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1041 - 챕터 1050

1213 챕터

제1041화

“뭐라고요? 이미 퇴원했다고요?”서은아는 조금 의아했고 기뻐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몰랐다.“이 여자는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간다면 간다고 말이라도 해야지.”서은아는 차설아가 전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성도윤이 다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지만 지금 성도윤은 전혀 낫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도망쳤으니 정말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혹시 서은아 씨에요?”간호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제가 서은아예요. 무슨 일이죠?”서은아는 짜증이 난 상태였기에 눈꺼풀을 치켜들고 퉁명스럽게 물었다.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차설아가 갑자기 작별 인사도 없이 사라지자 서은아는 매우 불안했다. 왠지 이 여자가 이렇게 쉽게 물러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혹시 뭔가 큰 꿍꿍이를 꾸미고 있을까 봐 두려웠다.“이 처방은 차설아 씨가 저보고 서은아 씨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성도윤 씨의 상처를 치료하는 데 효과가 뛰어나다고 했어요. 서은아 씨께서 이 처방에 따라 한약을 잘 달여주세요.”호사는 말하면서 네모나게 접힌 종이 한 장을 서은아에게 건네주었다.“저한테 준다고요?”서은아는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이 차설아는 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서은아는 처방을 보았지만, 지렁이처럼 생긴 글씨들이 빽빽하게 적혀있었고 한 글자도 읽을 수 없었다.‘차설아가 도윤 씨를 치료하라고 이렇게 친절하게 이런 신기한 처방을 나한테 순순히 줄 리가 없을 텐데. 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이 처방은 분명 문제가 있을 거야. 어쩌면 독약 처방으로 일부러 날 해치려는 것일 수도 있어. 섣불리 사용해서는 절대 안 돼!’서은아는 소심한 마음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다시 성도윤의 병실로 돌아왔다.성도윤은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청력은 매우 예민했다. 문밖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그의 차갑던 얼굴은 이내 밝아졌고 기대하는 목소리로 물었다.“드디어 저에게 약을 가져다주러 온 거예요?”서은아는 그 말을 듣고 더욱 짜증이 났지만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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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문을 열고 들어온 소영금은 이 장면을 보자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소영금의 뒤에는 그녀가 성도윤에게 직접 골라준 하녀 려윤도 있었다.갑자기 들어온 사람 때문에 로맨틱한 분위기가 깨지자 서은아는 화를 내려고 몸을 돌렸다. 그 순간 소영금과 시선이 마주치자, 서은아는 재빨리 성도윤에게서 떨어졌고 조심스럽게 말했다.“아… 아주머니, 어떻게 이곳까지 오셨어요!”서은아가 성진과 힘을 합쳐 뇌신경외과 의사에게 뇌물을 줘서 성도윤에게 기억 삭제 개두술을 한 후로부터 줄곧 불안감에 사무쳤고 누구를 봐도 불안했다.“내 아들이 입원했는데 엄마라는 사람이 와서 보면 안 돼?”소영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화를 내며 말했다.그는 서은아가 일 처리하는 방식에 상당히 불만족스러웠기에 바로 서은아를 나무라기 시작했다.“넌 정말 대단하구나. 내 아들이 이렇게 심한 상처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꼬박 나를 일주일 동안 속이고 있었다니 말이야. 넌 내가 이 일주일 동안 미친 듯이 아들을 찾고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어?”비록 지금의 성도윤은 보기에는 별로 크게 다친 것 같지 않았지만 항상 아들을 아끼던 소영금은 성도윤이 깁스도 하고 붕대도 감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치 자신이 중상을 입은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죄송해요. 아주머니. 저도 그때 너무 당황스러워서 많은 생각을 미처 못했어요. 게다가 아주머니가 알면 걱정하실까 봐 그래서…”“이런 변명 따위는 하지 마. 분명히 뭔가 찔리는 게 있는 거지? 설마 네가 우리 도윤이를 이 정도로 해친 거야?”“아니에요. 전…”서은아는 소영금이 여러 번 진지하게 질문하자 어떻게 말해야 할 지도 몰랐다. 그래서 소영금은 점점 더 의심이 갔다.그러자 성도윤이 눈썹을 찡그리며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어머니, 저를 보았으면 됐잖아요. 왜 은아에게 화를 내시는 거예요.”소영금은 살짝 놀랐고 성도윤과 서은아를 엇갈아 보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도윤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네가 언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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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려윤은 가늘고 보드라운 손으로 성도윤의 손목의 맥을 짚었고 이내 눈썹을 찡그렸다.“어때? 도윤이가 심각한 상태야?”옆에 서 있던 소영금도 려윤이 미간을 찌푸리자 덩달아서 마음이 조였다.려윤은 대략 1분 정도 진찰한 후에야 손을 옮기고 길게 한숨을 쉬었다.“도윤 도련님의 맥은 실처럼 가늘고 급하고 아주 혼란스러워요. 전형적인 심근경색과 뇌사죠. 특히 뇌에... 큰 타격을 입은 것 같아요. 상황이 좋지 않아요.”“뇌에... 뇌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고?”그렇게 아끼던 아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몰랐던 소영금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성도윤을 바라보았다.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서은아는 흥분한 어조로 려윤에게 소리쳤다.“나이도 젊어 보이는 아가씨가 말은 함부로 해서는 안 되죠. 병원의 전문가가 방금 준 진단서에요. 도윤 씨의 몸 상태는 지금 안정되었다고 했는데 무슨 심근경색과 뇌사라고 하는 거예요? 도윤 씨가 정말 그렇게 되기를 저주하는 거죠?”려윤은 나이가 어렸지만 성격은 차분했고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이건 제가 한의사의 관점에서 진단한 결과예요. 서은아 씨가 정확하지 않다고 느끼시면 병원을 바꿔서 성도윤 씨가 다른 의사한테서 전신 검사를 받게 해줘요. 그러면 더 공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겠죠.”“그게 말은 쉽죠. 도윤 씨가 지금 아직 몸도 채 회복되지 않았는데 또 병원을 옮기면 그를 해치는 것이잖아요!”서은아는 절대 성도윤이 병원을 옮기게 할 수 없었다.그렇지 않으면 그녀와 성진이 저지른 그 일은 들킬 것이고 그녀와 성진은 아마도 완전히 끝장날 것 같았다.“서은아 씨, 제 능력을 믿으세요. 도윤 도련님의 맥은 정말 이상해요. 병원을 옮기지 않더라고 해도 한의약으로 몸을 회복해야 해요. 이러는 건 거절할 이유가 없겠죠?”려윤은 자신의 중요성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서은아가 거절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서은아가 계속 거절하려면 분명히 무리수를 부리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서은아는 그제야 눈앞에 아직 젊은 려윤이 정말 실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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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려윤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녀의 예쁜 얼굴에는 마치 보물을 발견한 듯한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이분의 의술은 정말 너무 뛰어나요. 심지어 우리 아버지 려명호보다 더 훌륭해요. 서은아 씨, 이분은 어디에 계시는지 아세요? 저를 이분께 만날 수 있도록 소개해 주세요.”“이... 이게 어떻게 가능해요?”서은아는 망연자실한 눈빛으로 침을 꼴깍 삼켰다.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차설아, 네 이놈... 정말 예사롭지 않은 여자야. 이토록 마음이 넓다니. 나와 성도윤씨를 도와주겠다 하고 신기한 약 처방만 남기고 사라진다고... 대단하네.’“그게 무슨 불가능할 수 있겠어요. 도윤 도련님께서 평소에 착한 일을 많이 했기에 지금 도련님을 구할 수 있는 귀한 분을 만나게 된 거죠. 장담하건대 도윤 도련님께서 이 약을 세 번만 열심히 드시면 분명 다시 건강을 되찾을 것이고 완쾌하실 겁니다.”려윤은 눈에 빛이 반짝이며 유일무이한 처방을 칭찬하고 있었다.소영금은 그제야 안색이 조금 좋아졌고 서은아를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보아하니 너도 수고가 많았구나. 도윤이를 위해 그렇게 귀한 분도 찾아주고.”서은아는 어색한 듯 얼굴을 만지작거리다가 얼버무렸다.“그... 그냥 우연일 뿐이에요. 도윤 씨가 운이 좋은 거죠.”려윤은 쭈글쭈글한 처방을 보고 입술을 오므리며 천진난만한 말투로 말했다.“그런데 이해가 안 되는 건 이렇게 대단한 약 처방인데... 서은아 씨는 왜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린 거죠? 도윤 씨가 빨리 나으면 좋지 않나요?”“그게...”서은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말문이 막혔다.서은아는 려윤을 매섭게 노려보면서 마음속으로 려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이 빌어먹을 년, 왜 쓸데없는 말을 하는 거야.’소영금은 서은아가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가볍게 기침하며 수습하려 했다.“됐어. 나도 은아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신중하게 처리했다고 봐. 약을 절대 함부로 먹어서는 안 돼.”“네네. 맞아요! 아주머니, 역시 아주머니께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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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소영금이 이렇게 말하자 서은아는 깜짝 놀랐다.서은아는 침을 꿀꺽 삼키고 다급하게 말했다.“아주머니, 그게 아니라... 사실 이 약 처방을 준 사람이 신분이 너무 특별해서 그 사람을 도윤 씨에게 접근 못 하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그게 무슨 말이야?”소영금은 수상쩍은 표정을 지었다.‘그 사람이 도윤을 구하고 싶어 하는데 왜 도윤에게 접근하지 않는 게 좋다고 하는 거지? 모순 되잖아.’휴!서은아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성도윤을 힐끗 쳐다본 뒤 소영금에게 귓속말로 모든 것을 고백했다.소영금은 문득 깨달았다는 듯 말없이 손가락을 오므리며 마음이 복잡해졌다.“됐어. 이 처방의 내력이 분명하지 않으니 그렇게 힘들여서 그 사람을 되찾을 필요가 없어. 만약 그 사람이 지금 먼저 도윤한테 좀 도움을 주고 후에 도윤이를 해치면 그때 가서 곤란하게 될 것이야.”“아주머니 말씀이 맞아요. 저도 그 사람이 그렇게 우리를 해칠까 봐 감히 이 처방을 쓰지 못한 거죠. 결국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아무 일도 없이 우리한테 좋은 일을 하는 건 분명히 엉큼하게 다른 생각하고 있었을 거예요.”“그래. 찾지 말자. 찾지 말자.”서영금은 서은아와 함께 연기를 하는 것처럼 서로 맞장구를 치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려고 애썼다.려윤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즉시 이 처방의 주인이 특별한 신분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즉시 대답했다.“사실 이 처방도 그렇게 신기한 건 아니죠. 몇 가지 약재를 적절히 배합하면 목숨을 구하는 것이고 부적절하게 배합하면 사람을 해치는 것이죠. 이 약을 써보지 않은 이상 누구도 함부로 믿을 수 없죠.”“...”성도윤은 입술을 오므린 채 말이 없었고 누구도 종잡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성도윤은 더더욱 바보가 아니었기에 세 여자의 서투른 연기를 이내 발견했다. 성도윤은 차설아라는 사람이 그에 있어서 단순한 생사를 함께 넘나들었던 친구뿐이 아니라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됐어요. 시끄러워요. 좀 피곤하니까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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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성도윤은 눈썹을 찡그리며 대답하는 대신 되물었다.그는 자기 기억의 일부를 잃어버린 것이 틀림없다고 점점 더 확신하고 있었다. 잃어버린 기억이 어쩌면 생사를 함께 넘나들었던 차설아와 관련이 있겠다고 추측했다.서은아는 얼굴이 창백해졌고 점점 더 불안해졌다.“아, 아니야. 넌 나만 기억하면 돼.”병실 밖을 서성거리는 소영금의 표정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그러자 려윤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사모님,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어요?”“아들이 갑자기 저렇게 되었는데 걱정이 안 되겠어?”소영금은 엎어진 말벌 집처럼 눈에 보이는 게 없이 심한 말을 뱉어댔다. 그녀는 려윤을 노려보며 말했다.“아까 너도 눈치챘어? 도윤이의 상태가 매우 이상해.”“도윤 도련님의 상황은 확실히 좋지 않아요. 특히 머리에 큰 타박상을 입은 것 같아요. 가능하다면 다른 의사에게 정밀 검사를 받는 게 좋겠어요.”“그렇지? 너도 도윤이의 머리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내가 의심하는 건...”소영금은 여기까지 말하고 긴장한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뭘 의심하는 거죠?”려윤도 덩달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소영금은 정색하며 말했다.“난 도윤이가 귀신에 들린 것 같아. 서은아가 한 짓인 게 틀림없고 서은아는 지금 도윤이를 통제하고 있지. 아니면 도윤이가 지금처럼 서은아의 말만 듣고 그녀를 그렇게 챙겨주고 있을 수가 없어. 전혀 말도 안 돼.”“헐... 귀신에 들렸다고요?”려윤은 어이가 없었고 일이 점점 이상한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귀신에 들리든 아니든 내 아들은 절대 서은아와 함께 있을 수 없어. 만약에 서은아가 성진 그 자식의 앞잡이라면 모든 것이 끝장날 거야. 그래서 우리는 서은아를 다른 곳으로 떼어놓아야 해. 대놓고 그렇게 한다면 도윤이는 분명히 동의하지 않을 거란 말이지. 그래서...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해.”소영금은 사려 깊은 사람이라서 가능한 모든 위험을 예상해야 했다.성도윤과 서은아 사이는 정말 이상했기에 서은아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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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깊은 밤에 검은 승용차 한 대가 마치 귀신처럼 구불구불한 산길을 질주하며 숲속 가장 깊은 곳으로 향했다.차설아는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멋지게 빠른 속도로 90도 가까운 커브를 가볍게 지나갔다.그녀는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에 반듯이 누워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남자는 약효 때문에 눈을 질끈 감은 채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고 차의 흔들림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정말 지독한 여자야. 자기 친아들에게 이렇게 심한 수면제를 먹였다니. 바보가 되면 어쩌려고 그러는 거야.’차설아는 속으로 원망하며 신지 요양병원의 원장님인 오성문에게 전화를 걸었다.“오 원장님, 이제 곧 도착해요. 요양병원에 잠시 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폐를 끼치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전화기 너머로 오성문은 매우 열정적이고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계집애야. 아저씨한테 무슨 예의를 갖추는 거야. 그 당시 나와 네 아버지는 의형제였고 네 아버지는 신지 요양병원 주식도 가지고 있어. 한동안 있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계속 이곳에 살겠다고 해도 아저씨는 두 팔 벌려 환영이지.”“그러면 감사합니다. 아저씨.”오성문의 말을 들은 차설아는 마음이 따뜻해졌다.신지 요양병원은 깊은 산속에 숨어 있는 고급 요양병원이었고 특수 계층 사람들만 있을 수 있는 곳이었고 대중들에게 공개되지 않았기에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이곳은 식물들이 많았고 환경이 우아한 데다 공기 중의 음이온 함량이 매우 높으며 다양한 귀중한 약초와 현재 가장 선진적인 의료 시설도 갖추고 있었다.가장 중요한 건 신지 요양병원의 원장님인 오성문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전적으로 차설아를 지지하고 파산 위험을 무릅쓰고 미리 요양병원을 정리해서 성도윤만을 위해 봉사하려고 했다.“도윤 씨, 걱정하지 마. 지금 모든 준비가 끝났으니 도윤 씨를 반드시 치료 해줄게.”차설아는 성도윤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맹세하듯 단호하게 말했다.차가 곧 신지 요양병원의 입구에 도착했고 중국식 정원이 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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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다만 민이 이모도 모든 것이 이렇게 공교롭고 순조로울 줄은 몰랐다.‘어쩌면 하늘의 뜻이겠지. 하늘이 두 사람 사이를 인정하고 아직 풀리지 않은 갈등이 있느니 두 사람의 운명을 다시 묶어 놓은 거겠지.’오성문도 열정적으로 말했다.“설아야, 너희 상황은 민이 이모가 다 알려줬어. 걱정하지 마. 요양병원은 최선을 다해서 성도윤 씨가 최대한 빨리 원래대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감사합니다. 정말 고마워요.”“시간이 늦었으니 먼저 돌아가서 쉬어. 너희들을 위해 서쪽에 있는 스위트룸을 준비했어. 그 방은 가장 따뜻하고 집 분위기가 나는 방이야. 안에서 자유롭게 요리하고 쉬면서 책을 읽거나 밤에 별을 보며 반신욕도 할 수 있어. 시냇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몸과 마음이 한결 편해질 거야.”신지 요양병원의 부원장님이자 오성문의 아내인 남아름이 친절하게 소개했다.“네. 아주머니. 폐를 끼치게 되었네요.”차설아는 고마운 표정으로 우아하고 온화한 여인을 바라보았다. 남아름은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엄마가 살아계셨다면 아마 이런 모습을 보고 엄청나게 기뻐하실 것이다.“바보 같은 계집애. 아주머니랑 그런 말을 할 필요는 없어. 빨리 돌아가서 푹 쉬어. 이제 시간 나면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자꾸나.”남아름은 마음 아프고 불쌍한 눈빛으로 차설아를 바라보았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했으나 결국에는 조용히 가서 차설아를 안아주었다.요양병원 직원의 안내로 차설아는 아담한 정원을 지나 서쪽 스위트룸으로 향했다.약효가 채 가시지 않았기에 성도윤은 아직 깨어나지 못했고 스위트룸의 큰 침대에 편안하게 눕혀졌다.차설아는 주위를 둘러보니 나무로 된 인테리어와 곳곳에 우거진 식물들이 있었다. 정말 남아름의 말처럼 아늑하고 편안한 나머지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차설아가 창문을 열자 밤바람이 서서히 하얀 색 커튼을 스치고 있었고 마치 비에 물든 것처럼 축축한 맑은 공기는 코에 들어와 바로 오장육부를 통해서 그녀의 지친 몸과 마음을 씻어주는 느낌이 들었다.“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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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얼굴은 여전하네요? 피부 좋은 것 좀 봐.”차설아는 만질수록 기분이 좋아졌는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평소의 성도윤은 한 마리의 맹수처럼 낯선 사람에게는 곁을 주지 않는 사람이지만 지금은 온순한 고양이처럼 차설아가 아무리 만지작거려도 저항하지 않고 있었다.머리를 만지고 있는데 침대에 반듯이 누워 있던 그는 갑자기 그 깊은 눈을 떴는데 벌떡 일어나 차설아를 눕히고 본인은 그 위를 가로 탔다.그의 긴 손가락은 차설아의 목덜미를 졸랐는데 끊임없이 힘을 주며 말했다.“약골이라고요? 정신을 잃게 한 다음 마대에 쑤셔 넣겠다고요?”“당신... 콜록콜록!”차설아의 가느다란 목은 백조처럼 선이 완벽하고 연약해서 살짝 힘을 주면 부러질 것 같았다.남자의 긴 손가락은 힘이 너무 센 나머지 그녀는 숨을 쉴 수도 없었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사실 중상을 입은 성도윤을 상대하기엔 그녀의 솜씨로는 식은 죽 먹기였지만 그녀는 반항하지 않고 오히려 그의 남자다운 공격을 즐겼다.적어도 죽는 한이 있어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그가 약골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그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한 그는 좋아질 가능성이 있었다.“말해요, 목적이 뭐죠?”성도윤은 차설아가 거의 질식해 정신을 잃으려 하자 끝내 긴 손가락을 떼며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콜록, 콜록콜록!”차설아는 크게 숨을 쉬었고 붉게 상기된 볼이 점차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녀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터뜨렸는데 그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즐거운 웃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그래, 이게 내가 알던 성도윤이지, 당당한 성대 그룹 대표, 해안의 절대적인 권위자 말이에요!”“내가 하마터면 당신 목숨을 앗아 갈 뻔했는데 무섭지도 않아요?”성도윤은 미간을 찌푸렸고 그의 흑 보석처럼 환한 눈매는 여전히 초점이 없었지만 오히려 이것이 조각난 아름다움을 선사했다.그는 원래도 어리둥절했는데 여자의 방자한 웃음이 그를 더욱 의심하게 만들었다.“당연히 두렵지 않죠, 당신이 날 죽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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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성도윤 눈의 의심이 더욱 짙어졌다.“내가 당신이랑 무슨 관계인데요? 왜 당신은 이렇게 힘을 들여서 한 명의 환자를 치료하려고 하는 건데요? 당신이 이렇게 나를 몰래 빼돌리면 얼마나 큰 결과를 감수해야 하는지는 알아요?”“당신이 나을 수만 있다면 난 어떤 결과를 감수하든 상관없어요.”차설아는 단호하게 말했다.서은아나 소영금한테 성도윤을 옮긴 걸 들키면 나중에 얼마나 귀찮을지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하지만 민이 이모는 제대로 치료하려면 외부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으니 그녀한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모든 방법을 다 시도해 볼 수밖에는.“흥, 그렇게 말하면서도 우리 관계에 대해서는 계속 언급을 회피하네요? 나는 당신을 믿지 않을 거예요. 분명 이상한 점이 있어.”성도윤이 현재 유일하게 신뢰하는 사람은 서은아뿐이었다.“당신이 나를 은아 곁으로 돌려보내 준다면 이번에는 용서할게요.”“미안하지만 그 요구는 들어줄 수 없어요.”차설아는 몸을 일으켜 남자의 어깨를 툭툭 치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신은 지금 내 사람이에요. 내가 당신을 빼앗아 왔으니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해요. 도망치려 하지 말고 외부와 연락하려고도 하지 말아요. 나는 당신을 놓아줄 생각 없으니까.”“빌어먹을!”성도윤은 화가 났다. 지금까지 아무도 감히 그에게 이렇게 오만방자하게 말을 걸지 못했다.“그렇다면... 그냥 같이 죽죠.”남자는 말을 마치고 여자의 방향을 향해 호되게 공격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두 눈이 멀었을 뿐 아니라 팔과 다리 부상도 낫지 않아 공격은커녕 차설아의 품에 안겨버렸다.“푸, 우리 서방님, 오늘은 너무 늦었어요. 다음에... 다음에 내가 다시 찾아올게요!”차설아는 웃음을 참으며 강아지 만지듯 품에 안긴 남자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린 후 자상하게 솜이불을 덮어주며 말했다.“얌전히 자고 있어요, 내가 옆방에 있으니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나한테 말하고.”“차설아, 죽여버릴 거야!”성도윤은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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