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831 - 챕터 840

1370 챕터

제831화

최연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의 송혁준이 그의 눈에는 다소 이상하게 보였다.다른 마음을 품지 않았다면 없다고 말하면 되지 왜 그러지 못한다고 하는 거지?말을 하면 똑바로 말만 하면 되지 왜 또 고개를 숙이고 입가에 미소를 짓는지, 무슨 뜻이지?최연준은 자신이 많은 사람을 만나봤다고 생각하였으나, 오늘 송혁준을 보고 나서야 세상에는 아직 그가 꿰뚫어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였다.잠시 침묵하다가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전에 전하께서 저에게 전하를 알아보는지 물으셨는데, 저는 오랫동안 생각해 보았지만, 아직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괜찮아요.”송혁준은 시종일관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학창 시절 일이니 잊어버리는 게 당연하죠.”“전하도 본트론에서 공부하셨어요?”“네.”송혁준은 두 손을 겹치고 엄지손가락을 비볐다.“그때 제 성적이 좋지 않아서 저를 기억 못 하는 게 당연하죠.”그러나 그의 은혜는 그가 일생을 바쳐 보답하려 한다.최연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의문이 반쯤 풀렸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동문이었기에 송혁준이 두 번째 만남 때 그렇게 물은 거다.다만 그는 공부할 때 사람들과 별로 어울리지 않아서...최연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물었다.“전하께서 혹시 사람을 잘못 보신 것은 아니겠죠? 제게는 최연서라는 동생이 있는데 학교에서 아주 활발했어요. 전하께서 혹시...”“저는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습니다.”송혁준은 고개를 저으며 눈빛이 더 깊어졌다.“제가 아는 사람은 최씨 집안 셋째 도련님 최연준입니다. 이 신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말고요!”최연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었다.“전에 아는 사이니까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송혁준은 그가 말하려 하자 바로 똑바로 앉았다.최연준은 여전히 안색이 굳어 있었고 표정은 엄숙했지만, 입에서 내뱉는 말은 이상하리만치 또렷했다.“사실 전하께서는 일부러 제 아내에게 그렇게 많은 보살핌을 주실 필요가 없습니다. 제 아내는 단순하고 선량하지만, 결코 연약하지도 멍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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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최연준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눈에 의문의 빛이 들었다.그는 몸을 돌려 송혁준을 바라보았는데 이 사람은 위엄 있는 친왕이라기보다는 잘못을 저지른 여자친구처럼 제자리에 서서 두 손을 비비고 있었다.“전하... 무슨 뜻입니까?”최연준은 눈빛이 어두웠다.“저는...”송혁준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저 화내지 말아줬으면 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습니다.”최연준은 눈을 가늘게 떴는데 그 몸에 밴 위압감이 송혁준의 부하도 저절로 뒤로 물러서게 했다. 그는 송혁준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물었다.“전하, 왜 그러세요?”부하가 작은 목소리로 일깨워 주자 송혁준은 그제야 비로소 자신이 실언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곧 몸을 곧추세우고 또다시 친왕의 모습으로 회복했다.최연준은 그를 힐끗 보더니 돌아서서 문을 나섰다.돌아가는 길에서 나석진의 전화가 걸려 왔는데 그는 마침 물어보고 싶었다.“정말 송혁준 친왕과 소꿉친구에요? 참으로 사람 보는 눈이 없네요!”“매제, 그런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다른 속셈이 있는 사람에게 들키면 어떡하려고요!”나석진은 여유롭게 넥타이를 고르는 중이었다.오늘 주명희 세 아들이 모두 집에 와서 밥을 먹는다고 하니, 그는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줘야 한다.“듣고 싶으면 들으라고 하세요! 저를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최연준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저는 남양의 사위지 노예가 아니에요!”“네. 귀한 사위시죠, 그것도 데릴사위!”“나석진 씨!”“그만 놀릴게요. 우리 송혁준 친왕이 어떻게 했길래 당신을 화나게 했어요?”최연준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실 만나는 내내 송혁준은 온화하고 예의 바르며 공손하게 대하여 확실히 황실의 기품을 가졌다. 딱히 화나게 하는 일은... 정말 없는 것 같다.최연준은 한숨을 내쉬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다 큰 남자가 여자처럼 칭얼대는 게 제일 보기 싫어요!”나석진은 말을 하지 않고 전화기를 움켜쥔 손을 움찔했다.“매제...”그는 반쯤 머뭇거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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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뭐라고?”이번에는 최연준이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안 돼! 여보, 우리 부자를 갈라놓을 셈이야? 약속할게! 다신 안 세울게!”다시는... 안 세운다고?강서연은 눈을 굴리면서 코웃음이 터져 나왔다.최연준이 밖에서 아무리 카리스마 넘치고 냉정하고 차분하게 행동해도 집에 돌아오면 늘 이런 횡설수설 실수를 한다.“그래요.”강서연이 그를 놀렸다.“앞으로 또 이렇게 아들을 들어 올리면, 당신은 영원히 세워지지 않을 거예요!”“당신...”최연준은 눈이 휘둥그레졌다.하지만 최군형은 분위기를 띄워줄 줄 알아 통통한 두 손을 움직이면서 최연준에게 안기고 싶어 안달이 났다. 아마도 방금 나는 느낌을 한 번 더 느끼고 싶었을 것이다.최연준은 나쁜 남자 웃음을 지으며 아들 앞에서 이 작은 여자와 따지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밤에 방에 들어가면...“무슨 생각 하고 있어요?”최연준은 급히 머릿속의 생각들을 내동댕이쳤다.“아, 아무것도 아니야!”“아들 안으세요!”강서연이 눈살을 찌푸렸다.최연준은 어리둥절 아들을 받아 왔지만 눈은 줄곧 아내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바로 전에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왜 갑자기 표정이 안 좋아졌지...“여보, 왜 그래?”강서연은 그를 상대하지 않았고 눈에는 원망이 담겨 있었다.“이 양심 없는 자식! 내가 매일 아들을 돌보고 먹여줬고 당신은 단지 아들을 두 번만 안아 올렸을 뿐인데... 지금 아들이 당신한테 가잖아요.”최연준은 웃었다. 알고 보니 아들 때문에 질투하는 것이다.옛날 같으면 강서연은 이런 사소한 일로 삐딱하게 굴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도 사전에 공부를 했기 때문에 임산부의 감정 기복이 보통 사람보다 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아이를 낳은 후 막 초보 엄마로 변신한 터라 분명 여러 가지 심리적인 불편함이 있었을 것이다.게다가 호르몬 탓에 쉽게 일을 더 심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일부분 산모는 아이를 키우면서 과로가 오고 가족들까지 이해하지 못해 끔찍한 산후우울증을 겪는 사람도 있다.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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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강서연은 영롱한 눈망울을 들어 올리며 속삭이듯 물었다.“만약 귀찮아지면요?”최연준은 그녀의 얼굴을 만지며 진지하고 애틋한 표정을 지었다.“출산의 고통을 당신 혼자 감당하게 했어. 이것은 내가 영원히 당신에게 빚진 거야. 그래서 다른 일로는 당신을 조금도 억울하지 않게 할 거야.”“여보...”강서연은 그를 꼭 껴안고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쏟았다.최연준은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작은 소리로 웃었다.“이걸로 감동받았어?”“네...”“정말 바보야!”최연준은 그녀의 머리를 문질렀다.저녁노을이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지친 새들도 둥지로 돌아가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이때 최연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가슴 속에 품고 있던 한 가지 생각을 정중하게 말했다.“서연아, 우리 여기서 결혼식 할까?”“네?”강서연은 잠깐 멈칫했다.“아들이 태어난 지 벌써 석 달이 넘었는데, 나는 아직도 당신에게 결혼식을 빚지고 있어!”그는 웃으며 말했다.“남양에서 결혼식 올리는 거 어떻게 생각해?”...송혁준은 그 카페에서 해가 질 때까지 앉아 있었다.청소할 시간이 되자 사장님도 밖에서 서둘러 돌아오셨다. 원래는 저녁에 영업을 계속하려고 했는데 문 앞에 여전히 황실 호위병이 지키고 있는 것을 보고 감히 다시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송혁준은 멍하니 최연준이 앉았던 자리를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어릴 적 그는 조용하고 얌전하며 얼굴이 하얗고 예쁘게 생겨서 일반 가족에서 태어났으면 분명 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였을 것이다.그러나 황실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항상 어울리지 못했다.여자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노친왕이 노발대발하며 그를 황족 전체의 수치라고 여겼고, 송씨 가문에 그와 같은 괴물이 나타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중학교 때 그는 외국으로 피신했지만 여전히 아버지의 감시를 피하지 못했다. 노친왕은 허락도 없이 복싱 학원에 등록을 시켜놓고는 사람들에게 그를 감시하게 했다. 만약 학원에 가지 않으면 그의 모든 생활 터전을 끊어버렸다.송혁준은 그의 사나이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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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그 소리는 마치 한 줄기 빛처럼 송혁준 인생의 어둠을 밝혀줬다.그는 흑인 백인 몇 명이 얼만큼 맞아서야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는지, 또 어떤 비천한 자세로 그 앞에서 사과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그냥 그때가 인생에서 유일하게 보호를 받은 것이라는 것만 기억한다.태양신처럼 하늘에서 내려온 그 용사는 그에게 희망과 따뜻함을 주었다.“괜찮아요?”송혁준은 그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저는 복싱팀 리더 최연준입니다.”“최연준...”그는 그 각진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우는 것보다 더 볼썽사나운 미소를 지었다....“전하, 왜 그러세요?”송혁준은 번뜩 두 눈을 뜨고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는 눈앞의 빈 커피잔을 보며 입가에 쓴웃음을 지었다.‘커피를 이렇게 많이 마셨는데 어떻게 잠이 들 수가 있지? 심지어 그런 꿈을 꾸다니...’송혁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부하가 갑자기 그를 치면서 눈은 문 쪽을 뚫어지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야?”송혁준도 시선을 따라 바라보고는 잠시 멈칫했다.송지아가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그녀는 사양하지 않고 송혁준 맞은편 소파에 앉아 저녁을 먹지 않았다고 말하며 트러플 한 접시를 주문했다.송혁준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지아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부하들을 모두 물러가게 했고 넓은 공간에는 그들 남매 둘만 남았다.이제는 무슨 얘기든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다.“최연준 만났어?”송혁준은 잠시 멈칫하고 고개를 한쪽으로 돌렸다.송지아는 웃었다. 눈썰미가 좋은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이 어리석은 남동생이 또 짝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참 아깝네.”그녀는 트러플 한 점을 입에 넣고 천천히 씹어 먹었다.“네가 좋아하는 사람은 이미 처자식이 있고 너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잖아!”“나는 그 사람이 나를 기억하기를 바란 적이 없어.”송혁준은 느릿느릿한 말투로 말했다.“그리고... 누나가 좋아하는 그 사람도 누나를 좋아하지 않잖아!”“너...”송지아는 그를 노려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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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그러나 이 대궐 안에서 오직 송혁준만이 그녀의 친형제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현재 분위기에 따르면... 송혁준이 그녀보다 먼저 이 황위에 오를 것이다!송지아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차가운 그녀의 눈빛에 그를 향한 원망이 더해졌다.“잘난척하지 마.”그녀는 냉소했다.“나는 언젠가는 나석진을 차지할 것인데 너는 영원히 최연준을 갖지 못할 거야.”“갖고 싶다는 생각 해본 적 없어.”송혁준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말했다.“나는 그저 그 사람이 행복하길 바랄 뿐이야.”“그래. 너만 고상하고 위대하다고 쳐. 최연준이 너의 마음을 안다면 여전히 지금 처럼 행복할 수 있을까?”송지아는 그를 비꼬았다.“누나! 너...”송혁준은 벌떡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었고 이마에 핏대가 솟구쳤다.송지아는 의기양양하면서 이것이 송혁준의 한계점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녀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두려워해야 할 것은 송혁준이다!그녀는 입꼬리를 올리고 동생 어깨에 한 손을 올리며 앉으라고 했다. 가느다란 목소리에 약간의 도발과 비아냥거림이 담겨 있었다.“내 귀여운 동생아, 왜 말만 하면 조급해하니? 걱정하지 마. 누나는 입이 무거워서 소문날 일이 없을 거야! 하지만... 이 누나는 어릴 때부터 버릇이 있는데 너도 알고 있을 거야... 내가 좋아하는 것은 아무도 가져갈 수 없어! 만일 누가 가져간다면, 내가 조급해서 무턱대고 세상에 까발릴 수도 있겠지. 남양의 미래 존경받고 사랑받는 군주께서 사실은 내면이 더럽고 추잡한 괴물이라고!”송혁준은 안색이 변하더니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며 입술을 살짝 떨었다.그는 세상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볼지 걱정하지 않는다. 오직 최연준과 강서연에게 폐를 끼칠까 두려워했다.송지아는 양손으로 가슴을 감싸안았다.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작은 카페에 울려 퍼졌다.그녀는 송혁준의 창백한 얼굴과 이마에 맺힌 땀방울, 그리고 살짝 떨리는 두 어깨를 보면서 더욱 흥분했고 거만스럽게 그를 쳐다보았다.곧이어 그녀는 송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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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송혁준은 혼이 나간 채 자신의 궁전으로 돌아왔고, 온몸의 힘이 빠져나간 듯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그의 귓가에 송지아의 말이 울려 퍼졌다.“서지현을 없애줘. 내가 황위에 앉고 나석진과 결혼하면 네 비밀은 영원히 비밀이 될 거라고 약속해 줄게! 그리고 내가 윤제 가문에도 더 좋은 대우를 해줄 수 있어... 최연준에게 아들이 있잖아. 윤 회장의 외손자인데, 내가 작위를 내려주면 남양에서 가장 잘나가는 아이가 될 거야!”송혁준은 힘껏 미간을 꼬집었고 눈을 들어 테이블 위의 크리스탈 접시를 보았다. 그 안의 과일 중에는 즐겨 먹는 파인애플이 없어 화가 나 접시를 떨어뜨렸다.모든 시종이 몹시 놀라서 한쪽에 서서 숨을 쉬지도 못했다.석진 친왕은 평소 성격이 온화하고 사람을 대하는 것도 너그럽고 자상하여 황궁 안의 많은 시종들이 머리를 쥐어 짜내며 그의 곁에 머물고자 하였다.그런데 오늘은 평소답지 않게 화를 냈다...송혁준은 크게 심호흡을 하고도 여전히 짜증이 나서 두루마기를 몸에 걸친 채 뛰쳐나갔다.그는 스포츠카를 몰고 나와 아무도 따라오지 못하게 했다. 스포츠카의 가속 페달이 굉음과 함께 고요한 산길을 질주했다.송혁준은 목적 없이 달려 먼저 윤상 빌라의 남쪽, 최연준과 강서연이 살고 있는 그 별장 주변에 도착했다. 집 안은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이따금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잠시 보다가 기분이 나아진 듯 가볍게 입꼬리를 올렸다.그러나 그는 최연준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슬그머니 떠났고 이후 자신도 모르게 나석진이 그에게 몇 번이나 말했던 그 옛 거리로 왔다.이 시간에도 옛 거리는 여전히 북적거리며 장사꾼들로 가득 찼고 거리 양옆에는 네온사인이 반짝였다. 많은 가게 뒤편에는 야자수가 심어져 있었는데 바람에 따라 나뭇잎들이 흔들리고 형형색색의 불빛과 어울려 남양의 특색을 띠고 있었다.송혁준은 멀리 세워두고 도보로 이 거리를 오가며 인파 속에서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는 분위기를 느꼈다. 그는 간식을 먹고 향신료를 샀고 가운 한 벌에 눈독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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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송혁준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가 아는 나석진이 술 게임을 안다고?정말 말이 안 된다!서지현은 황급히 그를 가게로 불러 앉히고, 또 그녀가 직접 만든 장미빙수를 그릇에 담아줬다.송혁준은 예의를 차리며 그녀와 잠시 수다를 떨었는데 의외로 공통언어가 많았다. 나석진은 몇 년 전 숙부를 따라 맨체스터에 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서지현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폐하를 따라 방문하러 간 거예요?”“아닌 것 같아요.”송혁준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는 사실 그 일에 대한 인상이 어렴풋했고, 당시에 남양왕이 맨체스터에 가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그저 숙부께서 어떤 거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돌고 또 돌아다니며 누군가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만 기억난다.송혁준은 탄식하며 아픈 관자놀이를 주물렀다.“전하, 왜 그러세요? 안색이 안 좋으신 것 같아요.”서지현이 걱정스럽게 그를 바라보자 송혁준이 웃으며 대답했다.“괜찮아요.”“제가 봤을 때... 전하께서 걱정이 있는 것 같아요.”서지현은 사람의 말과 표정을 살피는 데 있어서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다.송혁준은 오늘 밤 속앓이를 해서 나왔다는 것이 사실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서지현은 작은 얼굴을 받쳤다. 그녀의 큰 눈 속에는 의문이 가득했다.“황실 사람도 고민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황실의 사람도 사람이에요.”송혁준은 부드럽게 말했다.“황실의 고민거리는 일반인보다 적지 않아요. 그저 사람 앞에서는 귀하고 사람 뒤에는 고통을 받을 뿐이에요.”서지현은 눈을 굴리며 씩 웃었다.“다른 분과 황위를 다투고 있어요?”“그게...”송혁준은 어깨를 으쓱했다.“그런 셈이죠.”“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졌어요?”송혁준은 그녀 때문에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진 것도 아니에요. 저는 사실 쟁취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그 사람 손에 제 비밀이 있고, 그리고... 그 사람이 저더러 한 사람을 없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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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아무것도 아니에요. 계속 말씀하세요.”서지현이 웃으며 말했다.“더 말하고 싶은 것은 없어요. 아무튼 딱 한 마디 해주고 싶네요. 오늘 제가 배운 말인데 다른 사람이 저를 건드리지 않은 이상 저도 남을 건들지 않을 거예요.”“그러면 다른 사람이 저를 건드린다면요?”“싹을 잘라 버려야죠!”송혁준은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면서 확 깨달은 것 같았다.소녀도 아는 도리를 그는 지금까지 얽매이고 있다니?어려서부터 송혁준은 가족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했다. 송지아는 누나지만 항상 그를 눈엣가시로 여겼고, 그 역시 가족들의 거듭된 세뇌 속에 자기 때문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했다.지금까지 그는 줄곧 송지아의 말만 듣고 살아왔는데 또 무엇을 얻었는가?그녀의 욕심만 키웠을 뿐이다.서지현은 생각에 빠진 송혁준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고 생각하여 민망하게 머리를 긁적였다.“전하, 저를 비웃지 마세요! 저는 머리만 길었지 견식이 짧아서 잘못 말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서현 씨가 말한 말이 맞아요.”송혁준은 진지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을 했다.“일일이 양보해도 소용없어요. 제가 황위를 차지해야 악당들이 더 이상 악행을 저지르지 못하게 할 수 있고 그래야... 당신들을 더 잘 보호할 수 있어요.”“네?”송혁준은 그녀를 돌아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저는 이 나라의 미래의 왕이 될 거예요!”이번에는 서지현이 멈칫했다.이분이 방금 들어왔을 때는 마음이 심란해 보였는데 지금은 또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얼굴이 환해졌다... 남자는 정말 변덕스러운 동물이구나!“누가... 누가 왕이라고?”이때 문 앞에서 취객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쿵 하는 소리가 났다.서지현이 깜짝 놀라 문 쪽을 보니 만취한 나석진이 문틀에 머리를 부딪친 것이었다.“아저씨!”서지현은 급히 가서 그를 부축했다.나석진은 술에 취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걸음걸이가 비틀거리며 눈빛에 초점을 잃은 채 서지현을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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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장군댁은 너무 멀어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송혁준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개인 저택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요?”서지현은 혼란스러운 듯 고개를 저었다.“지현 씨 집은 여기서 가까워요?”서지현이 난감해하였다.“제 집은 여기서 멀지 않지만 아저씨를 끌고 가기에는 힘들어요!”송혁준은 곰곰이 생각하고는 전화를 걸어 그의 개인 캠핑카를 몰고 오라고 했다.서지현은 이런 초호화 캠핑카는 처음 봐서 눈이 번쩍 뜨였다. 캠핑카 내부는 공간이 넓어 필요한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이것은 캠핑카가 아니라 분명히 스위트룸을 옮겨온 것이다!“둘이 캠핑카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할 것 같아요.”송혁준은 온화하게 웃었다.“이것은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편한 방법이에요.”서지현은 고마워하며 그를 바라보았다.나석진을 차에 태우고 송혁준은 차 문을 닫았다.이 넓은 공간에는 서지현과 나석진만 남았다.나석진은 침대에 누운 채 깊은 잠에 빠졌고 서지현은 그의 곁을 지켰다. 달빛이 창살을 통해 그녀의 행복 가득한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그녀는 아저씨가 이렇게 못생긴 모습으로 자는 것을 처음 알았다. 가뜩이나 손과 발이 긴데 잠이 들면 사방팔방으로 뻗어 침대 전체를 차지하고 입을 벌린 채 요란하게 코를 골았다.서지현은 웃으며 작은 손은 자기도 모르게 그의 얼굴에 닿았다.“밥 한 끼 같이 먹었을 뿐인데 술을 왜 그렇게 많이 마셨어요?”이때 나석진이 몸을 움직이며 입을 쩝쩝거리자 서지현은 놀라서 황급히 손을 움츠렸다.그는 잠꼬대를 하며 중얼거렸다.“마셔... 계속 마셔! 지현아, 내가... 내가 이겼어. 누가 감히 너한테 다른 마음을 품어...”서지현은 어안이 벙벙하고 갑자기 입에 짭짤한 맛을 느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무도 저에게 접근하지 못해요.”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웃었다. “왜 그런지 알아요?”나석진은 또 크게 코를 골았다.서지현은 웃으며 조심스럽게 주머니에서 반지 두 개를 꺼냈다.반지라고 하기에는 정확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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