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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6화

후배의 ‘우리’라는 단어는 아주 의미가 있었고 유미나는 그 단어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스스로 신주리 라이벌이라고 자처한 장본인도 내심 탄복한 와중에 다른 사람 눈에도 그 차이가 보였다는 것이 몹시나 불쾌한 유미나는 싸늘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래?”

옆에 앉았던 후배는 유미나의 싸늘한 말투에 정신이 번쩍 들더니 드레스를 위해 양심을 어기기로 했다.

“맞잖아요. 저 같은 건 당연히 축에도 못 끼죠. 그런데 미나 언니라면 한번 겨뤄볼 만해요. 솔직히 저 드레스가 언니한테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언니가 입으면 훨씬 더 예뻤을 텐데 브랜드 업체에서 모델을 잘못 선정한 것 같아요.”

그 말에 유미나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들더니 이내 거만을 떨며 선배인 신주리한테 그래서는 안 된다며 훈계했다...

후배는 행여나 유미나가 선물한 드레스 사이즈가 안 맞을까 봐 걱정돼 어떻게 티 안 나게 귀띔해 줄까 하고 고민하던 중 그 말을 듣고 입을 삐죽거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로 그때 쇼가 끝나고 신주리가 MC 곁으로 다가가 소개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발언을 시작했다.

“FLO와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계신 분들이 저를 믿어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신주리의 일거수일투족에서 자신감이 돋보였고 맨 앞자리에 앉은 부모님들은 흐뭇한 표정으로 무대 위의 딸을 자랑스럽게 바라보았다.

발언이 끝나고 MC가 마이크를 받아 들더니 겉치레 발린 말을 몇 마디 하고는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신주리 씨가 보여준 멋진 무대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또 한 분의 열혈 팬의 대폭적인 지지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분 역시 신주리 씨와 인연이...”

신주리는 고개를 돌려 MC를 힐끗 쳐다봤지만 그는 꿈쩍없고 앞에 말을 이어나갔다.

“이 열혈 팬이 바로 유미나 씨입니다. 오늘 발표회의 모든 브랜드를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MC 말에 유미나는 어리둥절하더니 이런 코너가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지만 똑같이 어리둥절한 신주리의 표정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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