재빨리 그 장갑을 가져오고 한마디 했다. “고마워요.”그러고는 차문을 닫고 황급히 집으로 들어갔다.현수는 창문을 통해 점차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방금 그 장갑, 크기를 보니 남자의 손 크기 같은데, 설마 유진은 남자에게 선물하려고 짜는 것일까?한 여자가 한 남자를 위해 뜨개질을 한다. 가족이 아니라면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다.그러나 그 털실은 낡은 털실이어서 유진이 도대체 누구를 위해 짜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현수는 다시 시동을 걸고 동네를 떠났다…….…….유진은 집으로 돌아와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의 계좌에 있는 돈을 살펴봤다.지금의 유진은 출소 후 지금까지 백만 원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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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그리고 너의 의미를 부르는 것이 들렸다.“만약 우리…… 또 잡히면 어떡하지?”남자아이의 목소리가 울렸다.“바보야, 내가 있는데 어떻게 도망가지 못하겠어? 내가 반드시 너를 데리고 도망갈 거야!”“나를 버리면 너는 반드시 도망갈 수 있을 거야.”“난 절대 너를 버리지 않을 거야! 내가 너를 보호할 거라고 말했으니 너를 보호할 거야! 난 나쁜 사람들이 두렵지 않아!”“넌 왜 날 버리지 않는 거야?”“우리는 친구니까!”“악!”임유진이 눈을 번쩍 뜨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자 희미한 조명이 보였다.여기는 유진의 월세방이다!유진은 한숨을 내쉬고 시간을 보니 이제 새벽 3시였다.유진이 꿈을 꿨다? 꿈에서 어렸을 때 자신이 한 남자아이와 대화하는 것 같았고 게다가 자신이 너의 의미를 불렀다.맙소사, 자신이 어떻게 이런 꿈을 꾼 것일까? 설마 오늘 강현수의 차에서 너의 의미를 너무 많이 들어 자신이 노래하는 꿈을 꾸었단 말인가?하지만…… 꿈속 상황이 마치 정말 일어났던 것 같은 느낌이었다.그리고 그 시각 강씨 저택에 있는 방 하나에 불이 켜져 있었다. 현수는 의자에 앉아 그 그림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그림에는 한 소녀가 한 남자아이를 업고 가시나무 숲을 걷고 있다.현수는 손가락으로 천천히 그 소녀의 얼굴을 스치며 속삭였다.“도대체 난 언제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중얼거리는 소리는 그리워하는 것 같고, 아쉬워하는 것 같고, 실망한 것 같았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인 것 같았다.어떤 사람, 어떤 일은 시간으로 인해 잊히지 않고, 오히려 시간에 따라 더욱 선명해져 결국 일종의 집념이 된다.…….이틀이 지나자 큰삼촌이 유진에게 전화를 걸어 4분의 1의 병원비를 지급하라고 재촉했다. 유진은 고민을 하다 한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지영아, 150만 원만 빌려줄 수 있어? 급히 쓸 곳이 있어. 바로 갚을 수는 없고 매달 조금씩 갚을게.”유진은 지영에게 신세 지기 싫어 난감해하며 말했다.지영은 유진을 너무 많이 도와줬지만 유진은 보답할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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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서미옥이 말한 아르바이트는 엑스트라이다. 이름과 전화번호만 남기면 되고 유진의 이력을 볼 필요도 없다.일당이 2만 원이고 점심 한 끼를 제공한다. 만약 촬영 시간을 연장해야 하면 저녁밥을 주지만 연장 비용은 없다.미옥의 말에 의하면 어차피 휴일이 비니 엑스트라를 해 돈을 벌면 된다. 그리고 일당은 그날 바로 지급한다.한 달 내내 쉬는 날마다 일이 있다면 대충 계산해도 몇 십만 원은 될 것이다.몇 십만 원은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유진에게는 아주 짭짤한 수입이다.퇴근할 때 유진은 이미 완성된 장갑을 보고 강지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장갑을 다 만들었어. 내가 가져다줄까, 아니면 네가 사람을 보낼래?”“내가 찾으러 가면 돼.”지혁이 대답했다.“그래.”유진은 대답하고 월세방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은 후 장갑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 이전에 지영이 유진에게 준 교통사고에 관한 서류의 복사본을 꺼냈다. 그 안에는 당시 증인의 진술서와 각종 물증의 사진 복사본이 있었다.그 내용을 보자 유진은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심지어 물증에는 유진이 당시 술을 마셨던 술병과 술잔, 그리고 술잔에 유진의 DNA까지 있었다.정말 어이가 없다. 유진이 마시지 않은 술잔에 유진의 DNA가 검출되었지만, 유진은 이 증거를 뒤집을 방법이 없었다.유진은 도대체 누가 본인을 이렇게 해치려고 하는지 모른다. 그런데 진애령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면서 유진을 해치려고 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진애령을 해치려는 사람이 엉뚱한 곳에 죄를 덮어쓴 것일까?아무튼 3년이 지났다. 유진은 감옥에서 도대체 누가 본인과 이렇게 깊은 원한을 가졌는지 수없이 생각했지만 결국 생각해 내지 못했다. 그리고 진애령과 원한이 있는 사람이 누군지는 당연히 찾아낼 수 없다!바로 이때 유진의 핸드폰에 공지가 올라왔다.바로 오늘 추가한 엑스트라 단톡방이었다. 담당자가 다음 촬영 시간, 장소, 지점 그리고 필요 인원과 요구 등을 통지하고 있다.유진이 시간을 보자 마침 유진의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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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왔어?”임유진은 덤덤하게 말문을 열고는 강지혁이 들어오기 편하게 자리를 비켰다.“누나, 오래 기다렸지.”지혁은 웃으며 말했다. 그는 테이블에 널려있는 미처 미처 정리하지 못한 사건 서류를 보았다.지혁은 아무렇지 않게 그 중의 자료를 들고 몇 번 훑어보았다.“왜 누나는 또 그때 사건을 보고 있는 거야?”유진의 몸이 굳었다. 예전에도 유진은 지혁에게 그 사건을 말한 적 있다. 하지만 그때 유진은 지혁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다시 그 사건에 대해 말하자니 오히려 난감하고 어색했다.유진이 아무리 무죄라고 생각하더라도 그 교통사고는 실제로 발생한 일이고,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은 지혁의 약혼녀이다!“누나, 왜 그래요?”유진이 꾸물거리며 대답하지 않자 지혁이 고개를 들어 유진을 바라보았다.“그냥…… 심심해서 보는 거야.”유진은 침을 꿀꺽 삼키며 대답했다.“참, 누나는 전에도 억울하다고 말했잖아. 지금 이 자료들을 다시 보는 게 판결을 뒤집기 위한 거야?”지혁은 잡담처럼 말했지만 기이한 눈빛을 비쳤다.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판결을 뒤집다, 유진은 당연히 뒤집고 싶다! 하지만 그때의 증인을 찾을 수 없고 그 물증들은 절대 번복할 수 없이 뚜렷했다.유진이 감옥에 갇힌 3년 동안 지영은 판결을 뒤집기 위해 수많은 돈과 시간, 정력을 썼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하여 유진이 출소한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수중에 돈이 없고 200만 원도 안 되는 병원비조차도 친구에게 빌려야 한다.유진은 변호사를 한 적이 있으니 판결을 뒤집으려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고 재수사하려면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확실한 유력한 새로운 증거가 없기 전에 경찰은 경찰력을 낭비하여 재수사할 수 없다. 하여 모든 조사는 자신이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진은 이런 경제력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문득 유진은 지혁을 똑바로 바라보았다.“그럼 너는? 너는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싶지 않아? 너의 약혼녀가 왜 운전을 하고 내 차를 박았는지 알아내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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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왜 그렇게 생각해?”강지혁이 반문했다.“어차피 이번 생에 여자와 결혼해야 해. 그럼 조금 늦거나 조금 빠른 게 차이가 있어? 진애령은 조용하고 말을 잘 들어. 진씨 가문과의 혼인은 강씨 가문의 사업에도 도움이 돼. 왜 마다하겠어?”지혁은 비즈니스 계약을 말하는 것처럼 아주 덤덤하게 말해 임유진은 조금 소름이 돋았다.이 남자에게는 사랑이 전혀 없는 것 같다. 결혼조차도 사업인 것 같았다.이런 사람에게 도대체 무엇이 중요할까?“하지만 지금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여자와 결혼하고 싶어.”지혁은 유진을 빤히 쳐다보며 입가에 웃음기가 돌았다.유진은 어색하여 시선을 피했다. 마치 유진을 가리키는 것 같았다.유진은 자신에게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지혁과 유진은 다른 세계의 사람이고 여태껏 같은 세계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장갑만 주면 이제는 더 이상 마주칠 기회가 없을 것이다.“장갑 받아.”유진은 다급히 장갑을 가지러 가려고 했다.“급하지 않아.”지혁은 유진의 팔을 잡아당기고 천천히 허리를 굽혀 유진과 눈을 마주쳤다.“누나는 아직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어. 누나는 판결을 뒤집고 싶어?”뒤집고 싶다.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판결을 뒤집지 않으면 유진은 평생 그 죄명을 짊어지고 고개를 들 수조차 없다.하지만…….“뒤집고 싶다고 한들 어떻게 할 수 있겠어?”유진이 되물었다.“만약 누나가 정말 판결을 뒤집고 싶다면, 내가 도울 수 있어.”지혁이 말했다.그러자 유진은 깜짝 놀랐다.“너는 내가 그 당시에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걸 믿어?”“누나가 음주운전을 했든 안 했든 나한테는 상관없어.”지혁이 나지막하게 말했다.“단지 누나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죄명을 벗기는 것에 불과해. 그 점을 뒤집으려면 내가 가장 좋은 변호사를 선임해 당시 사건의 허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 그러면 사건을 뒤집을 수 있을 거야.”유진의 반짝이던 눈빛은 순간 암울함으로 대체되었다. 유진은 지혁의 뜻을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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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임유진은 더없이 확신했다.“나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해!”“그 일은 이미 3년이 지났어. 그 당시 CCTV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일 거야. 판결을 뒤집는 것만 해도 어려운 일인데 진상을 찾는 건 더 말할 것도 없지.”유진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유진은 지혁의 뜻을 이해했다. 지혁은 단지 유진을 도와 사건을 뒤집는 것이다. 지혁에게 사실의 진상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 그날 진애령이 왜 자살하는 방식으로 차를 박았는지, 진애령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중요하지 않다.지혁은 애령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기에 애령이 죽어도 단지 혼인에 적합한 사람이 한 명 적어진 것에 불과하다.“강지혁, 넌 조금도 진애령을 사랑하지 않아.”유진은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그러자 지혁은 눈을 가볍게 떴다.“난 단 한 번도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어.”“그럼 넌 누구를 사랑해?”그 순간 그 답이 지혁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지혁은 유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누나는 내가 누구를 사랑했으면 좋겠어?”유진은 갑자기 자신이 바보 같은 질문을 했다고 생각했다. 유진이 왜 그걸 물은 것일까? 게다가 지혁은 결혼을 거래처럼 말한다. 아마 지혁은 평생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미안해, 내가 묻지 말았어야 했어.”유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날 도와 사건을 뒤집을 필요 없어. 내 사건은 내가 스스로 방법을 찾아볼게.”유진은 자신의 방식으로 진상을 찾아낼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릴지도 모르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그래?”지혁이 유진을 빤히 바라보았다.“좋아, 누나가 어떤 방법을 생각해 낼지 보고 싶네. 하지만 만약 누나가 생각을 바꾸어 사건을 뒤집으려고 한다면, 언제든지 나를 찾아와. 내가 누나를 도와 사건을 뒤집을 거야.”“왜 사건을 뒤집는 것을 도와주는 거야?”유진은 의심스럽게 지혁을 바라보았다. 지혁의 표정을 보니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유진을 위해 사건을 뒤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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