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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유찬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최지한을 쳐다보았다.

뒤집을 수 있다는 최연준의 한마디에 유찬혁은 이곳까지 왔다. 그리고 이 시간을 택한 건 최지한이 아직 쉬지 않고 유흥을 즐기고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지한에게서 쓸모 있는 정보를 얻어내려면 당연히 그를 만날 가능성이 있는 시간을 택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간에 이곳에서 성설연의 이런 모습을 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유찬혁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가슴 속의 무언가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성설연도 놀란 두 눈으로 유찬혁을 쳐다보았다. 옷차림이 단정하지 못하고 머리도 헝클어졌으며 게다가 얼굴에 상처까지 입은 채 최지한의 품에 찰싹 안겨 있었다.

유찬혁은 갑자기 자신을 비웃었다. 그동안 그녀를 좋아했던 마음과 집착이 한순간에 완전히 무너졌다.

인터넷에서 자주 보던 질문 하나가 문득 떠올랐다. 당신은 언제부터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았나요?

유찬혁에게 있어서 그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그는 성설연도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한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했던 그 마음을 좋아한 걸지도 모른다. 여태껏 그는 성설연에게 빛을 수도 없이 가져다주었다.

사실 성설연은 연예계에서 다른 일반 여자 연예인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그 여자 연예인들은 그녀보다 훨씬 솔직했다. 적어도 욕망을 얼굴에 드러냈고 그녀처럼 청순한 척하면서 욕망을 숨기진 않았다.

“변호사님.”

최지한이 피식 웃었다.

“저기... 오해하지 말아요. 설연 씨가 촬영하느라 힘든 것 같아서 변호사님 대신 챙겨주려고 그런 거예요.”

“참 고맙네요, 도련님.”

“별것도 아닌데요, 뭐.”

최지한이 씩 웃었다.

“변호사님, 여긴 너무 시끄러우니까 다른 데로 자리를 옮길까요?”

“그래요.”

유찬혁의 목소리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도련님의 뜻대로 하시죠.”

유찬혁이 화난 것 같지는 않자 최지한은 그제야 조금 시름이 놓였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성설연을 보내라고 한 후 유찬혁과 함께 클럽하우스의 최고급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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