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59화

‘예전에 그렇게 오만하고 자부심도 강했던 할아버지가 언제 이렇게 구차해지셨지?’

“할아버지.”

강서연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으며 테이블 밑으로 남편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사실 저도 초밥을 먹고 싶었어요. 그리고 장어덮밥도요.”

“그래...”

최재원이 잠깐 생각하다가 박경수에게 눈빛을 보내자 박경수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 요리사도 정신을 번쩍 차리고 자세를 고쳐잡더니 90도 인사를 하고는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그러고는 곧장 준비하러 주방으로 향했다.

최연준은 체념한 듯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본가의 분위기가 점점 답답해지고 있어. 다음에는 차라리 단식할까? 할아버지도 직접 키운 후계자가 배를 곯는 걸 보고만 있진 않겠지. 그리고 서연이도 마음 아파할 거야. 어쩌면 예전보다 훨씬 더 다정해지고 용돈도 올려줄 뿐만 아니라 블랙 카드도 다시 줄지 몰라... 그래, 그렇게 하자!’

최연준은 씩 웃고는 눈앞의 연어회를 허겁지겁 먹었다.

“도련님.”

박경수가 서류 하나를 들고 왔다.

“이건 내년에 오성대에 후원할 리스트입니다. 한번 보세요...”

최연준이 받으려는데 최재원이 한마디 툭 던졌다.

“서연이에게 줘. 이제부터 이런 일은 다 서연이가 결정할 거야.”

“할아버지, 뭐라고요?”

최연준이 화들짝 놀랐다.

“아 참, 깜빡하고 얘기 안 했네.”

최재원은 휴지로 입을 닦았다.

“서연이가 재무관리도 아주 전문가처럼 잘하더라고. 너보다 훨씬 잘해. 그래서 말인데 집안일뿐만 아니라 회사 재정도 앞으로 서연이에게 천천히 맡길 생각이야.”

최연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럼 저는...”

“넌 돈을 잘 벌잖아.”

최재원의 계획은 아주 용의주도했다.

“네가 돈을 벌고 서연이가 돈을 관리하면 얼마나 좋아.”

“네... 좋긴 하죠.”

어젯밤 힘들게 받은 ‘인센티브’ 생각에 최연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강서연은 반짝이는 두 눈으로 그를 보며 눈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미소에 최연준은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최연준은 강서연의 가느다란 허리를 몰래 감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