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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어린 여자아이에게 눈이 멀다

찰칵-

성연의 음성이 흘러나오자마자 누군가 문을 열었다.

성연이 고개를 돌려 무진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무진은 늘 그렇듯 블랙 슈트 차림이었다. 다만 오늘 착용한 슈트에는 어두운 색상의 장미 문양이 들어가 은근히 화려하고 고귀해 보였다.

휴대폰을 거둔 성연이 팔짱을 끼고 그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에요?”

“뭘 그렇게 보고 있어? 활짝 웃고 있던데?”

무진이 성연의 휴대폰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성연이 어깨를 으쓱하며 들어올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친구가 생일 선물을 보내서 감사인사를 하고 있었어요.”

생각지도 않게 거의 매년 이들은 자신에게 생일 선물을 보내고 있다.

성인식이 있어서인지 올해는 다들 유난히 큰 선물들을 보냈다.

다행히도 자신을 생각해서 신분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한 명 한 명 불러서 일일이 수습해야 했을 터였다.

“네…… 친구?”

무진이 의심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그가 기억하기로 성연은 학교든 집이든 대부분 혼자 왔다갔다했다.

누구와 가깝게 지내는 걸 여태 본 적이 없었다.

‘혹시 시골마을에 있는 친구인가?’

‘뭐 그럴 수도 있지.’

무진의 말투가 무척이나 귀에 거슬린 성연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무슨 말투예요? 나는 친구도 못 가져요?”

“그런 뜻이 아니었어. 얼른 준비를 해. 시간이 늦었어. 벌써 음식을 먹었어?”

무진이 구석에 놓인 그릇과 쟁반을 보았다.

“먹었어요. 준비할 거 없어요. 스타일링도 다 끝났는 걸요.”

성연이 일어서서 무진 앞에서 한 바퀴 돌아보았다.

이제서야 성연의 전체 모습을 보게 된 무진이었다.

허리가 잘록 들어간 디자인의 은백색 드레스는 마치 한 손에 잡힐 듯한 성연의 가녀린 허리를 한껏 강조하고 있었다.

은색 드레스에 성연의 피부는 투명한 광택이 흐르는 듯 더 희고 깨끗해 보였다.

무진은 성연의 몸매가 좋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평소 성연은 주로 루즈한 스타일의 옷차림이라 완벽한 S라인을 잘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순간, 성연이 이제 더 이상 어린 여자아이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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