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551 - 챕터 560

1660 챕터

제551화

“연준 형!”배경원이 소리쳤다.“혼인신고도 했으니 우리 어디 가서 크게 축하할까요?”최연준은 마음을 가다듬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해야지.”“그럼 제가 호텔을 예약할게요!”배경원은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강서연을 바라봤다.“형수님은 무엇을 드시고 싶어요?”모두 너나 할 것 없이 토론의 열기가 하늘을 찔렀다.최연준은 담담하게 조용히 문 쪽을 바라보았다.그 사람은 이미 없어진 것 같다.“뭘 보고 있어요?”강서연이 그의 팔짱을 끼자 최연준은 가볍게 웃으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속삭였다.“먼저 차에서 기다려. 내가 전화 한 통만 하고 할게.”강서연은 잠시 멈칫했고 오늘 한사람이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이것은 그들 형제 사이의 일이니 갈등이 있더라도 그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최연준에게 다정한 눈빛을 보내고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먼저 주차장으로 향했다.그들이 멀리 떠난 후 최연준은 홀로 강당에 앉아 있었고 한참 있다가 밖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연준 형.”최연준이 그를 올려다보았다.유찬혁은 부끄러운 기색을 띠고 어색하게 웃다가 이내 고개를 숙였다.“강서연 씨와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요.”그는 선물을 최연준 앞에 두었다.“이것은 나의 작은 마음이니 받아주세요.”최연준은 반쯤 침묵했다.유찬혁은 한쪽에 서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는 최연준의 희로애락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의 안색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그러나 최연준이 노하면 천지개벽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그도 알고 있었다.유찬혁은 심호흡을 하고 살며시 그를 관찰했다. 한참 후 최연준이 마침내 그를 올려다봤고 먹빛 눈동자 속의 한기가 조금씩 사그라지는 듯했다.“연준 형, 그날 미안했어요.”유찬혁이 정중하게 사과했다.최연준은 일어나 입꼬리가 올라가며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유찬혁은 자존감이 강해서 그의 입에서 미안하다는 말을 듣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됐어, 나도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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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찬혁아. 우리는 네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사람은 겪어봐야 아는 것이라고 나중에 네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본 후에 결정하자.”“형, 설연이는...”“됐어, 그 이름 듣기 싫어!”유찬혁은 입술을 깨물고 최연준의 차가운 눈을 보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리고 또 한 가지 일이 있는데...”유찬혁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이실직고했다.“며칠 전에 최지한이 다쳤는데 알고 있어요?”최연준은 술집 주차장에서 싸움이 붙었다고 한 것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그날이 딱 마침 그와 유찬혁이 사이가 좋지 않았던 날이다.최연준은 생각에 잠겼다가 바로 이해가 갔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유찬혁을 바라보았다.“그날 밤 내가 먼저 간 후에 네가 또 그 사람이랑 잠깐 얘기를 했나 봐?”최연준은 웃는 것 같기도, 웃지 않는 것 같기도 하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은 유찬혁은 온몸에 식은땀을 흘렸다.“연준 형, 나는...”최연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힐끗 보았다.유찬혁은 목이 굳었지만 계속해서 설명했다.“그 사건은... 내가 처리했어요. 경수 아저씨께서 나를 찾아와서 최지한이 시비를 걸어 경찰에 잡혀갔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응.”최연준과 유찬혁은 어려서부터 쭉 알고 지낸 사이로서 최지한이 말 몇 마디로 이간질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괜찮아.”최연준은 유찬혁을 보며 말했다.“변호사로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아. 최지한이 아무리 인성이 더럽고 무능하다 해도 결국은 최씨 가문 사람이야. 최지한에게 일이 생기면 최씨 가문에 먹칠할 수 있어 할아버지께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어. 그래서 아저씨가 너를 찾아간 것도 아마 할아버지의 뜻일 거야.”유찬혁은 한참을 멈췄다가 긴 한숨을 내쉬며 쓴웃음을 지었다.“형이 이해해 주면 돼요.”“다 해결됐어?”“네.”이런 작은 사건은 유찬혁에게 식은 죽 먹기다.“그쪽 상대가 합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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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밤이 되자 최연준과 강서연은 에덴으로 돌아왔다.차는 마당에 주차되어 있었고 두 사람은 차 안에서 키스를 하고 있었는데 밀폐된 공간에는 약간의 야릇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강서연은 점점 호흡이 불안정했지만 최연준의 들이닥치는 손을 잡고 집에 가서 하자고 손짓했다.그와 그렇게 오래 같이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 그녀는 아직도 보수적이다. 이런 일은 너무 사적이어서 당연히 사적인 곳에서만 할 수 있다.“여보...”최연준은 목이 메었다.“나는 참을 수가 없어!”“참을 수 없어도 참아야 해요!”강서연은 고양이처럼 그의 가슴에 기댔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경고했다.“이번 달 용돈을 취소하게 하지 마요!”최연준은 괴로워 죽겠다는 듯이 그녀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하지만 그도 알고 있었다. 강서연이 ‘사적인 공간’ 에서 커튼을 치고 이불을 덮으면 그녀는 더 이상 키스만 해도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그녀가 대담할 때를 생각하면 최연준의 혼을 다 빨아들일 것만 같았는데 그야말로 정말...최연준은 곧바로 그녀를 품에 안고 차에서 내려 곧장 집으로 향했다.두 사람은 현관에서 포옹을 하고 최연준이 아직 키스도 못했는데 거실 불이 갑자기 켜져 강서연이 놀라서 소리를 냈다.방한서가 뚱냥이를 끌어안고 거실에 서 있었고 박경실도 활짝 웃고 있었다. 거실은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고 대리석 바닥에는 장미 꽃잎이 가득 깔려 있어 사소한 것 하나까지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겼다.“서프라이즈!”방한서는 뚱냥이의 발을 움켜쥐고 그들을 향해 흔들었다.“도련님, 사모님 어떠세요? 제가 특별히 준비한 거예요!”강서연은 볼이 발그레해지고 눈가에는 웃음꽃이 피었다.최연준은 십여 초 동안이나 멍하니 있다가 하마터면 폭발할 뻔했다.‘왜 맨날 쟤야? 맨날 쟤야!’이번에는 더욱 심하다. 이런 날에 박경실과 뚱냥이까지 함께 데리고 오다니!혼인신고를 하고 나서 분명히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으면 가라고 특별히 당부하지 않았던가.“방한서!”이 포효소리는 거의 지붕을 뚫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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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안마사는 직업적인 미소를 띠고 말했다.“이 정도 힘이면 될까요?”성설연은 온몸이 한순간에 가벼워졌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요.”“필요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저희가 정성껏 모시겠습니다!”성설연은 웃으며 마음이 많이 상쾌해졌다.여기에 오기 전에 그녀는 이미 밤낮없이 이틀 동안 촬영을 했기 때문에 힘들어 죽을 뻔했다. 하필이면 곽보미가 진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고 전부 주아와 맞붙는 장면이었다.주아는 어떤 사람인가? 지난번 따귀를 맞은 후 그녀는 다시는 성설연을 순순히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그러자 성설연은 배역을 바꾸고 싶어 했고 주아와 함께 연기하고 싶지 않다고 하자 또 전 출연진의 비웃음을 샀다.곽보미는 그저 담담하게 그녀를 보았을 뿐이었고 말 한마디만 남겼다.“당신은 이 역할밖에 없어요. 촬영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계약을 해지해도 늦지 않아요! 저 곽보미는 이 정도의 돈은 있어요.”이로써 성설연은 모두가 연합하여 그녀를 괴롭힌다고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그녀는 유찬혁에게 전화를 걸어 불쌍하게 울면서 자신이 당한 일을 하소연했는데 유찬혁은 오히려 전화 속에서 그녀를 타일렀다.“설연아, 너는 이제 막 데뷔했으니 겸손하게 행동하고 스텝들과 잘 지내야 해... 보미는 재능 있는 감독이어서 네가 노력하면 그 사람은 너를 띄워 줄 거야.”성설연은 핸드폰을 내던지고 페이스북에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호소한 글을 올렸고 다행히 낸시가 제때 이를 발견하고는 경고했다.“성설연, 연예계에서 은퇴하고 싶으면 일찌감치 말해. 내 밥줄까지 망치지 말고! 이런 것도 올리다니 이제는 사람들을 안 보고 살 거야? 빨리 삭제해!”성설연은 마지못해 글을 삭제했지만 게시한 지 1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봤다.이 중에는 사고뭉치 최지한도 포함되어 있다.“성설연... 혹시 최연준에게 매장당할 뻔한 그 가수 맞아?”“네, 도련님. 유 변호사님이 짝사랑하는 사람이에요!”“유찬혁, 이 개자식아. 네가 화를 자초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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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성설연은 순간 멈칫했다.‘강유빈? 어진 엔터테인먼트의 강서연 하나라도 골치 아픈데 또 강씨야?’강유빈의 시선도 성설연에게 향했다. 처음에는 의문이 가득했던 표정이 점차 질투와 분노로 바뀌었다.“허, 도련님이 저 여우 년 때문에 날 못 오게 한 거였어?”그 말에 성설연은 순간 발끈했다. 그런데 성설연이 받아치기도 전에 강유빈이 먼저 그녀의 따귀를 냅다 내리쳤다.“이 천한 년!”강유빈은 여리고 나약한 여배우가 아니다. 여배우가 사람을 때리는 건 그래도 어느 정도 연기가 가미된 부분이 있지만 강유빈의 전투력은 예전에 임나연에게서 쌓아온 것이다.“파렴치한 년! 네까짓 게 뭔데 감히 도련님에게 꼬리를 쳐? 오늘 널 갈기갈기 찢어 버릴 거야. 계속 도련님에게 꼬리 칠 수 있는지 두고 보겠어.”“으악. 이거 놔!”두 사람은 마구 잡아 뜯기 시작했다. 클럽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고 비명과 욕설이 난무하면서 명황산 아래 가장 독특한 풍경을 자아냈다.옆에서 말리는 사람도 없었고 어떻게 말려야 할지도 몰라 그저 싸우는 두 사람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했다. 성설연은 아예 강유빈의 상대가 아니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이 퉁퉁 부은 채 패했다. 마지막에 강유빈이 주먹으로 가슴팍을 가격하자 실리콘 가슴이 흔들린 바람에 화들짝 놀라 가슴을 움켜쥐었다.최지한이 준 마약을 한 강유빈은 한껏 흥분한 나머지 성설연의 머리카락을 꽉 잡고 절대 놓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성설연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사람들은 그제야 일이 더 커질까 염려되어 앞으로 다가와 말렸다.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 크게 기침 소리를 내자 순식간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최지한이 굳은 얼굴로 밖에서 들어오는 걸 본 사람들은 숨소리조차 내질 못했고 강유빈만 성설연의 머리를 계속 쥐어뜯고 있었다.성설연은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얼굴이 다 일그러졌다.“지금 뭐 하는 거야!”최지한의 목소리마저 다 변했다.“미쳤어?”강유빈은 그제야 손을 내려놓고 고분고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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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유찬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최지한을 쳐다보았다.뒤집을 수 있다는 최연준의 한마디에 유찬혁은 이곳까지 왔다. 그리고 이 시간을 택한 건 최지한이 아직 쉬지 않고 유흥을 즐기고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최지한에게서 쓸모 있는 정보를 얻어내려면 당연히 그를 만날 가능성이 있는 시간을 택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간에 이곳에서 성설연의 이런 모습을 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유찬혁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가슴 속의 무언가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성설연도 놀란 두 눈으로 유찬혁을 쳐다보았다. 옷차림이 단정하지 못하고 머리도 헝클어졌으며 게다가 얼굴에 상처까지 입은 채 최지한의 품에 찰싹 안겨 있었다.유찬혁은 갑자기 자신을 비웃었다. 그동안 그녀를 좋아했던 마음과 집착이 한순간에 완전히 무너졌다.인터넷에서 자주 보던 질문 하나가 문득 떠올랐다. 당신은 언제부터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았나요?유찬혁에게 있어서 그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그는 성설연도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한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했던 그 마음을 좋아한 걸지도 모른다. 여태껏 그는 성설연에게 빛을 수도 없이 가져다주었다.사실 성설연은 연예계에서 다른 일반 여자 연예인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그 여자 연예인들은 그녀보다 훨씬 솔직했다. 적어도 욕망을 얼굴에 드러냈고 그녀처럼 청순한 척하면서 욕망을 숨기진 않았다.“변호사님.”최지한이 피식 웃었다.“저기... 오해하지 말아요. 설연 씨가 촬영하느라 힘든 것 같아서 변호사님 대신 챙겨주려고 그런 거예요.”“참 고맙네요, 도련님.”“별것도 아닌데요, 뭐.”최지한이 씩 웃었다.“변호사님, 여긴 너무 시끄러우니까 다른 데로 자리를 옮길까요?”“그래요.”유찬혁의 목소리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도련님의 뜻대로 하시죠.”유찬혁이 화난 것 같지는 않자 최지한은 그제야 조금 시름이 놓였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성설연을 보내라고 한 후 유찬혁과 함께 클럽하우스의 최고급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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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최연준이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니 강서연은 이미 표를 깔끔하게 만들어놓은 뒤였다.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대고 코를 비벼댔다.“꼼꼼한 당신이 장부를 관리한다면 아무리 복잡한 장부도 깔끔하게 정리되겠네.”“말은 참 예쁘게 한단 말이죠.”강서연은 돌아앉아 그의 코끝을 톡 쳤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여보, 난 말도 예쁘게 하고...”최연준은 낮게 깔린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밤에도 잘해.”강서연은 장부에만 정신이 팔려 뭘 잘한다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뭘 잘한다는 거예요? 회사 일 좀 처리하는 것 말고 당신이 집안일을 신경이나 쓴 적이 있어요? 내가 다시 계산해 보니 까 최씨 빌라의 수입과 지출의 평형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겠더라고요. 하지만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자원을 합쳐야 해요. 그러면 많이 아낄 수 있고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어요... 이봐요, 내가 지금 얘기하고 있잖아요. 듣고 있어요?”‘이 남자 대체 뭐 하자는 거야? 내가 지금 진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계속 얼굴이나 들이밀고. 못살아, 정말.’“최연준!”“여보, 나 듣기 싫어.”욕구불만인 최연준은 오로지 그녀와 다시 침대로 돌아가 자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강서연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매달 10만 원밖에 안 되는 그의 용돈을 6만 원으로 고쳐놓았다.그 순간 최연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아 참, 저번에 준 블랙 카드 있잖아요. 그것도 다시 내놔요.”“여보... 그건 내 능력으로 번 돈이야.”“이젠 이 집안의 규정이 바뀌었잖아요. 당연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죠.”풀이 죽어 시무룩해진 최연준의 모습에 강서연은 몰래 피식 웃었다.최연준은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그녀에게 하나하나 분석했다. 이렇게 노동력을 착취해서는 안 된다면서 엄청난 자본가도 이 정도 깍쟁이가 아니라고 했다.‘한 달에 6만 원으로 어떻게 살아...’강서연은 갑자기 돌아앉아 작은 손으로 최연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녀의 두 눈에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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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최연준은 아무 말이 없었다. 원래는 스스로 짊어지려고 했었지만 예전에 입을 꾹 다물었다가 하마터면 그녀를 잃을 뻔했다. 이런 바보 같은 짓을 두 번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다.그는 가볍게 웃으며 그녀를 품에 끌어안고 나지막하게 말했다.“강명원이 지금 오성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품에 안겨 있던 강서연이 움찔하자 최연준은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강씨 가문의 회사는 완전히 부도났고 강유빈은 최지한의 노리개가 되었어...”최연준은 그녀에게 차근차근 얘기했다.“강명원 지금 돈이 많이 필요할 거야. 그러니까 딸 찾으러 오성에 온 것도 이상할 건 없지.”“딸 찾으러 온 것만은 아니겠죠.”강서연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마 나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최연준은 그녀의 긴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그녀의 부드러우면서도 고집스러운 얼굴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예전에 강서연을 처음 만났을 땐 그녀가 자기주장도 내세울 줄 모르는 연약한 여자라고 생각했었지만 사실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여자였다. 하여 그녀에게 무슨 얘기든 거리낌 없이 했다.“당신을 찾으러 올뿐만 아니라 장모님도 찾으러 갈 거야. 그때 강주에 있을 때도 강명원이 당신네 집에 찾아가서 한바탕 난리를 피웠었잖아. 하지만 걱정하지 마. 강명원이 한 발짝도 다가가지 못하게 장모님 쪽에 이미 사람을 붙여뒀어.”강서연은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이내 달콤하게 웃었다. 최연준은 무슨 일이든 항상 미리 완벽하게 처리했다.“왜 그렇게 봐?”최연준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강서연은 그런 그를 보며 솔직하게 얘기했다.“고마워요, 여보...”“당신과 나 사이에 고맙다는 말이 필요해?”강서연은 가볍게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음속에 따뜻함이 사르르 퍼져나갔다.“정말로 고마우면...”최연준이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앞으로 용돈이나 더 줘.”강서연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그를 밀쳐내려 했지만 최연준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소파 위에서 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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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예전에 그렇게 오만하고 자부심도 강했던 할아버지가 언제 이렇게 구차해지셨지?’“할아버지.”강서연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으며 테이블 밑으로 남편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사실 저도 초밥을 먹고 싶었어요. 그리고 장어덮밥도요.”“그래...”최재원이 잠깐 생각하다가 박경수에게 눈빛을 보내자 박경수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 요리사도 정신을 번쩍 차리고 자세를 고쳐잡더니 90도 인사를 하고는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네.”그러고는 곧장 준비하러 주방으로 향했다.최연준은 체념한 듯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본가의 분위기가 점점 답답해지고 있어. 다음에는 차라리 단식할까? 할아버지도 직접 키운 후계자가 배를 곯는 걸 보고만 있진 않겠지. 그리고 서연이도 마음 아파할 거야. 어쩌면 예전보다 훨씬 더 다정해지고 용돈도 올려줄 뿐만 아니라 블랙 카드도 다시 줄지 몰라... 그래, 그렇게 하자!’최연준은 씩 웃고는 눈앞의 연어회를 허겁지겁 먹었다.“도련님.”박경수가 서류 하나를 들고 왔다.“이건 내년에 오성대에 후원할 리스트입니다. 한번 보세요...”최연준이 받으려는데 최재원이 한마디 툭 던졌다.“서연이에게 줘. 이제부터 이런 일은 다 서연이가 결정할 거야.”“할아버지, 뭐라고요?”최연준이 화들짝 놀랐다.“아 참, 깜빡하고 얘기 안 했네.”최재원은 휴지로 입을 닦았다.“서연이가 재무관리도 아주 전문가처럼 잘하더라고. 너보다 훨씬 잘해. 그래서 말인데 집안일뿐만 아니라 회사 재정도 앞으로 서연이에게 천천히 맡길 생각이야.”최연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럼 저는...”“넌 돈을 잘 벌잖아.”최재원의 계획은 아주 용의주도했다.“네가 돈을 벌고 서연이가 돈을 관리하면 얼마나 좋아.”“네... 좋긴 하죠.”어젯밤 힘들게 받은 ‘인센티브’ 생각에 최연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강서연은 반짝이는 두 눈으로 그를 보며 눈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미소에 최연준은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최연준은 강서연의 가느다란 허리를 몰래 감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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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최연준은 이런 얘기는 윤정재나 윤문희가 직접 강서연에게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강서연이 다른 사람에게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말이 달라진다.최재원은 마른기침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때 도우미가 복숭아꽃으로 데코한 생선찜을 그들의 앞에 한 접시씩 내려놓았다.“서연아.”최재원은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얼른 먹어봐.”강서연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예전에 최연준의 신분을 몰랐을 적에 그와 함께 온천 리조트로 신혼여행을 갔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 따뜻한 봄이라 꽃이 활짝 피어있었고 온천 근처의 산에 복숭아꽃이 만개하여 그야말로 천국 같았다.그리고 온전 리조트의 간판 요리도 마침 이 생선찜이었다. 그때 강서연은 생선 눈알을 최연준에게 집어줬었다.오늘도 마찬가지로 가장 귀한 걸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었다.그 모습에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최재원의 얼굴에 보일 듯 말 듯 한 부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한참 후, 최재원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예전에 네 할머니도... 나에게 그랬었는데.”최연준과 강서연은 동시에 젓가락질을 멈췄다.최연준은 지금까지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면서 할아버지의 이런 슬픈 표정을 처음 봤다.할머니는 최연준이 태어나기 전에 이미 돌아가셨기에 할머니에 대한 인상은 최재원의 서재에 있는 유채화와 테이블 위의 낡은 사진뿐이었다.그리고 그가 알고 있는 최재원은 차갑고 진지하며 인정이 없는 야속한 사람이었고 사업을 할 때는 또 백절불굴의 성격으로 유명했다.하여 최연준은 최재원에게도 남들이 알지 못하는 예민함과 나약함, 그리고 마음속에 사랑하는 사람을 품고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할아버지...”“하하, 괜찮아, 괜찮아.”최재원은 재빨리 마음을 다잡았다.“나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식사해. 어휴, 사람은 나이가 들면 자꾸 옛날 생각을 한다니까...”“할아버지.”강서연이 가볍게 웃었다.“혹시 내일 연준 씨와 함께 할머니 뵈러 가도 될까요?”최연준이 화들짝 놀랐다. 그녀를 쳐다보는 최재원의 눈빛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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