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111 - 챕터 120
1053 챕터
제111화
이건 민준이 임유진에 대한 미련이 아니었다.하지만 민준은 지금 아무리 괴로워도 말할 수 없는데, 진세령이 오해할까 걱정되기도 했다.“세령아, 내가 말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소민준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세령은 민준을 쳐다보며 말했다.“민영이가 다친 것이 임유진과 관련이 있는 거야?”민준은 아연실색하더니 약혼녀를 바라보며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민준의 이 표정을 본 세령은 자기 생각이 맞았다고 느꼈다.“관련이 있긴 하구나. 설마 임유진이 감옥에서 어떤 사람을 알게 된 거야? 그리고 이 사람의 세력이 대단하고?”세령은 계속 추측하고 있다.민준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또 다른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그렇구나, 내가 다친 게 임유진 때문이었네!”소민영이 절룩거리며 걸어왔다. 민영은 오빠와 세령 언니를 불러 함께 거실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결국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민영은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해 억울해 죽을 지경이었다. 발이 골절되었고, 병원에 입원하여 고생한 것도 모자라 친구들의 놀림이 되었다.하지만 결국 누가 민영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빠 약혼식에도 참석할 수 없었다.민영은 마음속으로 화가 부글거리고 있었는데 마침 자신의 이 상처가 유진이 사람을 시켜 꾸민 것이라는 것을 듣게 된 것이다. 순간 민영은 화가 치밀어 올라 당장 유진을 찾아서 한바탕 따지고 싶었다.“오빠, 오빠가 계속 임유진 편에 선다면 나 앞으로 오빠를 만나지 않을 거야. 내 발은 언제 나을지도 몰라. 후유증이라도 생긴다면, 나는 절름발이가 될 거야. 오빠, 임유진이 이렇게 다른 사람을 시켜 나를 해쳤는데, 나도 반드시 임유진의 다리를 분질러 놓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내 이름 석 자를 거꾸로 쓸 거야!”민영은 독설을 퍼부으며 휴대폰을 꺼내 사람을 부르려 했다.“내가 말했잖아, 너 아무 일 없이 지내고 싶으면 이제는 임유진을 찾아 귀찮게 하지 말라고!”민준이 호통쳤다.“왜 그래야 하는데? 임유진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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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장
소민영은 기절할 뻔했다.민영이 이번에 그렇게 큰 상처를 입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뜻밖에도 이것은 임유진을 위한 강지혁의 화풀이였다.‘왜 임유진인 거지?’지난날 진애령은 유명한 미인이었다. 반면 유진은…… 유진도 괜찮았다고 인정하더라도, 3년 동안 옥살이를 했고 지금은 또 거리를 청소하는 청소부이며, 관리도 하지 않는 유진이 예쁘면 얼마나 예쁘겠는가?미녀에 익숙해진 지혁이 어떻게 유진에게 마음을 줄 수 있단 말인가?“그러니 이제는 임유진을 귀찮게 하지 마.”소민준은 여동생에게 경고했다.“그리고 내가 오늘 너에게 한 이런 말들은 마음속에 묻어두고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마. 부모님에게도 안돼! 강지혁은 이 일을 다른 사람이 알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단 말이야. 내가 오늘 너희들에게 말한 것도 이미 큰 금기를 범한 거야.”민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민영은 화풀이할 방법을 생각했을 것이지만 지혁은…… 정말 이 사람을 화나게 한다면, 소씨 가문은 아마 S시에 머무르지 못할 것이다.그 사람에 관해…… 누군가는 지혁을 S시의 제왕이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지혁을 비즈니스계의 군신이라고 하며, 또 누군가는 지혁이…… ‘미치광이’라고, 한다.예전에 지혁에게 접근하고 싶었던 한 여자가 호텔 지배인을 매수하여 지혁이 묵고 있는 호텔의 방 번호와 비상키를 받고 화끈한 밤을 보내려 했다고 한다.하지만 결국 그 여자는 침대 시트에 싸여 호텔 입구의 도로에 그대로 던져졌고, 그 후 그 여자의 가족 기업은 곤두박질쳤다. 원래 부잣집 따님이었지만 결국 1년도 안 되어 빈털터리가 되어 클럽에서 몸을 파는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한다.그리고 매수된 그 호텔 지배인은, 그 후 S시에서 아무도 그 호텔 지배인을 다시 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 어떤 사람은 그 호텔 지배인이 S시를 떠났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그가 죽었다고 하며, 또 어떤 사람은 그가 인신매매범에게 끌려가 외국에서 막노동했다고 한다.아무튼 여러 가지 추측이 다 있다.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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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이런 생각에 소민준은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며 옆에 있는 진세령을 바라보았다.지금 소 씨네 집과 진 씨네 집은 한배를 탔다. 강지혁이 임유진에게 관심이 있다면…….그래도 겨우 여자 하나를 위해 소 씨네 가문과 진 씨네 가문에 손을 댈 정도는 아니라 생각했다.어쨌거나, 유진이 그해에 그런 결과를 맞게 된 건 완전히 유진의 자업자득이었으니 말이다!————유진은 아주 긴 꿈을 꾸었다.꿈속에서 유진은 마치 다시 감옥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유진이 아무리 도망치고 애원해도 그 고통을 피할 수 없었다.뼈를 찌르는 듯한 차가운 물, 더럽기 그지없는 쓰레기들, 그리고 주먹질과 발길질, 다 너무 생생했다. 상대방이 발로 유진의 머리를 밟고, 비웃으며 말했다“이것 봐, 이 사람은 변호사야, 지식인이라고. 그런데 지금, 우리와 똑같이 모두 감옥에 갇혀 있잖아? 아니지, 우리보다 못해, 우리는 사람을 때릴 수 있는데 이 여자는 맞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야!”이런 고생을 도대체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 걸까? 왜…… 유진은 분명 아무 잘못도 없는데 왜 이런 고통을 견뎌야 한단 말인가?“임유진, 네가 가장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 바로 네가 s 시의 주인에게 미움을 샀다는 거야.”“임유진, 강지혁에게 미움을 산 사람은 다 안 좋게 끝났어.”“임유진, 강 대표님이 자비로워 네 목숨을 원하지 않은 거지, 그렇지 않으면 너는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자비로운가? 3년 동안 감옥에서 온몸 가득 상처를 입었고, 심지어 평생 아이를 가지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것도 자비로운 것인가?너무 괴로워, 몸이 터질 것 같았다.괴로워 죽을 지경인데, 누가 와서 유진을 구할 수 있을까?“하지 마…… 하지 마…….”유진은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무엇으로부터 도망치려는지 몰랐다. 몸의 이 괴로움을 벗어나려 했던 걸까, 아니면 이런 비참한 운명을 벗어나려 했던 걸까?누가 유진을 도울 수 있고, 또 누가 유진을 보호할 수 있을까?“누나, 괜찮아, 나 여기 있어. 아무도 누나를 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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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하지만…… 너 옷차림이…….”강지혁은 그제야 반응했다. 지금 지혁이 입고 있는 이 옷차림은 어젯밤 할아버지를 모시고 밥을 먹을 때의 옷차림이다.만약 혁이라면 당연히 이런 옷을 입을 수 없을 것이다.그러나 어젯밤의 일을 겪은 후, 지혁은 오히려 이제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조만간 임유진에게 지혁의 진정한 신분을 밝혀야 했으니 말이다. 다만 지금 그 순간이 생각보다 일찍 다가왔다.그리고 유진이 지혁의 신분을 알게 되면 당당하게 유진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옷차림이 달라도 나는 여전히 혁이야, 그렇지?”지혁이 미소를 지은 채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유진이 아무리 바보라도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현실이 유진이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너 노숙자가 아니었어?”“아니야.”지혁이 인정했다.“그럼 넌…… 왜 노숙자 행세를 하고 있었어?”속았다는 생각이 자기도 모르게 피어났다. 유진은 눈을 부릅뜨고 지혁을 바라보며 두 손으로 몸을 덮은 이불을 꼭 잡고 있었는데 손가락이 떨려왔다.유진이 알고 있던, 순수하고 의지할 곳이 없는 동생이, 사실 유진이 알고 있는 그 사람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진의 일방적인 느낌일 뿐이다.한지영의 말대로 유진은 지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면서 경솔하게 지혁을 집으로 데려갔다.그리고 지혁은, 분명 노숙자가 아니라면서, 왜 유진과 함께 그 좁은 오피스텔에서 살았던 걸까? 함께 동거했던 그날들은 또 지혁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내가 사칭한 것이 아니라 누나가 그렇게 생각했어. 나는 바로잡지 않았을 뿐이야.”지혁이 말했다.유진은 숨이 막혀 한동안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그…… 그럼 왜 나랑 같이 살아? 너 분명히 집이 있는데!”유진이 지혁을 노려보았다.“누나랑 함께 사는 게 좋았어, 그리고…….”지혁은 말하면서 손을 들어 유진의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누나가 날 ‘원해서’ 내가 남은 거야, 안 그래?”입술을 깨물고 있는 유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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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모든 걸 다 해서라도 그녀를 보호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사람들은 그가 모질다며 무정하다며 욕했지만, 이런 그가 그녀를 보호하고 싶다고 생각 할 줄이야.“괜찮아, 네가 두려워하던 일은 어젯밤에 일어나지 않았어. 내가 제때 달려갔거든.”강지혁이 말했다.정말 그가…… 그녀를 구했다!임유진은 고개를 들어 멍하니 가까이에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런데 네가 어떻게 거기에서 나를 구할 수 있었어?”그는 분명 어제 그녀와 함께 그곳으로 가지 않았는데 말이다!“누나 기억 안 나? 누나가 나한테 전화해서 구해달라고 했어.”그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괜찮아, 제때 도착했어.”전화 한 통에 백 킬로미터보다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달려와 나를 구했다고?!임유진의 마음속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놀라움이 피어났다.그는 말하면서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조심스럽게 그녀의 몸에 덮었다.“누나 손이 거울 조각에 긁혔을 뿐이야. 아마 손은 며칠 동안 치료해야 할 것 같아. 만약 나중에 흉터가 남으면 내가 좋은 의사 찾아서 손에 생긴 흉터 없애 줄게.”임유진은 그제야 자신의 오른손에 거즈를 두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충격적인 일들 때문인지 오른손이 다친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누나는 어제 일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어?”강지혁이 정색한 채로 물었다.임유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어젯밤 설날 음식을 먹다가 발생한 일들을 하나하나 솔직하게 강지혁에게 말해주었다.듣고 있던 강지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녀의 친척들은 정말…… 그녀를 이런 식으로 바보에게 보내다니! 이건 정말 말 같지도 않은 일이었다!그는 그녀에게 이런 짓을 한 사람들 중 그 누구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그때, 강지혁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강지혁은 발신 번호가 뜨는 것을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린 후 유진에게 말했다.“내가 신분을 숨긴 건 내가 누나를 속인 거니 누나가 사과를 원하다면 원하는 대로 사과할게. 하지만 지금은 병원이니까 누나 몸부터 추스르고 나중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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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강 씨 어르신은 손에 든 전화를 노려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옆에 있는 간병인에게 넘겨주었다.걱정 안 해도 된다고? 그렇다면 정말 좋겠지만, 확실하지 않은 다짐이 가장 무서운 법이다. 지난날 그의 아들도 그에게 같은 말을 했었다.“아빠, 나는 한 여자를 위해 강씨 가문을 저버리지 않을 거예요.”그러나 결국 아들은 한 여자를 위해 강씨 가문을 버리고 목숨도 버리게 되었다!“그 여자가 누군지 알아봐. 그 여자에 관한 모든 상세한 자료를 알아야겠어.”강 씨 어르신은 담담하게 명령했다.“알겠습니다.”병실 모퉁이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고 금테 안경을 쓴 채 노트북에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던 남자가 대답했다.————임유진은 병실 침대에 누워 있었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엉망진창이었다.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너무 많은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그녀는 제대로 정신을 차릴 시간이 없었던 것만 같았다.이때 의사와 간호사가 와 그녀를 살폈다. 그들은 기본적인 검사들과 그녀의 피를 채혈해 갔고 검사 절차가 몇 개 더 남았다며 오후에 피검사 결과가 나온 후에 다시 보자고 했다.그리고 누군가 병실 밖에서 문을 몇 번 가볍게 두드린 후에 문을 열고 들어왔다.임유진이 고개를 돌려보니 상대방은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깔끔하고 점잖아 보이는 남자였다. 나이도 그녀랑 비슷한 또래 같아 보였다.상대방은 임유진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유진 씨, 안녕하세요, 저는 고이준입니다…… ‘혁이'의 개인비서예요. 이건 유진 씨 휴대전화와 가방이에요. 가방 안에 사라진 게 없는지 확인 해 보셔도 됩니다.”상대방은 핸드폰과 가방을 임유진의 침대 머리맡에 놓고 말했다. 그가 막 물러나려 할 때 임유진이 그를 불렀다.“그…… ‘혁이'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에요?”고이준은 공손하게 말했다.“임유진 씨, 때를 기다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겁니다. 저는 그저 그의 비서일 뿐이에요.”“그럼 내 친척들이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을까요?”임유진은 질문을 바꾸어 물었다.고이준은 그녀의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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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그녀가 가방을 열고 안에 있는 물건들을 보았지만 사라진 물건은 없었다.그리고 그녀의 휴대전화를 박 씨 집에서 발견하고 가져왔지만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임유진이 다시 전원을 켜자 부재중 전화와 문자 알림이 쏟아졌다.그중에는 외할머니 번호, 한지영의 번호 또 다른 낯선 번호들도 있었다.외할머니가 전화한 이유는 임유진이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다만 한지영이라면…… 임유진은 20통 가까이 걸려 온 전화를 보고 서둘러 전화를 걸었다.곧 한지영이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유진이야?”“응, 내 핸드폰이 어제 맛이 가서 방금 켰는데 너 전화했었네?”임유진이 말했다.한지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세상에, 내가 어제 저녁에 너한테 전화하니까 통화가 안 되더라고. 설날에 외갓집에 간다고 하길래, 나는 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돼서 전화해 봤어. 솔직히 너의 외갓집의 친척들중에 외할머니만 너한테 잘해 주시고 다른 사람들은 다 나쁜 사람들이잖아.”한지영은 끊임없이 말을 뱉었다. 그녀는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연락이 안 되자 점점 불안했었다. 만약 오늘 점심에도 연락이 안된다면, 그녀는 오후에 직접 그녀의 외갓집으로 달려갈 생각이었다. 어차피 그녀도 주소를 알고 있으니까.“참, 어젯밤에 친척들이 무슨 짓을 한 건 아니지?”한지영이 걱정하며 물었다.“그들은 날 바보에게 며느리로 시집을 보내고 그 돈으로 집을 사려고 했어.”임유진은 숨기지 않고 어젯밤 외갓집에서 일어난 일들을 한지영에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한지영은 치를 떨며 말했다.“어떻게 그런 뻔뻔한 사람들이 다 있을 수 있지? 넌 괜찮아? 어디 다친 데 없어?”“다행히도 혁이가 나를 구해줬어. 난 괜찮아.”임유진이 말했다.“그럼 너 지금 오피스텔이야? 내가 갈게.”한지영이 말했다.“아니, 난…… 아직 외갓집에 있어. 지금 혁이와 함께 있으니까 돌아가면 다시 만나자.”임유진이 황급히 대답했다.한지영은 그 말을 듣자마자 화를 내며 임유진에게 조심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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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이때, 핸드폰에서 외할아버지가 재촉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유진이에게 빨리 경찰서에 가서 사건을 철회하라고 해. 첫째와 사람들이 다 나올 수 있도록 해야지.”“풀어주라고요? 뭘 풀어줘요? 그들이 죄를 지었으니, 가둘 수 있을 만큼 가둬야 해요!”“당신 아들딸인데, 다른 성을 딴 애 때문에 꼭 그래야겠어?”“뭐가 다른 성을 딴 애예요?, 유진이도 내 외손녀예요! 애가 엄마도 없는데, 나라도 힘이 돼줘야 해요!”“당신 이러다가 나중에 다 당신을 외면할 거야. 아님 혹시 감옥살이를 한 외손녀가 나중에 당신의 시중을 들고 임종까지 지키게 하고 싶은 거야?”두 노인은 휴대전화가 아직 통화 상태라는 것을 잊은 듯 다투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외할머니가 통화 중이라는 것을 떠올리고 물었다.“유진아, 들려?”“네, 들려.”임유진이 말했다.“외할머니는 네가 아무 일이 없다는 것을 알면 됐어. 너의 큰 외삼촌, 둘째 외삼촌, 셋째 이모, 그리고 너의 사촌오빠, 사촌 언니 그들은 돈에 눈이 멀어 미친 짓을 했어. 너는 그 사건을 철회할 필요가 없다.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치러야지.”외할머니는 강경한 어투로 말하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임유진은 핸드폰을 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외할머니가 자신에게 전화한 이유가 이 일을 그만두게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전화를 해서 자신한테 경찰서 쪽에 큰 외삼촌, 둘째 외삼촌, 셋째 이모를 풀어달라고 말해주길 바랄 줄 알았다.그런데 뜻밖에도 외할머니는 오히려 그녀의 손을 들어줬다.어릴 때 아버지로 인해 외할머니에게 버려졌고, 그녀는 작은 마을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했었다. 그럴 때마다 할머니는 울먹이는 유진이의 손을 잡고 괴롭힌 아이들을 찾아갔다.그리고 매번 외할머니가 말했다.“유진이 울지 마. 할머니가 있잖아. 할머니는 유진이 편이야. 유진이는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않으니 다른 사람의 괴롭힘을 당해서도 안 돼!”외할머니는 그녀를 위해 다른 사람을 찾아 따지고, 그래도 말이 안 통한다면 그녀는 물불 안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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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그녀의 눈물은 항상 그를 당황하게 만든다. 그녀의 눈물을 멈출 수만 있다면 그는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갑자기 임유진이 강지혁의 품에 안겨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그녀는 이런 상황에서 왜 자신이 이런 행동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그를 안고, 자신의 얼굴을 그의 가슴에 기대었을 때, 그녀는 억누르고 있던 마음속의 그 고통을 그에게 마음껏 털어놓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강지혁은 고개를 숙이고 품속에서 목 놓아 우는 그녀를 보면서 그녀를 가볍게 껴안고 마음껏 울게 내버려 뒀다.임유진은 자신이 지금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알지는 못했지만, 하도 울어서 나중에는 눈물이 안 나오는 거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다.강지혁은 휴지를 들고 그녀의 얼굴에 묻은 눈물을 부드럽게 닦았다.“누나 도대체 무슨 일인지 나한테 말해 줄래?”“외할머니야.”그녀는 코를 훌쩍거렸다.“외할머니가 뭐라하셨어?”그는 어두운 눈빛으로 물었다.“아니, 외할머니는 무슨 일이 있냐고, 큰삼촌한테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어. 갇혀야 할 만큼 갇혀 있다고 하시면서 말이야.”임유진은 콧소리를 냈다.강지혁은 조금 의외라 생각했다.“이 외할머니, 그래도 괜찮은 분이시네.”“외할머니는 나에게 잘해 주셨어.”임유진이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녀는 외할머니가 이 정도까지 잘해 주실 줄은 몰랐다. 외할머니는 본인의 행동으로 온 가족이 자신에게 등 돌리고 적이 되더라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그럼 누나는? 친척들을 봐줄 거야?”강지혁이 물었다.임유진은 눈을 들어 눈앞의 사람을 쳐다보았다.강지혁이 말을 이었다.“누나가 풀어주라고 하면 경찰국에 전화해 사람을 풀어주라고 할 수 있지만, 만약 누나가 그들을 용서하지 못하겠다면 변호사를 찾아 그들이 평생 감옥에서 나오지 못하게 할 수 있어.”그는 이 일이 자신한테는 별것 아니라는 듯 시큰둥하게 말했다. 임유진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그녀 역시 법학을 전공했다. 같은 일이라도 사건의 흐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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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임유진은 조용히 바라보기만 했다. 그녀가 손바닥에 있는 그 흉측한 상처를 보았더라도 그녀의 표정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을 것이다.간호사가 임유진의 오른손에 다시 거즈를 감아 주었다. 임유진은 따끔함에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려졌지만, 신음 한 번 내지 않았다.“내가 할게요, 나가요.”강지혁이 간호사에게 말했다.간호사는 공손하게 방에서 물러났고, 강지혁은 거즈를 능숙하게 임유진의 오른손에 감았다. 그녀가 오른손에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그의 동작은 가볍고 부드러웠다.상처를 다 싸맨 후, 그는 거즈를 내려놓으며 말했다.“며칠 동안 가능한 한 오른손을 사용하지 말고, 아까처럼 주먹을 꽉 쥐지 마. 피를 얼마나 더 흘려야 그만둘 거야?”그녀는 그가 거즈를 감고 나서 마무리로 예쁘게 매듭 묶는 걸 보았다.“너 능숙하게 잘 묶는구나.”순간 그의 두 눈에 우울함이 스쳤다.“어렸을 때 좀 배웠어.”“그때 아버지는 여기저기 어머니를 찾아다녔어. 가끔 길에서 뒷모습이 비슷한 사람을 보면 달려가서 무작정 잡아당기곤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가 맞은 적이 많아.”그리고 그는 항상 아버지를 위해 상처를 싸맸고, 시간이 지나 자연스레 그의 솜씨도 능숙해졌다.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그는 한번도 다른 누군가를 위해 상처를 싸맨 적이 없었는데 오직 그녀만은 예외였다.“앞으로 거울 조각 같은 걸 손으로 막 잡지 마. 이번에는 네가 운이 좋아서 손 근육을 다치지 않았지만 자칫하면 앞으로 손을 못 쓸뻔했어.”강지혁이 말했다.임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하지만 어젯밤에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의식을 잃었을지도 몰라. 그러면…… 상대방은 마음껏 하고 싶은 걸 했겠지.”“아파?”그가 물었다. 어젯밤 그가 뛰어들었을 때 그녀가 손에 거울 조각을 쥔 채 피를 흘리고 있던 그 장면을 잊을 수 없었다.그는 본인의 의지만으로 이런 상황을 버티고 있는 여자를 한평생 본 적이 없었다. 정신은 혼미한 상황에서도 그녀는 의지로 꿋꿋이 버티고 있었다.“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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