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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3화

“너... 너는...”

총구 뒤로 드러난 차가운 얼굴을 본 호세연은 낯빛이 하얗게 질린 채 온몸을 덜덜 떨었다. 그러고는 소리를 지르더니 최군형 뒤에 숨어서 말했다.

“군형 오빠, 저 여자는 육씨 가문의 킬러예요! 저번에 바의 화장실에서 소아 앞을 막아서더니 저를 죽이려고 했다고요!”

“그래?”

최군형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물었다.

“지난번 바에서 그랬다고? 네가 소아를 얼마나 괴롭혔길래 목숨까지 위협받는 거야?”

“그게...”

호세연은 입을 꾹 다물고는 최군형의 옷자락을 붙잡았지만 최군형은 팔을 들어 호세연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자 호세연은 이성을 잃은 채 울부짖었고 배인서는 피식 웃었다.

“군형 오빠, 날 믿어줘요! 이 여자는 총을 다룰 줄 알 뿐만 아니라 강소아의 사람이라고요. 나한테 구정물을 뿌리려고 강소아랑 짠 게 분명해요!”

“확실해?”

최군형은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

“네, 확실해요.”

“그럼 경찰한테 신고하자.”

“네?”

호세연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네 말대로 누군가 일부러 너한테 구정물을 뿌리려고 작정한 거라면 경찰에 신고해서 제대로 수사해 봐야지.”

호세연은 최군형의 얼음장처럼 차가운 두 눈과 시선이 마주치자 정신이 번뜩 들었다. 호세연이 눈물을 흘리며 어린애처럼 징징대는 모습은 최군형의 반감을 샀을 것이다.

만약 경찰에서 수사하게 된다면 구정물을 뒤집어쓴 것보다 자선기금의 행방이 드러날 수 있기에 절대 경찰에 신고해서는 안 되었다. 호세연은 일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눈물을 닦고는 최군형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고하지 않아도 돼요. 저 사람은 소아의 지인이니 신고하면 모두에게 상처가 남을 거예요.”

“상처 같은 소리하고 있네. 너처럼 뻔뻔스러운 사람이 상처받을 리가 없잖아?”

호세연은 말문이 막혀서 배인서를 노려볼 수밖에 없었고 최군형은 간신히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강소아의 제안에 따라 배인서와 함께 연기한 건 최고의 선택이었다.

두 사람은 경찰을 개입시키기 위해 양동 작전을 펼치려 했다. 한 사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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