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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순간 윤정재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미소만 지어 보였다.

송혁준이 다시 돌아와 얼어붙은 분위기를 풀었다.

“윤 회장님 댁에 아주 귀한 꽃이 있다고 들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혹시 감상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윤정재는 곧바로 대답했다.

“전하, 이쪽으로 오시지요.”

송혁준은 윤정재와 함께 웃음꽃을 피우며 꽃을 구경했다. 그로 인해 뒤에 혼자 버려진 송지아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전하, 저 사람들에게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옆에 있던 시녀가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위로했다.

“응.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송지아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난 미래의 군왕이야. 언젠가 분명 날 이렇게 무시한 걸 후회하는 날이 올 거야!”

“네. 그날이 곧 올 겁니다.”

시녀가 몰래 그녀에게 창문 쪽을 보라고 눈짓했다.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그곳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호숫가에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서지현과 나석진이었다.

윤씨 저택 정원은 마치 숲속과도 같았다. 잔잔한 물보라가 일렁이는 호수, 무성하게 자란 오동나무, 은은한 꽃향기가 배어든 시원한 공기까지...

몸과 마음을 행복하게 만드는 훌륭한 경치였지만, 송시아에게는 심장을 찌르는 날카로운 비수와도 같았다.

서지현이 개구리 한 마리를 잡고 들어 올리자 결벽증으로 유명한 나석진은 뜻밖에도 개구리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그 모습에 서지현은 깔깔 웃어댔다.

“전하...”

시녀가 조심스레 그녀의 얼굴색을 살폈다.

“제가 가서 석진 도련님을 모셔 올까요?”

“됐어!”

송지아가 이를 부득부득 갈며 말했다.

“저런 비천한 여자가 좋다면 같이 엉겨 붙으라지 뭐!”

“전하, 고작 저런 저급한 여자 때문에 도련님을 놓치면 안 됩니다. 저 여자를 제거할 방법은 많습니다!”

송지아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다시 두 사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너무 놀란 나머지 하마터면 눈알까지 튀어나올 뻔했다. 서지현의 머리끈이 떨어지는 바람에 예쁜 긴 머리가 스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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