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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721 - 챕터 730

1309 챕터

제721화

차설아는 칠색 유리병을 갖고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천신 그룹으로 돌아왔다.줄곧 이 물건을 성도윤에게 돌려줄지 고민했다.만약 진짜 그렇게 중요한 물건이라면,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까?앞으로 성도윤을 만나면, 싫은 기색도 내지 못한다면 얼마나 답답할까?‘됐어, 괜히 찜찜하게. 그냥 돌려주자!’천신 그룹의 직원들은 차설아를 보자마자 하나같이 긴장모드로 변했다.“대표님, 왜 오셨어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집에서 푹 쉬셔야죠. 절대 돌아다니면 안 돼요!”“회사에는 저희가 있잖아요.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으니 안심하고 푹 쉬세요.”“아, 대표님,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여기 아줌마가 방금 청소해서 미끄러워요.”모두 차설아를 걱정하며 안부 인사를 전했다.서윤은 우유를 건네며 친절하게 말했다.“대표님, 목마르세요? 여기 따듯한 우유 좀 드세요. 영양가도 풍부하고 갈증도 해소할 수 있어요.”차설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다들 왜 이래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주상전하라도 납신 줄 알겠네요.”직원들이 그녀를 좋아하고 숭배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런 식의 애정은 감당하기 어려웠다.“대표님은 주상전하가 아니라 황후마마죠. 한 걸음 한 걸음 조심하세요.”서윤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라는 눈빛을 보냈고, 차설아는 더욱 어리둥절했다.그녀는 자신의 의자에 앉아 칠색 유리병이 든 상자를 보며 물건을 돌려줄까 말까 계속 망설였다.갑자기 맞은편에 바로 성대 그룹 본사가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어쩌면 이 각도에서 성도윤의 사무실이 보일지도 모른다.“서윤 씨, 망원경 좀 찾아 주시겠어요?”차설아는 열정이 타올라 비서에게 물었다.“아마 있을 거예요. 제가 사무 직원에게 가져오라고 할게요.”사무 직원은 곧 고배율 망원경을 보내왔다.차설아는 창가에 서서 망원경을 들고 반대편을 탐색했다.성도윤의 사무실은 차설아의 사무실보다 층고가 조금 높았지만 면적이 커서 금방 찾을 수 있었다.“이 녀석, 진짜 일 중독자군.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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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차설아는 마루 창가 앞에 서서 각도를 조절해가며 마치 비밀요원처럼 열심히 남자를 관찰했다.사람마다 정탐하는 취미가 있는데, 그 상대가 성도윤이라면?렌즈 속 성도윤은 꼿꼿이 책상에 앉아 계약서 검토에 여념이 없었다. 입체적인 옆모습은 지나치게 우월하고 완벽해 마치 화보 모델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쳇, 계속 진지한 척한다고? 너도 사람인데 설마 하품도 안 하고 콧구멍도 안 파겠어?”여자는 재밌는 구경이라도 하는 듯, 마루 창가 앞에 서서 성도윤의 망가진 모습을 포착하려고 기다렸다.잠시 후, 성도윤은 전화 한 통을 받고 천천히 일어나더니, 커피 한 잔을 들고 창가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젠장!”차설아는 도둑질이라도 한 듯 마음이 켕겼다.워낙 자기애가 강한 사람인데, 만약 차설아가 망원경으로 자신을 훔쳐본 것을 알게 된다면 백 마디 말로도 설명할 길이 없게 된다.남자가 이미 걸음을 옮겼을 거라고 짐작한 차설아는 다시 고개를 내밀고 조심스럽게 남자의 모습을 찾았다.“응? 어디 갔지? 왜 갑자기 사라졌어?”차설아는 망원경을 집어 들고는 까치발을 했다가, 허리를 굽혔다가 하며 남자의 모습을 찾으려고 애썼다.“뭐 보는 거야?”뒤에서 나지막한 소리가 들려왔다.“당연히 성변태 보는 거지!”차설아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그녀는 계속 망원경을 들고 까치발을 하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맞은편 성도윤의 사무실을 보며 유치하게 말했다.“혼자 있을 때 코를 파는지 확인해야겠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흐트러지는 모습도 있어야 하잖아? 아니면 사는 게 얼마나 피곤해?”“그렇게 궁금하면 내 앞에서, 가까이 보도록 허락하지.”남자의 나지막하고 탄식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차설아는 그제야 이상함을 감지하고 홱 돌아섰다.성도윤이 긴 다리를 포개고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그녀의 의자에 기대어 웃는 듯 마는 듯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망원경이 탁하고 땅에 떨어졌고, 차설아는 고개를 숙이고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어디 쥐구멍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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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사무실에 남은 차설아는 어리둥절했고, 성도윤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이었다.“저게 무슨 말이야? 자손만당이라니?”차설아는 경계하는 표정으로 남자를 보았다.설마, 결국 원이와 달이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일까?만약 사실이라면 곧 큰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지금은 성씨 가문과 싸울 수 있는 적절한 시기가 아니었으니 차설아는 속으로 불안했다.하지만,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그녀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그 누구도 그녀의 손에서 달이와 원이를 앗아갈 수 없을 것이다!“여기 아무도 없으니 더 이상 숨기지 마. 아이에 관한 일은 이미 알고 있어.”성도윤은 덤덤한 표정으로 핵폭탄 같은 말을 내뱉었다.여자는 주먹을 꽉 쥐며 머리가 어지러웠다.“아이라니?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 만약 가문을 이어줄 후손이 필요하다면 우수한 유전자를 물색해봐. 이미 이혼한 전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건 상도리에 어긋나지 않아?”성도윤은 여자를 바라보며 잠시 멈칫하더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당신이 내 아이를 임신해서 나더러 책임지라고 일을 크게 만든 줄 알았지. 솔직히... 나도 아이를 가져야 하는 나이가 되었으니 당신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도 아니야.”“지금 이게 다 무슨 얘기야?”차설아는 점점 갈피를 잡을 수 없었고 남자의 말을 천천히 되새겼다.“내가 당신 아이를 임신했다고?”“모르고 있었어?”성도윤은 진지하게 말했다.“파파라치가 쓴 내용, 당신이 제공한 소재 아니었어?”차설아는 어리둥절했다.“파파라치? 어떤 내용?”성도윤은 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꺼내 이미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소식을 여자에게 건넸다.“직접 확인해 봐.”차설아는 잠시 망설이다가 휴대폰을 받아 뉴스를 보더니... 폭발해버렸다.“젠장, 어느 미친 파파라치가 엉뚱한 소리를 지껄이고 있어. 내가 언제 임신을 했고, 언제 당신에게 책임져달라고 울며 매달렸어! 셰익스피어도 이 정도로 꾸며내진 못해!”성도윤은 몸을 일으켜 조금씩 차설아에게 다가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만약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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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성도윤의 말에 차설아는 더 경계심을 가졌다.‘설마, 진짜 알게 된 거야?’하지만 남자가 분명히 밝히지 않은 이상, 그녀도 더 이상 묻고 싶지 않았다.남자가 돌아서 나가려던 순간, 차설아의 시선은 칠색 유리병이 들어 있는 상자에 떨어졌다.“잠깐.”성도윤의 커다란 체구가 멈칫하더니, 잘생긴 얼굴에는 약간의 기대감이 생겼지만, 여전히 오만한 모습을 유지하며 돌아보았다.“왜, 생각이 바뀌었어?”차설아는 저도 모르게 눈을 희번덕거렸다.‘이 자식, 진짜 자기애가 흘러 넘친다니까!’“김칫국 마시지 마. 이 물건 가져가. 난 이제 필요 없어.”여자는 차갑게 상자를 성도윤 쪽으로 밀었다.성도윤의 눈동자가 눈에 띄게 차가워지더니 온몸에 섬뜩한 기운이 감돌았다.“허허, 필요 없다고?”“정확히 말하면, 당신한테 신세 지고 싶지 않아. 아주 귀중한 물건인 것 같은데, 내가 진짜 받으면 당신이랑 영원히 끝나지 못하잖아.”차설아는 팔짱을 낀 채 냉랭하기 짝이 없었다.사실 신세를 지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칠색 유리병이 성씨 가문이나 성도윤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만약 성씨 가문이나 성도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큰일이다.하지만, 그녀는 성도윤을 걱정해서 칠색 유리병을 돌려준다는 것을 남자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남자가 자신을 냉담하고 무자비한 여자로 여기길 바랐다.역시, 이 말은 불씨가 되어 얼마 남지 않은 성도윤의 이성을 말끔히 불태웠다.그는 여자의 손목을 덥석 잡아 자신의 품으로 와락 껴안더니, 깊은 눈동자는 맹수처럼 차설아를 당장이라도 삼킬 듯 노려보았다.“차설아, 내가 그렇게 싫어? 고생을 자초하면서도 나랑 인연을 끊고 싶은 거야?”남자는 차갑고 위험한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차설아는 두려워하지 않고 시종일관 이성적이고 평온한 모습으로 남자를 보며 차갑게 웃었다.“인연을 끊는 건, 당신도 원하던 바 아니야? 근데 지금은 왜 또 미쳐 날뛰는 건데?”“설마 아직도 나에게 미련이 남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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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성도윤은 세상에서 가장 오만하고, 가장 차갑고, 가장 무정한 사람이 아닌가? 그런 성도윤의 마음속에 어떻게 이런 생각들이 자리 잡고 있을까?“성도윤, 지금... 장난하는 거지? 아니면 술 마시고 헛소리하는 거야?”이 남자의 주량에 대해서 그녀도 겪어봤으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아무튼 그녀는 이 남자가 자신에게 이렇게 깊은 감정이 있다는 것을 전혀 믿지 않았다. 전에 남자의 가장 냉담하고 무정한 모습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차설아의 물음은 찬물처럼 순식간에 성도윤의 모든 열정을 식히고, 이성을 되찾아주었다.열정 넘치던 눈빛은 점점 서늘하게 변하더니 차갑게 그녀의 손을 내려놓았다.“차설아, 당신 마음은 돌로 만들었어? 당신은 정말 내가 본 가장 냉철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여자야!”“어디서 적반하장이야? 대체 누가 냉철하고 누가...”“상관없어!”성도윤은 차갑게 여자의 말을 끊더니 더이상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았다.줄곧 고상하고 당당하던 성대 그룹의 대표가 누군가에게 거절당한 것은 처음이니 말이다.지금 자세를 한껏 낮췄지만, 얻은 것은 의심과 조롱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존엄이 눈앞의 여자에게 무참히 짓밟혔다고 느꼈다.그는 성도윤이다. 다시는 이런 굴욕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차설아는 떠나려는 성도윤을 보고 재빨리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이거 갖고 가!”성도윤은 여자의 손을 홱 뿌리치더니 차갑게 말했다.“알아서 처리해.”남자가 사무실을 나서자, 문밖에는 한 무리의 직원들이 엎드려 있었다.방금 안에서 일어난 일을 그들은 똑똑히 들었을 것이다.성도윤은 굳은 얼굴로 협박했다.“감히 안에서 일어난 일을 발설한다면 알아서 하세요.”직원들은 전전긍긍하며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성도윤이 떠나고, 서윤이 대표로 조심스럽게 사무실로 들어갔다.차설아는 이미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방금 일로 인해 조금도 영향받지 않은 듯했다.그녀에게 성도윤의 ‘미친 광기’는 단지 작은 에피소드일 뿐,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할 정도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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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저녁, 차설아는 칠색 유리병을 갖고 아파트로 돌아왔다.방안은 시끌벅적했다. 미스터 Q는 두 아이를 데리고 게임을 하고 있었고 부엌에는 그녀에게 정교하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두었다.“여긴 왜 왔어요?”차설아는 문을 닫으며 당연하다는 듯 남자에게 물었다.전보다 이 남자를 그렇게 배척하지 않았고, 심지어 문을 연 후에 그가 집에 있는 것이 안심되기도 했다.“제가 말했잖아요. 지금은 설아 씨 남편이고, 두 아이의 아빠이니 이 집안의 생활을 돌보는 건 당연한 거죠. 당신에게 따듯한 음식을 해주고,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건 제 의무에요.”미스터 Q는 두 아이와 게임을 하며 고개를 돌려 차설아에게 설명했다.그의 말투를 보니 농담이 아니라 진심인 것 같았다.“맞아요, 엄마. 우리는 한 가족이에요. 가족이니까 당연히 같이 살아야죠. 제가 비밀 하나 알려드릴게요... 오늘 Q 아빠가 유치원에 우리 데리러 왔어요. 친구들이 이렇게 키 크고 대단한 아빠가 있다고 저를 얼마나 부러워했는데요!”달이는 미스터 Q의 허벅지를 껴안고 통통한 작은 얼굴로 자랑스럽게 말했다.미스터 Q는 이미 달이의 마음을 완전히 앗아갔고, 자칫하면 차설아의 지위를 넘을지도 모른다.차설아는 어색하게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왜냐하면 그녀만이 두 사람이 연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스터 Q의 연기는 그녀보다 훨씬 뛰어났다. 완벽한 남편이자 슈퍼맨 아빠의 모습으로 한 치의 허점도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늉만 했으니 언젠가 두 아이에게 들키고 말 것이다.“시간이 늦었어, 너희 둘 빨리 가서 자. 그래야 내일 유치원에 가지.”차설아는 따로 미스터 Q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신나게 놀고 있는 두 녀석에게 말했다.똑똑한 원이는 고개를 끄덕였다.“달아, 우리는 이제 가서 자자. 그래야 아빠와 엄마가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잖아?”원이의 말에 차설아는 왠지 난처해졌고, 어색하게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쯧쯧, 애가 너무 똑똑하면 골치 아프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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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미스터 Q는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이 덤덤하게 말했다.분명 이 싸움의 패배자인데도 조금도 원망하는 기색이 없었다. 보아하니 인정할 수밖에 없는 패배인 모양이다.“에이, 말도 안 돼요!”차설아는 남자가 자신을 놀리려고 일부러 헛소리한다고 생각했다.“이 물건이 역사학적인 가치가 있다고 하면 믿겠지만, 병을 치료할 수 있다니요. 판타지 드라마 찍는 것도 아니고. 아예 칠색 유리병을 신선으로 만들지 그래요?”“믿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사실이에요. 성도윤이 자기 목숨을 부지하는 물건을 설아 씨에게 줬다는 건, 자기 목숨을 맡긴 것과 같아요. 분명 어떤 조건을 내걸었을 것 같은데요?”미스터 Q는 예리하게 분석했다.“아니요, 따로 조건은 없었어요. 아마... 저에게 빚진 게 너무 많아서, 자기 마음 편하려고 줬을지도 모르죠.”“제가 아는 성도윤은 자기반성 같은 건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닌데요? 그 오만한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빚졌다는 마음을 갖겠어요?”“그건... 그럼 왜 저에게 이렇게 중요한 물건을 줬죠?”“아직 설아 씨에게 마음이 남았나 보죠. 아직 잊지 못하고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요?”미스터 Q는 정곡을 찔렀다.여자는 얼굴이 붉어지더니, 낮에 성도윤의 횡포한 고백이 떠올랐다.‘어쩌면 그 말들이 진심이었을까?’“그래서 설아 씨는 어쩔 생각이에요? 성도윤과 다시 시작할래요? 아니면 계속 나랑 연기할래요?”미스터 Q는 덤덤한 미소를 짓더니 여자를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차설아는 주먹을 꽉 쥐더니 단호하게 말했다.“저랑 그 인간은 절대 다시 시작할 수 없어요. 성도윤이 아직 나에게 마음이 있든 없든, 제 생각은 변함없어요.”“그래요?”미스터 Q의 미소가 조금 어두워지더니 또 물었다.“그럼 저랑 계속 연기하겠다는 거네요?”“아직 그렇게 멀리까지 생각하지는 않았어요.”차설아는 거절하지 않았다.사실, 그동안 미스터 Q와 알고 지내면서 점점 그의 존재에 익숙해졌다. 만약 아이들에게 꼭 아빠가 필요하다면, 이 남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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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미스터 Q는 긴 손가락을 마주 꼬더니 느릿느릿 말했다.“만약 언젠가 성도윤과 양육권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면, 설아 씨의 가장 큰 약점이 뭐라고 생각해요?”“저는 약점이 없다고 생각하는데요?”차설아의 확신에 찬 눈빛으로 차갑게 말했다.“두 아이 모두 제 손으로 키웠다는 것만으로도 성도윤은 양육권을 넘볼 자격이 없어요.”“만약 보통 사람이라면 확실히 설아 씨 손에서 양육권을 빼앗을 능력이 없겠죠. 하지만 상대는 성도윤이에요. 그 뒤에는 거대한 성대 그룹이 있고, 사법기관부터 언론까지 모두 성도윤 편을 들어줄 거예요. 만약 그때도 백 프로 확실한 대응책이 없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것 같은데요?”여자는 주먹을 꽉 쥐더니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백 프로 확실한 대응책이 뭐죠?”“방금 제가 물은 대로, 만약 언젠가 성도윤과 양육권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면, 설아 씨의 가장 큰 약점은 경제 조건이나 교육 수준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환경이라고 생각해요.”차설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이해가 되지 않네요.”“아이에게는 따뜻하고 안정적인 성장환경이 필요해요. 만약 두 아이가 성도윤을 따른다면, 아이에게는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기는 거고, 또 성씨 가문 전체의 사랑을 독차지할 거예요...”“하지만 차씨 가문에는 설아 씨 혼자만 남았잖아요. 결손가정은 아이의 성장에 아주 불리해요. 만약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법정에 서게 된다면 설아 씨는 아주 불리해질 거예요.”남자는 차근차근 분석했다.그의 말은 아주 잔혹하지만 전부 사실이었다.확신에 찼던 차설아의 눈빛은 조금씩 어두워졌지만 고집스럽게 말했다.“그러면 뭐요? 아이들은 저랑 정이 더 많으니 절대 절 떠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저에게도 아주 강한 변호사팀이 있으니 법정 다툼은 전혀 두렵지 않아요.”“아주 순진하네요...”미스터 Q는 피식 웃었다.“아시다시피, 여덟 살 미만인 아동은 누구를 따를지에 대해 선택할 권리가 없어요. 그리고 변호사팀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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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생각해보니 유일한 방법은 아이에게 아빠를 찾아주고, 온정적인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진짜 미스터 Q와 가짜 혼인신고라도 해야 할까?이튿날.오랫동안 고민한 차설아는 끝내 칠색 유리병을 성도윤에게 돌려주기로 마음먹었다.비록 미스터 Q가 이 물건을 너무 허황하게 말해서 꼭 진실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수명연장 효과는 분명 겁주기 위함일 것이다.하지만 그녀가 알게 된 이상, 이대로 모르는 척 할 수 없었다. 만약 이 물건이 없어 성도윤의 몸에 진짜 문제라도 생긴다면 감히 그 책임을 떠맡을 수 없었다.차설아가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였다. 한창 일할 시간이었으니, 성도윤도 아마 지금쯤 회사에서 일에 몰두하고 있을 것이다.솔직히, 어제 성도윤이 그녀에게 고백하고 또 그렇게 헤어지고 나니, 지금 어떻게 그를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그래서 남자와 마주치지 않으려고 일부러 이 시간에 성씨 저택으로 향했다.마당에서 채소를 심고 꽃에 물을 주던 성주혁은 멀리서 하인의 안내를 받으며 다가오는 차설아를 보고는 이내 함박웃음을 지었다.“설아야, 또 날 보러 온 거냐? 내가 새로 심은 토마토가 마침 빨갛게 익었어. 네가 때맞춰 잘 왔어!”성주혁은 회사 일에서 물러난 후로부터 각종 꽃과 채소를 심는 데 푹 빠졌다. 매번 결과물들을 보며 큰 성취감을 느꼈다.그는 방금 딴 방울토마토를 바구니에 담았다. 하나같이 통통하고 불그스름하여 보기만 해도 먹음직했다.차설아는 사양하지 않고 토마토 한 알을 집어 들고 입안에 넣었다.“음, 아주 맛있어요. 밖에서 파는 것보다 백 배 더 맛있네요!”“당연하지, 이건 순 유기농이야. 할아버지가 직접 호미로 흙을 파면서 심었거든. 맛있을 뿐만 아니라 영양가도 만점이지!”성주혁은 땀을 닦으며 매우 자랑스럽게 말했다.원이와 달이도 방울토마토를 좋아한다는 생각에 그녀는 염치 불구하고 말했다.“할아버지, 저 따서 집에 가져가도 될까요?”“그래, 마음대로 따거라. 너희 같은 젊은이들을 먹이려고 심은 거니 마음껏 가져가!”한참을 더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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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알겠어요!”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칠색 유리병과 신선한 방울토마토를 담은 바구니를 들고 저택 거실로 들어섰다.성도윤의 침실은 2층에 있었다. 보통 그의 방에 함부로 접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차설아는 방울토마토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 남자의 침실로 갔다.처음에는 방문 앞에 놓고 가려 했지만, 이렇게 귀중한 물건을 밖에 두면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몇 번을 망설인 끝에 그녀는 결국 방에 가져다 놓기로 했다.그녀는 문손잡이를 비틀어 보았다. 뜻밖에도 굳게 닫혀 있던 방문이 쉽게 스르륵 열렸다.정확히 말하면 그녀가 비틀어 연 것이 아니라, 누군가 안에서 연 것이다.방 안에서는 우뚝 서 있는 성도윤이 보였다. 머리가 촉촉한 그는 윗옷을 입지 않아 근육이 한눈에 보였다. 아래에는 대충 회색 캐주얼 바지를 걸친 그의 모습은 섹시하면서도 소탈한 느낌을 주어 그야말로 매력적이었다.차설아는 목까지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즉시 돌아서고는 말을 더듬었다.“미, 미안해. 당신이 집에 있는 줄 몰랐어. 난 아무것도 못 봤어!”금방 샤워를 마친 남자는 수건으로 머리를 닦고 있었다. 차설아의 갑작스러운 방문에도 잘생긴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고, 여전히 빙산처럼 차가웠다.“왜 왔어?”남자는 퉁명스럽게 물었다.여전히 차설아에게 화가 나 있고, 그녀가 눈에 거슬리는 모양이다.그도 그럴 것이지, 어딜 가나 오만하고 당당하던 프린세스 성도윤이 그런 비굴한 고백을 하고, 또 무자비하게 거절당했으니 마음이 불편한 건 당연했다. 가능하다면 눈앞의 여자를 묶어 우주로 영원히 보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오해하지 마. 칠색 유리병을 돌려주려고 왔으니까. 마침 당신이 집에 있으니 직접 돌려줄게. 앞으로 당신이 후회하고 날 찾아와서 내놓으라고 하면 어떡해.”차설아는 여전히 성도윤에게 등을 돌리고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당당하게 말했다.그의 건강을 걱정해서 이 보물을 돌려준다는 것을 절대 들키고 싶지 않았다.성도윤은 덤덤한 눈빛으로 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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