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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1061 - 챕터 1070

1313 챕터

제1061화

“그때...”남아름은 더 이상 그 일을 회상하기 싫은 듯 얼굴을 찡그렸다.“시간이 많이 흘렀어. 예전의 일을 들추는 것보다 지금을 잘 살아가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아니요!”차설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움켜쥐고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차씨 가문은 8대 명문가 중 우두머리에서 전멸될 정도로 수많은 참혹한 일을 당했어요.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거듭 예정의 일을 들추지 말라고 당부하셔서 끓어오르는 복수심을 억누르고 잠잠하게 있었을 뿐이에요.”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다가 말을 이어 나갔다.“하지만 예전의 일을 들추지 않는다고 해서 없었던 일로 변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 후 몇 년 동안 부모님을 비참하게 죽인 범인이 아직 살아있다고 생각하면 화가 나서 마음 편히 잠에 들지 못했고 잠이 든다고 해도 부모님이 아래로 떨어져 피투성이가 되는 꿈에 시달려야 했어요. 전 오빠를 납치한 사람과 부모님을 살해한 사람이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진실을 파헤쳐서 복수를 할 거예요.”겉으로는 과거의 고통에서 헤어나와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차설아는 마치 거대한 산이 그녀를 억누르고 있는 것 같았고 고통에서 하루도 벗어나지 못했다.게다가 쌍둥이 오빠인 차성철의 존재와 그의 쓰라린 과거를 알게 된 후부터 그녀의 복수심은 불길처럼 활활 타올랐다.“부모님께서 그곳에서 편히 쉬도록 오빠와 함께 범인을 찾아 복수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성도윤이 갑자기 사고를 당해 계획이 늦어질 줄 누가 알았겠어요. 지금 그의 상태가 점차 호전되고 있으니, 저도 이제 못했던 복수를 시작해야죠.”차설아는 원두를 가는 남아름의 손을 꼭 잡으며 정중하게 부탁했다.“저도 제가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아니까 더 이상 말릴 생각하지 마세요. 그리고 복수하려는 마음은 절대 꺾이지 않을 거니까 이모가 아는 모든 사실을 저한테 숨김없이 말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저의 부모님을 위한 일이기도 해요.”“아이고, 이 녀석아! 어쩜 이렇게 네 엄마를 쏙 빼닮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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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화

남아름은 종잡을 수 없이 변한 차설아의 표정을 보면서 자기의 생각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그렇다고 해서 성씨 가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어. 두 가문은 줄곧 해안에서 서로 도우면서 발전했고 그동안 큰 이익 충돌도 없었어. 그냥 네 오빠의 일로 왕래가 줄어들면서 관계가 소원해졌을 뿐이야. 그리고 난 성씨 가문의 궐기가 자체의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해.”그 덕에 차설아의 복잡했던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고 점차 이성을 되찾았다.“맞는 말인 것 같아요. 저희 가문이 파산했을 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준 건 성씨가문밖에 없었어요. 게다가 만약 그들이 부모님을 죽인 범인이라면, 할아버지께서 진정으로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건 성씨 가문이라면서 성도윤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하지 않으셨겠죠.”차설아가 성씨 가문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할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신뢰로 인해 마음이 바뀌었다.남아름은 때로는 진실을 모르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차설아를 말리고 싶었다.“설아야, 지나간 일을 다시 들춘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어. 그러니까 이쯤에서 옛날 일은 다 잊고 충실하게 살아가자...”그러나 차설아의 고집은 쉽게 꺾이지 않았고 그저 남아름을 향해 웃음을 지었다.“괜찮아요. 저도 제 분수를 알아요.”원두가 다 갈리자, 차설아는 성도윤의 요구에 따라 정성스럽게 커피를 내렸다.정자에 앉아 차설아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성도윤은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이어 약간의 불만이 섞인 말투로 물었다.“커피 한 잔을 타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어느새 차설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그는 커피를 기다리는 것보다 그녀를 기다리는 마음이 더 컸다.“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똑같이 맛있는 커피를 마시려면 그만한 기다림이 필요한 법이에요.”차설아는 손수 내린 커피를 성도윤의 손에 쥐어주며 말을 이어 나갔다.“이 커피를 마시면 단언컨대 사랑에 빠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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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차설아는 기대에 부푼 초롱초롱한 눈으로 성도윤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어때요?”성도윤을 입을 오므리며 부드러운 커피가 혀를 통해 목구멍으로 흘러 들어가는 느낌을 만끽했다.“내가 마셔본 커피 중에서 제일 맛있어요! 뭔가 오래된 친구를 만난 느낌이랄까.”비록 성도윤은 까다롭기 짝이 없는 데다가 트집 잡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차설아가 내려준 커피는 단번에 그를 중독시킬 만큼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차설아는 성취감에 교만한 표정을 지었고 턱까지 치켜들면서 답했다.“당연하죠! 누가 만든 커피인데요!”차설아는 성도윤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전문적으로 배웠었고, 그의 아낌없는 찬사는 그녀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으며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커피를 한 모금 더 마시자, 복잡했던 기적의 퍼즐이 조금씩 맞춰지면서 차설아와 관련된 일부 장면이 그의 머릿속에서 번쩍였다. 안개에 감춰진 흐릿한 장면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는 그를 더 고통스럽게 했다.성도윤은 얼굴을 찌푸렸고 손바닥을 이마에 대면서 약간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다.“빌어먹을!”차설아는 즉시 이상함을 감지하고 그에게로 다가가 어깨를 부축하며 걱정되는 목소리로 물었다.“왜 그래요?”그는 갑자기 현기증이 났고 속까지 울렁거려 가쁜 숨을 내쉬면서 말했다.“내가 예전에 이 커피를 마셔본 것 같아요. 하지만 기억을 떠올리려고 할수록 점점 더 흐릿해져서 너무 괴로워요...”차설아는 문득 의사의 당부가 떠올라 성도윤의 등을 몇 번 쓰다듬으며 긴장을 풀어주려 했다.“도윤 씨, 그만 생각하고 얼른 심호흡해요.”복잡한 뇌 수술을 받은 성도윤은 적절한 휴식이 필요했고 억지로 기억을 떠올리려고 할수록 대뇌에 무리가 가서 심할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그래서 차설아는 그가 헛된 생각을 하지 않도록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커피 한 잔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지 상상도 못 했다.“대체 어디서 이 커피를 마셔 봤을까요?”성도윤은 여전히 한숨을 내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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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화

그녀는 이를 악물고 정신을 다잡으려고 노력했다.“그뿐만이 아녜요!”성도윤은 손가락의 힘이 세지고 말투가 더욱 거칠어졌다.“나는 내가 회복되는 날을 기다릴 수 없을 것 같아요. 말해 봐요, 당신과 나 사이에 도대체 무슨 과거가 있었던 거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분명 은아인데 왜 당신은 매번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거예요?”그가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단지 자신이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기억을 더듬을 때마다 그는 칼로 끊임없이 자신의 뇌를 자르는듯한 고통을 느꼈고 현기증이 났다.“난... 윽!”차설아는 결국 참지 못하고 아픔에 소리를 질렀다.“왜 그래요?”성도윤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즉시 손을 놓았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 손에 힘이 너무 세서 아파서 그래요.”차설아는 숨을 죽이고 손목의 거즈를 조심스레 정리했는데 피가 배어 나왔다.마음속으로 그녀는 지금의 자신을 원망했는데 피가 조금 났다고 이렇게나 허약하니 만약 이럴 때 적과 마주친다면 분명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쓰러질 것이다.차설아가 정신을 다시 다잡기도 전에 민이 이모의 긴장된 목소리가 들렸다.“아가씨, 큰일 났어요!”민이 이모는 황급히 뒤뜰에 와서 무슨 말을 하려다가 성도윤이 아직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는 말을 멈추었다.“괜찮아요, 무슨 일 있으면 그냥 말씀하세요.”차설아는 성도윤을 힐끗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민이 이모에게 말했다.“누가 찾아왔는데 오 원장님께서 조금은 감당하기 버거워하시는 것 같아요. 두 분 좀 피해계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민이 이모는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찾아온 사람이 정말 상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러나 차설아는 천성적으로 나약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녀의 사전에 후퇴란 없었다.“찾아왔으니 쉽게 물러서지 않을 거예요.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지 한 번 봐야겠네요.”차설아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그 사람을 만날 준비를 했다.그러나 민이 이모는 그녀의 손목에서 새어 나온 핏자국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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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두 사람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을 때 민이 이모의 입에서 나온 '문제'는 이미 코앞까지 닥쳐왔다.이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줄곧 차설아 곁을 맴돌고 있는 성진이었다.“도윤아, 정말 말도 안 돼...”성진은 평소 산만한 차림에서 벗어나 올백 머리를 하고 양복을 단정히 차려입고 있었는데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갔다.“해안 전체에 네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성가와 서가는 모든 힘을 동원하여 널 찾아 나섰어. 이곳에 갇혀 있었다니... 네가 즐길 줄 아네.”“성진, 여긴 웬일이야?”차설아는 무슨 짐승을 보듯 두 팔을 벌려 성도윤의 앞을 가로막고 성진을 노려보았다.“지금 뭐에요? 도윤이를 지키려고?”성진의 교활한 눈매는 마치 천년 산 여우처럼 차설아와 성도윤을 쓸어보며 의미심장한 냉소를 지었다.“당신이 얼마나 큰 소란을 피웠는지 아는 거예요?”차설아는 성진을 상대하지 않았고 고개를 돌려 민이 이모에게 말했다.“민이 이모, 먼저 이 사람을 여기서 데리고 나가세요, 이 녀석은 저에게 맡겨주시면 돼요.”민이 이모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성도윤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도련님, 저를 따라오세요.”“만지지 말아요!”성도윤은 눈살을 찌푸리고 민이 이모의 손을 차갑게 뿌리치며 말했다.“당신들 눈에는 내가 뭐로 보여요? 내가 여자 뒤에만 숨어야 하는 겁쟁이예요? 난 내가 아직 이 정도로 무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그게...”민이 이모는 어색하게 자리에 굳어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차설아는 고개를 돌리고 성도윤을 향해 말했다.“아무도 당신을 겁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이 사람이 좋은 목적으로 찾아온 건 아니고 당신은 지금 열세에 처해있으니 지금 이렇게 자존심을 세우는 건 저 사람한테 유리한 거잖아요?”‘그게 뭐 어때서요, 이건 우리 성가의 원한이에요. 외부 사람이 끼어드는 건 아니지 않나요?”성도윤은 오만했는데 남자들의 대결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한 여자의 뒤에 숨어서 잠시의 안녕을 고하는 것보다 그는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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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6화

성진은 손을 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 않으면 너도 알겠지만 성대 그룹의 규정에 따를 수밖에...”차설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빠르게 되물었다.“성대 그룹 무슨 규정?”“성대 그룹에서 인수인은 반드시 건강하고 민사행위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명문화되어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법정 상속인 중에서 새로운 인수자를 선발할 의무가 있다...?”“그래서 네가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 이유는 그가 민사행위 능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구나. 그리고 네가 다시 성대 그룹의 법정 상속인으로 순리대로 이 사람을 대체하는 거?”“이런 음모는 하지 말아요. 난 단지 도윤이의 건강 상태를 걱정하고 있을 뿐이에요. 도윤이를 대신하여 성대 그룹 대표를 맡을지 말지는 이사회의 결정이니 존중할 수밖에 없죠.”“쯧쯧, 고상한 척은!”성진의 이 말은 차설아의 화를 돋웠다.반면 성도윤은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이는 확실히 성대 그룹의 명문 규정이니 난 현임 대표로서 당연히 규정을 지킬 거야. 이사회에서 이미 결정이 난 일이라면 난 더는 할 말이 없어.”“역시 우리 도윤이.”성진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웃음을 지었다.이때 성대 그룹 임원진 8명과 의료평가팀이 도착했다.이 8명의 이사회 구성원들은 성도윤의 심복들, 중립자들이 있었다. 지금 그들의 목적은 오직 하나, 그건 바로 성도윤이 소문대로 실명하고 뇌에 손상을 입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만약 성도윤이 실명하고 뇌에 손상을 입은 것이 확인되면 성대 그룹의 미래를 위해 이들은 성도윤의 심복이든 아니든 만장일치로 성도윤을 퇴진시킬 예정이다.성진의 이 수법은 정말 확실하고 잔인했는데 성도윤의 약점을 정확히 명중했다.“대표님, 드디어 대표님을 찾게 되어 다행입니다.”이사회 구성원 중 한 명인 소인성은 항상 성도윤에게 충성하던 인물이다.그는 한눈에 멀쩡하고 생기발랄한 성도윤을 보고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나머지 이사회 성원들을 향해 말했다.“이것 보세요, 내가 외부의 그 소문들이 모두 헛소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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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화

차설아의 포스가 너무 강한 나머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멍해져서 감히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그게...”의료평가팀 사람들은 난색을 보이며 이사회 사람들과 성도윤을 번갈아 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쯧쯧, 가여운 여자.”성진은 성도윤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차설아를 냉랭하게 바라보았다, 그의 웃음 속에는 음산한 기운이 풍겼는데 그는 가슴이 답답하여 미칠 것 같았다, “내 남자라... 도윤이도 아는 사실이야?”남자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서 몸을 숙여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당신이 이토록 사랑하는 남자는 당신이 누구인지도 기억을 못 하는데... 이 정도면 도윤이 마음속에서 당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는 너무나 잘 알리는 거 아닌가? 그런 당신이 불쌍하지도 않아요?”“......”차설아는 양미간을 찌푸렸는데 그의 말에 심장이 멎는 듯싶었다.성진 이 녀석, 말이 정말 독하네, 그녀의 가장 아픈 곳을 이렇게나 콕콕 찌르다니.그러게 말이야, 성도윤 이 나쁜 놈 정말 너무하네. 어떻게 모든 사람을 기억하면서 하필이면 나를 잊을 수가 있지?성진은 차설아 눈빛의 상처를 보고 만족스럽게 몸을 바로 세우고 정색을 하며 말했다.“어쨌든 이것은 성가와 성대 그룹 내부의 일입니다. 나는 당신이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것뿐입니다. 성대 그룹은 지금 아주 혼란한 상태에요. 우리 이사회는 많은 주주에게 설명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당신이 협조할 수 있기를 바래요. 얼굴을 붉히는 건 좀 그렇잖아요.”“나는 당신들이 누구에게 설명하든 말든 상관 안 해. 내가 있는 한 당신들 누구도 그를 건드릴 생각을 하지 마, 믿지 못하겠으면 어디 한 번 해보든가!”차설아는 주먹을 불끈 쥔 채 서늘한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보며 공격 자세를 취했다.성대 그룹은 성도윤이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온 사업으로 그가 모든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데 인제 와서 다른 사람한테 내주는 것은 생각만 해도 잔인한 일이 아닌가? 그래서... 그녀는 결코 성진이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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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차설아는 몸이 너무 허약해서 몸부림칠 힘조차 없었다.요즘 너무 많은 피를 써서 성도윤에게 약을 지어 주었기 때문에 이들을 모두 제압하기는커녕 그녀는 성진 같은 쓰레기도 당해내지 못하는 무능하고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다.그러자 침묵하던 성도윤이 입을 열었다."내 몸 상태가 그렇게 궁금하면 절차를 따르죠.”신체검사를 담당한 몇몇 의료진은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성도윤의 각종 검사를 위해 앞으로 나섰다.“그럼 성 대표님, 저희가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검사는 뇌 검사입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안 돼!”차설아는 있는 힘을 다해 성진 품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이자들이 당신을 만지게 해서도 안 되고 이들에게 당신의 몸 상태를 알려서도 안 돼요. 당신은 성도윤이에요. 당신은 도망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움츠러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어요? 마지막 순간이 되기도 전에 어떻게 패배를 인정할 수 있어요?”만약 성대 그룹에 정말 어떤 규정이 있다면 이 평가 보고서가 나오자마자 성진의 음모와 계략은 실현될 것이다. 그녀는 성도윤의 이런 성격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후퇴할 수 있단 말인가?성도윤은 차설아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시끄러운 건 별로 안 좋아해요. 검사가 끝나면 이곳을 떠나시길 바랍니다.”곧 의료진은 절차에 따라 성도윤에 대한 전면적인 신체검사를 한 뒤 전문적인 건강평가서를 발급했다.“성 대표님, 성진 부대표님, 이사님들, 성 대표님의 건강평가보고서 결과로는 성 대표님은 현재 실명 상태이시고 뇌 손상 4급, 오른쪽 종아리뼈가 부러진 흔적이 있고 정신상태도 좋지 않으신데 신체적 자질이 걱정됩니다. 완전한 민사행위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어 뇌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업무에 적합하지 않으며 장기간 요양이 필요합니다.”의료진은 로봇처럼 감정 없이 평가 결과를 읽어 내려갔다.“닥쳐, 이 정도 수준으로 무슨 의사라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상한 소리 지껄이지 좀 마요.”“뇌를 다쳤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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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이사회 사람들은 문서를 꺼내어 매우 공손한 척하며 성도윤에게 건넸다. “성 대표, 이 자발적으로 성대 그룹 경영을 포기한다는 동의서에 서명하길 바라요. 다만 성 대표 현재 상태로 독자적으로 서명할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어요?”고개를 살짝 젖힌 성도윤은 완벽한 턱선을 드러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펜 줘봐요.”“안 돼, 안 돼요!”차설아는 여전히 성진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는데 그녀는 모든 힘을 다해 벗어나려고 했지만 너무 허약해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다.“망할 놈, 이거 놔,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그녀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이 성진 품에서 허우적대며 심지어는 남자의 팔을 잡아 사납게 물어뜯었다.“쉿, 조용히 좀 있어요. 이건 도윤이의 선택이야, 내가 당신을 놓아준다고 해도 서명할 건데 왜 그렇게 걱정해요?”“성진, 이 비열한 자식, 너는 네가 이런 식으로 이 사람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나는 네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게 할 거야. 너는 영원히 그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야!”차설아는 한사코 성진의 팔을 물고 늘어졌는데 온몸이 떨리고 입술과 이빨 사이에 피비린내가 났다.성진은 팔뚝의 깊고 피가 배어 있는 이빨 자국을 보고 분명히 가슴이 아팠지만 또 한편으론 통쾌함을 느꼈다. “비교 대상이 안 되면 뭐 어때요. 적어도 당신이 나를 보게 할 수는 있잖아.”어쩌면 그는 이런 병적인 방식으로 차설아의 주의를 끌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여자가 그를 욕해도 좋고 때려도 좋고 심지어 한입에 그를 잡아먹는 것도 그녀의 안중에 그가 없는 것보다 나았다.“이... 차설아 씨, 자중하세요.”이를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놀라 침을 삼키고 서로 얼굴을 마주 쳐다보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성도윤도 비록 눈은 멀었지만 감정은 여전하니 차설아와 성진의 대화를 내내 들으며 차설아에 대해 더욱 확신이 생겼다. 분명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해 말이다. 사인펜을 잡고 있던 그의 손가락이 살짝 조여졌다.“서명했으니 이젠 떠나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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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허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요?”차설아는 마치 한 대 얻어맞는 것 같았는데 그녀의 속상함과 방금 그 모든 것들이 볼품없는 것이 되어버렸다.“당신 말이 맞아요. 이건 당신 사업이지 내 사업이 아니니 확실히 나와는 상관없어요. 내가 너무 한가해서 오지랖을 부렸네요!”차설아는 너무 괴로운 데다 몸이 허약한 나머지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쳤다.성진은 그녀의 비틀거리는 몸을 때맞춰 일으키며 눈살을 찌푸리며 그런 그녀를 비웃었다.“정말 한가하다면 가서 봉사나 해요. 이렇게 오지랖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내가 오지랖이 넓은 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네가 판단할 필요는 없잖아!”차설아는 성진을 미워하는 눈초리로 쏘아보더니 그를 모질게 밀어냈다.이 세 사람은 마치 세 개의 화살촉처럼 날이 세우고 있었는데 불꽃 튀는 신경전이 계속되었다.차설아는 말로는 괜찮다 하면서 몸은 지탱하기 버거웠는지 몇 발자국도 못 가서 중하게 쓰러졌다.“아가씨, 아가씨!”민이 이모가 당황해서 소리쳤다.——차설아가 다시 깨어났을 때 그녀는 얼마나 지났는지도 몰랐다.“콜록콜록!”차설아는 눈을 떴는데 구름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몸이 가벼웠다.“드디어 깼군요!”그녀의 손은 큰 손바닥으로 꼭 싸여 있었고 나지막한 목소리에는 기쁨이 뒤섞여 있었다.“성도윤...”그녀는 비몽사몽 한 찰나 침대 앞 남자의 잘생긴 모습을 보고 불쑥 그의 이름을 불렀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기 손을 쥔 손바닥이 눈에 띄게 차갑고 딱딱해지는 걸 느꼈다.“성진, 너였구나!”차설아는 그제야 그녀의 손을 잡은 남자가 성도윤이 아니라 음흉한 성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는 즉시 얼음같이 차갑게 자신의 손을 뽑았다.“목적을 달성했으면 축하해야지 뭐하러 여기에 달라붙어 있어?”여자의 눈빛은 경멸의 기운이 가득했다.“내 목적은 성대 그룹이 아니라고 일찍이 말했던 거로 기억하는데.”“알았어, 너의 목적은 성도윤을 이기는 거잖아. 그는 이미 잃을 것이 없어. 아직도 무엇을 더 원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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