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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지금...”

최연준은 자수로 만든 남양 전통 가운을 입고 있어 전혀 몸을 크게 펴지 못하고 눈만 부릅뜨고 있었다.

그는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방한서까지 배신 때릴줄이야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세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최연준은 꼼짝달싹 하지 못했다.

“경섭 형님, 머리를 밟아야 할까요?”

“그건 안 돼요. 그래도 오늘 신랑감인데 머리를 밟는 것은 불길해요!”

“그럼 발을 더 세게 밟읍시다!”

“너무 세게 밟으면 서연 씨가 마음 아파할 거예요.”

“그러면...”

배경원은 능청스럽게 웃으며 그의 신발을 벗겼다.

“한서 씨, 간지럽히세요!”

최연준은 발버둥 치며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당신들, 너무 해요.”

...

햇빛 아래서 환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황궁에서 이렇게 시끌벅적한 것은 오랜만이다.

서지현은 잔을 들고 조용히 멀리 떨어져 서 있는데, 그곳의 떠들썩함이 부럽기도 했지만 감히 가까이 가지 못했다.

그녀가 황궁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나석진 체면 때문이었다. 나석진이 송혁준에게 그녀를 데려오겠다고 하자 송혁준은 그녀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하지만...

서지현은 비참하게 고개를 숙였다.

이 결혼식에 올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부자거나 귀족들이다. 그녀는 그들의 세계에 녹아들지 못하고, 그 사람들의 눈빛에서도 그녀를 경멸하고 깔보는 것을 알 수 있다.

하긴 다른 사람들은 모두 특별히 주문 제작한 드레스를 입고 참석하는데 그녀만 자신이 수놓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가씨, 우리 남양에서는 남의 결혼식에서 한숨을 쉬는 손님은 내쫓는다고 했어요!”

서지현은 이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부드러운 눈동자와 마주쳤다.

“전하!”

그녀는 잠시 멈칫하고 부랴부랴 인사를 했다. 왼발 오른발이 잘 못 꼬여 몇 번 왔다 갔다 했는데 고라파덕 같이 웃겼다.

송혁준은 웃으며 인사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전하.”

서지현의 작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제가... 일부러 한숨 지은 건 아니에요! 서연 언니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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