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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요새 나석진은 계속 병원에서 지냈다.

병원 꼭대기의 VIP 병실 피부과.

두 손 다 화상으로 껍질이 한층 벗겨졌기에 잘 보호해야 했고 의사들은 회진 후 두 손을 만두처럼 붕대로 꽁꽁 감쌌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아마 도라에몽과 비슷할 것이다.

손을 쓸 수 없으니 핸드폰을 만지거나 게임을 할 수도 없었고 그저 매일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거기에 새겨진 모양이 몇 개의 실로 이루어졌는지를 셌다.

다행히 서지현은 양복점에 휴가를 내고 매일 밤낮으로 나석진의 곁을 지켰다.

서지현은 나석진이 그를 보호하다가 다쳤다고 생각해 죄책감으로 가득 찼다. 전에는 그저 약간의 애정을 느꼈을 뿐이었다면 지금은 그 애정이 홍수처럼 그녀의 마음을 덮치고 있었다.

밥을 먹고 물을 마시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몸을 닦는 일까지 손수 진행했다.

처음에는 나석진도 이를 불편해했다.

하지만 익숙해져서 그런지 세 번째부터는 그저 즐겼다.

서지현이 몸을 닦아주는 손짓이 너무 부드러워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손은 야들야들하고 타올의 온도도 알맞았다. 그렇게 그의 몸을 닦아줄 때마다 그는 코피가 터질 것 같았고 머릿속엔 19금 장면들로 가득했다.

“아저씨.”

서지현이 열심히 나석준의 몸을 닦으며 말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남양은 날씨가 더워서 반드시 몸이 뽀송해야 한다고 했어요. 아니면 계속 이렇게 누워 있다가 땀띠가 날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

나석진은 서지현의 부드러움에 푹 빠져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했다.

“그럼 몇 번 더 닦아주든지.”

서지현이 멈칫하더니 빨개진 얼굴로 아무 말 없이 계속 몸만 닦았다.

하지만 고양이처럼 사람의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하는 그녀의 손짓이 점점 아래로 향할수록 나석진은 온몸에 불이 붙은 것처럼 안절부절못했다.

이러다 정말 망신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배우로서 그럴 수는 없었다. 특히 서지현 앞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하여 나석진은 마치 장어처럼 펄떡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에 서지현이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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