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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화

남아름은 종잡을 수 없이 변한 차설아의 표정을 보면서 자기의 생각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그렇다고 해서 성씨 가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어. 두 가문은 줄곧 해안에서 서로 도우면서 발전했고 그동안 큰 이익 충돌도 없었어. 그냥 네 오빠의 일로 왕래가 줄어들면서 관계가 소원해졌을 뿐이야. 그리고 난 성씨 가문의 궐기가 자체의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 덕에 차설아의 복잡했던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고 점차 이성을 되찾았다.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저희 가문이 파산했을 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준 건 성씨가문밖에 없었어요. 게다가 만약 그들이 부모님을 죽인 범인이라면, 할아버지께서 진정으로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건 성씨 가문이라면서 성도윤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하지 않으셨겠죠.”

차설아가 성씨 가문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할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신뢰로 인해 마음이 바뀌었다.

남아름은 때로는 진실을 모르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차설아를 말리고 싶었다.

“설아야, 지나간 일을 다시 들춘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어. 그러니까 이쯤에서 옛날 일은 다 잊고 충실하게 살아가자...”

그러나 차설아의 고집은 쉽게 꺾이지 않았고 그저 남아름을 향해 웃음을 지었다.

“괜찮아요. 저도 제 분수를 알아요.”

원두가 다 갈리자, 차설아는 성도윤의 요구에 따라 정성스럽게 커피를 내렸다.

정자에 앉아 차설아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성도윤은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이어 약간의 불만이 섞인 말투로 물었다.

“커피 한 잔을 타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

어느새 차설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그는 커피를 기다리는 것보다 그녀를 기다리는 마음이 더 컸다.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똑같이 맛있는 커피를 마시려면 그만한 기다림이 필요한 법이에요.”

차설아는 손수 내린 커피를 성도윤의 손에 쥐어주며 말을 이어 나갔다.

“이 커피를 마시면 단언컨대 사랑에 빠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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