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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임유진의 몸은 더욱 굳어졌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강지혁에게 유진의 지금 표정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내가 강지혁이기 때문에 방금 누나의 그 동창이 그렇게 누나를 모욕했을 때, 내가 그 여자를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할 수 있고, 누나가 앞으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할 수 있어. 내가 강지혁이기 때문에 누나를 업신여기는 사람들은 모두 누나 앞에 비굴하게 무릎을 꿇게 할 수 있다는 걸 누나 생각해 본 적 있어?”

지혁은 시큰둥하게 말했다.

“그럼 뭐해? 그저 위세를 부리는 것뿐이잖아.”

유진이 말했다.

“그럼 안 좋아? 내가 내 기세를 누나에게 줄게, 어때?”

지혁은 의자 등받이에 나른하게 기대어 유진을 바라보며, 마치 유진과 아주 평범한 일을 상의하는 것 같았다.

유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지혁을 바라보았다. 유진은 그날 지혁을 찾아가 부탁했을 때 지혁이 그렇게 거절했다. 그래서 유진은 두 사람이 앞으로 서로 각자 자기가 갈 길을 가며 다시는 아무런 교집합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강지혁처럼 교만한 남자가 어떻게 여자에게 거절당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유진은 그가 오늘 밤 그렇게 갑자기 오피스텔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 심지어…… 유진을 여기로 데려오기도 했다.

그리고 지혁이 방금 일부러 조민혜더러 유진에게 무릎을 꿇게 한 건 유진에게 강지혁이라는 세 글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하려는 것이었다.

기고만장한 조민혜도 지혁의 앞에서는 굴욕적인 얼굴로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너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거야?”

유진은 의심스럽게 지혁을 바라보았다.

지혁은 눈동자를 굴리며 생각했다. 뭘 하려는 걸까……, 사실 지혁은 본인도 잘 알지 못했다. 지혁은 그저 유진을 다시 보고 싶었을 뿐일지도 모른다.

유진이 지혁에게 한 번 거절당한 후에 다시 지혁을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유진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설령 지금 지혁이 유진의 앞에 있다 하더라도 유진은 지혁에게 두 번 부탁하지 않았다.

“저기, 누나는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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