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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왜 그렇게 생각해?”

강지혁이 반문했다.

“어차피 이번 생에 여자와 결혼해야 해. 그럼 조금 늦거나 조금 빠른 게 차이가 있어? 진애령은 조용하고 말을 잘 들어. 진씨 가문과의 혼인은 강씨 가문의 사업에도 도움이 돼. 왜 마다하겠어?”

지혁은 비즈니스 계약을 말하는 것처럼 아주 덤덤하게 말해 임유진은 조금 소름이 돋았다.

이 남자에게는 사랑이 전혀 없는 것 같다. 결혼조차도 사업인 것 같았다.

이런 사람에게 도대체 무엇이 중요할까?

“하지만 지금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여자와 결혼하고 싶어.”

지혁은 유진을 빤히 쳐다보며 입가에 웃음기가 돌았다.

유진은 어색하여 시선을 피했다. 마치 유진을 가리키는 것 같았다.

유진은 자신에게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지혁과 유진은 다른 세계의 사람이고 여태껏 같은 세계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장갑만 주면 이제는 더 이상 마주칠 기회가 없을 것이다.

“장갑 받아.”

유진은 다급히 장갑을 가지러 가려고 했다.

“급하지 않아.”

지혁은 유진의 팔을 잡아당기고 천천히 허리를 굽혀 유진과 눈을 마주쳤다.

“누나는 아직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어. 누나는 판결을 뒤집고 싶어?”

뒤집고 싶다.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판결을 뒤집지 않으면 유진은 평생 그 죄명을 짊어지고 고개를 들 수조차 없다.

하지만…….

“뒤집고 싶다고 한들 어떻게 할 수 있겠어?”

유진이 되물었다.

“만약 누나가 정말 판결을 뒤집고 싶다면, 내가 도울 수 있어.”

지혁이 말했다.

그러자 유진은 깜짝 놀랐다.

“너는 내가 그 당시에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걸 믿어?”

“누나가 음주운전을 했든 안 했든 나한테는 상관없어.”

지혁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단지 누나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죄명을 벗기는 것에 불과해. 그 점을 뒤집으려면 내가 가장 좋은 변호사를 선임해 당시 사건의 허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 그러면 사건을 뒤집을 수 있을 거야.”

유진의 반짝이던 눈빛은 순간 암울함으로 대체되었다. 유진은 지혁의 뜻을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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