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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그러나 이 메스꺼운 느낌보다 조민혜가 더 두려워하는 것은 지금부터 부유한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일반인처럼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야 하고, 명품 가방을 사기 위해서는 심지어 오랫동안 아껴 먹고 아껴 써야 하는데,

이런 생활을 생각하면 민혜는 무서웠다.

민혜의 상상 속에서, 자기는 마땅히 높은 곳에 있어야 하고, 임유진을 능멸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오히려 유진에게 자신이 뚱뚱하고 속된 사람에게 아부하는 꼴을 보였으니 마음속으로 분노가 들끓었다.

“민혜야, 아는 사람이야?”

민혜 옆에 서 있던 그 땅딸막한 중년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럼요, 감옥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지금은 도로를 청소하고 있어요!”

민혜는 악랄하게 유진의 밑바닥을 들추어내고 옆에 있는 지배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황정은 언제부터 도로를 청소하는 사람조차도 들어올 수 있는 거예요?”

강지혁은 이때 민혜를 등지고 있었기에 민혜는 지혁의 정면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배인의 눈에는 보였다!

그 순간 지배인은 간담이 서늘하여 조민혜라는 이 여자를 당장 내쫓아 버리고 싶었다.

감옥에서 나오면 뭐, 길을 쓸면 뭐, 강 대표님이 데리고 들어와 밥을 먹으려는 사람이라면 길가의 거지라도 다 괜찮다.

“누가 여기서 식사할 수 있는지는 그쪽이 가르칠 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 당장, 이 아가씨에게 사과해요!”

지배인은 민혜에게 말했다.

민혜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유진에게 사과하리니, 미친 거 아닌가?

“일하기 싫어요?”

민혜는 노발대발하다가 또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옆에 있는 중년 남자에게 기대어 말했다.

“정 사장님, 이 사람이 나더러 길을 청소하는 사람에게 사과하라고 하다니, 너무 했어요!”

정 대표가 조민혜를 위해 몇 마디 하려던 순간, 차가운 목소리가 유유히 들려왔다.

“사과가 왜, 무릎을 꿇으라고 해도 꿇어야지.”

정 사장이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들고 몸을 돌려 말하는 이 사람을 본 후 얼굴색이 갑자기 변했다.

이 사람은…… 강지혁이었다! 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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