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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8화

옆에 앉아 있던 최군형이 고개를 돌려 배인서와 강소아를 쳐다봤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배인서는 강소아의 일에 특히 마음을 썼다. 사람을 시켜 조사를 해봤지만 배인서가 현지 사람이 아니고, 부모님이 모두 돌아갔다는 정보 외에는 특별한 게 없었다.

최군형이 인상을 찌푸렸다. 배인서가 강소아를 향한 마음이 조금 불투명한 것 같았다.

“왜 멍하니 있어요?”

강소아가 최군형의 손을 잡았다.

최군형은 강소아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니에요. 그다음으로 뭘 하면 좋을지 생각해 봤어요.”

“뭘 해야 하는데요?”

최군형이 비서를 향해 손짓했다.

그러자 멀쩡하게 틀어지던 홍보영상에 조금 변화가 생겼다.

아이들이 호세연을 향해 더러운 물을 뿌리고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혼란스러워졌다. 화면을 돌리자, 보육원 시설이 낡고 해진 게 보였으며, 방안의 노인들은 휠체어에 앉아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방안은 축축하고 어두웠으며 복도의 구석에는 곰팡이가 가득했고 뒤뜰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보육원이라기보다는 공포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무대 아래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고 그 장면에 경악했다.

호정길의 안색도 순식간에 어두워졌는데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술을 덜덜 떨었다.

“대표님, 지금...”

그리고 화면은 회색 하늘로 고정되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래?”

김자옥이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아, 세연이 말을 전하지 않았나 보구나. 그날 보육원에서 아이들에게 괴롭힘당하는 걸 보고 우리 군형이가 신고했단다. 그런데 그런 일을 숨겼다니, 정말 큰일을 해낼 아이로구나.”

호정길은 입술을 벙긋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정길아.”

김자옥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세연이 참는다고 해도 난 참을 수가 없었단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괴롭힐 수가 있는 거지? 아비가 되어 넌 참을 수 있겠느냐?”

“지금...”

“그래서 신고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쪽으로 조사도 해보았단다.”

호정길은 식은땀을 흘렸고, 손에 쥔 와인잔은 부서질 것처럼 부들거렸다.

역시 한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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