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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최연준은 이런 얘기는 윤정재나 윤문희가 직접 강서연에게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강서연이 다른 사람에게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말이 달라진다.

최재원은 마른기침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때 도우미가 복숭아꽃으로 데코한 생선찜을 그들의 앞에 한 접시씩 내려놓았다.

“서연아.”

최재원은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얼른 먹어봐.”

강서연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최연준의 신분을 몰랐을 적에 그와 함께 온천 리조트로 신혼여행을 갔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 따뜻한 봄이라 꽃이 활짝 피어있었고 온천 근처의 산에 복숭아꽃이 만개하여 그야말로 천국 같았다.

그리고 온전 리조트의 간판 요리도 마침 이 생선찜이었다. 그때 강서연은 생선 눈알을 최연준에게 집어줬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가장 귀한 걸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었다.

그 모습에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최재원의 얼굴에 보일 듯 말 듯 한 부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한참 후, 최재원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예전에 네 할머니도... 나에게 그랬었는데.”

최연준과 강서연은 동시에 젓가락질을 멈췄다.

최연준은 지금까지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면서 할아버지의 이런 슬픈 표정을 처음 봤다.

할머니는 최연준이 태어나기 전에 이미 돌아가셨기에 할머니에 대한 인상은 최재원의 서재에 있는 유채화와 테이블 위의 낡은 사진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알고 있는 최재원은 차갑고 진지하며 인정이 없는 야속한 사람이었고 사업을 할 때는 또 백절불굴의 성격으로 유명했다.

하여 최연준은 최재원에게도 남들이 알지 못하는 예민함과 나약함, 그리고 마음속에 사랑하는 사람을 품고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

“할아버지...”

“하하, 괜찮아, 괜찮아.”

최재원은 재빨리 마음을 다잡았다.

“나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식사해. 어휴, 사람은 나이가 들면 자꾸 옛날 생각을 한다니까...”

“할아버지.”

강서연이 가볍게 웃었다.

“혹시 내일 연준 씨와 함께 할머니 뵈러 가도 될까요?”

최연준이 화들짝 놀랐다. 그녀를 쳐다보는 최재원의 눈빛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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