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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아무것도 아니에요. 계속 말씀하세요.”

서지현이 웃으며 말했다.

“더 말하고 싶은 것은 없어요. 아무튼 딱 한 마디 해주고 싶네요. 오늘 제가 배운 말인데 다른 사람이 저를 건드리지 않은 이상 저도 남을 건들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 다른 사람이 저를 건드린다면요?”

“싹을 잘라 버려야죠!”

송혁준은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면서 확 깨달은 것 같았다.

소녀도 아는 도리를 그는 지금까지 얽매이고 있다니?

어려서부터 송혁준은 가족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했다. 송지아는 누나지만 항상 그를 눈엣가시로 여겼고, 그 역시 가족들의 거듭된 세뇌 속에 자기 때문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그는 줄곧 송지아의 말만 듣고 살아왔는데 또 무엇을 얻었는가?

그녀의 욕심만 키웠을 뿐이다.

서지현은 생각에 빠진 송혁준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고 생각하여 민망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전하, 저를 비웃지 마세요! 저는 머리만 길었지 견식이 짧아서 잘못 말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서현 씨가 말한 말이 맞아요.”

송혁준은 진지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을 했다.

“일일이 양보해도 소용없어요. 제가 황위를 차지해야 악당들이 더 이상 악행을 저지르지 못하게 할 수 있고 그래야... 당신들을 더 잘 보호할 수 있어요.”

“네?”

송혁준은 그녀를 돌아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저는 이 나라의 미래의 왕이 될 거예요!”

이번에는 서지현이 멈칫했다.

이분이 방금 들어왔을 때는 마음이 심란해 보였는데 지금은 또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얼굴이 환해졌다... 남자는 정말 변덕스러운 동물이구나!

“누가... 누가 왕이라고?”

이때 문 앞에서 취객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쿵 하는 소리가 났다.

서지현이 깜짝 놀라 문 쪽을 보니 만취한 나석진이 문틀에 머리를 부딪친 것이었다.

“아저씨!”

서지현은 급히 가서 그를 부축했다.

나석진은 술에 취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걸음걸이가 비틀거리며 눈빛에 초점을 잃은 채 서지현을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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