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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송혁준은 혼이 나간 채 자신의 궁전으로 돌아왔고, 온몸의 힘이 빠져나간 듯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의 귓가에 송지아의 말이 울려 퍼졌다.

“서지현을 없애줘. 내가 황위에 앉고 나석진과 결혼하면 네 비밀은 영원히 비밀이 될 거라고 약속해 줄게! 그리고 내가 윤제 가문에도 더 좋은 대우를 해줄 수 있어... 최연준에게 아들이 있잖아. 윤 회장의 외손자인데, 내가 작위를 내려주면 남양에서 가장 잘나가는 아이가 될 거야!”

송혁준은 힘껏 미간을 꼬집었고 눈을 들어 테이블 위의 크리스탈 접시를 보았다. 그 안의 과일 중에는 즐겨 먹는 파인애플이 없어 화가 나 접시를 떨어뜨렸다.

모든 시종이 몹시 놀라서 한쪽에 서서 숨을 쉬지도 못했다.

석진 친왕은 평소 성격이 온화하고 사람을 대하는 것도 너그럽고 자상하여 황궁 안의 많은 시종들이 머리를 쥐어 짜내며 그의 곁에 머물고자 하였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답지 않게 화를 냈다...

송혁준은 크게 심호흡을 하고도 여전히 짜증이 나서 두루마기를 몸에 걸친 채 뛰쳐나갔다.

그는 스포츠카를 몰고 나와 아무도 따라오지 못하게 했다. 스포츠카의 가속 페달이 굉음과 함께 고요한 산길을 질주했다.

송혁준은 목적 없이 달려 먼저 윤상 빌라의 남쪽, 최연준과 강서연이 살고 있는 그 별장 주변에 도착했다. 집 안은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이따금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잠시 보다가 기분이 나아진 듯 가볍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나 그는 최연준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슬그머니 떠났고 이후 자신도 모르게 나석진이 그에게 몇 번이나 말했던 그 옛 거리로 왔다.

이 시간에도 옛 거리는 여전히 북적거리며 장사꾼들로 가득 찼고 거리 양옆에는 네온사인이 반짝였다. 많은 가게 뒤편에는 야자수가 심어져 있었는데 바람에 따라 나뭇잎들이 흔들리고 형형색색의 불빛과 어울려 남양의 특색을 띠고 있었다.

송혁준은 멀리 세워두고 도보로 이 거리를 오가며 인파 속에서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는 분위기를 느꼈다. 그는 간식을 먹고 향신료를 샀고 가운 한 벌에 눈독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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