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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저녁, 차설아는 칠색 유리병을 갖고 아파트로 돌아왔다.

방안은 시끌벅적했다. 미스터 Q는 두 아이를 데리고 게임을 하고 있었고 부엌에는 그녀에게 정교하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두었다.

“여긴 왜 왔어요?”

차설아는 문을 닫으며 당연하다는 듯 남자에게 물었다.

전보다 이 남자를 그렇게 배척하지 않았고, 심지어 문을 연 후에 그가 집에 있는 것이 안심되기도 했다.

“제가 말했잖아요. 지금은 설아 씨 남편이고, 두 아이의 아빠이니 이 집안의 생활을 돌보는 건 당연한 거죠. 당신에게 따듯한 음식을 해주고,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건 제 의무에요.”

미스터 Q는 두 아이와 게임을 하며 고개를 돌려 차설아에게 설명했다.

그의 말투를 보니 농담이 아니라 진심인 것 같았다.

“맞아요, 엄마. 우리는 한 가족이에요. 가족이니까 당연히 같이 살아야죠. 제가 비밀 하나 알려드릴게요... 오늘 Q 아빠가 유치원에 우리 데리러 왔어요. 친구들이 이렇게 키 크고 대단한 아빠가 있다고 저를 얼마나 부러워했는데요!”

달이는 미스터 Q의 허벅지를 껴안고 통통한 작은 얼굴로 자랑스럽게 말했다.

미스터 Q는 이미 달이의 마음을 완전히 앗아갔고, 자칫하면 차설아의 지위를 넘을지도 모른다.

차설아는 어색하게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만이 두 사람이 연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스터 Q의 연기는 그녀보다 훨씬 뛰어났다. 완벽한 남편이자 슈퍼맨 아빠의 모습으로 한 치의 허점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늉만 했으니 언젠가 두 아이에게 들키고 말 것이다.

“시간이 늦었어, 너희 둘 빨리 가서 자. 그래야 내일 유치원에 가지.”

차설아는 따로 미스터 Q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신나게 놀고 있는 두 녀석에게 말했다.

똑똑한 원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달아, 우리는 이제 가서 자자. 그래야 아빠와 엄마가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잖아?”

원이의 말에 차설아는 왠지 난처해졌고, 어색하게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쯧쯧, 애가 너무 똑똑하면 골치 아프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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