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221 - Chapter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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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오리발 내미는 격

불현듯 어떤 예감이 든 성연이 입을 열어 뭔가 물어보기도 전에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등이 우르르 달려들어 성연을 끌어다 의자에 앉혔다.얼른 일어나려 하는데 큼직한 손이 성연의 작은 어깨를 덮었다.“왜 일어나?”이어 무진의 음성이 들리자 성연이 입을 삐죽였다.“이거 뭐예요?”“오늘 네 열 여덟 성인식이 있을 거야. 스타일링 끝나면 같이 손님들을 맞이하자.”담담하게 들리는 음성에서 희미한 웃음기가 뭍은 듯하다고 느껴졌다.성연의 예쁜 얼굴이 온통 짜증났음을 감추지 않았다.“필요 없다고 했잖아요?”“할머니 의견이야. 나랑은 상관없다고.” 물론 무진은 막지 않았지만,지금 완전히 오리발 내미는 격이었다.무진의 말에 성연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모두 거절했을 테지만, 할머니 안금여의 호의를 거절할 수는 없으니까.할머니가 좋은 마음으로 하시는 거니까.“이 스타일리스트들이 알아서 해 줄 거야. 일이 있으면 전화해. 밖에 나가 있을게.” 무진이 밖으로 나갔다.성연은 의자에 앉아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얼굴을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작은 사모님 피부가 정말 좋으시네요. 베이스는 가볍게 해도 되겠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성연의 깨끗한 피부를 보고 부러워했다.메이크업을 업으로 하는 프로들이니 얼마나 다양한 피부를 봐 왔겠는가.대부분 화장을 지우고 나면 피부가 엉망이었다. 그런데 성연은 모두가 꿈꾸는 그런 피부를 가진 것이다.한 번 터치했을 뿐인데 감촉이 하도 좋아 손에서 떼고 싶지가 않았다.메이크업 팀은 오기 전에 이미 성연의 신분에 대해 들었다.성연에게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당부를 모두 들었고.저택에서 열리고 있는 연회의 성대함을 그들도 눈으로 본 바였다.그러니 성연이 얼마나 아낌을 받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을 터. 성연의 얼굴에서 손을 놀리는 하나하나가 무척 조심스러웠다.하지만 성연의 나이가 이렇게 어리다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작은 사모님, 평소에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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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안목이 뛰어나시네요

무료하게 의자에 기대 앉은 성연은 요구에 따라 눈을 감았다, 떴다가 또 입술을 오므렸다.아직 좀 더 자야 정신이 맑아질 터인데, 지금 자신의 주변에서 왔다갔다하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잘 수도 없었다.생일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는 성연이었다. 정말 이런 거창함은 원하지 않았다.‘성인이면 성인이지, 그냥 생일 지내듯 하면 안되나?’그러나 안금여가 자신을 위해 이렇듯 성대한 성인식을 마음대로 준비해 주니, 자신이 이 집에서 소중한 존재구나, 라는 느낌도 들었다.안금여는 정말로 송성연 자신을 마음에 담았다.이미 성연을 위해 여러 벌의 예복을 준비한 스타일리스트는 성연의 화장이 끝나자 예복들을 옷장에서 모두 꺼내 보였다.“작은 사모님, 어떤 게 가장 마음에 드세요.”다양한 색상의 예복들이 대충 열 벌 정도 되어 보였다.가까이 걸어간 성연이 예복을 만져 보았다.옷의 촉감이 무척 좋은 것이 모두 수제품일 터.바느질 처리와 디자인 모두 최상급으로 강씨 집안 가족들이 무척 신경 썼음이 분명했다.안금여의 각별한 마음을 헛되게 할 수 없어서 성연은 예복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았다.마지막으로 은백색의 예복을 골라 피팅 룸 안에 들어가 갈아입었다.그러자 스타일리스트의 눈이 놀라움으로 크게 벌어졌다. 저도 모르게 칭찬이 나왔다.“작은 사모님, 안목이 정말 뛰어나시네요.”성연이 고른 이 예복은 의심할 여지없이 성연에게 가장 잘 어울렸다.“감사합니다.” 감사인사를 빼놓지 않은 성연이 다시 의자에 앉자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헤어스타일리스트가 다가와 머리를 만지기 시작했다.헤어스타일링을 하는 동안은 얼굴을 신경 쓸 필요가 없어 고개를 살짝 숙인 채 휴대폰을 가지고 놀았다.강씨 집안이 부른 스타일링 팀이니 함부로 보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성연의 새카만 머리카락은 실크처럼 매끄럽고 광택이 흐르며 부드러웠다.와, 이런 머리카락을 스타일링 할 수 있다니, 라며 스타일리스트가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나중에 다시 헤어스타일 현장으로 돌아가게 되면 장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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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그 사람 도대체 누구야

전화를 끊은 후 밖으로 나간 성연이 의자에 앉아 호기심에 다이버에 들어갔다.헤드라인을 장식한 건 한 동영상이었다. 호기심에 동영상을 켰다.세계적으로 이름난 영화배우 소지한이 카메라 앞에서 진지한 모습으로 말하고 있었다.“오늘, 중요한 사람의 생일입니다. 여기 마이크를 빌어 그녀에게 생일 축하를 전하고 싶습니다.”소지헌은 누구나 다 아는 유명 인물이었다.데뷔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각종 유명 브랜드의 광고를 휩쓸었다.영상이든 광고든 그가 찍은 것들은 하나같이 뛰어났고, 출연한 영화들은 모두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했다.그가 출연한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은 빈자리 없이 꽉 찼으며 때로 표를 사지 못할 때도 있었다.소지한은 또 고아하기로도 유명했다. 대표적인 타락의 온상지, 연예계에서도 그 어떤 스캔들 하나 없었다.그래서 팬들로부터 ‘금욕의 남신’으로 불리기도 했다.화면에 보이는 잘 생긴 남자를 보며 성연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때 옆에서 마지막 스타일링 작업을 마무리하던 스타일리스트가 휴대폰 화면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 궁금해하며 물었다.“작은 사모님, 혹시 소지한 씨 좋아하세요?”성연이 멀뚱멀뚱한 얼굴로 쳐다보았다.“뭐 그런 대로요. 그냥 클릭하니까 보이네요.”“아, 그런가요?” 스타일리스트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묻어났다.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성연의 스타일링을 모두 마치자 왔을 때처럼 모든 사람들이 바로 분장실을 나갔다.방 안이 다시 조용해졌다.성연은 휴대폰 화면에 뜬 인터뷰 영상을 계속 보았다.평소 소지한은 친근해 보이는 이미지이지만, 사실 어느 누구도 그의 마음에 들어가지 못했다.그 또한 누구에게도 호감을 드러내지 않았고.그런데 지금 이런 폭탄 같은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그의 입에서 나오는 그 사람은 도대체 누구야?’‘누가 그렇게 운이 좋은 거야?’‘소지한에게 중요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관계가 나쁘지 않을 텐데.’큰 뉴스거리를 잡았다고 생각한 기자가 마이크를 들고 얼른 물었다.“소지한 씨가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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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거물들의 선물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유럽 굴지의 총재 그래함은 이름 없는 별 하나를 사서 어떤 신비에 싸인 사람의 이름으로 명명하고는 또 공중에 드론을 띄워 ‘생일축하’라는 글자를 그렸다.세계적인 거물 심우재는 누군가를 위해 거액을 들여 산 주식으로 하룻밤만에 1억을 벌었고 그 돈을 전부 그 누군가의 계좌에 넣었다.남아프리카의 유명한 다이아몬드상인은 얼마전 좋아하는 사람에게 생일선물을 하기 위해 아주 진귀한 핑크 다이아몬드를 채굴했다.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루카는 좋아하는 여성에게 주기 위해 십 억 상당의 바이올린을 손에 넣었다.미국 내 유명한 연구팀 또한 그 사람의 이름을 딴 프로젝트를 바로 오늘 날짜로 시작했다. 예쁜 소녀에게 주는 생일 축하 선물이라며…….이외에도 헤드라인을 차지한 많은 사례들이 아래에 계속 이어졌다.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그러나 성연은 인내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열어 보았다.이게 그 사람들의 마음이라는 걸 아니까.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쟁쟁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거물들이었다.돈과 힘이라면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이 사람들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평소에는 다들 냉담하기 그지없는 이들이라 이런 퍼포먼스를 하며 자신들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물론 그들에게 그런 것을 요구할 용기 있는 사람도 없지만.예전에 영국 여왕이 그 중 한 사람을 청한 적도 있었지만 움직이지 못했었다.평소 언론에서 포착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모두 이렇듯 큰 액션을 취하고 있으니, 이로 야기된 센세이션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이런 소식이 전해진 날, 전 세계 인터넷이 모두 마비되었다.PC 뒤에 앉은 이들은 모두 앞다투어 기사를 만들어 올리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이 소란 속의 인물들은 당연히 돈만 가진 것이 아니라 비주얼도 끝내 주었다.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많은 팬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다.아래에 있는 팬들의 댓글은 거의 대동소이 했다.다들 이 거물급 인사들에게 여자친구가 있는지 물어 댔다.이 인사들이 이처럼 목소리를 낼 정도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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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소문이 사람을 죽인다더니

인터넷상에 오른 기사들은 서로 다른 채널에서, 또 서로 다른 분야에서 매일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어떤 기사는 외국 언론에 실린 것이다.하지만 성연의 관심 목록에 모두 들어가 있었다.클릭하면 모두 붉은 폭죽이 몇 차례나 터지는 것이 무척이나 눈에 띈다.기사 몇 개를 찾아보던 성연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이 사람들, 정말 돈 많은 걸 이렇게 자랑해?’똑똑똑.바로 그때 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성연은 이 기사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자신이 직접 한 번 본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머릿속에 모두 담았으니까.화면을 위로 터치해서 열려 있던 화면을 지웠다.그리고 대답했다. “들어오세요.”그때 문밖에서 여자 고용인이 기웃거리며 모습을 보였다.실내를 한 차례 빙 둘러본 후에 마지막으로 시선을 성연에게 고정했다.침만 꼴깍 삼키며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성연이 지금 강씨 집안 회장님의 애정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았다.‘부자들은 함께 지내기 어렵다고 하던데.’‘만일 내 말이 이 사람 기분을 나쁘게 하면 어떡하지?’고용인이 입을 오므린 채 입을 열지 않았다.멍하니 입을 열지 않는 고용인을 본 성연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무슨 일이에요?”마치 자신을 무서운 호랑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는 고용인의 표정아 보였다.자신의 얼굴을 더듬어 보던 성연은 좀 의아했다.‘나 그렇게 무섭지 않은데?’성연이 먼저 입을 여는 것을 본 고용인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작은 사모님, 회장님께서 보내셨습니다. 배고프지 않으신 지 물어보라고요. 뭐 드시고 싶은 거라도 있으세요?”‘지금 여기서?’성연은 자신의 귀에 문제가 있나, 하고 의심했다.‘겨우 이런 작은 질문인데, 방금 저 고용인은 왜 말을 못한 거야?’그래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이곳에서 일하는 고용인들은 모두 소심할 정도로 신중했다.여태껏 다른 사람을 난처하게 해본 적이 없는 성연이다.고용인의 말을 듣고 나서야 시간이 쫓기다시피 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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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어린 여자아이에게 눈이 멀다

찰칵-성연의 음성이 흘러나오자마자 누군가 문을 열었다.성연이 고개를 돌려 무진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무진은 늘 그렇듯 블랙 슈트 차림이었다. 다만 오늘 착용한 슈트에는 어두운 색상의 장미 문양이 들어가 은근히 화려하고 고귀해 보였다.휴대폰을 거둔 성연이 팔짱을 끼고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에요?”“뭘 그렇게 보고 있어? 활짝 웃고 있던데?” 무진이 성연의 휴대폰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성연이 어깨를 으쓱하며 들어올렸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친구가 생일 선물을 보내서 감사인사를 하고 있었어요.”생각지도 않게 거의 매년 이들은 자신에게 생일 선물을 보내고 있다.성인식이 있어서인지 올해는 다들 유난히 큰 선물들을 보냈다.다행히도 자신을 생각해서 신분을 드러내지는 않았다.그렇지 않았다면, 한 명 한 명 불러서 일일이 수습해야 했을 터였다.“네…… 친구?” 무진이 의심스럽다는 듯이 물었다.그가 기억하기로 성연은 학교든 집이든 대부분 혼자 왔다갔다했다.누구와 가깝게 지내는 걸 여태 본 적이 없었다.‘혹시 시골마을에 있는 친구인가?’‘뭐 그럴 수도 있지.’무진의 말투가 무척이나 귀에 거슬린 성연이 눈살을 찌푸렸다.“그건 무슨 말투예요? 나는 친구도 못 가져요?”“그런 뜻이 아니었어. 얼른 준비를 해. 시간이 늦었어. 벌써 음식을 먹었어?” 무진이 구석에 놓인 그릇과 쟁반을 보았다.“먹었어요. 준비할 거 없어요. 스타일링도 다 끝났는 걸요.” 성연이 일어서서 무진 앞에서 한 바퀴 돌아보았다.이제서야 성연의 전체 모습을 보게 된 무진이었다.허리가 잘록 들어간 디자인의 은백색 드레스는 마치 한 손에 잡힐 듯한 성연의 가녀린 허리를 한껏 강조하고 있었다.은색 드레스에 성연의 피부는 투명한 광택이 흐르는 듯 더 희고 깨끗해 보였다.무진은 성연의 몸매가 좋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평소 성연은 주로 루즈한 스타일의 옷차림이라 완벽한 S라인을 잘 드러나지 않았다.하지만 이 순간, 성연이 이제 더 이상 어린 여자아이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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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잖아

성연과 무진의 외모는 북성 시 전체, 아니 S국 전체에서 손에 꼽을 만큼 뛰어났다.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웠다.그래서 두 사람이 사람들 앞에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놀라움의 탄성이 들렸다.침착하면서도 조금도 눌리지 않는 듯한 깔끔한 성연의 행동은 사람들의 호감을 샀다.말하지 않으면 성연이 시골 출신이라는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아래로 내려가자 무진은 성연을 데리고 다니며 손님들에게 인사하며 응대했다.거의 대부분이 강씨 집안과 우호협력 관계의 파트너들과 일부 강씨 집안 방계 혈족들이었다.“성연아, 이 분은 진 어르신이셔. 진씨 집안과 우리 강씨 집안은 대대로 교분을 나누는 관계지.” 무진이 한복을 차려 입은 한 노인을 가리키며 말했다.지팡이를 짚고 있는 진 어르신은 꽤나 깐깐해 보이는 인상이었다.하지만 성연을 보자 미소를 지으며 아주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이 아이가 바로 내 할머니가 그리도 칭찬하는 아이인 게야? 확실히 괜찮아 보이는구나.”안금여의 안목이 매우 높다는 것을 오랜 지기들은 잘 알고 있었다.안금여의 눈에 아무나 쉽게 들지 못했다.가끔 사업 상 만날 때마다 안금여가 한 두 마디 언급하였는데, 입에서 나오는 말마다 칭찬 일색이었다.그래서 진작부터 만나보고 싶었던 진 어르신이었는데, 오늘 보니 과연 좋아 보였다.칭찬에 얼굴이 붉어진 성연은 지나치게 자신을 낮추지도 높이지도 않으며 적당한 태도를 보이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어르신. 모두 과찬이십니다.”보면 볼수록 더 마음에 드는 듯 진 어르신이 웃으며 말했다.“무진의 성격은 좀 너무 무거워. 이 아이, 꽤나 영리해 보이는 게 무진과 서로 잘 맞출 수 있을 듯하구나. 네 할머니가 인연을 잘 찾아 맺어주었어. 두 사람 아주 잘 어울린다.”성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무진과의 관계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장차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하지만 할머니가 이미 모든 걸 다 말씀하신 듯했다.진 어르신의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구조를 요청하는 눈빛으로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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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내가 봐도 설레는 걸

무진과 성연이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홀에 모인 사람들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었다.무진이 쓴 은색의 가면에는 고전적인 문양이 들어가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다.하지만 위로 쭉 뻗은 몸에서 느껴지는 풍격은 물론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기세를 감출 수는 없었다.가까운 사람들과 강씨 그룹의 고위직 임원들을 제외하고 북성시에서는 강무진의 본 모습을 본 사람은 아주 드물었다.그런데 이때 두 사람이 팔짱을 끼고 나타나니 사람들의 호기심에 불을 지폈다.가십을 즐기는 여성들이 구석에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채 무진과 성연의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강무진은 ‘다리 저는 미치광이’라면서요? 그런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요?][맞아요. 강씨 집안 같은 세력가에서 자란 기질은 확실히 뭔가 달라. 가면 아래 얼굴을 보고 싶네요.]말을 하면서 무진의 가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마치 이렇게 해서 가면을 뚫고 강무진의 본 얼굴을 보기라도 할 것처럼.[어쩌면 못 생겼을지도 몰라요. 소문이 꼭 허황된 것만은 아닐 거예요. 사실일 가능성도 높아요.][아니야, 저 몸에 저 카리스마 좀 봐. 어떻게 얼굴이 못 생겼을 수 있겠어?][그래요. 저 몸이면 불 끄고 있으면 상관없어요!][도대체 이게 무슨 호랑말코 같은 소리야? 평소의 그 얌전한 모습들은 다 어디로 간 거야?]다들 옆에서 소곤소곤 속삭여댔다.모두 무진의 몸에 대한 화제가 뜨거웠다.얼굴은 안 되고 몸매는 맞춰도 그들은 다 괜찮다.“여기서 이런들 다 무슨 소용이야? 저 사람에겐 이미 약혼녀가 있는데.” 그때 한 사람이 불쑥 한마디 내던졌다.마치 얼음물 한 바가지를 퍼 부은 것 같았다. 방금까지 뜨겁게 주고받던 사람들의 열기가 한순간에 식어버렸다.그때서야 여인들의 시선이 성연에게로 향했다.성연의 계란형 얼굴은 완벽했다. 몸매도 그 자리에 있던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많은 이들의 시선이 성연의 몸에 달라붙었다.심지어 앞줄에 서 있던 몇몇 남자들은 눈빛이 이미 멍해 있었다.성연은 정말이지 말이 안 나올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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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틀림없이 못 생겼을 거야

손을 잡고 있는 두 사람을 보는 안금여의 마음이 몹시 흡족했다.웃으며 성연에게 손을 들어 불렀다.“예쁜 것, 할머니한테 오렴.”성연이 드레스자락을 든 채 다가가 부드러운 음성으로 불렀다.“할머님.”오늘의 이 모든 것이 앞으로 안금여가 자신의 버팀목이 되어 주리라는 선언임을 잘 알았다.이렇듯 자신에게 잘해 주는 안금여를 평생 기억할 것이다.“자, 할머니를 따라 무대에 올라가 인사를 하자꾸나.” 안금여가 성연의 손을 잡고 무대로 올라갔다.이때 스포트라이트가 안금여와 성연의 몸으로 쏟아져 내렸다.성연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몽롱한 조명까지 한 층 둘렀다.성연은 마치 인간 세상에 내려온 요정 같았다.모두들 숨을 죽인 채 성연을 바라보았다.성연은 짧은 한 두 마디로 인사했다. ‘모두들 제 생일 파티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그리고 ‘할머님의 크나큰 애정에 그저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며 앞으로도 이 집에서 할머니를 잘 모시며 보답하겠다’는 말이 이어졌다.모두 사교적인 언사이긴 했지만 그 속엔 성연의 진지한 약속이 담겨 있었다.보통 쉽게 입을 열지 않는 성연인만큼 일단 입을 열었으면 반드시 지킬 것이다.그러니 이 말이야 말로 안금여에 대한 훌륭한 보답일 터.성연의 침착한 태도를 보는 안금여의 얼굴에서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성연의 곁으로 다가선 안금여가 진지하게 성연을 소개했다.“제 곁에 있는 아이는, 제 마음이 다 흡족하네요, 바로 우리 집안 장손 강무진의 약혼녀입니다. 아직 어려서 놀 궁리만 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밖에서 무슨 실수를 하더라도 저희 강씨 집안의 새 사람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이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다면 이 늙은이가 화를 낼 겁니다.”안금여가 짐짓 농담인 듯 무대 아래의 사람들에게 경고했다.성연이 미움을 살 리 없다는 걸 모두에게 알린 것이다.강씨 집안에서 송성연의 자리를 남겨둠으로써 만약 성연과 문제가 생긴다면 그건 강씨 집안에 맞서게 되는 셈인 것이다. 안금여는 그리 쉽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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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얼른 귀한 아이 갖길

축사가 끝난 후, 사람들이 앞으로 나와 축하와 함께 선물을 증정했다.“작은 사모님, 생일 축하합니다. 아직 학교에 다닌다고요? 앞으로 창창한 미래가 펼쳐지길 바랍니다. 또 좋은 성적도 거두길 바래요.” 세심하고 호감이 가는 축하 인사말을 건넸다.성연은 이 선물들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되었다.어쨌든, 강씨 집안 후광 덕을 본 셈이다.성연이 주저하며 움직이지 않자, 안금여가 앞으로 나와 성연의 팔을 건드렸다.“성연아, 받아야지. 주시는 분의 성의를 생각 해야지. 괜찮아.”성연이 어쩔 수 없이 선물을 받았다.모두들 치켜세우는 말들이다. 갈수록 예뻐지기를 바란다, 마음에 드는 대학에 합격하기를 바란다, 심지어 강무진과 백년해로하며 잘 지내기를 바란다, 일찍 자손을 낳기를 바란다 등 성연은 할 말이 없었다.그러나 안금여가 즐거워하는 것을 본 성연은 입을 열려다 결국 다물었다.감정 없이 그냥 선물 받는 로봇처럼하도 웃어서 얼굴이 다 굳은 것 같아 그저 속으로 빨리 끝나기만 바랬다.선물 증정이 끝난 후.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안금여가 고개를 돌리자 세상 다 잃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성연이 눈에 들어왔다.참지 못하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왜? 많이 피곤해?”“괜찮아요.” 성연이 고개를 저었다. 자신과 함께 계속 여기 서 있던 안금여 같은 노인도 피곤함을 호소하지 않는데, 어떻게 그 앞에서 피곤함을 호소할 수 있겠는가. 자신은 그렇게 연약하지 않았다.단지 이런 자리가 불편할 따름이다.갑갑하게도 모두가 가면을 쓰고 있었다.지금 웃으며 자신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뒤에서는 자신을 까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상류층 사람들이야 허세 부리길 좋아하는 인사들 아닌가.성연의 안색이 썩 좋지 않은 걸 본 안금여가 맞은편의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다.선물을 건네려 서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그 자리에 멈춰 섰다.안금여가 성연에게 인자한 음성으로 말했다.“피곤하면 좀 쉬어. 물도 마시고.”고용인에게 눈짓을 하자 즉시 의자 두 개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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