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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임유진이 들어가자 고이준이 문을 가볍게 닫았다.

유진을 데리고 들어간 것은 유진의 말 몇 마디 때문이 아니라 강지혁이 유진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아마 강 대표님은 단지 유진이 마음을 돌리기를 바랄 수도 있다. 방금 유진의 난처한 얼굴을 보니 강 대표님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이준의 기분이 자기도 모르게 좋아졌다.

그 시각 비서실에 있던 비서가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이준에게 물었다.

“고 비서님, 방금 대표실로 들어간 여자는 누구예요?”

여자의 옷차림으로 보아 대표실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 같지 않았다.

그때 이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알 필요 없어요. 알아야 할 때가 되면 자연히 알게 될 거예요.”

그전에는 함부로 혀를 놀리면 강 대표의 금기를 범하는 것이다.

…….

사무실 안, 유진은 불안한 모습으로 서서 책상 앞에서 서류를 보고 있는 지혁을 바라보고 있다. 아주 어색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이전에 유진은 입버릇처럼 지혁의 곁에 있는 것을 거절했고 유진은 그 이후로 두 사람은 더 이상 아무런 관계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말을 번복하는 시기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유진은 또 지혁의 앞에 섰다.

다만 지금의 지혁은 유진이 처음 보는 모습이다.

이렇게 큰 사무실에서 지혁은 네이비 색상의 정장을 입고 앞머리를 반듯하게 빗어 포만한 이마를 드러냈다. 긴 속눈썹에 복숭아꽃 눈동자로 열심히 서류를 보고 있다.

라인이 아름다운 목에는 하늘색 넥타이가 있다.

지혁의 긴 손가락은 검은색 사인펜을 쥐고 있었으며 펜을 잡고 서류에 서명하는 모습이 아주 우아했다.

순간 지혁의 목소리가 고요한 분위기를 깼다.

“누나는 그렇게 계속 날 보려고 온 거야?”

유진은 지혁이 아직도 누나라는 호칭을 부를 줄은 생각지도 못해 흠칫 놀랐다.

유진은 그 호칭이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 유진은 아주 순진하게 지혁을 집으로 데려와 동생으로 여겼다.

“할 말이 있어.”

유진은 메마른 입술을 핥고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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