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97화

MC가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을 거론하더니 잊지 않고 유미나에게 확인 사살했다.

유미나는 가슴이 떨려서 미칠 것 같고 손이 덜덜 떨렸으며 위에서 내리비추는 강렬한 스포트라이트 때문에 앞줄에 앉은 육경서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일이 이 지경으로 되어버렸으니 부정할 수는 없었다.

“맞아요. 하지만 사실 큰 관계는 없어요. 저와 경서의 우정으로 이 정도는 별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

“전 신경 쓰여요.”

느릿느릿한 말소리가 마이크로부터 전해오자 다들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카메라도 그쪽을 향해 각도를 맞췄다.

육경서였다.

맨 앞자리 좌석 등받이에 몸을 기댄 그의 표정은 평온했으나 눈빛이 상당히 매서웠다.

육경서는 손에 든 서류를 흔들며 말했다.

“유미나 씨, 이건 거의 10억에 가까운 주문서예요. 단지 드라마 한 부 찍은 인연으로 제가 이 정도로 큰 금액을 부담해야 하나요?”

하얗게 질렸던 유미나의 얼굴이 이젠 파랗게 되어버렸고 그녀는 육경서가 수많은 사람 앞에서 이 말을 할 줄 전혀 몰랐다.

무대 아래에서 의논하는 말소리가 분분했고 다들 의혹에 차 있었다.

“무슨 일이야? 육경서가 이 주문서를 승인하지 않겠다는 거야?”

“승인하는 건 둘째고 육경서 말뜻을 들어서는 저 유 씨와 별로 친하지 않다는 뜻이잖아. 그저 드라마를 함께 찍은 사이라잖아.”

“전에 절친이고 소꿉친구라고 하지 않았어?”

“육씨 가문과 사이가 좋은 가문 중에 유 씨가 있었어?”

“사이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재벌 가문에 아예 유 씨가 없어!”

“...”

아래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그대로 전해져왔고 유미나는 파랗게 질려버린 얼굴로 마이크를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유미나는 카메라 앞에 선 자신이 마치 홀딱 벗겨진 채로 무대 위로 던져버려진 것만 같았다.

아랫입술을 어찌나 세게 깨물었는지 입안에서 피비린내가 났고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당장 숨어버리고 싶었다.

육경서는 유미나에게 반박할 틈도 주지 않고 피식 웃더니 계속해 말했다.

“오늘 이 기회를 빌어 해명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