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가 끝난 후, 사람들이 앞으로 나와 축하와 함께 선물을 증정했다.“작은 사모님, 생일 축하합니다. 아직 학교에 다닌다고요? 앞으로 창창한 미래가 펼쳐지길 바랍니다. 또 좋은 성적도 거두길 바래요.” 세심하고 호감이 가는 축하 인사말을 건넸다.성연은 이 선물들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되었다.어쨌든, 강씨 집안 후광 덕을 본 셈이다.성연이 주저하며 움직이지 않자, 안금여가 앞으로 나와 성연의 팔을 건드렸다.“성연아, 받아야지. 주시는 분의 성의를 생각 해야지. 괜찮아.”성연이 어쩔 수 없이 선물을 받았다.모두들 치켜세우는 말들이다. 갈수록 예뻐지기를 바란다, 마음에 드는 대학에 합격하기를 바란다, 심지어 강무진과 백년해로하며 잘 지내기를 바란다, 일찍 자손을 낳기를 바란다 등 성연은 할 말이 없었다.그러나 안금여가 즐거워하는 것을 본 성연은 입을 열려다 결국 다물었다.감정 없이 그냥 선물 받는 로봇처럼하도 웃어서 얼굴이 다 굳은 것 같아 그저 속으로 빨리 끝나기만 바랬다.선물 증정이 끝난 후.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안금여가 고개를 돌리자 세상 다 잃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성연이 눈에 들어왔다.참지 못하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왜? 많이 피곤해?”“괜찮아요.” 성연이 고개를 저었다. 자신과 함께 계속 여기 서 있던 안금여 같은 노인도 피곤함을 호소하지 않는데, 어떻게 그 앞에서 피곤함을 호소할 수 있겠는가. 자신은 그렇게 연약하지 않았다.단지 이런 자리가 불편할 따름이다.갑갑하게도 모두가 가면을 쓰고 있었다.지금 웃으며 자신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뒤에서는 자신을 까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상류층 사람들이야 허세 부리길 좋아하는 인사들 아닌가.성연의 안색이 썩 좋지 않은 걸 본 안금여가 맞은편의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다.선물을 건네려 서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그 자리에 멈춰 섰다.안금여가 성연에게 인자한 음성으로 말했다.“피곤하면 좀 쉬어. 물도 마시고.”고용인에게 눈짓을 하자 즉시 의자 두 개를 가져왔다
성연은 선물을 주러 오는 사람들을 쓱 쳐다보았다.물건을 볼 줄 아는 성연이 보기에 대단한 선물들이 많았다.자수를 놓은 것도, 최상품 다기세트도 있었다. 모두 가격으로만 따져도 대단한 것들이다. 하지만 성연처럼 젊은 사람들이 이런 것들을 좋아할까?이처럼 많은 선물을 원할 리 없는 성연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선물은 결국 강씨 집안 사람들에게 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간접적으로 성연의 손을 빌어 안금여의 환심을 살 수도 있고, 아니면 성연의 생일선물로 할 수도 있고.일거양득인 셈.성연은 기분이 썩 개운하지 않았다.그저 18세 생일을 간단하게 보내고 싶었는데.자신의 생일을 비즈니스 모임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아무리 안금여의 호의라 해도 이런 방식은 여전히 적응이 안되었다.마음이 은근히 불편해졌다.조직에서는 모두 있는 그대로 솔직한 모습들이다. 지금 이들과 같지 않았다.임무 수행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 같아서 좀 짜증이 났다.선물들은 분명 안금여를 생각한 것들이었다.하지만 성연은 여전히 적당한 웃음을 지은 채 응대했다.자신을 위해 애써 이 생일 파티를 연 강씨 집안 사람들을 생각해서.비록 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 파티를 무사히 끝낼 생각이다.‘자기 생일을 자기가 망칠 순 없잖아?’눈치 구단인 안금여는 성연의 얼굴에서 참을 수 없어 하는 기색을 읽었다.성연의 귓가에 대고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얘야, 참아. 오늘 이 시간을 참아내면 앞으로 북성에서 아무도 감히 쉽게 너를 건드리지 못할 게야.”안금여는 그나마 가볍게 말한 것이다.강씨 집안이 뒤에 버티고 있는 한 이후 성연이 북성을 가로지른다 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귓가 들리는 안금여의 말을 듣자 가슴속에 일던 짜증이 순식간에 많이 사라졌다.“할머니, 감사합니다.” 성연도 낮은 음성으로 대답했다.외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신 후에 이처럼 자신을 신경 쓰는 사람은 더 이상 없으리라 생각했다.강씨 집안에 오게 된 건 예상 못했던 일로 뚜렷한 목적을
임수정과 그들도 초대를 받았지만, 자신들은 성연이 놀림감이 되는 걸 보러 왔던 터였다.게다가, 성연이 때문에 아연이 그런 삼류 학교에서 개고생을 하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쥐어 뜯지 못하는 게 한스러울 정도인데 무슨 선물을 준비한단 말인가.그러나 파티는 자신들의 상상을 초월했다.임수정은 아예 준비하지 않았지만 다른 손님들은 모두 준비해 왔다.게다가, 모두 송성연을 통해 이득 볼 생각을 했다. 송성연이 아무리 그래도 송종철의 딸인 것이다.인정과 도리상 아버지 송종철이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것.모두가 자신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송씨 그룹은 이미 충분히 비참한 상황인데, 여기 있는 모두가 북성에서 한 가락 하는 사업가들이었다.만약 송씨 일가족에 대한 평이 안 좋다면, 앞으로 누가 자신들과 협력하겠는가?사람들이 주시하자 임수정은 눈앞이 캄캄하고 얼굴이 화끈거렸다.이를 악문 채 성질을 참으며 손목에 차고 있던 팔찌를 빼서 성연의 손에 찔러 넣었다.송 씨 집안의 사업은 하루하루가 어려운 형편인데 최근에 또 많은 돈을 썼으니.파티에 하고 온 임수정의 것들 중에서 가장 비싼 것이었다.예전에 그녀가 모았던 값비싼 장신구들은 모두 아연을 위해 썼다.이 팔찌 역시 한참을 뒤져 찾은 것이었다.송성연에게 주려니 아까워 죽을 지경이다. 송성연 저것이 무슨 자격으로 자신의 것을 사용한단 말인가?‘강씨 집안에 있다고 신분 상승이라도 한 걸로 착각하나 본데, 강씨 집안 사람들이 잠시 신선함에 눈이 끌렸을 뿐이야.’‘강씨 집안 사람들이 성연에게 싫증이 나기라도 하는 날이면 저 꼴 보기 싫은 송성연을 사정없이 밟아 줄 테다. 오늘의 이 굴욕을 모두 돌려 것이야.’음울한 마음을 가라앉힌 임수정이 고개를 들었다.다정한 엄마의 이미지를 연출하며 성연에게 미소를 지었다.“성연아, 이건 우리 친정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것이야. 우리 친정어머니가 나에게 물려준 거란다. 이미 많은 세월이 지난 골동품이지. 오늘이 네 성인식인데, 내가 급히 오느라 제대
강씨 집안 사람들 누구 하나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되었다. 다른 사람은 참을 수 있다해도 운경은 그럴 수 없었다.약한 부분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연은 이미 자신들의 가족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임수정의 이런 행동은 그야말로 자신들 강씨 집안의 체면을 깎는 짓이었다.즉시 그녀의 불 같은 성미가 폭발했다.임수정과 송종철 앞으로 간 운경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밤 이 자리에 모이신 분들은 모두가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분들입니다. 당신 창피하지도 않아요?!”평소 송종철이 사석에서 아무리 성연을 무시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이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노점에서나 산 것 같은 물건을 꺼내 놓다니 정말 구역질이 났다.그동안 저 집안에서 성연이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다.‘겨우 몇 만원짜리 물건을 주면서도 아까워하다니, 우리 강씨 집안을 물로 아나?’임수정이 우물우물 변명했다.“이건 정말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팔찌예요. 우리 친정어머니가 주신 거예요.”물론 그녀는 이 팔찌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잘 몰랐다.하도 많이 사서 모두 잊어버렸다.보고 괜찮다 싶어서 꺼내 착용했을 뿐이다.비록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팔찌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금고에서 꺼낸 팔찌니까 틀림없이 저렴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그런데 강씨 집안에서 이처럼 강하게 반발할 줄은 몰랐다.“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눈 뜬 장님으로 보여요?” 운경의 눈에는 온통 경멸이로 가득 찼다.이런 인간을 쳐다보는 것만 해도 더럽게 느껴져 질색이었다.“나, 나도 모르겠어요. 우리 친정어머니가 나에게 이것이 집안 가보로 내려온 팔찌라고 했는데, 설마 가짜라고요?” 능청스럽게 눈물 연기까지 하며 임수정이 돌아가신 분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이러는데 아무도 따지지 않겠지?’임하는 그래도 머리가 좋은 편이엇다.운경이 눈썹을 치켜세웠다.“내 생각에는, 적지 않은 액세서리를 봤을 텐데 그런데도 싸구려를 구별할 줄 몰라요?”“내가 보기엔 괜찮은 것 같은데
성연이 입꼬리를 올리며 조롱의 표정을 지었다.송종철은 분명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자신에게 손을 내밀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일까.이 가족의 인성을 자신이 어찌 모르겠는가?자신을 강무진에게 시집보낸 후부터 조금이라도 이득을 취하려 혈안이 된 그들이었다.이득이 된다 싶으면 절대 그냥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저들에게서 무언가를 얻어낸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울 터.‘강씨 집안에서 그렇게나 창피를 당하고도 또?’‘만일 강씨 집안이 참지 않고 송씨 집안 회사를 압박하기라도 하면 어찌 감당하려고?’그러나 송종철과 임수정 뒤에 서 있던 아연은 아직 돌아가는 상황을 몰랐다.정말 가지고 싶었다.이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 북성 최고 상류층 사람들이었다.성연이 오늘 저녁에 받은 선물들은 하나같이 엄청난 것들이었다. 팔면 얼마나 될 지도 모르겠다.예전의 자신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좋은 물건들은 처음이었다.여기에 와서 이런 장면을 보고서야 큰 손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일이 터지고 전학을 가고, 모두 돈으로 해결한 터다.송씨 집안 회사는 이미 상황이 안 좋았다. 그녀의 지출도 대폭 줄었다.명품 백을 본 지도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겠다.그러나 이 모든 건 송성연의 탓이다.그런데 지금 모든 재앙의 장본인은 자신도 갖지 못했던 명품들을 받았다.‘송성연은 촌뜨기일 뿐인데, 무슨 자격으로?’죽어라 주먹을 말아 쥔 아연이 앞으로 달려가 성연에게 따져 물으려는 충동을 억제했다.뒤에 있는 쌓여 있는 선물과 공주처럼 치장한 성연을 보니 분함으로 눈이 붉어졌다.운경이 그런 아연의 반응을 눈여겨보고 있었다.송씨 가족의 후안무치에 다시 생각을 바꾸었다.‘몇 만원 선물도 아까워하더니 지금 성연이 잘된 것들만 눈에 들어와?‘어떻게 이런 진상도 다 있을까?’화가 난 운경은 도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안금여는 송씨 가족의 반응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오늘 연회가 무슨 뜻인지 모른단 말
그날 밤, 많은 이들이 무진에게 인사를 하러 왔다.지금 강씨 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이가 무진이니 당연히 제대로 아부할 터.무진의 예전 평판이 아무리 나빴어도 자신들에게 이익을 주기만 있다면 상관없는 것이다.게다가, 아무리 그래도 무진은 강씨 집안 사람이었다. 강씨 집안이라는 큰 배경을 얻기만 하면 장차의 사업에서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리라.“강씨 집안 장손은 정말 훌륭한 인재군요. 선대 회장님에 비견될 정도로 정말 청출어람이라 할 수 있겠어요. 그저 탄복할 따름입니다.”금테 안경을 쓴 남자가 무진 앞으로 다가갔다. 눈에 담긴 감탄의 빛은 가식적인 것이 아니라 진심에서 나온 것이었다.운경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과찬이십니다.”“강 대표는 이런 칭찬을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지. 오늘 강 대표와 술 한 잔 하는 행운이 있을까?남자는 앞에 있는 와인잔을 흔들며 무진을 향해 웃었다.무진이 눈을 들어 쳐다보았다.그러자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위압감에 남자는 뒤로 물러날 뻔했다.다행히 참을 수 있었다.‘과연, 그동안 강씨 집안 사람들 눈이 삐었군. 강무진, 이 사람은 결코 작은 인물이 아니야.’이전에는 강무진과 접촉할 일이 많지 않았다.미움을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입에 올릴 수도 없었다.어쨌든 다행이었다. 이런 사람을 건드렸으면 앞으로 어떻게 죽는지도 모를 터.“그러죠.” 무진이 턱을 가볍게 쓰다듬은 후 고개를 돌려 손건호를 쳐다보았다.무진의 뜻을 알아차린 손건호가 곧 웨이터에게서 술 한 잔을 가져와 무진에게 건네주었다.무진이 받아 든 술잔을 들어 올리자 남자가 다가와서 무진의 잔과 부딪쳤다.한 모금 마신 무진은 더 이상 입에 대지 않았다. 남자 역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무진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였다.그리고 무진에게 말했다.“강 대표님, 그럼 마저 볼일 보시죠. 먼저 가겠습니다.”인사는 적당한 것이 좋다. 지나치면 오히려 사람을 짜증나게 만드니까. 두 사람 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무진이 계속 앞으로 지나가자 사람
성연은 운경을 따라 웃으며 수다를 떨었다.그 중에는 강씨 집안의 어린 세대도 적지 않았는데, 거의 여자들이었다.운경의 지시가 있었는지 성연을 조금도 깔보거나 업신여기지 않았고 오히려 오랫동안 알았던 이처럼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들 모두 강씨 집안 본가에 의지하며 살았다.본가에서 이렇게 소중하게 여기고 있으니 당연히 성연에게 잘 보이고 싶어했다.게다가, 강운경도 옆에 있으니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 있다하더라도 감히 얼굴에 드러낼 수는 없을 터.이때 드레스 차림의 진미선이 다른 쪽에서 걸어오다 마침 성연과 마주쳤다.사업가와 재혼을 했던 진미선은 부유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이 연회에 북성 유명 인사들이 다 모인다는 말을 들은 남편이 많은 공을 들인 끝에 초대장을 받아 오게 된 것이었다.오자마자 바로 바쁘게 사람들과 친분을 쌓으며 관계를 맺기 시작하던 참이었다.진미선의 현 남편이 경영하는 기업은 규모가 작아 이런 거물 인사들과 교류할 기회가 적었기에 지금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려야 했다, 여기 강씨 집안에서 성연을 축하해주기 위해 초대받은 사람들과 마음 가짐 자체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랐다.기회가 있으면 단단히 잡아야만 했고, 상류 인사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 앞으로 꽃 길만 걸을 수 있는 것이다. 한 번 이름을 알리게 되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그렇기에 진미선의 남편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써서 이 연회에 참석하려 노력했던 것이다.하지만 성연은 이 연회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에게 떠받들어졌다.사람들 가운데에서 대화하는 성연을 보면서 진미선의 마음은 다소 복잡했다.자신의 딸이 도시로 돌아와 이렇게 좋은 집으로 시집을 갈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애초에 성연과의 관계를 깨끗이 청산했는데, 성연이 그녀를 원망할지도 모르겠다.진미선의 남편이 바로 그녀의 옆에 있었다.남편은 그런대로 잘 생긴 편이었고 슈트 차림에 매우 점잖게 보였다.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는 진미선을 보며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뭘 보고 있
진미선의 표정이 굳어졌다. 성연은 분명 자신을 상대하고 싶지 않아 하는 기색이었다.성연을 원망할 수는 없었다. 성연의 그런 행동을 누구보다 이해하니까.진미선도 굳이 창피하게 성연 옆에 있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그저 제자리에 서 있었다.그러나 남편은 이런 기회를 쉽게 놓치고 싶어하지 않았다.어떻게 하면 강씨 집안과 인연을 맺을 수 있을지 방법만 생각하고 있던 중이었다.지금 이렇게 좋은 기회가 눈앞에 있는데, 어떻게 쉽게 놓칠 수 있겠는가?진미선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당신 뭐하고 있어? 딸한테 가서 말 걸어야지. 앞으로 우리 회사의 미래가 달려있어. 강씨 집안이 송성연을 위해 준비한 이 성인식을 봐. 설마 이 기회를 놓칠 거야?”진미선은 주변을 둘러보며 심장이 뛰었다.비록 부유한 사업가에게 시집갔지만 만족할 만큼 돈이 많은 편은 아니어서 상류사회와는 거리가 멀었다.두 번째 결혼임에도 좋은 집안, 남편을 만날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이미 무척 만족했다.적어도 지금의 남편은 송종철 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었다.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 만족하기 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욕구가 있지 않은가?만약 정말 강씨 집안과 사이가 좋아진다면 앞으로 송종철 앞에서도 위세를 떨칠 수 있을 테고.아내가 말을 하지 않자 남편이 더 열을 내며 재촉했다.“모녀가 원수라도 졌어? 좋은 말 한 두 마디 하고 달래.”진미선은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아무리 그래도 성연을 키운 사람은 자신 아닌가.어쨌든 이런 체면 정도는 세워주겠지?“알았어 가 볼게.” 성연이 지금 도대체 어떤 마음인지 모르겠다.성연은 어릴 때부터 청소년이 될 때까지 거의 밖에 있었다. 가끔 외할머니의 재촉이 있으면 집에 돌아와 밥을 먹곤 했다.밥을 다 먹고 나면 또 황급히 집을 나가 버렸다. 그래서 자신은 늘 성연과 어떻게 해야 잘 지낼 수 있는지 전혀 몰랐다.이랑이 고랑 되고, 고랑이 이랑 된다더니. 성연이 어느 사이에 강무진에게 시집가다니, 상상도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