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Chapter 1271 - Chapter 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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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1화

호세연의 날카로운 비명이 복지원에 울려 퍼지자, 관리 직원들이 급히 몰려왔다. 어린아이들은 재빨리 도망쳤지만, 어린 나이 탓에 성인들의 손에 금세 붙잡히고 말았다. 호세연은 직원들에 의해 휴게실로 안내되었다.복지원에는 호세연에게 맞는 옷이 없어 직원들이 임시로 수건을 건네 몸을 닦게 했다.호세연은 소파에 앉아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 떨림은 추위 때문이 아닌, 분노 때문이었다.“군형 오빠...”호세연은 억울한 마음에 최군형을 불렀다. 목소리조차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최군형은 옆에 서서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군형 오빠, 저 너무 추워요...” 호세연은 몸을 감싸안으며, 때마침 재채기까지 하며 연약함을 더했다. 최군형은 호세연을 바라보다가 다시 스마트폰의 날씨 예보를 확인했다. 온도는 26도였고 밖에는 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추워?” 최군형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지금 온몸이 젖었으니 당연히 추울 수밖에 없겠네.”호세연은 희미한 기쁨을 드러냈다. “네, 맞아요.”“그럼 내가 어떻게 해줄까?”“저를...” 그녀는 말하고 싶었다. '저를 안아주거나, 아니면 셔츠를 벗어서 저에게 주실 수 있잖아요.'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이 너무 노골적인 것 같아 말을 멈췄다.그러나 그때 최군형은 이렇게 말했다. “밖에 햇살 좋으니, 나가서 햇볕을 쬐면 어때? 금방 옷이 마를 거야.”호세연은 멍해졌다. “뭐라고요?”“지금 입을 옷이 없잖아.” 최군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온몸이 젖었으니, 이 수건으로만 닦아서는 부족해. 그러니 밖에 나가 햇볕을 쬐며 말리는 게 좋지 않겠어? 그러면 추위도 가시고, 몸도 말라서 상쾌해질 거야, 안 그래?”“군형 오빠...”“나도 널 위해 하는 말이야.” 최군형은 진지하게 말했다. “세연이 넌, 우리 할머니가 데려온 손님이니, 네가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나도 걱정이 되거든.”호세연은 순간 가슴 속에 잡초가 얽힌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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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2화

“그 아이들은 잡혔나요?”양수민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아부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잡았습니다. 아이들 모두 밖에 있습니다.”“아이들을 안으로 데려오세요.”“알겠습니다.”양수민이 밖으로 신호를 보내자, 몇 명의 아이들이 안으로 끌려 들어왔다.호세연은 아이들을 보자마자 눈에 살기를 띠었다. 손을 들어 아이들을 때리려다, 최군형이 옆에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는 다시 손을 내려놓았다.하지만 그 작은 행동조차도 최군형의 눈을 피하지 못했다.최군형의 시선이 다시 그 아이들에게로 향했다.열두세 살쯤 되는 몇 명의 소년들이었지만, 그들의 키는 여덟아홉 살 정도로 보였고, 몸은 검고 말라 있었다. 한눈에 봐도 영양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들의 눈빛 속에 있는 날카롭고 사나운 기운은 최군형의 마음을 뒤흔들었다.사랑과 따뜻함 속에서 자란 아이들에게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눈빛이었다. 최군형은 천천히 그들 앞에 다가갔다.아이들은 경계심에 가득 차 최군형을 쳐다보며 뒤로 물러났다.최군형은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너희가 뭘 잘못했는지 알고 있니?”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떤 이유에서든, 다른 사람에게 더러운 물을 끼얹는 건 잘못된 행동이야. 너희가 아직 어린데, 누군가 너희를 부추긴 건 아니니?”“맞아요, 군형 오빠!” 호세연이 외치며 말했다. “분명히 누군가 이 아이들을 조종했을 거예요. 반드시 그 사람을 찾아내야 해요.”양수민 원장은 당황한 표정으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최 도련님, 이건...”최군형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호세연 씨 말대로 하면 되겠죠. 그 배후의 사람을 찾아내기만 하면 될 테니까요.”“최 도련님,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양수민은 쓴웃음을 지었다. “제가 어디서 그 사람을 찾아내겠어요?”“아이들에게 물어보세요.”“맞아요!” 호세연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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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3화

“너... 너는...”총구 뒤로 드러난 차가운 얼굴을 본 호세연은 낯빛이 하얗게 질린 채 온몸을 덜덜 떨었다. 그러고는 소리를 지르더니 최군형 뒤에 숨어서 말했다.“군형 오빠, 저 여자는 육씨 가문의 킬러예요! 저번에 바의 화장실에서 소아 앞을 막아서더니 저를 죽이려고 했다고요!”“그래?”최군형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물었다.“지난번 바에서 그랬다고? 네가 소아를 얼마나 괴롭혔길래 목숨까지 위협받는 거야?”“그게...”호세연은 입을 꾹 다물고는 최군형의 옷자락을 붙잡았지만 최군형은 팔을 들어 호세연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자 호세연은 이성을 잃은 채 울부짖었고 배인서는 피식 웃었다.“군형 오빠, 날 믿어줘요! 이 여자는 총을 다룰 줄 알 뿐만 아니라 강소아의 사람이라고요. 나한테 구정물을 뿌리려고 강소아랑 짠 게 분명해요!”“확실해?”최군형은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네, 확실해요.”“그럼 경찰한테 신고하자.”“네?”호세연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네 말대로 누군가 일부러 너한테 구정물을 뿌리려고 작정한 거라면 경찰에 신고해서 제대로 수사해 봐야지.”호세연은 최군형의 얼음장처럼 차가운 두 눈과 시선이 마주치자 정신이 번뜩 들었다. 호세연이 눈물을 흘리며 어린애처럼 징징대는 모습은 최군형의 반감을 샀을 것이다.만약 경찰에서 수사하게 된다면 구정물을 뒤집어쓴 것보다 자선기금의 행방이 드러날 수 있기에 절대 경찰에 신고해서는 안 되었다. 호세연은 일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눈물을 닦고는 최군형을 바라보며 말했다.“신고하지 않아도 돼요. 저 사람은 소아의 지인이니 신고하면 모두에게 상처가 남을 거예요.”“상처 같은 소리하고 있네. 너처럼 뻔뻔스러운 사람이 상처받을 리가 없잖아?”호세연은 말문이 막혀서 배인서를 노려볼 수밖에 없었고 최군형은 간신히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강소아의 제안에 따라 배인서와 함께 연기한 건 최고의 선택이었다.두 사람은 경찰을 개입시키기 위해 양동 작전을 펼치려 했다. 한 사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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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4화

호세연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강소아를 노려보았다.“소아 언니, 저는 정말 괜찮다니까요.”호세연은 그제야 어떻게 된 일인지 눈치챘다. 구정물을 뿌린 아이들은 겉보기에는 배인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것 같았지만 배후는 강소아였다. 강소아가 이런 일 꾸민 건 경찰을 개입시키기 위해서이고 호일 그룹 자선기금회의 흑막을 까발리기 위해서였다. 호세연은 강소아를 죽이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에 핑계를 대고 이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군형 오빠, 소아 언니. 아이들이 철없어서 그런 거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아이들은 이러면서 크는 거잖아요? 저는 정말 괜찮아요.”“하지만 세연 씨...”호세연은 벌떡 일어나더니 걸어 나가며 말했다.“저는 아이들의 잘못을 따질 생각 없어요. 오늘 김씨 가문 할머니랑 약속이 있어서 저는 이만 가볼게요.”형사와 순경은 어안이 벙벙했다.“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죠? 신고한 사람이 도망가다니, 허위 신고를 한 건가요?”차군형이 재빨리 형사 옆으로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형사님, 3일 뒤에 일 년에 한 번 있는 최상 그룹 자선 파티가 열리는데, 형사님의 자리는 따로 마련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최상 그룹의 자선 파티는 규모가 어마어마했고 최상 그룹 산하의 어진 엔터테인먼트 영향으로 연예계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참석했다.톱스타 유환이 모습을 드러내자 기자들은 셔터를 미친 듯이 눌렀고 유환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애썼다. 유환은 어진 엔터테인먼트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육자 영화 도시의 홍보대사를 맡았으며 육씨 가문 아가씨와 친한 사이였다.유환을 탐탁지 않아 하는 기자가 혀를 끌끌 찼다.“모든 걸 다 가지고 태어나서 좋겠네요.”“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는걸요.”옆에 있던 기자가 코웃음을 쳤다.“트집잡히는 순간 무너질 게 뻔하거든요.”“그게 무슨 말이에요?”“조금만 기다려봐요.”유환은 레드카펫을 밟고 우아하게 걸어오더니 사인 판에 사인하고는 뒤돌아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셔터를 누르는 소리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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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5화

게다가 유환을 망가뜨리려고 작정한 네티즌은 허위 사실을 각종 커뮤니티에 퍼뜨렸다. 바쁜 스케줄 때문에 신경 쓰지 않는 척했었지만 혼자 남겨질 때면 떠도는 소문은 비수가 되어 유환의 마음을 찔러댔다.유환은 데뷔할 때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했었기에 작은 실수 하나가 치명적으로 작용하며 유환을 괴롭혔다. 유환은 아직도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고통스러워했다.“유환 씨, 육자 영화 도시 홍보대사로서 동료 배우들과 시청자들한테 해명해야 하지 않나요?”유환은 마이크를 꽉 잡은 채 미소를 지었지만 작은 어깨가 덜덜 떨렸다. 기자들은 쉴 틈 없이 쏘아붙였다.“유환 씨, 해명해 주세요!”“해명하지 않는 이유가 있으신가요?”이때 한 기자가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어진 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이 육자 영화 도시 홍보대사를 맡은 것도 이상한데, 개막식 날 유환 씨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중독되었어요. 이 사건에 두 가문이 개입했다고 봐도 될까요?”“유환 씨, 사실대로 얘기해주세요!”“저는...”유환은 식은땀을 흘리더니 호흡이 가빠졌다. 카메라가 없는 자리였다면 진작에 기자의 뺨을 후려갈겼을 것이다. 유환은 호흡을 가다듬고는 침착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이 중요한 시점에 매니저 재크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유환은 심호흡하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곧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유환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레드카펫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분들도 계시니 이만 들어가 볼게요.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서 죄송해요.”“유환 씨, 이렇게 얼버무릴 생각인가요?”“누가 얼버무린다고 그래요?”힘 있고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에 유환은 고개를 돌렸다. 인파 속을 헤집고 나온 문성원은 공주를 구하러 온 용사처럼 든든하고 멋있었다.“얼버무린다고 한 기자님이 어느 분이시죠?”질문 공세를 이어가던 기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육감적으로 화젯거리를 보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 다른 기자들이 문성원을 찍기 시작했다.“누구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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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6화

유환은 몰래 자신을 꼬집으며 지금 꿈을 꾸는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문성원은 손에 디저트 두 접시를 들고,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그녀의 앞으로 접시를 건넸다.“뭘 좋아할지 몰라 이것저것 다 챙겨 왔어요.”문성원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이건... 아까 물어보니까 슈가 프리라고 살이 안 찐대요. 그러니까 조금만 먹으면 괜찮을 거예요.”유환은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문성원이 건넨 접시를 받아쥔 순간, 두 사람의 손이 겹쳤다.유환은 심장 박동이 멈춰선듯한 기분을 느꼈으며 머릿속이 새하얘졌다.문성원도 유환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아까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유환을 보며 참을 수가 없어 기자들에게 한소리를 했는데, 행여나 유환의 작품에 영향이 가지 않을까 걱정되었다.‘만약 아까 기자들이 함부로 기사를 쓴다면 앞으로 유환 씨가 더 많은 고생을 하지 않을까?’그래서 사과의 의미로 작은 케이크를 가져온 것이었다. 접시를 건네는데 두 손이 맞닿았다.문성원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심장이 이렇게 빨리 뛰었다.두 사람은 바로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쑥스러운 마음에 감히 서로의 눈을 바라보지 못했다.“아까, 아까는 고마웠어요.”유환의 목소리는 아주 작았다.“아니에요, 어렵지도 않은 일이었는데요. 제가 혹시 유환 씨를 곤란하게 만든 게 아니었으면 좋겠네요.”“아!”누군가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유환과 문성원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고 재크가 어느새 두 사람의 뒤에 서 있는 게 보였다. 재크는 가슴 앞으로 팔짱을 척 끼더니 한 손으로 안경을 쓱 밀었다. 그리고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두 사람을 가리켰다.“곤란하게 만들긴 뭐가요! 두 사람이야말로 골칫덩어리가 따로 없어요!”“문성원 씨, 아니 문성원 변호사님! 제가 얼마나 많은 기회를 만들어줬나요? 두 사람을 이어주겠다고 카니발 배터리까지 뜯어냈다고요! 제가 왜 그랬겠어요? 카니발을 더 오래 수리 맡기기 위해 그런 거잖아요!”“그리고 오늘 우리 유환이 그렇게 손가락질당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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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7화

“오늘 이 자선 연회는 성금이 목적이란다.”김자옥이 옅은 미소를 지은 채로 말했다.“정길아, 자선에 호씨 가문이 둘째라면 섭섭하지 않겠느냐?”호정길이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고 예의 바른 인사말로 대답했다.최군성이 입을 삐죽이고 제 형을 향해 구시렁거렸다.“어릴 때부터 저 삼촌은 정말 가식적이라는 생각을 했었어. 시간이 이렇게 오래 지났는데도 여전히 저렇게 웃는 걸 봐... 형, 무슨 입꼬리 시술이라고 있던데 저 사람도 그 주사를 맞은 게 아닐까?”“쉿!”최군형이 고개를 돌려 최군성을 바라보는데 마침 호정길이 걸어왔다.“최씨 가문 두 도련님이 벌써 이렇게 컸구먼!”최군성은 방금까지 호정길을 뭐라고 하더니만 자신도 가식적인 미소를 장착했다.“헤헤. 안녕하세요, 삼촌.”최군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호정길은 눈을 가늘게 뜨고 두 사람을 겨누어보다가 최군형에게 시선을 잠시 고정했다.“우리 군형이는 이미 약혼을 한 건가? 도련님을 구워삶은 여자라면 보통 여자가 아닌가 보지?”최군영은 무덤덤한 얼굴로 이어질 호정길의 말을 기다렸다.“그 아가씨는 깡패 배경도 있다던데?”“삼촌.”최군형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무 증거도 없는 뜬소문을 믿으시는 거예요?”“허, 세연의 말을 들어보면 총을 아주 잘 다룬다고 하더구나!”“그래요?”최군형은 하나도 조급해하지 않았다.“마침 저도 최근에 들은 소문이 하나 있어요. 호씨 가문이 자선이라는 허울로 대량의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던데 삼촌 이런 소문을 과연 믿어도 될까요?”호정길은 말문이 막혀버렸다.이때 김자옥이 나타나 얼어붙은 분위기를 깨뜨렸다.“호씨 가문의 자선 가업은 몇 대가 물려받으며 하는 사업이란다. 이제 그 큰 사업이 세연의 어깨 위로 오게 되었지만, 세연은 어릴 때부터 똑똑하고 야무지니 자금을 잘 관리할 게 분명해!”“네네, 대표님 말이 맞아요!”호정길이 웃으며 말했다.“그런 소문은 말할 가치가 없지요.”“군형아.”김자옥이 가만히 눈짓했다.“연예인들도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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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8화

옆에 앉아 있던 최군형이 고개를 돌려 배인서와 강소아를 쳐다봤다.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배인서는 강소아의 일에 특히 마음을 썼다. 사람을 시켜 조사를 해봤지만 배인서가 현지 사람이 아니고, 부모님이 모두 돌아갔다는 정보 외에는 특별한 게 없었다.최군형이 인상을 찌푸렸다. 배인서가 강소아를 향한 마음이 조금 불투명한 것 같았다.“왜 멍하니 있어요?”강소아가 최군형의 손을 잡았다.최군형은 강소아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니에요. 그다음으로 뭘 하면 좋을지 생각해 봤어요.”“뭘 해야 하는데요?”최군형이 비서를 향해 손짓했다.그러자 멀쩡하게 틀어지던 홍보영상에 조금 변화가 생겼다.아이들이 호세연을 향해 더러운 물을 뿌리고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혼란스러워졌다. 화면을 돌리자, 보육원 시설이 낡고 해진 게 보였으며, 방안의 노인들은 휠체어에 앉아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방안은 축축하고 어두웠으며 복도의 구석에는 곰팡이가 가득했고 뒤뜰에는 잡초가 무성했다.보육원이라기보다는 공포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무대 아래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고 그 장면에 경악했다.호정길의 안색도 순식간에 어두워졌는데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술을 덜덜 떨었다.“대표님, 지금...”그리고 화면은 회색 하늘로 고정되었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래?”김자옥이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아, 세연이 말을 전하지 않았나 보구나. 그날 보육원에서 아이들에게 괴롭힘당하는 걸 보고 우리 군형이가 신고했단다. 그런데 그런 일을 숨겼다니, 정말 큰일을 해낼 아이로구나.”호정길은 입술을 벙긋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정길아.”김자옥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세연이 참는다고 해도 난 참을 수가 없었단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괴롭힐 수가 있는 거지? 아비가 되어 넌 참을 수 있겠느냐?”“지금...”“그래서 신고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쪽으로 조사도 해보았단다.”호정길은 식은땀을 흘렸고, 손에 쥔 와인잔은 부서질 것처럼 부들거렸다.역시 한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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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9화

김자옥은 지팡이로 바닥을 쿵쿵 때리더니, 다시 번쩍 들어 스크린을 가리켰다.“두 눈 똑바로 뜨고 보거라. 이런 천리에 어긋나는 일에 감히 우리 김씨 가문을 끌어들이다니. 정말 몇 대가 친분을 쌓아온 게 부질없다는 생각이 드는구나!”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어떤 자금은 김씨 가문에 유통되도록 계획되었다. 하지만 김자옥은 출처가 불분명한 돈은 어떤 형태로든 유통될 수 없게 미리 막아두었고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그러니 호정길이 세운 대책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사실 호정길은 이 일로 김씨 가문을 함께 끌어내리려 했다...최군형이 주변을 둘러보자 변장한 경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호정길은 여전히 김자옥 앞에서 연기를 이어갔다.“대... 대표님! 저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호씨 가문이 투자했던 여러 프로젝트가 망하고 액수가 너무 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자선 성금에 손을 댄 거예요.”그리고 김자옥의 팔을 잡고 그녀의 앞으로 무릎을 꿇었다.김자옥은 경멸스러운 눈길로 호정길을 바라봤다.“그런 말은 이제 경찰서에 가서 하거라!”“대표님!”“네가 사실대로 말하지 않을까 미리 영국 쪽에도 증거를 제출했어! 너희 호씨 가문이 벌인 일은 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라고!”김자옥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자선이라는 허울로 사채업을 해서 얼마나 많은 가정을 파탄으로 만들었는지 알기나 알아? 그 돈을 흥청망청 쓰면서 밤에 잠은 잘 오던가?”호세연도 김자옥의 손을 잡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애원했다.호정길은 겉으로 보기에는 많이 당황한 것처럼 보여도 사실 속으로는 아주 이성적이었다. 호세연이 김자옥의 손을 잡았고, 김자옥은 두 사람의 손을 뿌리치려고 하고 있었다...호정길은 이를 악물고 와인잔을 순식간에 깨부수더니 조각을 주워 김자옥의 목에 가져다 댔다!“꺄!”주변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김자옥과 가장 가까운 사람은 오직 호정길과 호세연 둘뿐이었다!김자옥도 많이 당황한 눈치였으며 온몸이 굳어져 미처 다른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 호정길은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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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0화

김자옥의 목이 칼에 베여 피부가 살짝 찢어지며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이어서 호정길은 호세연의 손에서 총을 받아 들고 김자옥의 관자놀이에 겨누었다.이것이 호정길이 미리 계획한 작전이었다.만약 호정길의 추악한 비밀이 드러나면, 어떻게든 김자옥이나 최씨 집안의 누군가를 인질로 삼아 자신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다.“최연준!” 호정길이 턱을 치켜들며 소리쳤다. “당신 사람들 모두 물러나게 해!”최연준은 이를 꽉 물었다. 그의 주먹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 비록 사전에 준비했지만, 호정길이 총을 가지고 행사장에 들어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그 총이 어떻게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는지도 생각지 못한 일이다.강서연은 최연준의 손을 살짝 잡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강서연은 깨달았다. 최씨 집안에 내통자가 있었고 호정길과 공모해 그가 총을 쉽게 가지고 들어오게 했다는 것을.그러나 지금은 그 내통자가 누구인지 따질 시간이 없다.최연준은 차가운 숨을 들이마시고 어렵게 손을 들어 모두에게 후퇴하라는 신호를 보냈다.“그래, 잘하고 있어!” 호정길이 냉소를 지으며, 김자옥을 끌고 한 걸음 한 걸음 문 쪽으로 물러났다.“호 선생님.” 강서연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차분하게 말했다. “일이 너무 커져서 끝낼 수 없게 되면 양쪽 모두에게 손해가 될 것입니다. 원하시는 조건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가 꼭 들어드리겠습니다.”“잊지 마십시오, 선생님께는 딸이 있습니다.” 강서연은 호세연을 한 번 쳐다보며 말했다. “우리 모두 부모입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에게는 길을 열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강서연의 눈은 예리했다. 강서연은 호세연의 두려움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호세연은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아가씨로 이런 상황을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다. 이 순간, 아버지 곁에 있지 않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보였다. “세연아.” 강서연은 부드럽게 말했다. “기억나니? 어릴 때 우리 집에 왔을 때 내가 구워준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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