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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그 전날 밤새 자지 못한 데다 어제 할머니 일 때문에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하여 임유진은 붕붕 떠다니는 것 같았다.

한참을 걸다가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쳐 곧바로 바닥에 넘어졌다.

다행히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 별로 아프지 않다.

유진이 일어나려고 할 때, 한 사람이 빠른 걸음으로 유진에게 달려가 유진을 부축했다.

유진이 고개를 들자 생각지도 못한 곽동현이었다.

“어떻게…….”

“길가에 차를 세웠으니 제가 데려다줄게요.”

동현이 말했다. 방금 유진이 집에 데려다주는 걸 거절했지만 걱정이 되어 운전을 하고 유진의 뒤를 따랐다.

“아니에요. 혼자 갈 수 있어요.”

유진이 말했다.

“방금 행인과 어깨를 살짝 스쳤을 뿐인데 넘어졌잖아요. 어떻게 걱정이 안 돼요? 길가에 차를 세웠으니 이렇게 시간 낭비하지 말고 나랑 같이 가요. 경찰에게 발견되면 주차위반 딱지가 붙고 벌금을 물게 될 거예요.”

동현이 말했다.

동현이 고집을 부리자 유진은 한숨을 쉬며 차에 올랐다.

동현은 운전을 하고 유진의 월세방으로 갔다.

“사실 걱정할 필요 없어요. 내가 집에 데려다준다고 해서 유진 씨가 어떻게 해야 하는 게 아니에요. 제가 유진 씨의 전 남자친구와 비교가 안 된다는 걸 알아요.”

동현이 진지하게 말했다.

“단지 가다가 사고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어 데려다주는 거예요.”

“고마워요.”

유진이 말했다. 사실 유진에게 과거는 이제 꿈과 같다.

이제는 어울리지 않는 그 사람이 유진이다. 그 어떤 사람이 감옥살이를 한 여자와 결혼하려고 할까?

“이틀 전 유진 씨가 포르쉐에 타는 걸 봤어요.”

동현은 조금 망설였다.

“유진 씨가 진짜 좋은 상대를 찾는다면 저도 기뻐할 거예요. 하지만…… 유진 씨가 속을까 봐 걱정돼요. 그래도 잘 알아보고…….”

“그 사람은 제 남자친구가 아니에요.”

유진이 동현의 말을 끊었다.

“단지 그 사람의 물건을 주워 나한테 식사를 대접한 거예요.”

“그렇군요.”

동현은 순간 희망이 생긴 표정을 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유진의 월세방 앞에 도착했다.

“동현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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