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가연 왕후가 공포에 질린 얼굴로 그를 쳐다보며 그의 손을 꽉 잡았다.그녀는 조심스레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전엔 호위대 몇 명만 남아있었고 두 명의 시중도 믿을만한 이들이었다.그녀는 사람들을 모두 물렸고, 그렇게 그곳엔 가연과 송이수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가연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임월에게 죄책감을 갖고 있으시다는 거 압니다. 하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졌고, 우리에게 다른 선택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서쪽 궁전에서 최고의 약을 들여 치료받게 한 것만으로도 저흰 최선을 다한 겁니다.”“그리고, 당시의 상황에서... 임월은 황위에 앉지 못했을 겁니다.”송이수의 머릿속에 어렴풋한 옛 기억이 떠올랐다.황실 남매 중에서 그는 송임월과 가장 가까웠다. 어렸을 적 임월은 아주 총명하고, 예뻤고, 능력도 출중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선 고귀하고 우아한 공주님이었지만 오빠 앞에선 애교스럽고 장난기 많은 여자아이였다.황궁 밖엔 바닷가가 있었는데, 그곳은 송이수와 송임월의 비밀 아지트였다.두 남매는 매일 학교를 마치고 나면 늘 이곳에 모여 신발을 벗고 맨발로 파도를 느꼈다. 갈매기가 자유롭게 날갯짓하는 아름다운 석양 아래엔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흘러넘쳤다. 힘들 때면 그녀는 송이수의 등에 뛰어 올라가 업어달라고 조르곤 했다.“임월아, 앞으로 나처럼 널 업어줄 수 있는 남자친구를 찾아야 해. 알았지?”“네... 하지만 못 찾으면요?”“그럴 리가 없어. 모든 면에서 훌륭할뿐더러 남양의 재물 모두를 가진 너를 어떤 남자가 좋아하지 않겠어?”“오빠, 만약 찾지 못한다면 오빠가 평생 궁궐에서 저와 함께 살며 업어주면 안 돼요?”송이수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당시의 농담이 이런 식으로 반쪽짜리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임월은 정말 평생 궁에 남게 되었고, 평생 업어주겠다고 약속했던 오빠는 그 후로 다시는 그녀를 따뜻하게 업어주지 못했다...“폐하? 폐하!”멍하니 서 있는 그의 모습을 본 가연은 걱정스러운 마
최신 업데이트 : 2024-04-0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