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78화

Author: 유진
임유진의 몸은 더욱 굳어졌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강지혁에게 유진의 지금 표정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내가 강지혁이기 때문에 방금 누나의 그 동창이 그렇게 누나를 모욕했을 때, 내가 그 여자를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할 수 있고, 누나가 앞으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할 수 있어. 내가 강지혁이기 때문에 누나를 업신여기는 사람들은 모두 누나 앞에 비굴하게 무릎을 꿇게 할 수 있다는 걸 누나 생각해 본 적 있어?”

지혁은 시큰둥하게 말했다.

“그럼 뭐해? 그저 위세를 부리는 것뿐이잖아.”

유진이 말했다.

“그럼 안 좋아? 내가 내 기세를 누나에게 줄게, 어때?”

지혁은 의자 등받이에 나른하게 기대어 유진을 바라보며, 마치 유진과 아주 평범한 일을 상의하는 것 같았다.

유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지혁을 바라보았다. 유진은 그날 지혁을 찾아가 부탁했을 때 지혁이 그렇게 거절했다. 그래서 유진은 두 사람이 앞으로 서로 각자 자기가 갈 길을 가며 다시는 아무런 교집합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강지혁처럼 교만한 남자가 어떻게 여자에게 거절당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유진은 그가 오늘 밤 그렇게 갑자기 오피스텔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 심지어…… 유진을 여기로 데려오기도 했다.

그리고 지혁이 방금 일부러 조민혜더러 유진에게 무릎을 꿇게 한 건 유진에게 강지혁이라는 세 글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하려는 것이었다.

기고만장한 조민혜도 지혁의 앞에서는 굴욕적인 얼굴로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너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거야?”

유진은 의심스럽게 지혁을 바라보았다.

지혁은 눈동자를 굴리며 생각했다. 뭘 하려는 걸까……, 사실 지혁은 본인도 잘 알지 못했다. 지혁은 그저 유진을 다시 보고 싶었을 뿐일지도 모른다.

유진이 지혁에게 한 번 거절당한 후에 다시 지혁을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유진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설령 지금 지혁이 유진의 앞에 있다 하더라도 유진은 지혁에게 두 번 부탁하지 않았다.

“저기, 누나는 이제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79화

    이때 누군가 갑자기 노크했다.강지혁은 자연스럽게 말했다.“들어와.”문이 열리자 지배인과 웨이터가 음식을 들고 들어왔다. 임유진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손을 빼려고 했다. 그러나 지혁은 손으로 유진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움직이지 마, 아직 추워.”순간 지배인과 웨이터들의 시선이 두 사람의 포개진 손을 바라보았고 유진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만 같았다.그러나 지혁은 옆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유진의 손을 따뜻하게 해주었다.이 사람이…… 진짜 강 대표님이라고? 일부러 지혁을 유혹한 여자의 옷을 벗겨 길거리에 버린 그 전설의 강 대표님이라고?다들 강 대표님은 여자에게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평범해 보이는 여자에게…… 이토록 자상하다니!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다행히 지배인이 가장 먼저 반응하여 기침하고 얼른 웨이터들에게 술과 안주를 내려놓으라고 한 후 룸에서 물러나 조심스럽게 룸 문을 닫았다.“지배인님, 방금 잘못 본 거 아니죠?”누군가가 작은 소리로 지배인의 귀에 다가가 말했다.“이 여자, 도대체 누구죠?”지배인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여자가 나중에 S시의 주인이 될 수도 있겠어.”그랬다. 한 여자가, 만약 정말 지혁의 마음에 든다면 앞으로 S시에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룸이 또 조용해졌다. 지혁이 유진의 손이 마침내 따뜻해졌다고 생각할 때 유진은 자신의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꼈다.“자, 밥 먹자. 이 반찬들은 뜨거울 때 먹어야 해.”지혁은 말하면서 유진의 곁에 앉아 자연스럽게 반찬을 집어주었다.유진은 여전히 건성으로 먹으면서 곁눈질로 지혁을 훑어보았다. 한참이 지나자 유진은 다시 용기를 내어 다시 한번 그 일을 언급했다.“저…… 경찰서에 우리 그 친척들을 풀어주라고 얘기해줄 수 있어?”“누나는 내가 그 친척들을 풀어주기를 정말 바라는구나?”지혁이 말했다.유진은 단지 외할머니를 위해서일 뿐이다! 유진은 눈을 똑바로 뜨고 지혁을 응시했다.“그래줄래?”지혁은 칠흑 같은 눈동자로 눈앞의 사람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80화

    “내가 만족할 때까지 마셔.”강지혁이 말했다.임유진은 입술을 지그시 깨문 채 눈을 가볍게 드리우고 지혁의 손에 있는 술을 주시하고 있었다. 실내의 불빛이 유진의 얼굴에 떨어져 약간 떨리는 속눈썹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누나가 취한 후 뭔 짓이라도 할까 봐 그래?”지혁은 유진의 생각을 읽은 듯 말했다.“여자를 얻으려면 방법은 많은데 이런 방법을 쓸 정도는 아니야. 내가 지금 여기서 누나를 괴롭힌다고 해도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이 없어.”맞는 말이었다. 유진은 마음속으로 자신이 방금 정말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고 스스로를 비웃었다.유진은 술잔을 받고 바로 고개를 들어 마셨다.술이 목구멍에 들어가면서 씁쓸함과 달콤함이 전해졌다.유진은 사실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 예전에 일 때문에 접대할 때도 샴페인만 주로 마셨다.그때만 해도 유진은 소민준의 여자친구였기에 아무도 유진에게 술자리를 강요하지 않았다.지혁은 또 유진의 컵에 술을 따랐고 유진은 고개를 치켜들고 두 번째 잔을 마셨다.이렇게 한 잔 한 잔, 유진은 마치 약을 마시듯 끊임없이 술을 마시며 지혁이 만족하기만을 빌었다.그러나 지혁의 얼굴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기가 가득했다. 마치 이렇게 유진이 술을 마시는 것을 보는 것이 큰 기쁨인 것 같았다.결국 유진은 의식이 흐릿해지고 손발이 갈수록 말을 듣지 않았으며 말까지 더듬기 시작했다.“너도 마셔…….”와인이 유진의 술잔을 또 한 번 가득 채워지자 유진은 비틀거리며 술잔을 그의 앞에 건네주고 지혁을 향해 헤벌쭉 웃었다.유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지혁은 유진이 취하면 이런 모습이라는 것을 알았다.이전에 지혁은 유진이 술에 취한 모습을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때와는 전혀 다르다.그때 지혁은 단지 누군가가 지혁의 게임 상대를 건드리는 것이 싫었을 뿐이었다.그리고 지금은…… 지혁의 눈빛은 오히려 유진의 웃음에 매료되었다. 유진이 취했기에 지금 짓고 있는 유진의 웃음, 그리고 유진이 한 말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81화

    임유진은 겨우 말을 끝까지 다 했다.“그럴게.”강지혁이 말했다. 자신이 약속한 일이니 당연히 지켜야 한다.유진이 이토록 취했으니 유진이 원하는 대로 사람들을 풀어주어야 한다.지혁은 유진이 들고 있던 술잔을 가져와 다 마셨다.유진은 정말 심하게 취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강지혁을 혁이라고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유진은 지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신을 혁이라고 부르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를 것이다. 마치 아주 고요한 밤에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말이다.유진은 또 싱긋 웃었다. 아주 달콤하게 웃었으며 마치 미션을 완수하는 것처럼 지혁에게 안겨 지혁의 목을 껴안았다.“혁아, 나…… 나 너무 졸려. 자고 싶어…….”유진은 중얼중얼 말하다가 곧바로 지혁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지혁은 고개를 숙이고 멍하니 품속의 사람을 보고 있다.깨어 있을 때의 유진은 니혁을 매우 경계했지만, 잠든 유진은 오히려 지혁에게 모든 경계를 풀고 있었다.“누나는 취한 모습이 아주 귀여워.”지혁이 나지막하게 말하며 손을 들어 귓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만졌다.유진의 볼은 술 때문에 발그레했으며 살구 같은 눈동자는 감고 있다. 그래서 유진의 곱슬곱슬한 속눈썹, 앙증맞은 코, 요염한 입술을 더욱 뚜렷하게 볼 수 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그리고 마치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지혁의 심장은 더 빨리 뛰었다.지혁은 조심스레 자신의 옆에 놓인 외투를 유진의 몸에 덮어주고 유진을 안아서 곧장 룸을 나섰다.유진은 지혁의 품에 안겨 편안하게 잠들었다. 주차장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고이준이 공손하게 차 문을 열었다.지혁은 유진을 안고 차에 올랐다.한편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사람이 주차장으로 걸어왔다. 그 장면을 본 강현수는 뜻밖에도 눈썹을 치켜세웠다.보아하니 지혁은 정말 여자가 있는 것 같다. 지혁이 방금 조심스럽게 여자를 안고 차에 오를 때 모습을 보니 지혁이 그 여자를 아주 아끼는 것 같았다.마찬가지로 이 장면을 본 사람은 임유라도 있었다. 다만 유라는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82화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도 안 좋아.”강현수는 시선을 거두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응, 알았어.”임유라는 말을 잘 듣는 것처럼 말했다.유라는 예전에 알아본 적이 있다. 현수는 말을 잘 듣는 여자를 좋아하고 말을 잘 들을수록 현수의 곁에 더 오래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총애를 이용해 필사적으로 자신은 예외라고 생각하고, 유일하다고 생각하던 여자들은 현수에게 일찌감치 차였다.유라도 비록 예외이고 유일한 여자가 되고 싶지만, 유라는 조급해하지 않을 것이다. 유라는 천천히 그의 마음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현수 씨, 오늘 선물해 준 목걸이 고마워. 아주 마음에 들어. 하지만 이렇게 고급스러운 목걸이를 착용할 기회가 없을까 봐 걱정이야.”유라는 먼저 즐거운 표정을 짓더니 이내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유라가 스스로 완벽한 연기라고 생각할 때 현수는 가소롭다고 생각했다.현수는 자신의 앞에서 연기하는 수많은 여자를 봐왔다.“헤븐 파티에 참석할 때 착용하면 되잖아.”유라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난 단지 작은 배우일 뿐이라 헤븐파티의 초청장을 받지 못할 거야.”“거기에 가는 게 무슨 초청장이 필요해? 그냥 날 따라가면 돼.”현수가 말했다.“그때 감독 몇 명을 소개해 줄게.”유라는 재빨리 대답했다.“현수 씨, 너무 좋아!”운전을 하고 있는 현수의 눈빛은 여전히 차갑다.현수는 당연히 유라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기에 유라에게 맞춰준 것이다. 지금 유라는 현수의 여자친구이기 때문이다.현수는 여자에게 조금의 혜택을 주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단지 유라가 현수에게 약간의 위안을 줄 수만 있으면 된다.차가 유라의 주택단지 앞에 도착하자 유라는 아쉬워했다.“현수 씨, 데려다줘서 고마워. 혹시…… 우리 집에서 좀 놀다가 갈래?”“아니야.”현수는 말을 하며 유라의 얼굴에 천천히 다가갔다.유라는 순간 가슴이 주체할 수 없이 뛰었다. 설마 현수가 유라에게 키스하려고 하는 것일까?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라는 실망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83화

    “넌 일단 돌아가.”강지혁이 따라 들어온 고이준에게 말했다.이준은 조금 의아했지만 지혁의 성격을 잘 알기에 묻지 말아야 할 것은 물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네.”이준은 대답을 하고 월세방을 떠났다.강 대표님이 먼저 돌아가라고 했으니 강 대표님이…… 오늘 밤 그곳에서 잔다는 걸 의미하는 걸까?그 시각 월세방에는 지혁과 유진 두 사람만 남았다.지혁은 유진을 도와 신발과 외투를 벗긴 후에 이불을 덮어주고 의자를 가져와 침대 옆에 앉았다.지혁이 한동안 이곳에서 지내지 않았을 뿐인데 이 방에는 지혁이 살던 흔적이 모두 없어졌다.유진이 지혁이 쓰던 것들을 다 버린 것일까? 그 생각을 하자 지혁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바로 이때 침대에서 잠들었던 유진이 갑자기 눈을 뜨고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했다.“왜?”지혁이 물었다.유진은 흐리멍텅하게 눈을 반쯤 뜨고 있었다.“물…… 물 마시고 싶어…….”아마도 술을 많이 마셨기에 목이 마를 것이다.지혁은 한숨을 쉬더니 유진을 못 움직이게 했다.“가만히 앉아있어. 내가 가서 물 가져다줄게!”지금 만약 유진이 스스로 물을 가지러 간다면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지혁은 보온병이 놓여 있는 작은 테이블로 향했다. 유진은 항상 그곳에 뜨거운 물을 담은 보온병을 놓았고 물을 마시고 싶을 때 찬물과 뜨거운 물을 섞어서 마셨다.지혁은 컵을 하나 꺼내 따뜻한 물을 섞은 후에 다시 침대 옆으로 돌아왔다.다행히도 유진은 정말 얌전하게 침대에 앉아 있었다. 앉은 자세가 아주 반듯하여 초등학생 같았다. 지혁은 유진을 보자 결국 피식 웃었다.유진은 그의 웃음소리를 들은 것인지 턱을 치켜들었다. 유진의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 때문인지 입술마저 더 빨갛게 된 것 같았다.“물 마실래, 물…….”유진은 끊임없이 외쳤지만 앉은 자세는 변하지 않았다.지혁은 유진의 이런 모습이 너무 귀엽다고 생각했다.“알았어. 물 가져왔어.”지혁이 말하고는 손에 든 물컵을 조심스럽게 유진에게 건네주었다.유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84화

    강지혁은 임유진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유진의 취한 모습은 아주 부드럽고 사랑스러웠다. 유진의 이런 모습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본 적 있을까?‘아마 소민준도 본 적 있겠지?’지혁은 갑자기 질투가 났다. 민준이 유진과 사귀었던 것이 질투가 났다. 유진이 민준과 사귈 때도 이렇게 부드럽게 민준의 이름을 불렀을 것이다. 유진이 민준과 사귈 때 얼마나 다정했을까?“정말 내가 예쁘다고 생각해?”지혁이 중얼거리며 물었다. 지혁은 유진을 이렇게 곁에 묶어두고 아무도 유진의 요염한 모습을 볼 수 없게 하고 싶었다.“응, 예뻐. 혁이는 내가 본 사람 중에 제일 예뻐.”유진은 싱긋 웃더니 손가락으로 장난스럽게 지혁의 코를 톡톡 두드렸으며 마치 지혁을 재미있는 장난감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지혁을 장난감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은 유진밖에 없는 것 같다.그때 갑자기 유진의 표정이 변하고 웃음이 사라지더니 낯색이 슬프게 변했다.“혁아, 내가 너에게 잘할게. 그러니 날 떠나지 않으면 안 돼?”유진의 눈동자에 눈물이 가득 찼다. 마치 유진에게 혁은 아주 중요한 존재이고 혁이 떠나는 걸 감당할 수 없는 것 같았다.“난 여태껏 누나를 떠나려 한 적 없어. 누나가 내 곁에 있기를 원하지 않은 거야. 잊었어?”지혁이 말했다. 분명 지금 유진이 취해 내일이 되면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지만 지혁은 유진에게 진지하게 대답했다.유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내가…… 왜 혁이의 곁에 남지 않겠어? 난 혁이와 있고 싶어…… 내가 제일 바라는 건 혁이의 곁에 있는 거야.”아마 유진이 취해야만 지혁은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유진의 얼굴이 지혁의 입술에 다가와 잠자리처럼 키스했다.지혁의 몸은 갑자기 굳어지더니 유진을 바라보는 눈빛이 진해졌다.“지금 뭘 한 건지 알아?”유진은 당연히 모른다. 유진은 아주 즐거운 듯 활짝 웃었으며 마치 방금 달콤한 음식에 키스한 것 같았다.평소 지혁과 엮이려는 여자들이 더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85화

    임유진은 초롱초롱하게 강지혁을 바라보면서 웃으며 혁이라고 불렀다. 유진이 부드럽게 지혁의 목을 감싸고 있을 때, 그 맑은 기운이 코끝으로 느껴질 때 지혁은 자신마저 취한 것 같았다.“술에 취한 여자를 건드리지 않을 거라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지혁이 중얼거리며 말했다. 처음으로 지혁은 자기가 한 말을 바꾸고 싶었다. 유진 때문에!지혁은 고개를 숙이고 유진의 입술에 키스했다. 그토록 그리웠고 또 그토록 애틋했다.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키스한 것인지 키스를 멈추고 보니 유진이 이미 다시 잠들었다.“정말…….”모처럼 무기력감이 지혁의 몸에 가득 찼다. 지혁을 이렇게 처참하게 만들고 또 잠들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유진뿐일 것이다!지혁은 칠흑 같은 눈동자로 자기 아래에 누워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한참이 지나자 결국 지혁은 한숨을 쉬더니 다시 유진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침대 옆에 앉았다.“누나는 나한테 한 번 빚졌어, 알았지?”지혁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공중에 흩어졌다.그리고 이 작은 월세방은 더 이상 차갑지 않고 아주 따뜻했다.…….유진이 깨어났을 때 침대 옆에 앉아 있는 지혁을 보자 순간 멍을 때렸다.“넌 왜 여기 있어?”유진이 물었다.“그렇지 않으면 누나가 술에 취해서 혼자 걸어왔을까?”지혁이 반문했다.유진은 그제야 떠올랐다. 어제…… 유진은 술을 많이 마셨고 머릿속에 남아 있는 기억조차도 룸에서 술을 마신 기억뿐이었다.“그럼 어제 날 데려다주고 돌아가지 않은 거야?”유진은 조금 이상했다. ‘설마 밤새 여기에 앉아 있던 건 아니겠지?’“맞아. 돌아가지 않고 밤새 누나를 돌봤어.”지혁이 말했다.“나한테 고맙다고 말해야 하지 않아?”“고마워.”유진은 말을 하며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히 지혁이 유진에게 술을 마시라고 했는데 지금 유진이 오히려 지혁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있다.“참, 내 큰삼촌을 풀어줄 거야?”유진은 갑자기 어젯밤 술을 마신 이유가 떠올랐다. 그리고는 지혁이 거절할까 봐 갑자기 긴장한 모습으로 바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86화

    “하지만 누나 때문에 옥살이까지 했는데 지금 풀려나면 그들이 누나한테 원한을 품고 심지어 더 심하게 괴롭힐까 봐 걱정되지 않아?”강지혁이 물었다.임유진은 침묵하고 있었다. 당연히 알고 있다. 이번 일로 큰삼촌은 유진이 그들을 풀어준 것에 감사하지 않고 오히려 유진에게 더 큰 원한을 가질 것이다.“그들은 내가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 그들이 날 얼마나 미워하고 어떻게 생각할지는 나랑 상관없어.”유진은 눈을 지그시 감고 덤덤하게 말했다.그러나 유진의 덤덤한 모습에 지혁은 오히려 괴로웠다.“그럼 나는?”지혁이 불쑥 물었다.“뭘?”유진은 순간 반응하지 못하고 멍때렸다.지혁은 두 손으로 침대 머리를 잡고 유진에게 다가가 물었다.“난? 누나는 날 신경 써? 내가 누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있어?”유진은 멍해졌다. 만약 그가 혁이라면 유진은 당연히 신경 쓰지만, 지금의 그는 강지혁이다…….“내가 신경 쓰든 말든 너에게는 전혀 상관없잖아.”유진이 말했다.“만약 내가 하필 상관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지혁이 말했다.유진은 입술을 깨물고 한숨을 쉬었다.“신경 쓰여.”유진이 곧바로 대답하자 지혁은 조금 의외였다.“이유는?”“넌 강지혁이니까. S시에서 아주 대단한 사람이니까. 네 말 한마디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으니 난 당연히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쓸 수밖에 없어. 난 네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없어.”지혁의 기분을 상하게 해 감옥에서 수없는 고통을 받았다. 유진은 무서웠다. 너무 무서웠다!지금의 유진은 사실 지혁에게 미움을 살 아무런 자격도 없다.지혁의 기분은 삽시에 나빠졌다.“내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없다고? 그러면 애초에 누나가 내 곁에 남지 않겠다고 했을 때 이미 내 기분을 상하게 했다고 생각 안 해?”지혁이 차갑게 말했다.그러자 유진의 몸이 움츠러들었다.지혁은 갑자기 손을 들어 유진의 얼굴을 잡더니 아주 따뜻한 말투로 말했다.“어젯밤 내가 누나를 이곳에 데려온 뒤 이 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Latest chapter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13화

    그리고 예쁜 눈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히 이렇게도 예쁜 눈인데 그 눈동자 속에 담긴 감정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아니, 감정이 담겨있지도 않는 것 같았다.강지혁은 아들의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강선율의 입에서 이런 헛소리가 나왔다는 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이런 얘기를 흘리고 있기 때문임이 틀림없었다.“아니.”강지혁이 단호한 얼굴로 답했다.“네, 알겠어요.”아이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그리고 이것으로 부자의 대화는 끝이었다.도우미가 강선율을 씻겨주기 위해 방으로 들어오자 강지혁은 발걸음을 옮겨 서재로 향했다.그는 한 서랍 앞에 멈춰서고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이내 천천히 서랍을 열었다.안에는 당시 강지혁과 임유진이 혼인 신고하고 갔을 때 포토 부스에서 찍었던 사진이 들어있었다.강지혁은 사진 속 여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청초하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 여자였다. 옅게 지은 미소는 온갖 짜증도 다 날려줄 만큼 온화하고 또 부드러웠다.다만 지금의 그에게는 그녀의 얼굴이 단지 편안하게만 다가올 뿐이지 심장이 뛸 만큼의 느낌은 전해져오지 않았다.게다가 깜짝 놀랄 만큼의 미모도 아니었기에 더더욱 무난하게만 느껴졌다.그런데 기억을 잃기 전의 그는 이토록 평범한 여자를 사랑까지 했고 심지어 이 여자와 결혼해 아이까지 나았다.사실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방식을 따랐으면 이름 있는 가문의 여자와 결혼을 했어야 했다. 이런 집안도 변변찮고 심지어 옥살이까지 하고 나온 여자와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매번 이렇게 사진을 볼 때면 강지혁의 머릿속으로 파편 같은 짤막한 기억들이 떠오르곤 한다. 하지만 파편 속 여자의 얼굴은 언제나 모호했다.고이준은 그 여자가 바로 임유진이고 강선율의 엄마라고 했다.강지혁은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작은 기억의 파편들과 고이준이 그에게 얘기해준 그가 잊은 것들을 조합해 당시 그와 임유진이 어떤 사이였는지 대충 파악은 했다.하지만 그저 파악만 했을 뿐 여전히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사람들이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12화

    “나가봐.”강지혁의 말에 선생님은 물건을 챙기고 방을 나갔다.그렇게 방안에는 오직 강지혁과 강선율 두 부자만 남게 되었다.강지혁은 천 피스는 족히 넘어 보이는 퍼즐을 하나하나 묵묵히 맞춰나가는 아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이렇게 큰 퍼즐은 어른이라도 최소 열흘을 있어야 맞출 수 있다. 그런데 강선율을 마치 생각을 하지 않고도 아는 것처럼 퍼즐을 놓고 맞추는 것에 망설임이 없었다.다만 강지혁은 거의 다 완성되어 가는 퍼즐을 보고 잠깐 흠칫했다.퍼즐의 그림이 두 명의 남자아이와 한 명의 여자아이가 손을 잡고 있는 그림이었기 때문이다.혹시 동생들이 보고 싶어서 이 퍼즐을 고른 걸까?강지혁은 당시 병원에서 정신을 차린 후 고이준에게서 그에게는 임유진이라는 아내가 있고 그녀의 뱃속에 세쌍둥이가 들어있었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 그리고 임유진이 절벽에서 떨어진 바람에 안타깝게도 세쌍둥이 중 오직 한 명만 살아남았다는 것도 들었다.그 뒤로 몇 년이 지나고 아이가 말을 할 수 있게 됐을 무렵, 강선율은 세쌍둥이 얘기를 어디서 들은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 자신에게는 남동생과 여동생이 있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강지혁은 이에 아들에게 물었다.“그런데 왜 남동생 한 명과 여동생 한 명이라고 하는 거지? 두 동생 모두 남동생일 수도 있고 여동생 두 명일 수도 있잖아.”“이유는 없어요.”아이는 강지혁의 의문에 이렇게만 대답해주었다.꼭 남동생 한 명과 여동생 한 명인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강지혁은 강선율의 옆에 앉아 아이가 퍼즐을 완성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다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남동생이 필요하면 아빠가 남동생도 입양해 올게.”애초에 소안나를 입양한 건 강선율이 길에서 괴롭힘당하고 있는 소씨 모녀를 보고 갑자기 여동생이 갖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강지혁은 아들의 한마디에 바로 사람을 시켜 소씨 모녀를 데려왔다. 그러고는 소민아에게 만약 딸을 양녀로 삼게 해주면 앞으로 소안나가 성인이 될 때까지에 필요한 모든 금전적인 지원을 다 해주겠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11화

    그래서 소민아는 어떻게든 그 전에 강지혁의 마음을 잡아야만 했다.소민아는 남자들을 꼬실 때 쓰던 청순한 미소를 지으며 강지혁을 맞이했다. 그녀는 원체 얼굴도 예쁘고 또 몸매도 좋았다.만약 예쁜 얼굴이 아니었으면 애초에 돈 많은 남자의 시선을 끌지도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시선을 끈 것까지는 좋았지만 혼전임신으로 부잣집에 시집가려 했던 그녀의 계획은 이루어지지 못했다.남자 쪽 집안에서 그녀의 배가 잔뜩 불러있는데도 그녀에게 그 어떤 기회도 주지 않았으니까.소민아는 당시 아이를 이미 밴 상태였기에 자신이 조금만 더 노력하면 반드시 돌아봐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어코 아이까지 낳았다.하지만 그럼에도 남자 쪽 집안은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고 그녀의 딸까지도 모른 척했다.“회장님, 오셨어요? 안나가 회장님 보고 싶다고 계속 졸라서 어쩔 수 없이 데리고 왔어요. 얘도 참, 나한테는 안 이러면서 회장님은 엄청 좋아한다니까요.”소민아가 말했다.그리고 소민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소안나가 강지혁에게 안기려는 듯 활짝 웃으며 그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지나치게 쌀쌀맞은 강지혁의 눈빛에 소안나는 결국 겁을 먹고 중간에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그러고는 조금 눈치 보는 말투로 얘기했다.“아빠, 보고 싶었어요...”강지혁은 소씨 모녀를 한번 훑더니 별다른 감정이 섞이지 않은 말투로 한마디 했다.“늦었으니 이만 가봐.”“하지만... 안나는 아빠랑 여기서 같이 자고 싶어요... 그래도 돼요?”소안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소민아가 가르쳐줬던 그대로 얘기했다.소민아는 아이에게 반드시 양부인 강지혁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 하며 그를 진짜 아빠로 만들어야만 앞으로도 이렇게 맛있는 음식도 먹고 예쁜 옷도 입으며 마치 공주님처럼 살 수 있다고 했다.아이는 그녀의 말을 이해하기는 했지만 어떻게 해야 그를 진짜 아빠로 만들 수 있을지 몰랐다. 그래서 일단은 소민아가 시키는 건 뭐든 하기로 했다.아이는 공주가 되고 싶었고 그 누구에게도 무시당하고 싶지 않았으니까.강지혁은 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10화

    아마 지금의 강지혁이 유일하게 신경을 쓰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그의 아들인 강선율일 것이다.물론 겉으로는 그런 모습이 전혀 드러나지 않지만 말이다.고이준은 두 부자지간의 평소 모습을 떠올리면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만약 임유진이 살아있었다면, 만약 강지혁이 그녀를 향한 감정을 잊어버리지 않았다면 강지혁은 아마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표현도 하며 더 많이 사랑해줬을 것이다. 보통의 아버지들처럼 그렇게 아들과 친밀한 사이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찬 바람이 쌩쌩 부는 듯한 분위기가 아니라 말이다.하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고 강지혁은 임유진을 잊어버린 대가로 살 수 있게 됐으니 여러모로 다행인 결과였다.“회장님은 사모님을... 정말 많이 사랑하셨습니다.”고이준이 답했다.“내가?”강지혁이 코웃음을 쳤다. 주위에서 임유진과 그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그는 마치 책이라도 읽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분명히 자기 얘기인데도 전혀 다가오는 바가 없었다.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만약 내가 정말 그 여자를 그토록 사랑했다면 이렇게도 쉽게 잊어버리지 않았겠지. 그런데 난 그 여자와의 모든 기억을 다 잊었어. 그렇다는 건 내 기억에 남을 만한 여자는 아니었다는 소리야.”강지혁이 차갑게 말했다.고이준은 그 말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그의 기억이 사라진 게 김재호 때문이라는 걸 그는 말할 수 없었다.기억을 잃은 것으로 그때의 감정을 다 지울 수 있게 됐는데 만약 다시 기억이라도 났다가는 강지혁이 또다시 무너질 테니까.차량이 강씨 저택에 멈춰서고 강지혁이 차 안에서 내렸다.그리고 집사는 그런 강지혁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을 건넸다.“소안나 아가씨와 소민아 씨가 와 계십니다.”집사가 말한 소안나가 바로 강지혁이 입양한 딸이었다. 그런데 입양이라고는 하나 생모가 살아있어 합법적인 입양절차는 밟지 못했다. 그러나 강씨 가문은 대외적으로 소안나를 입양했다고 얘기했기에 사람들은 입양절차 같은 것이 없어도 그녀가 강씨 저택에 양녀인 것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09화

    “강지혁, 너...!”강현수가 뭐라 말하려는데 이한이 다급하게 달려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지혁아, 신경 쓰지 마. 현수 이놈이 아까 술을 좀 많이 마셔서 헛소리하는 것뿐이야.”이한은 말을 마친 후 얼른 강현수의 손을 잡으며 옆으로 잡아당겼다.하지만 그의 손에 끌려갈 강현수가 아니었다.“놔. 강지혁한테 확실하게 물어야 할 게 있으니까.”“현수야. 너 오랜만에 돌아온 거잖아. 안 그래도 너랑 가고 싶었던 곳이 있는데 지금 갈까? 기왕이면 다른 애들도 부르자, 어때?”이한이 필사적으로 화제를 바꾸며 강현수를 설득했다.그런데 그때 가만히 있던 강지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한아, 현수 놔줘. 나 때문에 일부러 왔다는데 궁금한 거 다 해결하게 하고 보내야지 않겠어?”이한은 그 말에 속으로 제발 싸움이 일어나지 않게 빌며 강현수의 손을 놓아주었다.강현수는 웃는 듯 마는듯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강지혁을 보며 눈앞에 있는 사람이 정말 강지혁이 맞나 싶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어쩌면 이런 느낌이 드는 게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서로 연락 한번 주고받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강현수는 지난 5년간 일부러 더 강지혁과 만나는 것을 피했고 그에게 먼저 연락도 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임유진의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한데 강지혁과 만나면 더 고통스러워질 게 뻔했으니까.“유진이를 아직도 사랑해?”강현수가 물었다.“아니. 안 사랑해.”시원하고도 명쾌한 대답이 강지혁의 입에서 흘러나왔다.“대답 들었으니 이제 만족해?”강현수는 그의 대답에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는 강지혁의 두 눈이 말도 안 될 정도로 정말 아무런 동요도 없었으니까.정말 더 이상 임유진을 사랑하지 않는다고?강현수는 좀처럼 이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강지혁한테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강지혁이 파티장에서 나오자 고이준이 예를 갖춰 차량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고이준은 오늘 처리해야 할 일 때문에 강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08화

    이한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하지만 되도록 강지혁 앞에서 유진 씨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더 이상 유진 씨에게 별다른 마음이 없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남들 입에서 유진 씨 이름이 나오는 걸 썩 좋아하는 눈치는 아닌 것 같았으니까.”“강지혁이 정말 유진이를 잊었다고...?”강현수의 표정이 완전히 일그러졌다.“그럼 뭐 이미 죽은 사람을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까? 현수야, 고작 여자 하나가 곁에서 사라진 것뿐이잖아. 물론 강지혁의 아들까지 낳은 여자는 흔하지 하지만...”이한은 강지혁의 아들을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이는 이제 고작 5살밖에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강지혁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그런지 머리는 지나치게 똑똑하고 또 또래 아이들답지 않게 냉랭한 구석이 있었다.실제로 이한은 강지혁의 아들과 한번 만났다가 뼈도 못 추리고 벙찐 얼굴로 5살짜리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어야만 했다.그리고 그날 그는 그 꼬맹이가 제 아들이 아닌 것이 천만다행으로 느껴졌다. 만약 자신에게 그런 아들이 있었으면 아마 평생을 아들에게 잔뜩 눌린 채로 살았을 테니까.강지혁의 아들을 제압할 수 있는 건 강지혁뿐이었다.강현수는 이한의 말에 표정이 점점 급격히 어두워졌다.고작 여자 하나가 곁에서 사라진 것뿐이라고?그 여자 때문에 강지혁은 하마터면 미친놈이 될 뻔했는데 그렇게도 사랑했던 여자를 고작 5년도 안 돼서 잊어버렸다고?강현수는 와인을 한입에 마셔버리더니 이내 잔을 내려놓고 강지혁 쪽으로 걸어갔다.“야, 현수야!”이한이 뒤에서 강현수를 불렀다.‘저 녀석 설마 지혁이 앞에서 유진 씨 얘기를 꺼낼 생각인가? 설마... 저 녀석이야말로 아직도 유진 씨를 잊지 못한 거 아니야?!’이한은 즐거운 파티장에서 임유진 때문에 두 사람이 괜한 소란이 일으킬까 봐 얼른 강현수의 뒤를 따라갔다.실제로 두 사람은 임유진 때문에 하마터면 치고받고 싸울 뻔하기도 했으니까.강현수가 강지혁의 앞에 멈춰 서자 강지혁과 얘기를 나누던 남자가 얼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07화

    강지혁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도 또 이렇게 마치 임유진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울분과 속상함을 잔뜩 털어놓았다.그런 그를 보며 강현수는 하고 싶었던 말들을 결국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그 뒤로 강현수는 해외 시장을 넓히는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며 S 시를 떠났다. 사실 충분히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되는 일이었지만 그는 당시 S 시에 있는 게 숨이 막히고 또 너무 고통스러워 자신이 직접 가기로 했다.하지만 해외로 가서도 그는 여전히 임유진 생각밖에 머릿속에 없었다. 그는 당시 질투 때문에 그녀를 모른 척했던 자신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지속해서 죄책감에 시달렸다. 만약 그때 차에서 내려 그녀의 사정을 들어줬으면 그녀가 강지혁과 결혼할 일도 없었을 것이고 그녀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일도 없었을 테니까.그리고 차라리 그때 임유진이 아무리 원치 않아도, 아무리 강지혁을 사랑한다며 버텨도 억지로라도 그녀를 데리고 갔어야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렇게 했으면 임유진은 꽤 오랜 시간 그를 미워했을 테지만 적어도 이 세상과 완전히 작별하지는 않았을 테니까.강현수가 시선을 내리며 조금 어두운 얼굴로 과거를 회상하던 그때 익숙한 누군가가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강현수의 바로 옆으로 다가온 남자는 다름 아닌 그와 강지혁의 오랜 친구인 이한이었다.이한은 조금 의외라는 얼굴로 강현수를 바라보았다.“언제 돌아온 거야?”“며칠 전에.”강현수가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답했다.“돌아왔으면 왔다고 얘기를 해줬어야지. 오늘 파티에 참석 안 했으면 너 왔는지도 몰랐을 거 아니야.”이한이 불만인 듯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이제 알았잖아.”강현수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더니 다시 시선을 돌려 강지혁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딸을 하나 입양했다고 하던데... 정말이야? 그리고 그 딸의 친모랑 꽤 사이가 가깝다지?”강현수는 줄곧 해외에만 있었지만 강지혁의 소식은 계속해서 듣고 있었다.그래서 강지혁이 2년 전에 웬 여자아이를 한 명 입양하고 그 아이의 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06화

    모든 건 다 강문철의 시나리오대로였다. 딱 한 가지, 임유진이 정말 강지혁을 위해 목숨을 내걸었다는 사실을 빼고 말이다.물론 임유진이 천만분의 일의 확률로 정말 그런 선택을 했을 때를 대비해 미리 대책을 마련해두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임유진의 목숨을 살려주라는 것까지만 얘기했을 뿐 그 뒤의 일은 김재호에게 얘기해주지 않았다.그래서 김재호는 어쩔 수 없이 지금부터는 자기가 직접 이후의 일을 설계해야만 했다. 물론 그의 선택이 옳은 것인지는 그조차도 모르지만 말이다.강문철은 강지혁에게 약점이 없기를 바랐다. 그래서 제일 큰 약점이자 유일한 약점이 임유진을 처리해버렸다. 그러나 결국 강문철은 내기에서 지고 말았다. 강지혁에게도 졌고 임유진에게도 졌다.‘만약 회장님이 살아계셨다면 지금 이 상황을 보고 생각을 달리하시지는 않았을까?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일은 정말 맞는 일일까?’김재호는 속으로 되뇌다 쓰러진 강지혁을 잠깐 바라보더니 이내 그의 곁으로 다가가 강지혁만 들을 수 있게 나지막이 속삭였다.“만약 임유진 씨가 대표님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맞다면 그 언젠가 다시 대표님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겠죠. 하지만 만약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그저 그 정도의 마음이었다는 뜻이겠죠.”...5년 후.화려한 파티장 안은 늘 그렇듯 S 시의 부잣집 자제들이 가득 몰려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더 눈에 띄는 건 단연코 GH 그룹의 회장인 강지혁이었다.이제 고작 34세밖에 안 된 나이로 회장직에 오르게 된 그였지만 그는 강문철이 세상을 떠난 후 5년간 완벽하게 회사를 운영해 나가며 진정으로 회사의 주인이 되었다.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에게는 아들과 양녀가 각각 한 명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여자들은 늘 그의 눈에 들고 싶어 하며 틈틈이 강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를 노렸다.그리고 오늘도 역시 여자들은 파티라는 훌륭한 교류 장소를 빌려 그와 거리를 좁혀가며 강지혁과 인사를 나눌 때 은근히 눈빛을 던졌다.하지만 강지혁은 마치 감정이라고는 없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05화

    고이준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유골함이라니... 설마...!’그는 잔뜩 긴장한 마음으로 강지혁 쪽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강지혁은 마치 얼어붙기라도 한 듯 김재호의 손에 든 유골함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유진이는...?”그러다 한참이 지난 뒤에야 입을 열고 말을 내뱉었다.“바로 앞에 계시잖아요.”김재호가 유골함을 가리키며 말했다.하지만 강지혁은 그의 말을 듣지 못한 것인지 다시 한번 큰소리로 물었다.“유진이는 어디 있냐고!”그러자 김재호가 피식 웃었다.“대표님, 상식적으로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 높은 절벽에서 떨어졌는데 임산부였던 몸으로 정말 살아날 수 있었겠습니까? 그 상황에서 아이 하나 남긴 것도 천운이었습니다.”강지혁은 그 말이 끝나자마자 마치 들어서는 안 될 얘기를 들은 것처럼 흥분하며 김재호를 향해 달려들었다.그런데 그때 그의 행동을 예상한 건지 김재호가 유골함을 위로 번쩍 치켜들었다.“유골함이 산산조각이 나고 안에 담긴 임유진 씨의 유골이 아무렇게나 흩뿌려져도 괜찮으시면 얼마든지 주먹을 휘두르세요.”그 말에 강지혁의 주먹이 멈췄다.그는 이를 꽉 깨물며 김재호를 노려보더니 이내 그의 손에서 유골함을 빼앗아 들었다. 그러고는 유골함이 부서질 듯 자신의 품에 끌어안았다.유골이라니,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당시 아버지의 유골함을 품에 안아 들었을 때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 순간인 줄 알았는데 임유진의 유골함을 품에 안아 드니 그때보다 더한 고통이 밀려드는 게 느껴졌다.임유진의 화사했던 미소와 그녀의 달콤했던 목소리가 아직도 이렇게도 생생한데 이제는 두 번 그녀를 다시 만날 수도 없고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다고?“혁아, 사랑해.”“혁아, 나는 너랑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어. 너도 있고 나도 있고 우리 아이들도 있는 행복한 가정을 꼭 이루고야 말 거야.”“혁아, 널 용서할게.”“널 용서하기로 한 거 아이들 때문이 아니야. 그러니까 잘 살아.”진지했던 얼굴, 행복해하며 웃던 얼굴, 조금은 힘들게 미소짓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