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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차설아는 기대에 부푼 초롱초롱한 눈으로 성도윤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어때요?”

성도윤을 입을 오므리며 부드러운 커피가 혀를 통해 목구멍으로 흘러 들어가는 느낌을 만끽했다.

“내가 마셔본 커피 중에서 제일 맛있어요! 뭔가 오래된 친구를 만난 느낌이랄까.”

비록 성도윤은 까다롭기 짝이 없는 데다가 트집 잡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차설아가 내려준 커피는 단번에 그를 중독시킬 만큼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차설아는 성취감에 교만한 표정을 지었고 턱까지 치켜들면서 답했다.

“당연하죠! 누가 만든 커피인데요!”

차설아는 성도윤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전문적으로 배웠었고, 그의 아낌없는 찬사는 그녀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으며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시자, 복잡했던 기적의 퍼즐이 조금씩 맞춰지면서 차설아와 관련된 일부 장면이 그의 머릿속에서 번쩍였다. 안개에 감춰진 흐릿한 장면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는 그를 더 고통스럽게 했다.

성도윤은 얼굴을 찌푸렸고 손바닥을 이마에 대면서 약간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다.

“빌어먹을!”

차설아는 즉시 이상함을 감지하고 그에게로 다가가 어깨를 부축하며 걱정되는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요?”

그는 갑자기 현기증이 났고 속까지 울렁거려 가쁜 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내가 예전에 이 커피를 마셔본 것 같아요. 하지만 기억을 떠올리려고 할수록 점점 더 흐릿해져서 너무 괴로워요...”

차설아는 문득 의사의 당부가 떠올라 성도윤의 등을 몇 번 쓰다듬으며 긴장을 풀어주려 했다.

“도윤 씨, 그만 생각하고 얼른 심호흡해요.”

복잡한 뇌 수술을 받은 성도윤은 적절한 휴식이 필요했고 억지로 기억을 떠올리려고 할수록 대뇌에 무리가 가서 심할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차설아는 그가 헛된 생각을 하지 않도록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커피 한 잔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지 상상도 못 했다.

“대체 어디서 이 커피를 마셔 봤을까요?”

성도윤은 여전히 한숨을 내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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