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1101 - 챕터 1110

1358 챕터

제1101화

소정애가 잠깐 생각하더니 작게 웃었다.“간단하지, 군형이를 잘 대해주면 될 거 아니야.”“어떻게 하는데?”소정애는 이미 생각해 둔 바가 있었다. 지금까지 그들 부부는 열심히 가게를 경영해 왔다. 엄청난 돈은 없었지만, 이곳에서 남부러운 것 없이 살 수는 있었다. 이 집 말고도 시내에 새 집 한 채가 더 있었다.소정애는 가게와 낡은 집을 모두 강소아에게 주고 자신들은 강소준과 함께 새집에서 생활하려고 했다. 돈도 조금만 남기면 됐다.가게를 강소아에게 주면 수입이 보장될 것이고, 지금 사는 집을 강소아에게 주면 거처가 해결될 것이었다. 이 집은 학교와 가까우니 강소아와 최군형의 자식이 학교에 다니기도 편할 것이다.소정애가 빙그레 웃었다.“소아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거야. 이 정도면 군형이를 여기 남겨놓을 수 있겠지.”강우재가 고개를 끄덕이며 소정애를 칭찬했다. 강우재에게도 강소아는 소중한 존재였다. 최군형이 강소아를 잘 보살필 수 있다면 그도 마음이 놓일 것이다.......다음 날, 최군형이 상품을 정리하는데 구봉남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도련님!”최군형이 인상을 쓰며 대답했다.“무슨 일입니까?”“도련님이 분부하신 거 아닙니까? 그동안 하수영의 행적을 쫓았습니다.”“어때요? 뭐 발견한 거 있어요?”“확실히 뭔가 있는 것 같아요. 하수영의 통화 내역 중에 종종 등장하는 번호가 하나 있는데, 추적해 보니 남양 번호였어요. 자세히 조사해 보니, 글쎄...”“뭔데요?”“육명진이라는 사람이었는데, 육 씨 집안의 육경섭과 관련 있는 것 같습니다...”최군형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핸드폰을 쥔 그의 손끝이 하얘졌다.“도련님, 조사해 보니 육명진이 나이가 많은데도 그를 따르는 여자들이 꽤 있는 모양이에요. 전엔 여자 연예인과 좋지 않은 소문까지 났었고요! 하수영이 설마 돈 때문에...”최군형이 인상을 쓰고 입술을 깨물었다. 틀림없이 육소유와 관련 있었다.“다른 건 없나요?”“일단은 여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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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육연우는 깜짝 놀란 눈빛으로 그들 형제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부러움이 들어있었다.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형수님 참 좋으시겠어요.”최군형이 동생에게 눈치를 줬다. 최군성은 곧바로 육연우의 손을 잡고 웃었다.“네가 같은 일을 당했다면 나도 그렇게 할 거야.”“군성 오빠...”그녀는 말하려다 말고 입술을 깨물며 손을 빼냈다. 그녀는 최군성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었다. 그녀는 육명진의 딸이었다. 육명진은 육씨 가문을 해한 악의 축이었다. 그러니 자신이 어떻게 최군성과 사귈 수 있겠는가?최군성이 괜찮다 해도 그 부모님들은 그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었다.하지만 감정이란 참 이상해서 절제하려 할수록 걷잡을 수 없었다.육연우는 최군성을 살짝 보고는 급히 눈을 돌렸다. 그녀의 두 손이 옷자락을 만지작대고 있었다.최군형이 입을 열었다.“연우더러 하수영에게 접근하려 한댔지? 모든 걸 다 준비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시간표도 최대한 비슷하게 짜줄게.”정신을 차린 육연우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마요, 잘할 수 있어요. 정말 육소유가 맞다면 돌아가자마자 사실대로 얘기할래요!”최군형은 눈앞의 이 아이에게 동정심마저 들었다. 그녀는 분명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육씨 가문의 모든 걸 가질 수 있었다. 힘들게 살고 있는 그녀에게 육씨 가문은 좋은 디딤돌이 될 것이었다.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이 모든 걸 원래 주인에게 되돌려주기를 고집하고 있었다.그러니 육명진이 어떻게 그녀의 아버지가 될 자격이 있겠는가?최군성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연우야, 하수영 정말 독하대. 접근할 때 조심해!”“독하다고요? 누가 그래요?”“우리 형이!”최군형이 힘껏 헛기침했다. 그 말을 들은 육연우가 살짝 웃었다.“군형 오빠, 하수영 씨가 형수님을 괴롭혀서 그러는 거예요?”“어... 당연히 아니지! 난 그렇게 사사로운 감정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아.”최군형은 비아냥대는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육연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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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육연우는 눈앞의 사람이 하수영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부드러운 소리로 물었다.“제가 책을 안 가져와서 그러는데... 잠깐 빌려주실 수 있어요?”하수영이 그녀를 째려보고는 읽고 있던 책을 육연우에게 밀어주었다. 어차피 보고 싶지도 않았으니 상관없었다.육연우가 웃으며 연신 감사를 표하다가 갑자기 소리쳤다.“어!”“왜 그래요? 방해하지 마요!”“아, 교실을 착각했네요... 죄송해요, 선배님!”하수영의 시선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 학교 학생들은 모두 있는 집안 자식들인데, 보아하니 부잣집 자식들이 모두 똑똑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사람처럼!교실도 찾지 못하면서 학교는 어떻게 다닌다는 거지?육연우는 옷자락을 잡고 울상을 지으며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니 하수영은 묘하게 쾌감이 들었다.다른 사람, 특히는 명문가 자제들이 그녀보다 못한 것을 보는 게 좋았다. 하수영은 몸을 일으켜 팔짱을 끼고는 거만하게 물었다.“저기, 새로 왔어요?”육연우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입학 시즌 아닌데 어떻게 온 거에요?”“저... 전 머리는 나빠도 돈은 있어요. 집에 있는 재산을 관리해야 하는데 부모님은 너무 바빠서... 그냥 아무 대학이나 졸업하고 재산을 상속받으라고... 그런데 입시에서 실패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청강생으로 들어온 거예요.”육연우는 하수영의 질문을 예상하고 미리 답변을 준비해 왔다. 그녀는 한껏 몰입해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굴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청강생?”그 말을 들은 하수영의 허영심이 더욱 커졌다. 한낱 청강생이라니! 그녀는 입시를 치르고 정정당당하게 차석으로 입학했다. 수석은 강소아였다.하수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강소아의 이름을 생각하자 또다시 기분이 나빠졌다.하지만 눈앞의 재벌 2세는 꽤 순수해 보였다. 이용하기 딱 좋은 모양새였다. 하수영이 종이를 육연우에게 건네며 말했다.“됐어, 울지 마. 어느 교실인지는 기억해?”“음... 저... 302호요!”“여긴 301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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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하수영이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승리를 예측한 듯한 웃음이 피어올랐다. 머릿속에 그 말이 맴돌았다.“연우 씨 오빠가 있대!”세연 그룹은 엄청난 실력을 갖춘 그룹이었다. 그 집안 자식과 결혼한다면... 하, 최군형 따위는 짓밟아버릴 수 있었다.하수영이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그녀는 무엇이든 강소아보다 잘하고 싶었다. 결혼 상대도 강소아보다 좋아야 했다. 강소아를 밟아버리고 싶었다!하수영은 사악하게 웃고는 책을 들고 교실을 나섰다.......교실에서는 수학 시간이 한창이었다. 모두가 피하는 수업이었지만 육연우는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었다. 교수님이 강의하지 않은 부분까지도 한 번만 보면 쉽게 알 수 있었다. 추론 과정부터 결과까지 모두 그랬다.하지만 이는 그녀의 연습장에만 존재했다. 교수가 문제를 물어보자 그녀는 우물쭈물하며 대답하지 않았다. 눈에는 어느새 눈물까지 고였다. 그 모습에 교실의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교수도 그녀를 비웃고는 수업을 끝냈다.수업이 끝난 교실은 텅 비어있었다. 육연우는 몰래 연습장을 찢고 있었다. 뭔가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어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연우야!”육연우가 고개를 돌렸다. 하수영이 커피 두 잔을 들고 들어왔다.“이거 마셔.”“감사합니다...”육연우는 뻔히 알고 있었다. 하수영이 그녀를 뒤쫓아온 건 그 학생들의 의논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학생들도 최군형이 심어둔 배우라는 것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육연우는 커피를 쭉 들이켜고는 심하게 기침했다.“너무 써요, 맛없어요!”“응? 난 괜찮은 것 같은데. 이게 써?”하수영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선배...”“그렇게 격 차리지 마. 편하게 수영 언니라고 불러!”하수영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육연우는 작은 소리로 대답한 뒤 그녀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하수영의 웃음을 보니 그녀의 재산과 오빠를 노리고 온 게 분명했다.육연우는 계속해서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우리 오빠랑 아는 사이세요?”“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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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그러네! 형 정말 똑똑하다!”최군성이 눈을 반짝이며 최군형에게 팔을 벌렸다. 하지만 최군형은 인상을 쓰고 최군성을 막았다.“뭐 해! 어릴 때 우리 자주 안았는데, 다 잊은 거야?”“무슨 소리 하는 거야! 저리 떨어져!”“싫어!”최군성이 헤헤 웃으며 최군형에게 몸을 들이밀었다. 또다시 전쟁이 폭발할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본 육연우가 소리 내 웃었다.최군형이 그제야 알아챘다.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려고 친형도 가만히 두지 않는 것이다. 육연우에게 보여주려고 일부러 이런 장면을 연출한 게 분명했다.최군형이 큰형의 위엄을 지키며 말했다.“이제 그만해! 지금 급선무는 빨리 병원에 가 검사하는 거야. 강주에 아는 병원이 있어. 다들 믿을 만 한 사람이니 괜찮을 거야. 검사도 빠르고.”최군성과 육연우가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 사람은 곧바로 그 병원으로 향했다.검사는 이틀이 걸렸다. 그들 세 사람은 또다시 그 카페에서 보였다. 최군성이 검사 결과를 그에게 보여주었다.“형, 이것 좀 봐!”최군형은 곧바로 마지막 페이지를 펼쳐보았다. 일치 확률 0%라는 글이 적혀있었다.최군형이 멍해졌다. 가슴이 쿵 떨어지는 기분이었다.“군형 오빠, 죄송해요... 제가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 했어요. 하수영이 육소유인 줄 알고...”“너 때문이 아니야! 연우야, 네가 없었으면 이렇게까지 조사하지도 못했을 거야.”“맞아, 지금 증명할 수 있는 사실이 하나 늘었어. 하수영은 육연우가 아니라는 거.”“그럼 어떻게 육소유의 DNA를 하수영에게 넘겨준 거예요?”그 말에 최군형의 표정이 변했다. 그와 최군성이 눈빛을 교환했다. 뭔가 알아버린 것 같았다.하수영은 육소유가 아니지만 육소유의 DNA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진짜 육소유는 하수영이 접근하기 쉬운, 그녀의 주변 사람일 것이다.설마...그의 상상이 맞다면?최군형은 숨을 참고 두 손을 꼭 맞잡았다. 그의 눈빛이 서늘해졌다.최군성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형, 형수님도... 조사해 봐야 하지 않아?”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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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최군형은 코를 긁적거리며 잠깐 망설이고는 강소아의 손을 잡고 가게로 걸어갔다.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심경이었다. 정말이지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그는 자신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뛸 듯이 기뻤다. 그 뒤에는 또다시 말로 형용하지 못할 슬픔이 밀려왔다.어릴 때도 그는 이렇게 육소유의 손을 잡은 채 금방 걸음마를 뗀 육소유와 함께 걸었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그녀가 이런 방식으로 자신 곁에 돌아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 목소리들은 최군형의 머리에서 되풀이되고 있었다.“형, 형수님이랑 우정 아줌마랑 엄청나게 닮았어!”“저 둘을 봐, 초면일 텐데 친자매 같아!”“소아는 저들 부부가 훔쳐 온 아이야.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잖아.”......생각에 빠진 최군형의 심장이 점점 거세게 뛰었다. 그의 손에 점점 더 힘이 들어갔다. 강소아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아파요!”“아, 미안해요. 너무 세게 쥐었나요?”“무슨 일 있어요? 표정이 안 좋은데.”강소아가 붉어진 손목을 주무르며 말했다. 최군형이 숨을 깊이 들이쉬며 입을 열었다.“소아 씨,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진짜요? 나도요! 나도 할 말이 있어요.”최군형이 흠칫했다. 강소아는 환하게 웃으며 그를 이끌고 가게에 들어섰다. 마침 손님이 없었다. 그들은 함께 계산대 뒤에 앉았다.“할 말이 뭔데요?”강소아가 최군형의 어깨에 몸을 기대고는 웃으며 말했다.“엄마가 말하는데, 며칠 뒤에 집을 나한테 주겠대요. 이 가게도 나한테 줄 테니 우리 둘이 잘 경영해 보래요.”“네?”최군형이 깜짝 놀라 물었다.“그러니까, 알려주는 게 어때요? 우리 엄마는 이런 것들로 당신을 여기 남기려고 하는 것 같아요. 아직도 당신을 데릴사위로 생각하는걸요.”최군형의 심장이 쿵쿵거렸다. 강우재 부부가 강소아를 아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람에게 이 정도로 잘해줄 줄은 몰랐다.강소아가 최군형을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그냥 사실대로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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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화

최군형은 인상을 쓰고 입술을 다시며 침묵하다 물었다.“그러니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뭔데요?”“소아 씨, 이 집에서... 행복해요?”강소아가 어리둥절해졌다. 최군형을 향한 시선이 조금 변했다.최군형이 변한 건 눈치채고 있었지만 정확히 어디가 변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눈빛이 조금 어두워지고, 말을 더듬으며 그녀와의 눈 맞춤도 피했다.자신의 신분 외에 감추는 일이 더 있는 건가?“군형 씨, 그게 무슨 뜻이에요?”최군형이 부드럽게 강소아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먼저 대답해 줘요.”“그게 무슨 문제에요! 물어볼 가치가 있어요? 당연히 행복하죠! 뭐 하고 싶은 거예요? 당신한테 시집간다고 친정에는 오지 말라 이거에요? 재벌가에는 그런 규칙도 있나 보죠? 그럼 난 결혼 안 해요!”“아니, 그게 아니라...”최군형이 급히 그녀를 따라가 팔을 붙잡고는 혹시나 도망갈세라 그녀를 꼭 껴안았다. 아직 확실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아내를 잃을 수는 없었다.강소아는 그를 두어 번 치고는 최군형의 눈을 보고 말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요?”“제 친구 얘긴데요, 어릴 적에 가족을 잃어버렸는데 다행히 좋은 양부모님을 만났어요. 그런데 지금 그 친구 친부모님이 그 친구를 찾고 있어요. 나한테 어떻게 할지 물어보는데, 나도 알 수 없어서요.”“그렇구나...”강소아는 반신반의하며 최군형을 한참 쳐다보았다.“소아 씨, 만약 소아 씨라면 친부모님한테 돌아갈 거예요? 친부모님도 정말 좋은 분들이세요. 예전엔 어쩔 수 없이 헤어지게 됐고요. 어쩔 수 없이. 정확히 말하면 양부모님이 몰래 그 친구를 데려온 거예요. 그리고... 친부모님은 엄청난 부자라서 아무 걱정 없이 좋은 교육을 받으며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어요. 소아 씨라면 어떻게 할 거예요?”강소아가 인상을 썼다. 복잡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한참 생각하다 겨우 입을 열었다.“모르겠어요.”그 말을 들은 최군형이 멍해졌다. 강소아가 다시 말을 이었다.“정말 모르겠어요! 제 일이 아니니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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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구자영에게 괴롭힘당하면서도 두려움 없이 맞받아치던 그녀를 생각했다. 하수영에게 배신당하고도 금세 슬픔을 뒤로하던 그녀를 생각했다.한 사람의 용기와 자존심은 모두 그 사람의 가정이 준 것이다. 부모님이 지지해 준다면 아이는 한 마리 독수리처럼 하늘을 날아갈 수 있었다.강우재와 소정애가 그녀를 부족함 없이 사랑해 줬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평범한 집안 출신인 강소아가 재벌 2세들이 가득한 학교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었다.최군형이 강소아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웃었다.“방금 그 말, 나 떠보려는 거예요?”“네? 아니요!”“흥, 난 또 뭐라고. 오성에 시집가면 강주에는 평생 못 온다는 말인 줄 알았잖아요!”“네? 아니요! 그럴 리가요...”최군형이 씁쓸하게 웃었다. 강소아가 최군형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최군형 씨, 말은 똑바로 해두죠. 우리가 결혼한 뒤에도 내가 친정에 가는 걸 막으면 안 돼요.”“당연하죠. 굳이 힘들게 왔다 갔다 하지 않아도 돼요. 그때가 되면 장모님과 장인어른을 오성에 모셔 와요. 소준이도 열심히 하면 오성대에 합격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을 가족들과 갈라놓지 않을게요.”강소아가 웃으며 최군형의 품을 파고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그녀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급한 강우재의 목소리가 들렸다.“소아야! 빨리... 빨리 병원에 와! 엄마가...”“엄마가 왜요?”......최군형과 강소아는 급히 병원에 달려갔다. 그녀는 연속 몇 번이나 전화를 걸어 소정애의 부상 경위를 알아냈다.오전, 소정애는 공원에서 산책하다가 우미자를 만났다. 얘기를 나눈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싸움이 붙었다. 하지만 그 시간에 공원에 있는 사람은 대부분 중노년층이었기에 누구도 말릴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다...소정애와 우미자는 서로 머리채를 잡은 채 연못에 떨어졌다. 그곳에는 커다란 바위들이 솟아있었다. 다행히 우미자는 찰과상만 입었지만 소정애의 부상은 꽤 심했다. 머리를 바위에 부딪쳐 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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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왜냐면... 왜냐면...”강우재가 우물쭈물했다. 수혈하면 모든 게 들통날 것이었다. 강소아가 그들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이!“직계 친족 사이에는 수혈할 수 없어요.”이때 낮은 소리가 들려왔다. 강우재가 깜짝 놀라 최군형을 바라보았다.“소아 씨, 직계 친족 사이에는 수혈할 수 없어요. 위험 부담이 커지거든요. 그러니 당신뿐만 아니라 소준이도 수혈은 못 해요.”“그럼 어떡해요?”“제가 하죠, 저도 B형이에요.”최군형이 걱정하지 말라는 듯 말했다. 옆의 간호사가 거들었다.“이분 말이 맞아요. 먼저 간단한 검사를 하죠. 수혈할 수 있다면 바로 진행해요!”“네.”강우재가 멍해졌다.“군형아, 괜찮아. 내가 할게. 난 O형이야. 누구에게도 피를 줄 수 있어!”최군형이 복잡한 시선으로 강우재를 바라보았다.“아뇨, 제가 할게요. 전 젊고 튼튼해서 이 정도는 문제없어요.”강우재가 말을 잇지 못하며 최군형을 바라보았다. 그는 최군형과 눈을 맞추지 못했다. 그 깊고 서늘한 눈은 모든 가식을 잡아낼 것 같았다.검사 결과가 나왔다. 최군형은 기준에 부합했다. 그는 간호사를 따라 수술실로 들어갔다.강소아가 벽에 기댔다. 마음이 한결 놓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최군형이 걸어 나왔다. 그는 수혈한 반대쪽 팔로 강소아를 가볍게 안았다.“걱정 마요, 아줌마는 괜찮아요.”최군형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강소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품에 안겨 심장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졌다.소정애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모두가 숨을 돌릴 때 우미자가 머리에 붕대를 감고는 비틀거리며 병실에서 나왔다. 강씨 일가를 보고 얼른 지나가려는데, 강소아가 이를 딱 잡아냈다.“우미자 아줌마!”우미자가 흠칫하며 억지로 웃는 얼굴로 강소아를 쳐다보았다.“우리 엄마에게 무슨 원한이 있길래 이렇게까지 하는 거예요?”“아니야, 소아야. 내 말 좀 들어봐...”“하루이틀 일도 아니잖아요! 맞다, 내가 우리 부모님 친딸이 아니라는 것도 아줌마가 퍼뜨린 헛소문이죠? 이렇게 하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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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아... 아!”우미자는 비명을 지르며 벽에 기대 자리에 주저앉았다. 최군형이 어리둥절해졌다. 우미자를 부축하려고 했지만 그녀는 몸을 덜덜 떨며 자신을 피했다.우미자가 더듬거리며 말했다.“미... 미, 미안해! 미안해, 그러려던 건 아니었어! 나나... 나 다시는 말 안 할게. 다시는 말 안 할게!”최군형이 인상을 썼다. 직감이 왔다. 우미자는 분명 뭔가 다른 걸 알고 있을 것이다.그는 천천히 몸을 숙이고 차가운 눈빛으로 또박또박 말했다.“아줌마, 나한테 또 숨기는 거 없어요?”“응?”“두 분 싸운 거... 강소아 씨 출신 얘기하다 그런 거 맞죠?”우미자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있었다.“제 생각이 맞았다면, 소정애 아줌마한테 강소아 씨는 주워 온 자식이라고 비아냥대다가 싸움이 난 거죠?”한참이 지나 우미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최군형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왜 그렇게 말한 거예요?”“구... 군형아. 사심이 있었던 거 맞아. 우리 딸을 네게 소개해 주고 싶어서... 그래서 소아가 훔쳐 온 아이라고 한 거야! 그런데 군형아, 내 말은 사실이야! 너 그거 알아? 소아 출생증명서는 위조한 거야!”최군형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지금까지 그는 미로를 헤매는 것 같았다. 이미 출구를 찾은 상태였다. 우미자의 말은 그가 출구를 향해 가는 시간을 단축했을 뿐이었다.“강우재가 오성에서 돌아온 뒤 우리 남편과 술을 마셨었어. 잔뜩 취해서 별의별 이야기를 다 했었어... 돌아올 때 탔던 배가 가라앉았대, 영원호 말이야! 다행히 그들 부부가 소아를 안고 내려서 겨우 목숨을 건졌다고... 군형아, 이거 다 진짜야! 강우재에게 직접 들은 말이니까 이렇게 말하는 거야!”최군형의 얼굴은 마치 얼어붙은 산처럼 딱딱하고 표정이 없었다. 우미자는 낑낑거리며 일어나 최군형을 몇 번 불렀지만 최군형은 반응이 없었다. 이를 확인한 우미자가 급히 자리를 떴다.최군형이 서서히 몸을 일으켜 창가에 갔다. 강주의 여름은 덥고 습했다. 공기 속에는 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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