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65화

서지현이 깜짝 놀라더니 이내 무슨 상황인지 눈치챘다.

나석진의 손은 지금 만두처럼 붕대가 치렁치렁 감겨 있으니 바지를 벗을 수 없을 것이다.

서지현은 쑥스러운지 얼굴을 붉히고는 시선을 아래로 늘어트리며 말했다.

“제, 제가 간병인 불러줄게요.”

“간병인 올 때까지 기다리다 바지에 지르겠어.”

“그게...”

“얼른 들어와!”

나석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냥 끈만 풀어주면 돼.”

서지현은 고개를 숙였다. 난감하긴 했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하여 나석진이 하라는 대로 그의 옆으로 다가가 그를 변기 옆으로 부축해 갔다. 나석진은 다리를 벌리고 서더니 서지현에게 눈치를 줬다.

“빨리 벗겨!”

서지현은 갑자기 뭐가 웃기는지 웃음을 터트렸다.

“웃긴 뭘 웃어?”

“남자가 돼서 여자한테 억지로 바지를 벗겨달라고 해서요.”

“너...”

나석진의 얼굴이 순간 달아올랐다.

“너 이 계집애 오후 내내 이것저것 먹이지만 않았어도 내가 이러겠어? 빨리 풀어. 더는 못 참을 것 같아.”

“네...”

서지현은 간신히 웃음을 참으며 하얗고 작은 손으로 그의 바지 끈을 풀었다. 하지만 그 끈은 마치 일부러 그들과 장난이라도 하듯 서지현이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서지현은 허리를 숙이고 바지 끈과 사투를 벌였다. 나석진은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간 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너무 참아서 그런지 그쪽에서 고통이 전해졌고 더는 오래 못 버틸 것 같았다.

서지현은 끈이 풀리지 않자 급해서 식은땀을 뻘뻘 흘리다가 에라 모르겠다 확 잡아당겼다.

“헉!”

서지현은 깜짝 놀라더니 잘못을 한 아이처럼 두려운 표정으로 나석진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저씨, 이거 더 단단히 묶인 거 같아요...”

“...”

나석진은 할말을 잃었다. 머리에 보이는 핏줄은 터질 것처럼 불끈 솟아올랐다.

“잠깐만, 급해하지 마요.”

나석진이 화를 내기 전에 서지현은 최대한 만회하려 했다.

“저, 저 할 줄 알아요. 지금 당장 해결해 드릴게요.”

맞다, 할 수 있다. 바지 끈이 자수도 아닌데 그렇게 어려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