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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그래, 나 부자 맞아: Chapter 1291 - Chapter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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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1화

“아버님, 어머님.안녕하세요. ”육경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깍듯이 인사를 올리더니 물었다.“그런데 어떻게 오셨어요?”그러자 신명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좌석에 앉아 아무 말 없었고 한영숙이 자상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리 딸 라이벌이고 네 소꿉친구인 그 아이가 오늘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지 보러 왔어.”육경서는 아무 말도 못 하다가 이내 가까이 다가가 낮은 소리로 설명했다. 세 사람의 모습이 상당히 친숙해 보였고 게다가 포스가 장난이 아니라서 쇼를 관람하는 앞줄 게스트 중에서 유난히 두드러져 보였다.특히 뒤에 앉은 두 사람은 시종일관 앞줄을 주시했고 유미나 옆에 앉은 후배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낮은 소리로 물었다.“미나 언니, 저 두 분이 육 도련님과 잘 아는 사이에요? 누구예요? 대단한 분들 같아요.”유미나는 육경서와 릴리만 알았고 나머지는 알 수 없었기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눈치를 보고 있을 때 옆에 앉은 릴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무대 뒤로 걸어가는 것을 보고 다급하게 말했다.“나중에 알려줄게. 친구가 찾아서 나갔다 올게.”말하는 동시에 유미나가 몸을 일으켜 나가자 후배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 릴리를 따라 나간 것임을 눈치채고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만일 유미나와 친해지면 자기도 신분 상승해 재벌 층에 진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다른 한편. 화장실에서 나오던 릴리는 갑자기 뛰쳐나온 사람과 부딪히려는 순간 그 사람의 손에 들려있던 커피가 자기 쪽으로 쏟아져 내리려는 것을 발견하고 재빠르게 뒤로 한 발짝 물러서자 상대는 연신 사과하며 말했다.“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처 발견하지...”말이 끝나기도 전에 릴리 쪽으로 쏟아지려던 커피가 그 여자의 드레스에 쏟아져내렸다. 릴리는 커피로 얼룩진 그녀의 하얀 드레스를 보고 다시 고개를 들어 그녀의 당황한 얼굴을 보더니 눈꼬리를 살짝 끌어올리며 말했다.“전 괜찮은데 그쪽 드레스 어떻게 해요?”갑작스러운 상황에 유미나는 말없이 서 있었고 그녀도 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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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2화

빨간 입술을 꼭 깨문 유미나는 솟구치는 분노를 가까스로 억제하며 속으로 릴리를 수없이 욕했다.‘망할 계집애가 예의라곤 전혀 없어. 부잣집 딸은 교양이 없어도 되는 거야?”하지만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속의 불만을 집어삼키는 한편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릴리가 자기가 누군지 모른다면 자기와 육경서와의 관계도 모를 것이고 그렇다면 아주 깨끗한 우정을 쌓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제가 이곳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러는데 혹시 탈의실까지 데려다줄 수 있어요? 주최 측에 드레스를 가져다 달라고 요구할 테니 바로 환복하고 나갈게요.”유미나는 서슴없이 릴리에게 요구를 제기했다.사실 유미나의 말에는 많은 뜻이 내포되었다. 주최 측에 직접 드레스를 요구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다는 뜻으로 자기 신분이 낮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냈고 새 드레스로 갈아입더라도 집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히 약속이 있다는 것을 뜻했다. 그리고 드레스가 망가진 탓에 자기한테 폐를 끼쳤으니 릴리가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려는 뜻도 내포되었다. 다행히 상대는 그녀의 말뜻을 알아듣고 흔쾌히 승낙했다....탈의실로 가는 길에 릴리는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어 수백 가지 가능성을 머리에 떠올리며 이 여자의 목적이 무엇일지 추측했다. 만일 릴리가 남자라면 유미나가 이런 저속한 수법으로 탈의실로 데려가 꼬리 쳐 홀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꽃다운 가녀린 여자한테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리고 이런 의심을 하게 된 또 한 가지 이유는 유미나의 수법이 너무나 상투적이고 목적성이 뚜렷해 이마에 써 붙이지 않았을 뿐이지 누구라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어릴 때부터 권력 중심에서 성장하면서 단련되다 보니 이보다 더 고급스러운 수법도 사실 릴리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탈의실에 도착한 뒤 밖에서 유미나를 기다리며 릴리는 절친 단톡방에 현재 상황에 대해 보고했다.릴리: [...유미나가 대체 뭐 하려는 걸까? 여자를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여자를 좋아한다고 착각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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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3화

릴리는 눈꼬리를 치켜올리더니 한층 밝은 모습으로 말했다.“드레스 한 벌뿐인데요. 괜찮아요.”대수롭지 않은 릴리의 말투와 유미나의 신중함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유미나는 자신이 욕심 많은 사람으로 보일까 봐 거절했지만 돈 많은 부자들은 이런 것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았고 그저 보람 있는 소비인지, 소비를 해서 기분이 좋은지만을 추구했다.유미나는 계속해서 거절하면 오히려 속 좁은 사람으로 보여질까 봐 활짝 웃으며 흔쾌히 받아들였다.“저와 어울리긴 한 거 같아요. 안목이 있으시네요.”그러더니 이내 한마디 덧붙였다.“저녁에 혹시 시간 되세요? 시간 되시면 저와 함께 식사해요. 덕분에 제가 오늘 낭패를 안 봤어요.그러자 릴리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유미나를 바라봤다.‘그래! 바로 이거였어. 역시 무슨 꿍꿍이가 있었어...’“저녁에는 시간이 안 될 것 같아요. 남자 친구와 약속이 있어요.”릴리가 난처하다는 듯이 조심스럽게 거절하자 유미나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남자 친구와 함께 오셔도 돼요. 이 기회에 얼굴 익히면 좋잖아요.”그 말에 릴리는 도도한 표정으로 유미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찬찬히 훑어보더니 마치 네 따위가 뭔데 라는 뜻으로 빤히 쳐다보았다.“다른 뜻은 없어요. 이렇게 예쁘신데... 혹시 남자 친구를 빼앗길까 봐 그러세요?”유미나는 억지로 담담한 척 웃으며 농담을 던지자 릴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제 남자 친구는 솔직한 사람라 여우 짓하는 여자를 별로 안 좋아해요.”“...”유미나의 얼굴이 굳어졌지만 릴리는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느릿느릿 말했다.“우리가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고 그쪽이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발표회가 끝나면 다시 얘기하죠. 그때 가서 기분이 어떻게 변할지 아직 모르잖아요.”릴리의 목소리는 차지도 따뜻하지도 않았고 어떤 때는 비아냥거리는 것처럼 들리다가 또 어떤 때는 아주 정중했다.릴리의 태도에 유미나는 혼돈스러웠지만 이내 의혹을 떨쳐버렸다.릴리같은 부잣집 자녀들은 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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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4화

직원이 무심코 릴리를 바라보자, 담담하게 상황을 지켜보던 릴리는 갑자기 표정을 바꾸며 놀란 듯 물었다.“그렇게 많이 주문해요? 전 필요 없어요. 나중에 발표회가 끝나면 주문할 거예요.”그러자 유미나는 릴리의 반응이 마음에 들었는지 도도하게 말했다.“팸플릿을 봤는데 죄다 괜찮더라고요. 우리 둘의 스타일이 비슷하니까 마음에 드실 거예요.”“그런데 이렇게 많이 필요 없어요...”“괜찮아요. 제가 선물해 드릴게요!”그러자 릴리는 눈을 반짝이며 더는 거절하지 않고 우아하게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는 유미나의 기대에 맞추려는 듯 행동했다.직원이 품목을 확인한 뒤 가격이 적힌 주문서를 건네주자 유미나는 금액을 확인하지도 않고 결제란에 육경서의 이름을 적었다.몇 가지 품목은 맞춤 제작이라 현장에서 판매가 안 되니 브랜드 숍에서 발송할 것이라고 유미나에게 말하려다 육경서 세글자를 보고는 그대로 말을 삼켜버렸다. 육씨 가문 둘째 도련님의 오더이니 맞춤 제작이라도 당장 준비하라고 빨리 브랜드 업체에 연락해야만 했다.릴리는 이 와중에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유미나가 결제란에 육경서의 이름을 적는 것을 조용히 바라보더니 눈꼬리를 씰룩이었다.‘이런 바보 병신...’육경서 이 자식이 오늘 어떻게 해명할지 두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볼 것이다. 태어나서부터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는 유미나는 직원의 부러움을 한 몸에 가득 받자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아 릴리와 대화하면서 저도 모르게 턱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다시 돌아가서 쇼를 볼까요?”그러자 릴리는 고개를 저으며 바로 거절했다.“아직 일이 남았어요. 친구한테 가봐야 해요.”그러자 유미나는 살짝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불편하지 않다면...”“불편해요. 제 친구가 낯을 가려서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소개해 드릴게요.”유미나는 릴리의 말에 전혀 개의치 않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무슨 생각하시는 거예요? 저도 그렇게 붙임성이 좋은 사람 아니에요. 저는 그저 괜찮으시다면 연락처라도 남겨줄 수 있는지 해서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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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화

육경서가 유미나에게 초청장을 보낸 이유가 그날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사죄라는 소문이 인터넷에 일파만파 퍼졌다. 육경서가 한편으로 여자 친구와 연애 예능프로에 출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여사친’을 위안하는 행동이 대중들의 비난을 받았고 ‘바람둥이’의 혐의가 점차 짙어지자 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 팬들도 감히 그를 두둔하지 못했다.그리고 육경서만 비난하면 그만인 것을 신주리까지 연루되어 남자 보는 눈이 없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만일 육경서가 저대로 유미나를 방치한다면 신주리는 정말 안목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신주리 말에 릴리는 활짝 웃으며 손을 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그러지 않을 거야. 그리고 요새 언니가 인터넷에서 하도 욕을 많이 먹어서 언니 열혈 팬이 현장에 응원하러 왔어.”그 말에 신주리가 흠칫하더니 다급히 물었다.“우리 엄마, 아빠가 오셨어?”신주리는 부모님들이 걱정할까 봐, 그리고 꼬치꼬치 캐물을까 봐 이틀째 본가로 안 돌아갔고 바쁘다는 핑계로 이래저래 미루고 있었다. 이번 스케줄을 끝내고 본가에 돌아가 천천히 설명해 드리면 부모님들도 시름 놓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불시로 현장에 쳐들어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당연하지. 두 분 모두 화나신 것 같았어. 육경서를 대하는 태도가 싸늘했어. 육경서가 오늘 제대로 처리 못 하면 끝장날 것 같아. 그 유미나도 마찬가지고.”그리고 신주리의 신분도 더는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신주리는 눈꼬리를 씰룩이며 뭔가 말하려고 하다가 조수가 작은 소리로 환복하라고 독촉하는 바람에 입을 다물었다.환복하고 나서 코디가 옷매무시를 다듬고 있을 때 신주리는 엄마한테 메시지를 연거푸 발송했지만 상대는 묵묵부답이었고 며칠 전 그녀가 엄마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을 때와 상황이 비슷했다.드디어 이번 발표회의 마지막 브랜드 전시만 남았고 발표회 피날레인 광고모델 쇼타임이 다가왔다. 신주리는 브랜드 업체에서 협찬한 복고풍의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고 고고한 모습으로 하이힐을 밟고 T형 무대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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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6화

후배의 ‘우리’라는 단어는 아주 의미가 있었고 유미나는 그 단어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스스로 신주리 라이벌이라고 자처한 장본인도 내심 탄복한 와중에 다른 사람 눈에도 그 차이가 보였다는 것이 몹시나 불쾌한 유미나는 싸늘한 목소리로 되물었다.“그래?”옆에 앉았던 후배는 유미나의 싸늘한 말투에 정신이 번쩍 들더니 드레스를 위해 양심을 어기기로 했다.“맞잖아요. 저 같은 건 당연히 축에도 못 끼죠. 그런데 미나 언니라면 한번 겨뤄볼 만해요. 솔직히 저 드레스가 언니한테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언니가 입으면 훨씬 더 예뻤을 텐데 브랜드 업체에서 모델을 잘못 선정한 것 같아요.”그 말에 유미나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들더니 이내 거만을 떨며 선배인 신주리한테 그래서는 안 된다며 훈계했다...후배는 행여나 유미나가 선물한 드레스 사이즈가 안 맞을까 봐 걱정돼 어떻게 티 안 나게 귀띔해 줄까 하고 고민하던 중 그 말을 듣고 입을 삐죽거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바로 그때 쇼가 끝나고 신주리가 MC 곁으로 다가가 소개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발언을 시작했다.“FLO와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계신 분들이 저를 믿어주시고 사랑해 주셔서...”신주리의 일거수일투족에서 자신감이 돋보였고 맨 앞자리에 앉은 부모님들은 흐뭇한 표정으로 무대 위의 딸을 자랑스럽게 바라보았다.발언이 끝나고 MC가 마이크를 받아 들더니 겉치레 발린 말을 몇 마디 하고는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신주리 씨가 보여준 멋진 무대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또 한 분의 열혈 팬의 대폭적인 지지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분 역시 신주리 씨와 인연이...”신주리는 고개를 돌려 MC를 힐끗 쳐다봤지만 그는 꿈쩍없고 앞에 말을 이어나갔다.“이 열혈 팬이 바로 유미나 씨입니다. 오늘 발표회의 모든 브랜드를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MC 말에 유미나는 어리둥절하더니 이런 코너가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지만 똑같이 어리둥절한 신주리의 표정을 보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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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7화

MC가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을 거론하더니 잊지 않고 유미나에게 확인 사살했다. 유미나는 가슴이 떨려서 미칠 것 같고 손이 덜덜 떨렸으며 위에서 내리비추는 강렬한 스포트라이트 때문에 앞줄에 앉은 육경서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하지만 일이 이 지경으로 되어버렸으니 부정할 수는 없었다.“맞아요. 하지만 사실 큰 관계는 없어요. 저와 경서의 우정으로 이 정도는 별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전 신경 쓰여요.”느릿느릿한 말소리가 마이크로부터 전해오자 다들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카메라도 그쪽을 향해 각도를 맞췄다. 육경서였다. 맨 앞자리 좌석 등받이에 몸을 기댄 그의 표정은 평온했으나 눈빛이 상당히 매서웠다. 육경서는 손에 든 서류를 흔들며 말했다.“유미나 씨, 이건 거의 10억에 가까운 주문서예요. 단지 드라마 한 부 찍은 인연으로 제가 이 정도로 큰 금액을 부담해야 하나요?”하얗게 질렸던 유미나의 얼굴이 이젠 파랗게 되어버렸고 그녀는 육경서가 수많은 사람 앞에서 이 말을 할 줄 전혀 몰랐다. 무대 아래에서 의논하는 말소리가 분분했고 다들 의혹에 차 있었다.“무슨 일이야? 육경서가 이 주문서를 승인하지 않겠다는 거야?”“승인하는 건 둘째고 육경서 말뜻을 들어서는 저 유 씨와 별로 친하지 않다는 뜻이잖아. 그저 드라마를 함께 찍은 사이라잖아.”“전에 절친이고 소꿉친구라고 하지 않았어?”“육씨 가문과 사이가 좋은 가문 중에 유 씨가 있었어?”“사이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재벌 가문에 아예 유 씨가 없어!”“...”아래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그대로 전해져왔고 유미나는 파랗게 질려버린 얼굴로 마이크를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유미나는 카메라 앞에 선 자신이 마치 홀딱 벗겨진 채로 무대 위로 던져버려진 것만 같았다. 아랫입술을 어찌나 세게 깨물었는지 입안에서 피비린내가 났고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당장 숨어버리고 싶었다. 육경서는 유미나에게 반박할 틈도 주지 않고 피식 웃더니 계속해 말했다.“오늘 이 기회를 빌어 해명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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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8화

유미나의 발언은 상당히 담대하고 깊은 뜻이 내포되었으며 특히 마지막 한마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너무나 확연하게 알 수 있었다. ‘여자 친구한테 잘 보이고 싶어 이러는 거야?’하고 대놓고 묻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조용히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신주리는 갑자기 불똥이 자기한테로 튀자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역시 죄명을 전가하는 수법이 일류였고 멘탈도 상당히 강했다. 눈앞에서 거짓말이 들통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뻔뻔하게 고집을 피웠다...관중석에서 듣고 있던 신주리의 부모님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욕을 퍼붓고 싶었지만 신하균과 릴리가 한쪽에서 한 명씩 잡고 한바탕 달래서야 겨우 진정되었다. 유미나의 말이 끝나자 관중석이 갑자기 조용해졌고 그녀는 점차 의기양양해지더니 자기가 추측했던 생각을 말했다.“아니면 혹시 후회한 거예요? 고작 10억짜리 주문서가 혹시 사정이라도 생겨서 결제하지 못하게 된 거예요?”여기까지 말한 유미나는 가볍게 웃더니 계속해 말했다.“결제 안 해도 상관없어요. 사실 저도 오늘 오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요. 이 주문서는 없었던 걸로 하고 오늘 일은 헤프닝이라고 생각할게요. 이곳에서 이렇게 친구 한 명을 잃을 줄 몰랐어요.”얼핏 들어서는 유미나의 말이 매우 억울하지만 노코멘트하겠다는 뜻으로 들리지만 사실 매 한마디 말은 신주리를 겨냥하고 있었다. 육경서가 여자 친구의 환심을 사려고 할 수 없이 유미나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주문서를 결제 못 하겠다는 것으로 오해하게끔 사실을 왜곡하기 위해서이다. 두 사람이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봤을 때 확실히 육경서가 열세였고 모든 것을 신주리 위주로 생각한다는 것을 느낌을 주긴 했었다.그녀의 말은 아주 교묘했고 단순히 이 말만 들어서는 신주리와 육경서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지 절대 유미나를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옆에 가만히 서 있던 신주리는 찍소리 못하고 모든 덤터기를 뒤집어쓰게 되어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절로 웃음이 났다. ‘실망’으로 가득 찬 유미나가 마이크를 MC에게 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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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9화

유미나는 자기 실력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고 아무리 허세를 부린다고 해도 이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가진 돈과 가산을 탕진해도 유미나가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다. 미친 듯이 머리를 굴리던 유미나는 부인하지 않고 바로 신주리의 말을 받아쳤다.“맞아요. 제가 일부러 그랬어요. 오늘 패션쇼에 전시된 물건이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경서가 여자 친구한테 빠져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아 혼내주려고 그런 거예요.”“그럼 신주리 씨는요? 경서가 지금이야 신주리 씨한테 빠져 고분고분 말도 잘 듣고 그러겠지만 나중에도 그럴까요?”“그리고 신주리 씨는 또 무슨 자격과 배짱으로 저한테 이걸 살 수 있냐고 묻는 거예요?”신주리는 마치 마지막 발악을 하는 광대를 바라보듯이 유미나를 한참이나 지그시 바라봤다.육경서가 오늘 이 무대를 준비한 건 반드시 이곳에서 끝장내겠다는 뜻일 텐데 유미나는 그것도 모르고 계속해 도발했다.만일 어느 날 갑자기 유미나가 출연금지라도 당하는 날이면 앞에서 했던 유미나의 발언만으로 또 어떤 정신 나간 팬들은 육경서와 신주리의 탓이라고 떠들어댈 수 있다. 신주리는 유미나가 재벌 집 아가씨 신분을 사칭하는 것이 취미라면 진짜 재벌 집 아가씨의 본때를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내가 무슨 자격과 배짱이 있냐고 물었어요?”그 말에 유미나는 어리둥절하더니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신주리가 MC를 향해 손을 내밀자 주최 측 담당자가 달려오더니 조용히 물었다.“주리 씨, 혹시 무슨 분부라도?”신주리는 담당자의 말에 어이가 없어 입을 삐죽거리더니 말했다.“유미나 씨 주문서 저한테 보여주시겠어요?”그러자 담당자는 손에 들고 있던 주문서를 건네주면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주리는 주문서를 쭈욱 내리훑더니 혀를 끌끌 차면서 말했다.“혼내주려고 했던 거 맞네요. 모든 브랜드의 신상을 두 벌씩 주문하셨네요. 친구한테 주는 선물도 육경서가 결재해야 하는가 보죠?”“그건...”“그런데 저는 아니에요. 전 절대 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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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0화

두 분은 고급 허세로 위풍당당하게 신주리의 체면을 세워줬고 그녀는 마음속으로부터 부모님을 탄복했다.하지만 신주리는 부모님이 이 시간이 오기까지 얼마나 고대했는지 알 수 없었고 옆에 앉은 신하균과 릴리가 잡지 않았더라면 이미 벌써 폭발했을 것이다. 딸이 부모님이 필요하다는데 머뭇거릴 게 뭐가 있단 말인가?신주리는 활짝 웃으며 부모님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고개를 돌려 돌처럼 굳어버린 유미나를 향해 물었다.“어때요? 제 부모님은 초라하지 않겠죠?”유미나가 넋이 나간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신주리가 계속해 말했다.“유미나 씨가 말끝마다 제 남자 친구와 소꿉친구라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저도 어릴 적부터 제 남자 친구와 알고 지냈어요. 그런데 왜 유미나 씨를 본 적이 없죠? 그리고 방금 혼내주겠다고 했는데 제 남자 친구를 유미나 씨 같은 사기꾼이 혼내줄 자격이 있어요?”신주리의 마지막 말이 떨어지자 유미나의 모든 거짓말이 들통났다.그녀의 재벌 집 아가씨 신분과 육경서의 소꿉친구라는 설정이 마치 고무 풍선마냥 부풀어 올라 주위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고 그 고무풍선이 누군가에 의해 터져버리는 날이면 그 위력 또한 어마어마한 것이다. 유미나는 육경서가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고, 이 정도 문제로 육씨 가문에서 직접 나서서 자기를 폭로시키지 않을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재벌 아가씨 컨셉으로 한동안 잘 먹고 잘살 수 있다고 확신했다.하지만 거짓말이 지속되면 현실과 혼돈되는 경우가 있다.유미나의 최대 잘못이라면 신주리를 제압하려 한 것이고 그로 인해 이런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주위에서 보내오는 각양각색의 눈빛과 수군거리는 비아냥 소리에 유미나는 더는 참지 못하고 눈동자가 뒤로 넘어가더니 당장에서 기절해 버렸다. 주최 측은 입장이 난처해 부축할지 말지를 고민했고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앞다투어 마이크를 신명진 부부에게로 들이밀었다. 신주리는 자기 목적을 달성한 것 같아 바로 고개를 돌려 무대 뒤로 향하자 현장에 있던 경호원들이 재빠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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