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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3화

릴리는 눈꼬리를 치켜올리더니 한층 밝은 모습으로 말했다.

“드레스 한 벌뿐인데요. 괜찮아요.”

대수롭지 않은 릴리의 말투와 유미나의 신중함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유미나는 자신이 욕심 많은 사람으로 보일까 봐 거절했지만 돈 많은 부자들은 이런 것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았고 그저 보람 있는 소비인지, 소비를 해서 기분이 좋은지만을 추구했다.

유미나는 계속해서 거절하면 오히려 속 좁은 사람으로 보여질까 봐 활짝 웃으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저와 어울리긴 한 거 같아요. 안목이 있으시네요.”

그러더니 이내 한마디 덧붙였다.

“저녁에 혹시 시간 되세요? 시간 되시면 저와 함께 식사해요. 덕분에 제가 오늘 낭패를 안 봤어요.

그러자 릴리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유미나를 바라봤다.

‘그래! 바로 이거였어. 역시 무슨 꿍꿍이가 있었어...’

“저녁에는 시간이 안 될 것 같아요. 남자 친구와 약속이 있어요.”

릴리가 난처하다는 듯이 조심스럽게 거절하자 유미나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남자 친구와 함께 오셔도 돼요. 이 기회에 얼굴 익히면 좋잖아요.”

그 말에 릴리는 도도한 표정으로 유미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찬찬히 훑어보더니 마치 네 따위가 뭔데 라는 뜻으로 빤히 쳐다보았다.

“다른 뜻은 없어요. 이렇게 예쁘신데... 혹시 남자 친구를 빼앗길까 봐 그러세요?”

유미나는 억지로 담담한 척 웃으며 농담을 던지자 릴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제 남자 친구는 솔직한 사람라 여우 짓하는 여자를 별로 안 좋아해요.”

“...”

유미나의 얼굴이 굳어졌지만 릴리는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느릿느릿 말했다.

“우리가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고 그쪽이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발표회가 끝나면 다시 얘기하죠. 그때 가서 기분이 어떻게 변할지 아직 모르잖아요.”

릴리의 목소리는 차지도 따뜻하지도 않았고 어떤 때는 비아냥거리는 것처럼 들리다가 또 어떤 때는 아주 정중했다.

릴리의 태도에 유미나는 혼돈스러웠지만 이내 의혹을 떨쳐버렸다.

릴리같은 부잣집 자녀들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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