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은 아연의 묘한 눈빛을 미처 보지 못했다.오늘은 모처럼 학생의 본분을 제대로 다할 생각이다. 매번 잔다고 욕먹는 일 없게.그래서 진지한 표정으로 문제들을 읽어 나가며 시험에 임했다.교실 안은 온통 사각사각 연필 소리와 페이지 넘기는 소리로 가득하다.한 번에 거의 열 줄씩 동시에 읽어 나간다.먼저 문제를 한 차례 확인 성연이 답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답안 작성 속도가 무척 빨라 30분만에 완성했다. 일부 문제는 뺀 채로.점수에 맞춰 답안을 작성한 것이다. 합격선을 넘으면 더 이상 쓰지 않는 식으로.사실 성연에게는 너무 간단한 문제들이다.한 번 스윽 보니 바로 답이 나왔다. 굳이 고민하며 쓸 필요도 없었다.시험이 시작되고 30분가량 지난 후, 일어나 답안지를 제출한 성연은 서한기를 찾아가 보건실에서 한숨 잘 생각이었다.그런데, 답안지를 막 교탁 위에 올려놓았을 때, 시험감독 선생님이 불러 세웠다.“학생, 답을 다 안 썼네.”성연이 담담한 음성으로 대답했다.“다 썼는 걸요. 충분히.”그리고 선생님이 다시 입 열기 전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렸다.아직 시험을 보고 있던 학우들이 잇달아 성연이 나간 방향을 쳐다보았다.시험감독 선생님이 얼굴을 찡그렸다. ‘30분 만에 답안지를 제출해? 좋은 점수가 나오기는 글렀다, 쯧.’몇몇 학생들이 문제는 풀지 않고 목을 길게 뺀 채 밖을 쳐다보자, 교탁을 탕탕, 두드렸다.“저기, 뭘 봐? 뭐 보기 좋은 게 있다고? 더 이상 시험치기 싫어? 치기 싫으면 나가!”그제야 정신을 차린 학생들이 다시 고개를 숙이고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그들은 송성연처럼 대단할 수 없었다. 성적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하니까.벌써 시험을 끝낸 성연에 비해, 서한기는 이제 막 출근한 참이다.아침 식사로 만두 한 팩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그때 비틀거리며 들어오는 인영을 본 서한기의 눈이 동그래졌다.“보스, 지금 시험 시간이 아닙니까? 어째서 벌써 나왔습니까?”“시험 다 쳤어.”혼자 침대에 누워 이불을 둘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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