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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최연준이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니 강서연은 이미 표를 깔끔하게 만들어놓은 뒤였다.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대고 코를 비벼댔다.

“꼼꼼한 당신이 장부를 관리한다면 아무리 복잡한 장부도 깔끔하게 정리되겠네.”

“말은 참 예쁘게 한단 말이죠.”

강서연은 돌아앉아 그의 코끝을 톡 쳤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여보, 난 말도 예쁘게 하고...”

최연준은 낮게 깔린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밤에도 잘해.”

강서연은 장부에만 정신이 팔려 뭘 잘한다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

“뭘 잘한다는 거예요? 회사 일 좀 처리하는 것 말고 당신이 집안일을 신경이나 쓴 적이 있어요? 내가 다시 계산해 보니 까 최씨 빌라의 수입과 지출의 평형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겠더라고요. 하지만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자원을 합쳐야 해요. 그러면 많이 아낄 수 있고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어요... 이봐요, 내가 지금 얘기하고 있잖아요. 듣고 있어요?”

‘이 남자 대체 뭐 하자는 거야? 내가 지금 진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계속 얼굴이나 들이밀고. 못살아, 정말.’

“최연준!”

“여보, 나 듣기 싫어.”

욕구불만인 최연준은 오로지 그녀와 다시 침대로 돌아가 자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강서연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매달 10만 원밖에 안 되는 그의 용돈을 6만 원으로 고쳐놓았다.

그 순간 최연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 참, 저번에 준 블랙 카드 있잖아요. 그것도 다시 내놔요.”

“여보... 그건 내 능력으로 번 돈이야.”

“이젠 이 집안의 규정이 바뀌었잖아요. 당연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죠.”

풀이 죽어 시무룩해진 최연준의 모습에 강서연은 몰래 피식 웃었다.

최연준은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그녀에게 하나하나 분석했다. 이렇게 노동력을 착취해서는 안 된다면서 엄청난 자본가도 이 정도 깍쟁이가 아니라고 했다.

‘한 달에 6만 원으로 어떻게 살아...’

강서연은 갑자기 돌아앉아 작은 손으로 최연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녀의 두 눈에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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