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69화

그처럼 오만한 남자가 어떻게 허락할까?

“그러니 날 만나준 게 내가 뭘 부탁하든 거절하기 위함이지. 맞지?”

임유진은 아주 씁쓸하게 말했다.

강지혁은 순간 입꼬리를 씩 올리고는 유진의 머리를 귀 뒤로 가볍게 넘겨주었다.

“그때 네가 내 곁에 남지 않겠다고 했어. 내가 네 운명을 바꿔주지 않아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어…….”

지혁의 동작은 그토록 우아하고 목소리는 그토록 부드럽다.

지혁은 허리를 굽히고 유진의 귓가에 가볍게 말했다.

유진의 귓가와 목에는 온통 지혁의 숨결뿐이다.

그러나 유진은 몸이 뻣뻣해지고 무거운 돌멩이가 가슴을 누르고 있는 것처럼 숨을 쉴 수 없었다.

“내가 누나를 만난 것은 단지 누나가 그때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 얼마나 우스운지 알려주기 위함이야.”

지혁이 유진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 순간 유진은 얼음 속으로 뛰어 들어간 것 같았다.

…….

그렇다, 정말 우습다.

유진은 자신이 어떻게 지혁의 사무실에서 나왔는지조차 기억이 안 났다.

처음부터 지혁은 유진의 요구에 응할 생각이 없었고 유진은 지혁에게 요구할 자격도 없었다.

이번 만남은 자기를 모욕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튿날 출근할 때도 유진은 신경이 온통 할머니한테 있었다. 엄마 쪽 친척이 외할머니의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했다. 비록 정신을 차렸지만 대부분 기억이 없고 하루 종일 큰삼촌을 만나겠다고 했다.

의사가 알츠하이머라고 말했다. 게다가 외할머니는 발병이 매우 빠르고 다른 사람은 몇 년 사이에 이 정도에 이르지만 외할머니는 단번에 이렇게 변했다. 아마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유진은 그 말을 듣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유진에게 더 최악의 상황만 있는 것 같았다.

“유진아, 의사도 말했어. 가능한 빨리 할머니에게 큰삼촌을 보여줘야 한대. 그게 할머니의 병세에 도움을 준대. 넌 그들을 얼마나 더 가둘 생각이야!”

친척은 하마터면 곧바로 유진을 양심이 없다고 꾸짖을 뻔했다.

유진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유진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퇴근할 시간이 되자 유진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강현수가 유진이한테 사귀자고 했던 대답 듣으러 찾아올테고.. 유진이는 외할머니 얘기 강현수한테 할 꺼 같은데.. 그럼 지혁이가 나중에 이한이 통해서 알꺼고.. 강현수한테 유진이 뺏기지 싫어서.. 유진이 절대 안놓아주겠네!!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