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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하수영이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승리를 예측한 듯한 웃음이 피어올랐다. 머릿속에 그 말이 맴돌았다.

“연우 씨 오빠가 있대!”

세연 그룹은 엄청난 실력을 갖춘 그룹이었다. 그 집안 자식과 결혼한다면... 하, 최군형 따위는 짓밟아버릴 수 있었다.

하수영이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그녀는 무엇이든 강소아보다 잘하고 싶었다. 결혼 상대도 강소아보다 좋아야 했다. 강소아를 밟아버리고 싶었다!

하수영은 사악하게 웃고는 책을 들고 교실을 나섰다.

......

교실에서는 수학 시간이 한창이었다. 모두가 피하는 수업이었지만 육연우는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었다. 교수님이 강의하지 않은 부분까지도 한 번만 보면 쉽게 알 수 있었다. 추론 과정부터 결과까지 모두 그랬다.

하지만 이는 그녀의 연습장에만 존재했다. 교수가 문제를 물어보자 그녀는 우물쭈물하며 대답하지 않았다. 눈에는 어느새 눈물까지 고였다. 그 모습에 교실의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교수도 그녀를 비웃고는 수업을 끝냈다.

수업이 끝난 교실은 텅 비어있었다. 육연우는 몰래 연습장을 찢고 있었다. 뭔가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어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연우야!”

육연우가 고개를 돌렸다. 하수영이 커피 두 잔을 들고 들어왔다.

“이거 마셔.”

“감사합니다...”

육연우는 뻔히 알고 있었다. 하수영이 그녀를 뒤쫓아온 건 그 학생들의 의논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학생들도 최군형이 심어둔 배우라는 것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육연우는 커피를 쭉 들이켜고는 심하게 기침했다.

“너무 써요, 맛없어요!”

“응? 난 괜찮은 것 같은데. 이게 써?”

하수영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선배...”

“그렇게 격 차리지 마. 편하게 수영 언니라고 불러!”

하수영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육연우는 작은 소리로 대답한 뒤 그녀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하수영의 웃음을 보니 그녀의 재산과 오빠를 노리고 온 게 분명했다.

육연우는 계속해서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우리 오빠랑 아는 사이세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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