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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난 단지 경찰이 그들을 풀어주기를 바랄 뿐이야. 네 말 한마디면 가능한 일이잖아.”

임유진이 급하게 말했다.

“말 한마디로 가능한 일이 맞아. 그런데?”

유진의 초조한 모습과 달리 강지혁은 아주 아주 덤덤하게 말했다.

유진은 주먹을 꽉 쥐더니 한숨을 쉬고는 지혁을 바라보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그들을 풀어줄 거야?”

지혁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잡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천천히 유진에게 다가갔다.

지혁은 가볍게 유진의 손을 잡았다.

“누나, 손이 아주 차가워.”

유진의 몸이 굳었다. 지혁의 손과 비교하니 유진의 손은 아주 차가웠다.

지혁은 고개를 숙이고 유진의 손을 잡더니 손을 녹여주었다.

아주 능숙한 동작이었다. 아주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동작이 마치 아끼는 보물을 다루는 것 같았다.

‘맙소사!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유진은 자신에게 잡생각을 하지 말라고 외쳤다.

그때 지혁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손이 따뜻해진 거 같아?”

“응…… 좀 따뜻해졌어.”

유진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빼려고 했지만, 지혁이 유진의 손을 꽉 잡았다.

“피하지 마. 조금 더 따뜻하게 해줄게.”

지혁이 말했다.

유진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지혁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의 냉담한 모습과 지금의 부드러운 모습은 마치 두 사람인 것 같다.

손은 점점 따뜻해졌지만 유진의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해지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 그들을 풀어줄 거야?”

유진은 견디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누나는 왜 갑자기 그들을 풀어주겠다고 생각을 바꾼 거야?”

지혁은 대답하지 않고 반문했다.

“외할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외할머니가 더 이상 이 일로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유진이 사실대로 말했다.

“그래? 누나는 할머니가 아주 중요한가 봐. 불과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할머니 때문에 나한테 찾아와서 부탁하네.”

지혁은 마치 첼로를 연주하는 것처럼 부드럽게 말했다.

유진은 공기에 온통 지혁의 숨결인 것 같았으며 온몸의 피가 지혁이 잡고 있는 두 손으로 솟구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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