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161 - 챕터 170
1063 챕터
제161화
다만 이번에는 때린 사람과 맞은 사람이 바뀌었다.김선아는 얼굴을 가린 채 믿기 힘든 표정을 지었다.“지금 날 때린 거야?”“당신도 날 때리는데 난 왜 당신을 때릴 수 없어요?”임유진이 반문했다. 책임을 져야 하더라도 두 사람은 같을 것이다.“네가 뭔데. 고작 삼류스타가 날 때려?”선아는 정말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다.유진은 비록 선아가 말하는 스타가 아니지만…….“그럼 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날 때려요? 그쪽도 삼류스타였잖아요. 그 당시 강현수 때문이 아니면 오늘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쪽이 오늘 이토록 화를 내며 트집을 잡는 것도 강현수와 헤어졌기 때문이잖아요? 모든 걸 잃을까 봐 그러잖아요. 강현수가 당신의 모든 것을 만들어줬잖아요. 그쪽이 진짜 나보다 높은 레벨에 있는 거 같아요?”유진의 말에 선아는 얼굴이 빨개졌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어 선아는 도무지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선아는 화가 치밀어올라 손을 들어 뺨을 때리려고 했다.하지만 그때 누군가가 선아의 손을 잡았다.선아는 흠칫 놀랐다.그때 선아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선아야, 지금 뭐 하는 짓이야?”선아가 몸을 부르르 떨며 고개를 돌려보자 잘생기고 차가운 얼굴이 화난 듯한 눈빛으로 선아를 바라보았다.선아는 순간 등골이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선아는 당연히 현수의 눈빛에서 극도의 불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현수 씨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듣고 난…… 현수 씨를 찾으러 왔어…….”선아는 말을 더듬거렸다.“날 찾으러 왔다고?”현수는 유진의 빨갛게 부은 뺨을 힐끔 보았다.“맞은 거예요?”현수는 선아의 부은 얼굴은 무시한 채 유진에게 물었다.“저도 때렸어요.”유진이 대답했다.“한 번만 때려도 되겠어요?”현수는 아주 평범한 일을 말하는 것처럼 덤덤하게 말했다.유진과 선아는 멍을 때렸다. 유진이 어리둥절한 사이 선아는 무엇을 알아차린 것처럼 순간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몸을 떨기 시작했다.“몇 대 더 때리고 화풀이를 하는 게 어때요? 오늘 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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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그 당시 인터넷에서 강현수가 김선아를 아주 아낀다고 했다. 선아가 주연을 하고 싶으면 만들어주고 감독과 사이가 안 좋으면 감독을 바꿔버리고 선아를 위해 S시에서 제일 호화로운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 생일파티까지 열어주었다…….이 정도로 선아를 아꼈기에 사람들은 선아가 부잣집 며느리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다.하지만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겠는가!그 시각 선아가 이토록 애원해도 현수의 얼굴에는 조금의 동정도 없었다. 아니, 조금의 감정도 없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김선아든 임유진이든 똑같다!지금 현수는 유진의 편을 들면서도 유진을 아주 차갑게 바라보았다.마치 그 누구든 진정으로 현수에게 다가갈 수 없으며 잠시 곁에 머물 수 있지만 영원히 현수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 없는 것 같았다.선아는 현수에게 부탁해도 소용이 없자 유진에게 말했다.“방금은 내가 잘못했어요. 너그럽게 용서해 줘요. 그리고…… 현수에게 사정 좀 해줘요.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현수 씨가 당신을 이토록 아끼니 당신이 말하면 들어줄 거예요.”선아는 두려웠다. 유진에게 화풀이를 당할까 두려운 게 아니라 현수의 심기를 건드려 연예계에서 끝날까 봐 두려웠다.그때 유진이 선아를 바라보았다.“사람 잘못 봤어요. 저는 강현수의 여자친구가 아니에요. 그러니 내가 사정해도 소용없어요.”말을 하고는 현수에게 말했다.“한 대 맞고 한 대 때렸으니 공평한 셈이에요. 그러니 더 때릴 필요 없어요.”“그래요?”현수는 덤덤하게 말했다. 목소리에는 조금의 감정도 없었다.“강현수 씨, 밥 잘 먹었어요. 대접해 줘서 고마워요. 집에 가서 쉬고 싶으니 이만 갈게요.”유진은 말을 하고는 자리를 떴다.현수는 유진의 뒷모습을 보더니 다시 얼굴에 핏기 하나 없는 선아를 바라보았다.그 시각 선아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가득 차 있다. 그 눈물은 언제든지 떨어질 것 같았다. 아름다운 얼굴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지금 이 순간 너무 애처로워 보여 사람들의 동정을 산다.현수는 선아의 눈가를 가볍게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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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그녀라면 울지 않았겠지.”강현수가 알 수 없는 말을 했다.두려움이 극도로 향해 결국 김선아가 소리를 질렀다.“도대체 누구야? 그녀가 누구야? 강현수, 넌 그 여자만 사랑하지. 하지만 넌 영원히 그 여자를 가질 수 없을 거야. 넌 항상 다른 사람의 감정을 무시하잖아, 언젠가 그 여자도 네 감정을 무시할 거야!”현수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선아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 순간 그 차가운 눈동자는 순간 오싹하게 변했다. 하지만 현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 고개를 돌리고 자리를 떴다.선아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린 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방금 현수의 눈빛은 마치 선아를 죽이려는 것 같았다.선아는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직감했다.…….임유진은 레스토랑을 나와 찬바람을 맞으니 얼얼했던 얼굴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오늘 밤은 마치 한바탕의 해프닝인 것 같았다.그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고향 쪽의 친척이었다.전화를 받자 외할머니가 입원하셨다고 했다.“유진아, 큰삼촌, 둘째 삼촌과 셋째 이모 그리고 네 큰 사촌오빠, 둘째 사촌오빠, 사촌 언니까지 지금 모두 구치소에 있어. 경찰들이 말하는 게 몇 년 동안 감옥살이를 해야 할 수도 있대. 만약 네 할머니가 돌아가신다면 임종을 보낼 자식조차 없어.”친척은 유진이 경찰서에 가서 사건을 철회하라고 한다.“네 할머니를 위해서라도 그들을 풀어줘!”친척이 한마디 더 이었다.“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친척인데 너무 극단적으로 행동하면 안 돼!”유진은 어이가 없었다. 친척이면서 큰삼촌은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행동했을까?하지만 이제 유진이 인정하는 유일한 가족은 외할머니뿐이다.통화를 마친 후 유진은 곧바로 택시를 잡아 시골 주소를 말했다.“아가씨, 이렇게 늦은 시간에 그쪽으로 가려면 5만 원은 줘야 해요!”기사가 말했다.“알겠으니 출발해요.”유진은 돈이 얼마나 들든지 병원에 가서 외할머니를 직접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유진이 병원에 도착했고 병상에 누운 채 링거를 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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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둘째 외숙모는 큰삼촌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 시각 무슨 말을 하든 임유진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처럼 멍하니 병상에 누워있는 외할머니를 바라보고 있다.유진이 신경 쓰는 것은 외할머니뿐이다.갑자기 외할머니의 입이 움직이는 것 같았으며 혼수상태에서 무엇인가 말하는 것 같았다.유진이 머리를 외할머니의 입가에 대자 흠칫 놀랐다. 외할머니는 큰삼촌, 둘째 삼촌, 셋째 이모의 이름을 말했다.유진은 덤덤하게 병실을 나섰다. 그때 큰 숙모와 둘째 숙모가 유진을 따라 나오더니 무조건 사건 철회를 약속하라고 했다.유진이 차갑게 말했다.“왜 제가 사건을 철회해야 해요? 먼저 날 가족으로 여기지 않은 건 당신들이에요. 그런데 제가 왜 당신들을 가족으로 여겨야 해요?”“이 양심도 없는 기집애야, 할머니에게 미안하지도 않아?”큰숙모가 화를 내며 말했다.“할머니에게 미안하든 말든 제 일이에요. 적어도 난 당신들에게 미안한 일은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당신들의 남편, 아들이 나한테 미안한 짓을 했죠. 그렇지 않으면 지금 그들이 경찰서에 있지 않았겠죠!”큰숙모는 너무 화가 나 말을 잇지 못했다.유진이 곧바로 병원을 떠나려던 순간 큰숙모가 쫓아오려 했지만 둘째 숙모가 막았다.“유진이를 건드리지 마요. 유진이를 보호하는 대단한 가문이 있는데 만약 유진이를 화나게 해 형벌을 가중하면 어떻게 해요?”“감히!”큰숙모가 노발대발했다.“휴, 유진이가 그럴 능력이 있든 말든 말할 필요 없어요. 그럼 필사적으로 달려들 거예요? 그러면 형님까지 체포돼요!”둘째 숙모가 말했다.큰숙모는 그 말을 듣더니 흠칫 놀랐다. 화가 났지만 두려워 더 이상 유진을 쫓아가지 못했다.유진은 택시를 타고 다시 S시로 돌아갔다. 하룻밤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길에 허비했다. S시에 도착하자 날이 거의 밝았다.유진은 밤새 잠을 자지 못하고 새벽 5시에 또 도로 청소를 시작했다.“유진 씨, 어제 제대로 못 잤어? 컨디션이 안 좋은 거 같아.”서미옥이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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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임유진은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그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어볼 수밖에 없다.통화연결음만 하염없이 들리고 받는 사람이 없다.유진은 포기하지 않고 두 번, 세 번 걸었다…….한편 GH그룹 대표실에는 지금 여러 임원이 조용하게 그 싸구려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다.회사의 임원들은 대표가 평소 핸드폰을 두 개 갖고 다닌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나는 평소 대표님이 쓰는 핸드폰이고 하나는 싸구려 구형 핸드폰이다.그리고 그 핸드폰의 출처에 대해서는 아마 대표의 비서인 고이준만 알고 있다. 그들이 너무 궁금하여 고 비서에게 여러 번 물었지만, 고이준은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여 임원들은 사석에서 서로 그 핸드폰에 대해 많은 추측을 했다. 이전이라면 강 대표님은 핸드폰이 울리는 동시에 전화를 받았다.하지만 오늘 핸드폰이 여러 번 울렸지만 강 대표님은 바라만 볼 뿐 받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잘생긴 얼굴은 아주 차가웠다.하여 임원들은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고이준을 바라보았다.그리고 강지혁의 옆에 서 있던 고이준도 울리는 핸드폰을 보면서 걱정하기 시작했다.이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유진 혼자일 것이다.그리고 그날 유진이 그렇게 지혁을 거절했다. 고이준은 보스의 곁을 오랫동안 따라다녔기에 그날 이후 강 대표님의 기분이 아주 나쁘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그리고 유진이 갑자기 전화를 걸었지만 강 대표님은 받지 않았다. 이는 또 무엇을 의미하는가?강 대표님은 더 이상 유진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일까?아니, 고이준은 강 대표님이 자신의 짐작보다 유진을 더 신경 쓴다고 생각했다.만약 정말 유진을 잊었다면 이 핸드폰을 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강 대표님은 여전히 그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고 있다. 강 대표님이 유진을 잊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가?정말 의외이다.강 대표님 같은 남자가 유진을 원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하필 유진이 거절했다.15분 뒤, 드디어 핸드폰이 더 이상 울리지 않았다.지혁은 그제야 나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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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오후에 GH그룹 사무실 건물에 가도 강지혁을 만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그곳에 가는 것 외에는 어디로 가야 지혁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생각해 보니 임유진은 지혁에 대해 너무 모른다. 심지어 지혁이 어디에 사는지조차 모른다!오후에 유진이 GH그룹에 도착한 뒤 지혁은커녕 경비원에게 제지당해 문조차 들어갈 수 없었다.그리고 유진이 지혁을 만나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유진을 비웃었다.“강 대표님을 만나고 싶으면 만날 수 있다면 강 대표님은 바빠 죽을 거예요! 당신처럼 강 대표님을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매일 얼마나 많은 줄 알아요?”“다른 사람은 강 대표님을 만나기 전에 꾸미기라도 하는데 당신의 옷차림으로 강 대표님을 안다고 하면 누가 믿겠어요?”유진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옷차림을 바라보았다. 싸구려 노점상의 옷이라 아주 투박했다.이 경비원들의 눈에는 단지 일자리를 찾으러 온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그리고 유진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자리를 지키는 것뿐이다. 유진은 패딩을 입은 채 GH그룹 건물 옆에 서 있었다.겨울의 찬 바람이 쌩쌩 불자 찬바람이 패딩 사이로 들어와 너무 추웠다.유진은 손을 비비며 건물 입구를 바라보았다. 유진은 지혁이 나오기를 간절하게 바랐다.물론 유진은 빌딩의 출입구가 여기 한 곳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 유진이 할 수 있는 것은 그 출구를 지키는 것일 뿐이다.그때 유진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고이준이 차에서 내려 건물로 들어가려 했다.“고 비서님!”유진이 다급히 소리 질렀다. 유진은 지혁의 주변 사람이라고는 고 비서밖에 모른다.이준이 소리를 따라 보자 유진이 눈에 들어와 다소 의외인 듯 흠칫 놀랐다.“임유진 씨,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예요?”이준이 유진에게 다가가 공손하게 말했다.“저는…….”유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초조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강지혁 씨를 만나고 싶어요. 하지만 저는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요. 고 비서님, 저를 데리고 강지혁 씨를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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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임유진이 들어가자 고이준이 문을 가볍게 닫았다.유진을 데리고 들어간 것은 유진의 말 몇 마디 때문이 아니라 강지혁이 유진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아마 강 대표님은 단지 유진이 마음을 돌리기를 바랄 수도 있다. 방금 유진의 난처한 얼굴을 보니 강 대표님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여기까지 생각하니 이준의 기분이 자기도 모르게 좋아졌다.그 시각 비서실에 있던 비서가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이준에게 물었다.“고 비서님, 방금 대표실로 들어간 여자는 누구예요?”여자의 옷차림으로 보아 대표실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 같지 않았다.그때 이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알 필요 없어요. 알아야 할 때가 되면 자연히 알게 될 거예요.”그전에는 함부로 혀를 놀리면 강 대표의 금기를 범하는 것이다.…….사무실 안, 유진은 불안한 모습으로 서서 책상 앞에서 서류를 보고 있는 지혁을 바라보고 있다. 아주 어색한 분위기가 맴돌았다.이전에 유진은 입버릇처럼 지혁의 곁에 있는 것을 거절했고 유진은 그 이후로 두 사람은 더 이상 아무런 관계도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 말을 번복하는 시기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유진은 또 지혁의 앞에 섰다.다만 지금의 지혁은 유진이 처음 보는 모습이다.이렇게 큰 사무실에서 지혁은 네이비 색상의 정장을 입고 앞머리를 반듯하게 빗어 포만한 이마를 드러냈다. 긴 속눈썹에 복숭아꽃 눈동자로 열심히 서류를 보고 있다.라인이 아름다운 목에는 하늘색 넥타이가 있다.지혁의 긴 손가락은 검은색 사인펜을 쥐고 있었으며 펜을 잡고 서류에 서명하는 모습이 아주 우아했다.순간 지혁의 목소리가 고요한 분위기를 깼다.“누나는 그렇게 계속 날 보려고 온 거야?”유진은 지혁이 아직도 누나라는 호칭을 부를 줄은 생각지도 못해 흠칫 놀랐다.유진은 그 호칭이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 유진은 아주 순진하게 지혁을 집으로 데려와 동생으로 여겼다.“할 말이 있어.”유진은 메마른 입술을 핥고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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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난 단지 경찰이 그들을 풀어주기를 바랄 뿐이야. 네 말 한마디면 가능한 일이잖아.”임유진이 급하게 말했다.“말 한마디로 가능한 일이 맞아. 그런데?”유진의 초조한 모습과 달리 강지혁은 아주 아주 덤덤하게 말했다. 유진은 주먹을 꽉 쥐더니 한숨을 쉬고는 지혁을 바라보았다.“그럼 어떻게 해야 그들을 풀어줄 거야?”지혁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잡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천천히 유진에게 다가갔다.지혁은 가볍게 유진의 손을 잡았다.“누나, 손이 아주 차가워.”유진의 몸이 굳었다. 지혁의 손과 비교하니 유진의 손은 아주 차가웠다.지혁은 고개를 숙이고 유진의 손을 잡더니 손을 녹여주었다.아주 능숙한 동작이었다. 아주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동작이 마치 아끼는 보물을 다루는 것 같았다.‘맙소사!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유진은 자신에게 잡생각을 하지 말라고 외쳤다.그때 지혁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나, 손이 따뜻해진 거 같아?”“응…… 좀 따뜻해졌어.”유진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빼려고 했지만, 지혁이 유진의 손을 꽉 잡았다.“피하지 마. 조금 더 따뜻하게 해줄게.”지혁이 말했다.유진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지혁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의 냉담한 모습과 지금의 부드러운 모습은 마치 두 사람인 것 같다.손은 점점 따뜻해졌지만 유진의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해지는 것 같았다.“어떻게 해야 그들을 풀어줄 거야?”유진은 견디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누나는 왜 갑자기 그들을 풀어주겠다고 생각을 바꾼 거야?”지혁은 대답하지 않고 반문했다.“외할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외할머니가 더 이상 이 일로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유진이 사실대로 말했다.“그래? 누나는 할머니가 아주 중요한가 봐. 불과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할머니 때문에 나한테 찾아와서 부탁하네.”지혁은 마치 첼로를 연주하는 것처럼 부드럽게 말했다.유진은 공기에 온통 지혁의 숨결인 것 같았으며 온몸의 피가 지혁이 잡고 있는 두 손으로 솟구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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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그처럼 오만한 남자가 어떻게 허락할까?“그러니 날 만나준 게 내가 뭘 부탁하든 거절하기 위함이지. 맞지?”임유진은 아주 씁쓸하게 말했다.강지혁은 순간 입꼬리를 씩 올리고는 유진의 머리를 귀 뒤로 가볍게 넘겨주었다.“그때 네가 내 곁에 남지 않겠다고 했어. 내가 네 운명을 바꿔주지 않아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어…….”지혁의 동작은 그토록 우아하고 목소리는 그토록 부드럽다.지혁은 허리를 굽히고 유진의 귓가에 가볍게 말했다.유진의 귓가와 목에는 온통 지혁의 숨결뿐이다.그러나 유진은 몸이 뻣뻣해지고 무거운 돌멩이가 가슴을 누르고 있는 것처럼 숨을 쉴 수 없었다.“내가 누나를 만난 것은 단지 누나가 그때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 얼마나 우스운지 알려주기 위함이야.”지혁이 유진을 빤히 바라보았다.그 순간 유진은 얼음 속으로 뛰어 들어간 것 같았다.…….그렇다, 정말 우습다.유진은 자신이 어떻게 지혁의 사무실에서 나왔는지조차 기억이 안 났다.처음부터 지혁은 유진의 요구에 응할 생각이 없었고 유진은 지혁에게 요구할 자격도 없었다.이번 만남은 자기를 모욕한 것과 마찬가지이다.이튿날 출근할 때도 유진은 신경이 온통 할머니한테 있었다. 엄마 쪽 친척이 외할머니의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비록 정신을 차렸지만 대부분 기억이 없고 하루 종일 큰삼촌을 만나겠다고 했다.의사가 알츠하이머라고 말했다. 게다가 외할머니는 발병이 매우 빠르고 다른 사람은 몇 년 사이에 이 정도에 이르지만 외할머니는 단번에 이렇게 변했다. 아마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유진은 그 말을 듣자 마음이 무거워졌다.유진에게 더 최악의 상황만 있는 것 같았다.“유진아, 의사도 말했어. 가능한 빨리 할머니에게 큰삼촌을 보여줘야 한대. 그게 할머니의 병세에 도움을 준대. 넌 그들을 얼마나 더 가둘 생각이야!”친척은 하마터면 곧바로 유진을 양심이 없다고 꾸짖을 뻔했다.유진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유진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퇴근할 시간이 되자 유진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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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그 전날 밤새 자지 못한 데다 어제 할머니 일 때문에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하여 임유진은 붕붕 떠다니는 것 같았다.한참을 걸다가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쳐 곧바로 바닥에 넘어졌다.다행히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 별로 아프지 않다.유진이 일어나려고 할 때, 한 사람이 빠른 걸음으로 유진에게 달려가 유진을 부축했다.유진이 고개를 들자 생각지도 못한 곽동현이었다.“어떻게…….”“길가에 차를 세웠으니 제가 데려다줄게요.”동현이 말했다. 방금 유진이 집에 데려다주는 걸 거절했지만 걱정이 되어 운전을 하고 유진의 뒤를 따랐다.“아니에요. 혼자 갈 수 있어요.” 유진이 말했다.“방금 행인과 어깨를 살짝 스쳤을 뿐인데 넘어졌잖아요. 어떻게 걱정이 안 돼요? 길가에 차를 세웠으니 이렇게 시간 낭비하지 말고 나랑 같이 가요. 경찰에게 발견되면 주차위반 딱지가 붙고 벌금을 물게 될 거예요.”동현이 말했다.동현이 고집을 부리자 유진은 한숨을 쉬며 차에 올랐다.동현은 운전을 하고 유진의 월세방으로 갔다.“사실 걱정할 필요 없어요. 내가 집에 데려다준다고 해서 유진 씨가 어떻게 해야 하는 게 아니에요. 제가 유진 씨의 전 남자친구와 비교가 안 된다는 걸 알아요.”동현이 진지하게 말했다.“단지 가다가 사고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어 데려다주는 거예요.”“고마워요.”유진이 말했다. 사실 유진에게 과거는 이제 꿈과 같다.이제는 어울리지 않는 그 사람이 유진이다. 그 어떤 사람이 감옥살이를 한 여자와 결혼하려고 할까?“이틀 전 유진 씨가 포르쉐에 타는 걸 봤어요.”동현은 조금 망설였다.“유진 씨가 진짜 좋은 상대를 찾는다면 저도 기뻐할 거예요. 하지만…… 유진 씨가 속을까 봐 걱정돼요. 그래도 잘 알아보고…….”“그 사람은 제 남자친구가 아니에요.”유진이 동현의 말을 끊었다.“단지 그 사람의 물건을 주워 나한테 식사를 대접한 거예요.”“그렇군요.”동현은 순간 희망이 생긴 표정을 지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유진의 월세방 앞에 도착했다.“동현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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