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171 - 챕터 180

1261 챕터

제171화

발걸음을 내디디며 천천히 몸을 돌린 임유진은 차가 멀어져 점점 작은 검은 점으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아마도 앞으로 이렇게 진심으로 자신을 대하는 남자는 없을 것이다. 심지어 유진이 감옥살이를 한 신분을 싫어하지도 않았다. 단지…… 유진은 그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그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 있던 유진은 몸을 돌려 천천히 동네로 들어갔다.그 순간 유진은 멀지 않은 길가에 검은색 벤틀리 차 한 대가 세워져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차 안의 사람은 시큰둥하게 차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입가에 있는 듯 없는 듯한 웃음기가 어려 있었다. 마치 방금 무슨 재미있는 장면을 본 것처럼 말이다.그러나 앞줄에 앉은 고이준은 간담이 서늘한 채 백미러를 통해 상사를 바라보았다. 강 대표님의 지금 이 모습은…… 당장이라도 화를 낼 기세였다!이준은 참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유진을 탓하기 시작했다. 돌아오면 그냥 돌아올 것이지 남자가 집까지 데려다줬으니 강 대표님이 오해하지 않겠는가!강 대표님이 유진과 만나도록 한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준은 유진의 일로 강 대표님이 자신에게 화를 내지 말아 달라고 기도해야 할 뿐이다.“강 대표님, 이게…… 임유진 씨께서 무슨 일이 있어서 다른 사람이 데려다준 걸 거예요.”이준은 차 안의 적막을 깨뜨렸다.강지혁은 눈을 들어 상대방을 바라보며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왜, 유진을 대신해 변명하고 싶어?”이준은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져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어쩔 수 없다. 보아하니 기도해야 할 사람은 유진인 것 같다.그리고 이때, 유진은 오피스텔로 돌아가 불을 켜고 아파트 단지 내 식당에서 산 1600원짜리 패스트푸드를 책상 위에 올려놓은 후 욕실로 들어가 두 손을 씻었다.이 두 손은 매일 궂은일을 하고 있는데, 이미 지난 날의 그 가늘고 하얀 모습이 아니었다.오늘 유진의 이런 말들이 곽동현에게 큰 타격을 주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유진은 속으로 생각하고 또 살며시 웃었다.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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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강지혁은 천천히 몸을 숙이고 임유진의 얼굴에 다가가더니 볼로 유진의 한쪽 볼을 가볍게 문질렀다. 마치 끝없는 애틋함이 있는 것 같았지만, 지혁의 입에서는 섬찟한 말을 가볍게 내뱉었다.“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하지만 내가 답을 알고 싶다면 반드시 알 수 있을 거야. 그 자식에게 무슨 일이 생기게 하면 그 자식이 누나 마음속에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을 거야.”유진은 몸을 떨었고 지혁을 노려보며 말했다.“뭘 하려는 거야, 나와 그는 단지 동료 관계일 뿐, 아무 사이도 아니야!”“그런데 그 자식이 누나를 좋아하잖아, 아니야?”지혁은 중얼거리며 엄지손가락으로 유진의 부드러운 입술을 가볍게 문질렀다.“너…… 그에게 아무 짓도 하지 마.”유진은 입술이 바르르 떨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그 말은, 누나 그 자식에게 호감이 있다는 말이야?”지혁은 흉악하게 말했다. 그 목소리는 마치 다른 사람의 모든 방어를 뚫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지혁의 눈빛은 오히려 은은한 예리함을 띠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아니…… 그건 아니야…….”유진은 지혁의 숨결을 피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피할 수 없었다.온몸이 지혁의 숨결에 휩싸인 것 같다.“그래? 누나는 그 자식을 조금도 좋아하지 않는 거야?”지혁의 입술은 마치 불안해하는 작은 동물을 놀리는 것처럼 유진의 코끝을 가볍게 스쳤다.유진은 몸이 뻣뻣해졌다.“아니야.”지혁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눈가와 눈썹에 모두 웃음이 물들어 있는 것처럼 맑고 순수하며 사랑스러웠다. 이런 모순된 단어는 동시에 지혁에게서 표현되고 있었다.유진은 자신도 모르게 좀 멍해졌다. 지금 지혁이 웃는 모습은 마치 또 지난날의 혁이로 변한 것 같았다.“그럼 누나, 방금 한 말을 기억해.”지혁의 목소리가 유진의 귓가에 울려서야 유진은 겨우 정신을 차렸다.그는 혁이가 아니다. 그는 강지혁이다!‘꼬르륵!’유진의 위는 지금 때아닌 비명을 질렀다.지혁은 잠시 멍해진 후에 유진의 배를 바라보았다.유진은 갑자기 난처해졌다.“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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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알겠습니다.”고이준은 대답하고 나서 백미러로 조심스럽게 차 뒷좌석에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힐끗 보았다.임유진은 고개를 숙이고 있어 표정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강 대표님은 기분이 들어갈 때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음, 이것도 좋은 일이겠지.’이준은 몰래 생각했다.황정 레스토랑은 S시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으로서 황실의 궁중요리를 주로 하는데, 물론 가격도 만만치 않다. 그곳에서 식사하는 사람은 부유층이거나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고, 일반인들은 전혀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차가 황정의 문 앞에 이르렀다. 두 사람이 차에서 내린 후, 강지혁은 자연스럽게 다시 유진의 손을 잡았다.유진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빼려고 했지만 지혁은 다섯 손가락에 힘을 꽉 줬다.“누나, 움직이지 마. 그렇지 않으면 내가 누나를 어떤 방식으로 데리고 들어갈지 장담할 수 없어.”지혁은 담담하게 말했다.유진은 흠칫하다가 더 이상 발버둥 치지 않았다.지혁이 유진을 데리고 레스토랑으로 들어가자 직원이 다가와 지혁에게 공손하게 대했다. 그러나 가끔 곁눈질로 이상하게 유진을 힐끗 쳐다보았다.유진은 자신이 입고 있는 이 싸구려 낡은 옷이 이 레스토랑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었다.“강 대표님, 오셨군요.”레스토랑 지배인이 친절하게 맞이했다.“예전대로 룸으로 할까요?”“그래.”지혁이 대답했다.레스토랑 지배인이 길을 안내하려 할 때 유진은 시선을 돌리다가 무심결에 누군가를 발견하고 조금 멍해졌다.그건…… 조민혜였다!유진의 인상 속에서 조민혜는 집이 공장을 차렸기에 교만한 공주 같았다. 얼마 전에 민혜를 만났을 때 민혜는 빈정거렸으며 심지어 일부러 동창회에 나오도록 하기도 했다.다만 지금 유진이 좀 놀란 건 민혜가 작고 뚱뚱한 중년 남자 옆에 기대어 매우 다정한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연인의 모습처럼 보인다는 것이다.그러나 유진은 알고 있다. 민혜는 줄곧 잘생긴 남자를 좋아했다. 예전에 학교에 다닐 때도 민혜는 잘생긴 남자만 남자친구로 삼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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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그러나 이 메스꺼운 느낌보다 조민혜가 더 두려워하는 것은 지금부터 부유한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일반인처럼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야 하고, 명품 가방을 사기 위해서는 심지어 오랫동안 아껴 먹고 아껴 써야 하는데,이런 생활을 생각하면 민혜는 무서웠다.민혜의 상상 속에서, 자기는 마땅히 높은 곳에 있어야 하고, 임유진을 능멸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오히려 유진에게 자신이 뚱뚱하고 속된 사람에게 아부하는 꼴을 보였으니 마음속으로 분노가 들끓었다.“민혜야, 아는 사람이야?”민혜 옆에 서 있던 그 땅딸막한 중년 남자가 입을 열었다.“그럼요, 감옥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지금은 도로를 청소하고 있어요!”민혜는 악랄하게 유진의 밑바닥을 들추어내고 옆에 있는 지배인을 바라보며 말했다.“황정은 언제부터 도로를 청소하는 사람조차도 들어올 수 있는 거예요?”강지혁은 이때 민혜를 등지고 있었기에 민혜는 지혁의 정면을 보지 못했다.하지만 지배인의 눈에는 보였다!그 순간 지배인은 간담이 서늘하여 조민혜라는 이 여자를 당장 내쫓아 버리고 싶었다.감옥에서 나오면 뭐, 길을 쓸면 뭐, 강 대표님이 데리고 들어와 밥을 먹으려는 사람이라면 길가의 거지라도 다 괜찮다.“누가 여기서 식사할 수 있는지는 그쪽이 가르칠 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 당장, 이 아가씨에게 사과해요!”지배인은 민혜에게 말했다.민혜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유진에게 사과하리니, 미친 거 아닌가?“일하기 싫어요?”민혜는 노발대발하다가 또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옆에 있는 중년 남자에게 기대어 말했다.“정 사장님, 이 사람이 나더러 길을 청소하는 사람에게 사과하라고 하다니, 너무 했어요!”정 대표가 조민혜를 위해 몇 마디 하려던 순간, 차가운 목소리가 유유히 들려왔다.“사과가 왜, 무릎을 꿇으라고 해도 꿇어야지.”정 사장이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들고 몸을 돌려 말하는 이 사람을 본 후 얼굴색이 갑자기 변했다.이 사람은…… 강지혁이었다! 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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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조민혜가 아무리 바보라도 자신이 큰일 쳤다는 걸 알아차렸다.임유진은 도대체 언제 이렇게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를 알게 된 걸까? 민혜의 마음속에는 질투가 피어올랐고, 곧이어 민혜는 이 남자의 얼굴이 보면 볼수록 낯익다는 것을 느꼈다.민혜는 어렴풋이 어디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순간, 민혜의 눈빛이 밝아지더니 소리 질렀다.“당신은…… 임유진의 그 기생오라비?”이 말이 나오자 옆에 있던 지배인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변했고, 정 사장은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자신이 민혜와 함께 있다는 것이 한스러웠다.S 시 전체에서 누가 감히 강지혁을 이렇게 말할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살고 싶지 않은 일이다!지혁은 웃는 듯 마는 듯 민혜를 바라보았지만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었다.“민혜야,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이분은 강 씨 그룹의 강지혁 대표님이셔!”정 사장이 황급히 말했다.민혜는 믿을 수 없는 얼굴로 눈을 휘둥그레 떴다.이 남자가…… 강지혁이라니?!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강지혁이 어떻게 유진과 함께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지난날 유진이 차로 치어 죽인 사람은 지혁의 약혼녀인데 말이다.민혜는 갑자기 본인의 집에 큰 변고가 생기기 전에 신정민이 업소에서 유진을 괴롭혔을 때 유진을 구했던 사람이 바로 지혁이었다는 것이 떠올랐다.그때 모든 사람은 정민이 지혁을 시끄럽게 해서 그런 줄 알았다. 사람들은 유진이 운이 좋아서 지혁에게 구조 되였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그건 우연이 아니었다!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것 같았고, 당장이라도 민혜의 혈관을 뚫고 나올 것만 같았다.“하지만…… 하지만 임유진은…….”민혜는 말을 반쯤 하다가 지혁의 그 쌀쌀한 눈빛을 마주하고 결국 입을 다물었다.공포가 민혜의 마음속에서 솟아올랐고, 계속 말한다면, 민혜는 안 좋은 일을 당할 것이라고 말해주는 듯 싶었다.“민혜야, 빨리 강 대표님과 곁에 있는 이 아가씨에게 사과하지 않고 뭐해!”정 사장이 재촉했다.민혜는 굴욕적인 얼굴로 아무 말이 없는 유진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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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애매한 포즈에 옆에 있던 지배인과 정 사장은 마음속으로 살짝 놀랐다.모두 강지혁이 여색과 멀리한다고 했다. 지난날 약혼녀 진애령과도 서로 손님 대하듯 존경하는 모습이었다. 그가 이렇게 한 여자와 친한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심지어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한 여자를 위해 발 벗고 나서다니?조민혜는 무릎을 꿇고 부들부들 떨며 사과했다.“유진아, 다……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너에게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했어. 나…… 앞으로 안 그럴게. 나를 용서해 줘!”임유진은 이런 민혜를 보면서 아무런 동정도 느낄 수 없었다. 민혜도 유진을 동정한 적이 없으니 말이다. 유진은 아직 자신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사람을 동정할 만큼 대단하지 않았다.하지만 유진은 이런 방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민혜가 이렇게 무릎을 꿇는다고 하더라도 유진의 마음속에는 조금의 통쾌함도 없었다.“누나, 용서해 준다고 했어?”지혁은 마치 유진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처럼 중얼거렸다.“이건 너의 결정이야.”유진은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나 배고파, 밥 먹고 싶어.”“그래, 그럼 가자.”지혁은 말을 하고 나서 다시 유진의 손을 잡고 옆에 있는 지배인에게 길을 안내하라고 했다.지배인은 얼른 길을 안내하고 있었고, 민혜는 여전히 멍하니 제자리에 무릎을 꿇은 채 미처 정신 차리지 못했다.방금…… 지혁이 유진을 ‘누나’라고 불렀나?이게 무슨 뜻일까? 유진은 언제 지혁의 누나가 된 걸까? 하지만 문제는…… 방금 지혁이 유진을 대하는 태도가 아무리 봐도 남매 같지 않고 오히려…… 연인 같았다!정 사장은 지혁이 떠나는 것을 보고 한스러워하며 민혜를 향해 말했다.“너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나까지 끌어들이지 말고! 잘 기억해, 내가 너희 가문을 도와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네가 강지혁의 미움을 샀기 때문에 이젠 도울 수 없어.”정 사장은 말을 마치고 나서 곧장 레스토랑 입구로 걸어갔다.민혜는 그제야 갑자기 정신을 차린 듯 얼른 일어나 종종걸음으로 레스토랑 입구에서 정 사장을 따라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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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그때부터 사실 강지혁은 이미 임유진의 뒤를 봐주고 있었다.————유진은 지혁을 따라 룸에 들어갔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은 후 지혁은 지배인에게 먼저 과자 몇 접시를 올리라고 했다.“자, 우선 요기부터 해. 여기 과자는 그런대로 먹을 만 해.”지혁은 말하면서 과자 한 조각을 들고 유진 앞에 건네주었다.유진은 눈앞의 과자를 보고 잠시 망설이다가 받아서 한 입씩 먹었다.지혁은 또 직접 메뉴를 유진 앞에 놓았다.“누나 봐봐,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아니야, 네가 주문해, 난 먹고 싶은 게 없어.”유진이 말했다. 지금 이 고급 과자를 먹고 있더라도, 유진은 마치 돌을 씹는 것 같아서, 아무런 맛도 느낄 수 없었다.지혁은 눈을 찌푸리고 유진을 바라보았다.갑자기 주위의 공기에 차가운 기운이 스며든 것 같았다.룸에 있던 지배인도 자기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가슴을 졸이며 강 대표님이 여기서 화를 내지 않을까 걱정했다.다행히 지혁의 얼굴에는 곧 또 웃음기가 나타났다.“그럼 내가 누나를 도와 주문할게.”지혁은 계속해서 여러 가지 요리를 시켰고 지배인은 일일이 받아적은 후 룸에서 물러났다.룸에서 나온 지배인은 그제야 긴 숨을 내쉬었다.S시의 이 황제가 한 여자를 이렇게 극진히 보살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그러나 이 여자가 하필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지배인님, 그 강 대표님이 정말 한 여자를 데리고 식사를 하러 왔어요?”평소 가십을 좋아하던 한 웨이터가 지배인의 곁으로 다가와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그 여자랑 무슨 관계래요?”지배인은 웨이터를 노려보며 경고했다.“묻지 말아야 할 일은 묻지 마. 방금 가게에서 무릎 꿇고 사과한 그 여자가 장난친 줄 알아? 그 여자는 앞으로 S시에서 살아가기 힘들 거야!”웨이터는 자기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지만, 여전히 호기심에 지혁이 있는 룸을 힐끗 보았다.그리고 지금, 룸에서 지혁은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누나는 이 과자가 별로야? 그럼 내가 과자를 바꾸라고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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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임유진의 몸은 더욱 굳어졌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강지혁에게 유진의 지금 표정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하지만 내가 강지혁이기 때문에 방금 누나의 그 동창이 그렇게 누나를 모욕했을 때, 내가 그 여자를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할 수 있고, 누나가 앞으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할 수 있어. 내가 강지혁이기 때문에 누나를 업신여기는 사람들은 모두 누나 앞에 비굴하게 무릎을 꿇게 할 수 있다는 걸 누나 생각해 본 적 있어?”지혁은 시큰둥하게 말했다.“그럼 뭐해? 그저 위세를 부리는 것뿐이잖아.”유진이 말했다.“그럼 안 좋아? 내가 내 기세를 누나에게 줄게, 어때?”지혁은 의자 등받이에 나른하게 기대어 유진을 바라보며, 마치 유진과 아주 평범한 일을 상의하는 것 같았다.유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지혁을 바라보았다. 유진은 그날 지혁을 찾아가 부탁했을 때 지혁이 그렇게 거절했다. 그래서 유진은 두 사람이 앞으로 서로 각자 자기가 갈 길을 가며 다시는 아무런 교집합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강지혁처럼 교만한 남자가 어떻게 여자에게 거절당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겠는가?하지만 유진은 그가 오늘 밤 그렇게 갑자기 오피스텔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 심지어…… 유진을 여기로 데려오기도 했다.그리고 지혁이 방금 일부러 조민혜더러 유진에게 무릎을 꿇게 한 건 유진에게 강지혁이라는 세 글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하려는 것이었다.기고만장한 조민혜도 지혁의 앞에서는 굴욕적인 얼굴로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너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거야?”유진은 의심스럽게 지혁을 바라보았다.지혁은 눈동자를 굴리며 생각했다. 뭘 하려는 걸까……, 사실 지혁은 본인도 잘 알지 못했다. 지혁은 그저 유진을 다시 보고 싶었을 뿐일지도 모른다.유진이 지혁에게 한 번 거절당한 후에 다시 지혁을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했다.하지만 유진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설령 지금 지혁이 유진의 앞에 있다 하더라도 유진은 지혁에게 두 번 부탁하지 않았다.“저기, 누나는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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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이때 누군가 갑자기 노크했다.강지혁은 자연스럽게 말했다.“들어와.”문이 열리자 지배인과 웨이터가 음식을 들고 들어왔다. 임유진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손을 빼려고 했다. 그러나 지혁은 손으로 유진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움직이지 마, 아직 추워.”순간 지배인과 웨이터들의 시선이 두 사람의 포개진 손을 바라보았고 유진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만 같았다.그러나 지혁은 옆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유진의 손을 따뜻하게 해주었다.이 사람이…… 진짜 강 대표님이라고? 일부러 지혁을 유혹한 여자의 옷을 벗겨 길거리에 버린 그 전설의 강 대표님이라고?다들 강 대표님은 여자에게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평범해 보이는 여자에게…… 이토록 자상하다니!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다행히 지배인이 가장 먼저 반응하여 기침하고 얼른 웨이터들에게 술과 안주를 내려놓으라고 한 후 룸에서 물러나 조심스럽게 룸 문을 닫았다.“지배인님, 방금 잘못 본 거 아니죠?”누군가가 작은 소리로 지배인의 귀에 다가가 말했다.“이 여자, 도대체 누구죠?”지배인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여자가 나중에 S시의 주인이 될 수도 있겠어.”그랬다. 한 여자가, 만약 정말 지혁의 마음에 든다면 앞으로 S시에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룸이 또 조용해졌다. 지혁이 유진의 손이 마침내 따뜻해졌다고 생각할 때 유진은 자신의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꼈다.“자, 밥 먹자. 이 반찬들은 뜨거울 때 먹어야 해.”지혁은 말하면서 유진의 곁에 앉아 자연스럽게 반찬을 집어주었다.유진은 여전히 건성으로 먹으면서 곁눈질로 지혁을 훑어보았다. 한참이 지나자 유진은 다시 용기를 내어 다시 한번 그 일을 언급했다.“저…… 경찰서에 우리 그 친척들을 풀어주라고 얘기해줄 수 있어?”“누나는 내가 그 친척들을 풀어주기를 정말 바라는구나?”지혁이 말했다.유진은 단지 외할머니를 위해서일 뿐이다! 유진은 눈을 똑바로 뜨고 지혁을 응시했다.“그래줄래?”지혁은 칠흑 같은 눈동자로 눈앞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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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내가 만족할 때까지 마셔.”강지혁이 말했다.임유진은 입술을 지그시 깨문 채 눈을 가볍게 드리우고 지혁의 손에 있는 술을 주시하고 있었다. 실내의 불빛이 유진의 얼굴에 떨어져 약간 떨리는 속눈썹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누나가 취한 후 뭔 짓이라도 할까 봐 그래?”지혁은 유진의 생각을 읽은 듯 말했다.“여자를 얻으려면 방법은 많은데 이런 방법을 쓸 정도는 아니야. 내가 지금 여기서 누나를 괴롭힌다고 해도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이 없어.”맞는 말이었다. 유진은 마음속으로 자신이 방금 정말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고 스스로를 비웃었다.유진은 술잔을 받고 바로 고개를 들어 마셨다.술이 목구멍에 들어가면서 씁쓸함과 달콤함이 전해졌다.유진은 사실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 예전에 일 때문에 접대할 때도 샴페인만 주로 마셨다.그때만 해도 유진은 소민준의 여자친구였기에 아무도 유진에게 술자리를 강요하지 않았다.지혁은 또 유진의 컵에 술을 따랐고 유진은 고개를 치켜들고 두 번째 잔을 마셨다.이렇게 한 잔 한 잔, 유진은 마치 약을 마시듯 끊임없이 술을 마시며 지혁이 만족하기만을 빌었다.그러나 지혁의 얼굴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기가 가득했다. 마치 이렇게 유진이 술을 마시는 것을 보는 것이 큰 기쁨인 것 같았다.결국 유진은 의식이 흐릿해지고 손발이 갈수록 말을 듣지 않았으며 말까지 더듬기 시작했다.“너도 마셔…….”와인이 유진의 술잔을 또 한 번 가득 채워지자 유진은 비틀거리며 술잔을 그의 앞에 건네주고 지혁을 향해 헤벌쭉 웃었다.유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지혁은 유진이 취하면 이런 모습이라는 것을 알았다.이전에 지혁은 유진이 술에 취한 모습을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때와는 전혀 다르다.그때 지혁은 단지 누군가가 지혁의 게임 상대를 건드리는 것이 싫었을 뿐이었다.그리고 지금은…… 지혁의 눈빛은 오히려 유진의 웃음에 매료되었다. 유진이 취했기에 지금 짓고 있는 유진의 웃음, 그리고 유진이 한 말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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